시경 다른 언어 버전은 아래 블로그에 있습니다.
한자 원문: https://classzangi.tistory.com/315
시경 한글 텍스트 파일입니다.
시경 한글 텍스트 입니다.
시경 詩經 한국어 번역
============================================================
【일러두기】
본 번역은 시경(詩經) 한자 원문을 바탕으로 새로 번역한 것이다.
시경은 중국 주(周)나라 시대(기원전 11세기~기원전 6세기)의
민요 및 궁정 시가를 공자가 편찬한 것으로 전해지며,
풍(風)·아(雅)·송(頌) 삼부로 구성된 305편을 수록한다.
본 번역문의 저작권은 번역자에게 있으나, 원문은 공개 도메인이다.
============================================================
제1부 국풍(國風)
============================================================
────────────────────────────────────────────────────────────
【주남(周南)】
────────────────────────────────────────────────────────────
〔001〕관저(關雎)
꾸룩꾸룩 물수리 우니, 강 가운데 모래섬에 있네.
아름답고 정숙한 아가씨여, 군자의 좋은 짝이로다.
들쑥날쑥 마름풀을, 이리저리 흘러가며 뜯네.
아름답고 정숙한 아가씨여, 자나 깨나 구하노라.
구하여도 얻지 못하니, 자나 깨나 생각하네.
아득하고 아득하여라, 뒤척이며 잠 못 이루네.
들쑥날쑥 마름풀을, 이리저리 뜯어 따네.
아름답고 정숙한 아가씨여, 거문고 타며 벗하리.
들쑥날쑥 마름풀을, 이리저리 삶아 골라내네.
아름답고 정숙한 아가씨여, 종과 북으로 즐겁게 하리.
〔002〕갈담(葛覃)
칡넝쿨 뻗어나가, 골짜기 가운데 퍼지니, 잎이 무성하고 무성하네.
꾀꼬리 날아와서, 떨기나무에 앉으니, 그 울음소리 짹짹하네.
칡넝쿨 뻗어나가, 골짜기 가운데 퍼지니, 잎이 가득 가득하네.
베어다 삶아서, 고운 베 굵은 베 짜니, 입어도 싫증 나지 않네.
스승 어머니께 아뢰고, 친정에 돌아간다 말씀드리리.
내 속옷 빨고, 내 겉옷도 빨아야지.
어떤 건 빨고 어떤 건 빨지 말까? 부모님께 돌아가 문안 드리리.
〔003〕권이(卷耳)
도꼬마리 캐고 캐어도, 광주리에 가득 차지 않네.
아아, 내 그리운 임이여, 저 큰길에 광주리 놓고 섰노라.
저 험한 산에 오르니, 내 말이 지쳐 쓰러지네.
내 잠시 저 금 술잔에 술 따르리, 길이 그리워하지 않으려고.
저 높은 산마루에 오르니, 내 말이 병들었네.
내 잠시 저 무소 뿔 잔에 술 따르리, 길이 마음 아프지 않으려고.
저 돌산에 오르니, 내 말이 앓아눕네.
내 마부도 쓰러지니, 아, 어찌하리오!
〔004〕규목(樛木)
남쪽에 굽은 나무 있으니, 칡넝쿨이 감아 오르네.
즐겁도다 군자여, 복과 녹이 편안하리.
남쪽에 굽은 나무 있으니, 칡넝쿨이 뒤덮네.
즐겁도다 군자여, 복과 녹이 더하리.
남쪽에 굽은 나무 있으니, 칡넝쿨이 감아 돌아오르네.
즐겁도다 군자여, 복과 녹이 이루어지리.
〔005〕종사(螽斯)
메뚜기 날개 소리, 떼 지어 왕성하구나.
그대의 자손들이, 떼 지어 번성하리.
메뚜기 날개 소리, 윙윙 울리는구나.
그대의 자손들이, 이어이어 끊이지 않으리.
메뚜기 날개 소리, 모여 가득하구나.
그대의 자손들이, 가득가득 번성하리.
〔006〕도요(桃夭)
복숭아나무 어리고 싱싱하여, 꽃이 활짝 피었구나.
이 아가씨 시집가니, 집안에 마땅하리.
복숭아나무 어리고 싱싱하여,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구나.
이 아가씨 시집가니, 가정에 마땅하리.
복숭아나무 어리고 싱싱하여, 잎이 무성하고 무성하구나.
이 아가씨 시집가니, 가족들에게 마땅하리.
〔007〕토저(兔罝)
촘촘히 펼친 토끼 그물, 딩딩 말뚝 박는 소리.
씩씩하고 용감한 장부여, 제후의 방패요 성이로다.
촘촘히 펼친 토끼 그물, 길가 네거리에 쳐놓았네.
씩씩하고 용감한 장부여, 제후의 좋은 벗이로다.
촘촘히 펼친 토끼 그물, 수풀 가운데 쳐놓았네.
씩씩하고 용감한 장부여, 제후의 심복이로다.
〔008〕부이(芣苢)
질경이를 캐고 캐세, 어서 빨리 캐어보세.
질경이를 캐고 캐세, 어서 빨리 거두어보세.
질경이를 캐고 캐세, 어서 빨리 주워보세.
질경이를 캐고 캐세, 어서 빨리 훑어보세.
질경이를 캐고 캐세, 어서 빨리 옷자락에 담아보세.
질경이를 캐고 캐세, 어서 빨리 품에 안아보세.
〔009〕한광(漢廣)
남쪽에 높은 나무 있으나, 그 아래서 쉴 수 없어라.
한수에는 노니는 여인 있으나, 구할 수가 없어라.
한수는 넓고도 넓으니, 헤엄쳐 건널 수 없어라.
강수는 길고도 길으니, 뗏목으로 건널 수 없어라.
뒤엉킨 섶나무를, 가서 그 가시나무 베리라.
이 아가씨 시집가면, 말에게 먹이 먹이리.
한수는 넓고도 넓으니, 헤엄쳐 건널 수 없어라.
강수는 길고도 길으니, 뗏목으로 건널 수 없어라.
뒤엉킨 섶나무를, 가서 그 쑥 베리라.
이 아가씨 시집가면, 망아지에게 먹이 먹이리.
한수는 넓고도 넓으니, 헤엄쳐 건널 수 없어라.
강수는 길고도 길으니, 뗏목으로 건널 수 없어라.
〔010〕여분(汝墳)
여수 강둑 따라 걸으며, 그 가지와 줄기 베네.
아직 임을 만나지 못하니, 주린 듯 그리움에 시달리네.
여수 강둑 따라 걸으며, 그 새로 돋은 가지 베네.
이미 임을 만났으니, 나를 멀리하지 않으리.
방어의 꼬리가 붉으니, 왕실이 불길 같구나.
비록 불길 같다 하나, 부모님이 가까이 계시네.
〔011〕인지지(麟之趾)
기린의 발굽이여, 씩씩한 공자여, 아아 기린이로다!
기린의 이마여, 씩씩한 공의 성씨여, 아아 기린이로다!
기린의 뿔이여, 씩씩한 공의 친족이여, 아아 기린이로다!
────────────────────────────────────────────────────────────
【소남(召南)】
────────────────────────────────────────────────────────────
〔012〕작소(鵲巢)
까치가 둥지를 짓고, 비둘기가 거기 사네.
이 아가씨 시집가니, 백 대의 수레가 맞이하네.
까치가 둥지를 짓고, 비둘기가 거기 차지하네.
이 아가씨 시집가니, 백 대의 수레가 배웅하네.
까치가 둥지를 짓고, 비둘기가 가득 채우네.
이 아가씨 시집가니, 백 대의 수레가 이루어주네.
〔013〕채번(采蘩)
어디서 흰 쑥을 캐나? 연못가 물가에서.
어디에 쓰려 하나? 제후의 제사에.
어디서 흰 쑥을 캐나? 산골짜기 물 가운데서.
어디에 쓰려 하나? 제후의 궁중에.
머리 쪽찐 모습 단정하게, 밤낮으로 공사에 있네.
머리 드리운 모습 많고 많이, 잠시 집으로 돌아가네.
〔014〕초충(草蟲)
요요 우는 풀벌레여, 폴짝폴짝 뛰는 메뚜기여.
아직 임을 만나지 못하니, 근심스러운 마음 두근두근.
이미 만나고 이미 함께하니, 내 마음이 편안해지네.
저 남산에 오르며, 고사리를 캐네.
아직 임을 만나지 못하니, 근심스러운 마음 애타고 애타네.
이미 만나고 이미 함께하니, 내 마음이 기뻐지네.
저 남산에 오르며, 고비를 캐네.
아직 임을 만나지 못하니, 내 마음 슬프고 슬프네.
이미 만나고 이미 함께하니, 내 마음이 평온해지네.
〔015〕채빈(采蘋)
어디서 마름을 캐나? 남쪽 시냇가 물가에서.
어디서 물풀을 캐나? 저 길가 웅덩이에서.
어디에 담나? 대바구니와 둥근 광주리에.
어디서 삶나? 세발솥과 가마솥에서.
어디에 올리나? 종가 집 창 아래에.
누가 제를 맡나? 어린 아가씨가.
〔016〕감당(甘棠)
우거진 아가위나무여, 자르지도 베지도 말아라, 소백이 머물던 곳이니.
우거진 아가위나무여, 자르지도 꺾지도 말아라, 소백이 쉬어가던 곳이니.
우거진 아가위나무여, 자르지도 구부리지도 말아라, 소백이 말씀하시던 곳이니.
〔017〕행로(行露)
길에 이슬이 가득하니, 어찌 밤낮을 가리랴? 길에 이슬이 많기 때문이라네.
누가 참새에게 부리 없다 하랴? 어찌 내 집 지붕을 뚫으랴?
누가 그대에게 집 없다 하랴? 어찌 나를 옥에 가두려 하랴?
비록 옥에 가둔다 해도, 집안을 이루기엔 부족해!
누가 쥐에게 이 없다 하랴? 어찌 내 담을 뚫으랴?
누가 그대에게 집 없다 하랴? 어찌 나를 소송으로 끌어들이랴?
비록 소송에 걸어도, 나는 그대를 따르지 않으리!
〔018〕고양(羔羊)
새끼 양의 가죽으로 만든 옷, 흰 실로 다섯 가닥 꿰맸네.
공무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유유히 여유롭게 걷네.
새끼 양의 가죽으로 만든 옷, 흰 실로 다섯 가닥 꿰맸네.
유유히 여유롭게, 공무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네.
새끼 양의 가죽으로 만든 솔기, 흰 실로 다섯 가닥 꿰맸네.
유유히 여유롭게, 공무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네.
〔019〕은기뢰(殷其雷)
우르릉 천둥소리, 남산의 양지에서 울리네.
어찌하여 여기를 떠나가서, 감히 잠시도 쉬지 못하는가?
씩씩하고 훌륭한 군자여, 돌아오소서 돌아오소서!
우르릉 천둥소리, 남산의 옆에서 울리네.
어찌하여 여기를 떠나가서, 감히 쉬지도 못하는가?
씩씩하고 훌륭한 군자여, 돌아오소서 돌아오소서!
우르릉 천둥소리, 남산의 기슭에서 울리네.
어찌하여 여기를 떠나가서, 감히 잠시도 머물지 못하는가?
씩씩하고 훌륭한 군자여, 돌아오소서 돌아오소서!
〔020〕표유매(摽有梅)
매화 열매 떨어지니, 그 열매 일곱 개 남았네.
나를 구하는 총각들이여, 길일을 기다려 오시오.
매화 열매 떨어지니, 그 열매 세 개 남았네.
나를 구하는 총각들이여, 오늘을 놓치지 마시오.
매화 열매 떨어지니, 광주리에 담아서 가져가네.
나를 구하는 총각들이여, 말만 해주시오.
〔021〕소성(小星)
희미하게 빛나는 작은 별이여, 셋 다섯이 동쪽에 있네.
조용히 밤길 가며, 밤낮으로 공사에 있네.
진실로 운명이 같지 않구나.
희미하게 빛나는 작은 별이여, 삼성과 묘성이 있네.
조용히 밤길 가며, 이불과 홑이불 안고서.
진실로 운명이 같지 않구나.
〔022〕강유사(江有汜)
강에는 샛강이 있건만, 그대 시집가며 나를 데려가지 않네.
나를 데려가지 않으니, 그 훗날 후회하리.
강에는 모래섬이 있건만, 그대 시집가며 나와 함께하지 않네.
나와 함께하지 않으니, 그 훗날 그리워하리.
강에는 지류가 있건만, 그대 시집가며 나를 찾아오지 않네.
나를 찾아오지 않으니, 그 훗날 노래로 탄식하리.
〔023〕야유사균(野有死麕)
들에 죽은 노루가 있으니, 흰 띠풀로 싸놓았네.
봄 그리워하는 아가씨, 총각이 꾀어내네.
숲에는 떡갈나무 있고, 들에는 죽은 사슴 있네.
흰 띠풀로 묶어놓으니, 아가씨는 옥 같구나.
천천히 살며시 하세요! 내 가리개를 건드리지 마세요! 개가 짖게 하지 마세요!
〔024〕하피농의(何彼穠矣)
어찌 저리 화려한가? 팥배나무꽃처럼.
어찌 공경스럽지 않으랴? 왕희의 수레로다.
어찌 저리 화려한가? 복숭아꽃 자두꽃 같네.
평왕의 손녀요, 제후의 딸이로다.
그 낚싯줄이 무엇인가? 명주실로 꼰 낚싯줄.
제후의 딸이요, 평왕의 손녀로다.
〔025〕추우(騶虞)
무성하게 자란 갈대여, 한 번 쏘아 다섯 암퇘지 잡으니, 아아 추우로다!
무성하게 자란 쑥이여, 한 번 쏘아 다섯 어린 돼지 잡으니, 아아 추우로다!
────────────────────────────────────────────────────────────
【패풍(邶風)】
────────────────────────────────────────────────────────────
〔026〕백주(柏舟)
저 잣나무 배 떠가니, 강물 위에 둥실둥실 흘러가네.
잠 못 이루고 뒤척이니, 깊은 근심 있는 듯.
술이 없어서가 아니요, 노닐며 즐기지 못해서가 아니라네.
내 마음은 거울이 아니라, 무엇이든 다 받아들일 수 없어.
나에게도 형제가 있으나, 의지할 수가 없네.
가서 하소연하려 해도, 그 노여움을 만날 뿐.
내 마음은 돌이 아니라, 굴려 돌릴 수 없어.
내 마음은 자리가 아니라, 말아 돌릴 수 없어.
위의(威儀)는 의젓하고 의젓하니, 가릴 수가 없어라.
근심스러운 마음 조마조마하니, 여러 소인들에게 화가 쌓이네.
모욕당한 일 이미 많고, 받은 수모도 적지 않네.
조용히 생각해보니, 가슴을 치며 탄식하네.
해여 달이여, 어찌하여 번갈아 기우는가?
마음의 근심이여, 빨지 않은 옷 같구나.
조용히 생각해보니, 날아오를 수도 없네.
〔027〕녹의(綠衣)
초록빛 옷이여, 초록 저고리에 노란 안감이네.
마음의 근심이여, 언제나 그치려나!
초록빛 옷이여, 초록 저고리에 노란 치마라네.
마음의 근심이여, 언제나 잊으려나!
초록빛 실이여, 그대가 짜놓은 것이네.
나는 옛사람 생각하며, 허물없이 지내려 하네.
가는 모시 굵은 모시, 서늘한 바람 불어오네.
나는 옛사람 생각하니, 진실로 내 마음 사로잡네.
〔028〕연연(燕燕)
제비 제비 날아가니, 날개 들쭉날쭉.
이 아가씨 돌아가니, 멀리 들까지 전송하네.
바라보아도 보이지 않으니, 눈물이 비 오듯 흐르네.
제비 제비 날아가니, 오르내리며 날아가네.
이 아가씨 돌아가니, 멀리 배웅하네.
바라보아도 보이지 않으니, 오래도록 서서 울고 있네.
제비 제비 날아가니, 위아래 지저귀며 날아가네.
이 아가씨 돌아가니, 멀리 남녘까지 전송하네.
바라보아도 보이지 않으니, 진실로 내 마음 수고롭네.
중씨는 믿음직하고, 그 마음 넓고 깊네.
끝내 온화하고 부드러우며, 몸가짐을 삼가네.
돌아가신 군주의 은덕 생각하며, 나 외로운 사람 격려해주었네.
〔029〕일월(日月)
해여 달이여, 아래 땅을 비추어주네.
저런 사람이여, 옛날처럼 대해주지 않네.
어찌하면 마음이 정해지랴? 어찌하여 나를 돌아보지 않는가.
해여 달이여, 아래 땅을 덮어주네.
저런 사람이여, 서로 잘 지내주지 않네.
어찌하면 마음이 정해지랴? 어찌하여 나에게 보답하지 않는가.
해여 달이여, 동쪽에서 떠오르네.
저런 사람이여, 덕스러운 말이 없구나.
어찌하면 마음이 정해지랴? 나를 잊게 할 수 있으랴.
해여 달이여, 동쪽에서 스스로 떠오르네.
아버지여 어머니여, 나를 길러주다 끝내지 못했네.
어찌하면 마음이 정해지랴? 나에게 보답함이 말과 같지 않구나.
〔030〕종풍(終風)
세차게 바람 불고 사납게 몰아치더니, 나를 보고는 웃네.
희롱하고 조롱하며 웃고 방자하니, 내 마음 속으로 슬퍼지네.
세차게 바람 불고 흙먼지 날리더니, 부드럽게 와주려나.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니, 유유히 내 그리움만 깊어지네.
세차게 바람 불고 흐리더니, 날이 개지 않고 또 흐리네.
깨어서 말하여도 잠 못 이루니, 말하자면 재채기가 나오리.
어둡고 어둡게 흐리고, 우르릉 천둥소리 나네.
깨어서 말하여도 잠 못 이루니, 말하자면 그리움이 치미네.
〔031〕격고(擊鼓)
북을 치니 둥둥 소리 나고, 뛰며 무기 들고 훈련하네.
어떤 이는 나라에 성 쌓고, 나만 홀로 남쪽으로 가네.
손자중을 따라서, 진나라와 송나라 화평시키러 가네.
나를 돌아가게 해주지 않으니, 근심스러운 마음 두근두근.
어디 있으려나? 어디서 말 잃었나?
어디 가서 찾으랴? 저 숲속 아래에서.
죽고 사는 이별 속에서도, 그대와 함께하기로 맹세했지.
그대의 손을 잡고, 그대와 함께 늙으리라 했건만.
아아, 멀리 떠나왔으니! 나를 살게 해주지 않는구나.
아아, 멀리 떨어졌으니! 나와의 맹세 지킬 수 없게 되었네.
〔032〕개풍(凱風)
따뜻한 남풍 불어와, 저 가시나무 어린 순을 흔드네.
가시나무 순 어리고 싱싱하니, 어머니 고생하고 수고하셨네.
따뜻한 남풍 불어와, 저 가시나무 땔감 흔드네.
어머니는 성스럽고 어지시건만, 우리는 훌륭한 자식 못 되네.
차가운 샘물이 있으니, 준수 땅 아래에 있네.
아들 일곱이 있건만, 어머니는 괴롭고 힘드시네.
아름답게 우는 꾀꼬리여, 좋은 소리로 지저귀네.
아들 일곱이 있건만, 어머니 마음 위로 못 하네.
〔033〕웅치(雄雉)
수꿩이 날아가니, 그 날개 느릿느릿.
나의 그리움이여, 스스로 막힘을 자초하였네.
수꿩이 날아가니, 위아래로 지저귀며 날아가네.
진실로 훌륭한 군자여, 내 마음 수고롭게 하네.
저 해와 달을 바라보니, 유유히 내 그리움만 깊어지네.
길이 멀고 멀으니, 어찌 올 수 있으랴?
그대 모든 군자들이여, 덕행을 알지 못하는가?
시기하지 않고 탐내지 않으면, 어찌 좋지 않으랴?
〔034〕포유고엽(匏有苦葉)
박에 쓴 잎이 있으니, 강 건너기 깊은 나루에서.
깊으면 옷 걷어 올려 건너고, 얕으면 옷 들고 건너네.
출렁출렁 강이 가득 차고, 꿩이 꾀꼬리 울며 울부짖네.
강이 가득해도 수레 축까지 안 잠기고, 꿩이 울며 짝을 구하네.
화기롭게 우는 기러기, 새벽해가 막 떠오르네.
총각이 아내를 맞이하려면, 얼음 녹기 전에 서둘러야 하네.
뱃사공이 손짓하건만, 남들은 건너가도 나는 건너지 않네.
남들은 건너가도 나는 건너지 않으니, 내 친구를 기다려야 하네.
〔035〕곡풍(谷風)
솔솔 골바람 불어오고, 흐리고 비가 오네.
힘써 한마음이 되어야 하거늘, 화내서는 안 되건만.
순무와 무를 캘 때, 뿌리라고 버리지 않는 것처럼.
덕스러운 말 어기지 않고, 그대와 함께 죽으리 했건만.
길을 걸어가기 느릿느릿, 마음속으로 어긋남이 있네.
멀리 보내지 않고 가까이 문 앞까지만 전송하네.
누가 씀바귀가 쓰다 하랴? 냉이처럼 달기만 하구나.
그대의 새 혼인을 잔치하니, 형제처럼 사이가 좋네.
경수가 위수에 들어 흐리건만, 그 여울은 맑게 흐르네.
그대의 새 혼인을 잔치하건만, 나를 돌보려 하지 않네.
내 고기 잡는 통발 건드리지 말고, 내 통발 뚜껑 열지 마시오.
내 몸도 돌아볼 겨를 없거늘, 어찌 뒷일까지 근심하랴.
깊은 곳은 뗏목이나 배로 건너고, 얕은 곳은 헤엄쳐서 건너네.
있고 없고를 따지지 않고, 힘써 찾아 구했지.
어느 백성이나 상중에 있으면, 기어서라도 달려가 구했건만.
나를 좋아해주지 않고, 도리어 나를 원수로 여기네.
내 공덕을 막아버리고, 팔아도 팔리지 않게 하네.
예전에 두려워하며 위태롭게 지냈는데, 그대와 함께 엎어지고 쓰러졌건만.
이미 나고 이미 자랐건만, 나를 독처럼 대하네.
나에게 좋은 먹을거리 있으니, 겨울을 나기 위한 것.
그대의 새 혼인 잔치하거늘, 나로써 곤궁함 견뎌냈건만.
넘치고 거세게 흘러, 나에게 잔일만 남겨주었네.
예전을 생각지 않으니, 나를 찾아주던 그 마음 어디 갔나.
〔036〕식미(式微)
이미 기울었네, 이미 기울었네! 어찌하여 돌아가지 않는가?
그대 군주 때문이 아니라면, 어찌 이슬 속에 이리 있으랴!
이미 기울었네, 이미 기울었네! 어찌하여 돌아가지 않는가?
그대 군주의 몸 때문이 아니라면, 어찌 진흙 속에 이리 있으랴!
〔037〕모구(旄丘)
언덕의 칡넝쿨이여, 어찌 마디가 그리 길어졌는가.
숙씨여 백씨여, 어찌하여 이리도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나?
어찌 여기 머무는가? 반드시 함께할 이 있기 때문이리!
어찌 이리 오래 걸리는가? 반드시 이유가 있으리!
여우 갖옷 헝클어졌는데, 수레는 동쪽으로 오지 않네.
숙씨여 백씨여, 함께할 이 없구나.
쓸모없고 보잘것없는, 떠도는 사람이로다.
숙씨여 백씨여, 귀를 틀어막은 듯 들은 척도 않네.
〔038〕간혜(簡兮)
크고 훌륭하구나, 이제 막 만무를 추려네.
해가 한창 중천에 있을 때, 앞쪽 높은 곳에 있네.
건장한 무인이 위풍당당하여, 공의 뜰에서 만무를 추네.
힘은 범 같고, 고삐 잡기는 묶은 가죽 끈 같네.
왼손엔 피리 들고, 오른손엔 꿩 깃털 들었네.
얼굴 붉기가 붉은 흙 같으니, 공이 술잔 내려주시네.
산에는 개암나무 있고, 습지에는 감초 있네.
누구를 그리는가? 서방의 미인을.
저 아름다운 이여, 서방의 사람이여!
〔039〕천수(泉水)
졸졸 흐르는 샘물이, 기수로 흘러드네.
위나라를 그리워하며, 날마다 생각하네.
정다운 저 여러 자매들과, 잠시 이야기 나누리.
나가서 제 땅에서 자고, 비 땅에서 전별 술 마시네.
여자가 시집을 가면, 부모 형제와 멀어지네.
시아주버니들에게 묻고, 손위 형님들에게도 미치네.
나가서 간 땅에서 자고, 언 땅에서 전별 술 마시네.
수레에 기름 치고 바퀴 끼워서, 수레 돌려 떠나가네.
빨리 위나라에 이르러야, 탈이 없어야 할 텐데.
나는 비천의 샘을 그리워하며, 길이 탄식하네.
수와 조 땅이 그립고, 내 마음 아득하고 아득하네.
수레 타고 나가 노닐며, 내 근심을 풀어보리.
〔040〕북문(北門)
북문으로 나가니, 근심스러운 마음 무겁네.
끝내 가난하고 궁핍하니, 아무도 내 어려움 모르네.
이미 그리되었구나! 하늘이 그렇게 하시니, 어찌하랴!
왕의 일이 내게 맡겨지고, 정무도 모두 내게 더해지네.
내가 밖에서 들어오면, 집안 식구들이 번갈아 나를 나무라네.
이미 그리되었구나! 하늘이 그렇게 하시니, 어찌하랴!
왕의 일이 나를 심하게 몰아붙이고, 정무도 모두 내게 미루어지네.
내가 밖에서 들어오면, 집안 식구들이 번갈아 나를 업신여기네.
이미 그리되었구나! 하늘이 그렇게 하시니, 어찌하랴!
〔041〕북풍(北風)
북풍이 차갑고, 눈비가 세차게 내리네.
나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여, 손잡고 함께 가세.
망설일 것 없지 않은가? 이미 위급하고 위태롭구나!
북풍이 매섭게 불고, 눈비가 펑펑 내리네.
나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여, 손잡고 함께 돌아가세.
망설일 것 없지 않은가? 이미 위급하고 위태롭구나!
붉지 않은 것 없이 여우요, 검지 않은 것 없이 까마귀로다.
나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여, 손잡고 함께 수레 타세.
망설일 것 없지 않은가? 이미 위급하고 위태롭구나!
〔042〕정녀(靜女)
조용하고 아름다운 아가씨, 성 모퉁이에서 나를 기다리네.
사랑스러워도 보이지 않으니, 머리 긁으며 서성이네.
조용하고 예쁜 아가씨, 붉은 피리를 선물하네.
붉은 피리 빛나니, 그 아름다움이 사랑스럽네.
들에서 띠풀 보내왔으니, 진실로 아름답고 특별하네.
그대가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아름다운 사람이 준 것이기 때문이라네.
〔043〕신대(新臺)
새 누대 번쩍번쩍 빛나고, 황하 물 출렁출렁 흐르네.
아름다운 짝을 구했건만, 추한 노인네를 얻었구나.
새 누대 흥건히 젖어 있고, 황하 물 넘실넘실 흐르네.
아름다운 짝을 구했건만, 추한 노인네를 얻었구나.
물고기 그물 쳐놓았더니, 기러기가 걸려들었네.
아름다운 짝을 구했건만, 흉측한 이를 얻었구나.
〔044〕이자승주(二子乘舟)
두 아들이 배를 타고, 둥실둥실 그 그림자 흔들리네.
간절히 그들 생각하니, 마음속이 불안하고 불안하네!
두 아들이 배를 타고, 둥실둥실 떠나가네.
간절히 그들 생각하니, 혹시 해가 없으랴?
────────────────────────────────────────────────────────────
【용풍(鄘風)】
────────────────────────────────────────────────────────────
〔045〕백주(柏舟)
저 잣나무 배 떠가니, 저 강 가운데 있네.
두 갈래로 드리운 머리카락, 진실로 내 짝이라네.
죽어도 다른 이에게 가지 않으리 맹세했어라.
어머니여 하늘이여!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않네!
저 잣나무 배 떠가니, 저 강 언덕 옆에 있네.
두 갈래로 드리운 머리카락, 진실로 내 특별한 이라네.
죽어도 나쁜 마음 품지 않으리 맹세했어라.
어머니여 하늘이여!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않네!
〔046〕장유자(墻有茨)
담장에 가시가 있으니, 쓸어버릴 수가 없네.
방 안의 이야기는, 입 밖에 낼 수가 없네.
입 밖에 낼 수 있다 해도, 말하면 부끄러운 일이라네.
담장에 가시가 있으니, 걷어낼 수가 없네.
방 안의 이야기는, 자세히 말할 수가 없네.
자세히 말할 수 있다 해도, 말이 길어질 뿐이라네.
담장에 가시가 있으니, 묶어낼 수가 없네.
방 안의 이야기는, 읽어줄 수가 없네.
읽어줄 수 있다 해도, 말하면 욕이 될 뿐이라네.
〔047〕군자해로(君子偕老)
군자와 함께 늙으리, 비녀 꽂고 여섯 구슬 달았네.
의젓하고 의젓하게, 산 같고 강 같네.
수놓은 옷이 어울리건만, 그대가 어질지 못하니 어찌하리오?
찬란하고 찬란하니, 그 꿩 깃털 장식 옷이여.
검은 머리카락이 구름 같으니, 가채도 쓰지 않아도 되네.
옥 귀막이, 상아 비녀, 이마는 희고 빛나네.
어찌 그리 하늘 같은가? 어찌 그리 황제 같은가?
빛나고 빛나니, 그 조복 차림이여.
가는 모시 걸쳤으니, 이는 속옷이라네.
그대의 맑고 밝은 눈매, 밝고 밝은 얼굴이여.
진실로 저런 사람이여, 나라의 아름다운 이로다!
〔048〕상중(桑中)
어디서 새삼을 캤나? 침 땅 마을에서.
누구를 그리워하나? 아름다운 맹강이라네.
상중에서 나와 만나자 하고, 상궁에서 나를 맞이하여, 기수 위에서 나를 전송하네.
어디서 보리를 캤나? 침 땅 북쪽에서.
누구를 그리워하나? 아름다운 맹익이라네.
상중에서 나와 만나자 하고, 상궁에서 나를 맞이하여, 기수 위에서 나를 전송하네.
어디서 순무를 캤나? 침 땅 동쪽에서.
누구를 그리워하나? 아름다운 맹용이라네.
상중에서 나와 만나자 하고, 상궁에서 나를 맞이하여, 기수 위에서 나를 전송하네.
〔049〕순지분분(鶉之奔奔)
메추라기 쌍쌍이 날고, 까치도 쌍쌍이 날건만.
사람됨이 어질지 못하니, 나는 그를 형으로 여겨야 하는가!
까치가 쌍쌍이 날고, 메추라기도 쌍쌍이 날건만.
사람됨이 어질지 못하니, 나는 그를 임금으로 여겨야 하는가!
〔050〕정지방중(定之方中)
정성(定星)이 한가운데 있을 때, 초나라 궁실 짓기 시작했네.
해로 방향을 재어, 초나라 집 짓네.
개암나무 밤나무 심고, 오동나무 가래나무 옻나무 심으니, 거문고와 비파 만들 나무들이라네.
저 허 언덕에 올라, 초나라를 바라보네.
초와 당, 경산과 높은 언덕을 바라보네.
내려와 뽕밭을 살펴보고, 점쳐보니 길하다 하여, 마침내 진실로 좋다 하네.
단비가 내렸으니, 저 마부에게 명하네.
새벽별 보며 일찍 수레 대고, 뽕밭에서 쉬네.
그 사람은 바르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정성스럽고 깊게 하여, 암말 삼천 마리를 기르네.
〔051〕체동(蝃蝀)
무지개가 동쪽에 있으니, 감히 가리키는 이 없네.
여자가 시집가매, 부모 형제와 멀어지네.
아침에 서쪽으로 올라가더니, 아침 내내 비가 오네.
여자가 시집가매, 형제 부모와 멀어지네.
저런 사람이여, 혼인만 생각하는구나.
크게 믿음이 없으니, 운명을 알지 못하는 것이라네!
〔052〕상서(相鼠)
저 쥐를 보라, 그래도 가죽이 있거늘! 사람이 예의 없으면!
사람이 예의 없으면, 죽어서 무엇 하랴?
저 쥐를 보라, 그래도 이가 있거늘! 사람이 염치 없으면!
사람이 염치 없으면, 죽어서 무엇을 기다리랴?
저 쥐를 보라, 그래도 몸체가 있거늘! 사람이 예가 없으면!
사람이 예가 없으면, 어찌 빨리 죽지 않는가?
〔053〕간모(干旄)
우뚝한 야크 꼬리 깃발, 준 땅 교외에 있네.
흰 실로 꿰어서, 좋은 말 네 마리라네.
저 아름다운 이여, 어떻게 사례하리오?
우뚝한 새 깃털 깃발, 준 땅 도읍에 있네.
흰 실로 엮어서, 좋은 말 다섯 마리라네.
저 아름다운 이여, 어떻게 드리리오?
우뚝한 깃털 장식 깃발, 준 땅 성에 있네.
흰 실로 묶어서, 좋은 말 여섯 마리라네.
저 아름다운 이여, 어떻게 아뢰리오?
〔054〕재치(載馳)
달리고 달리며, 위후에게 조문하러 가네.
말 몰아 아득히 가서, 조 땅에 이르네.
대부들이 험한 길 헤치며 왔으니, 내 마음 근심스럽네.
나를 좋게 여기지 않으니, 돌아가지도 못하네.
그대의 처사가 좋지 않은데, 내 생각은 멀지 않다네.
나를 좋게 여기지 않으니, 돌아가 건너지도 못하네.
그대의 처사가 좋지 않은데, 내 마음은 닫혀있지 않다네.
저 언덕에 올라서, 떡쑥을 캐네.
여자는 그리움이 많으나, 각자 제 갈 길이 있다네.
허나라 사람들이 비난하니, 여러 소인들이 어리석고 미련하구나.
나는 들길을 걷노니, 무성하게 자란 보리밭.
대국에 하소연하려 하나, 누가 나를 돕고 도달하게 해줄까?
대부들이여 군자들이여, 나를 허물하지 마시오.
그대들의 온갖 생각들이, 내가 가고자 하는 것만 못하다네.
────────────────────────────────────────────────────────────
【위풍(衛風)】
────────────────────────────────────────────────────────────
〔055〕기욱(淇奧)
저 기수의 굽은 곳을 바라보니, 푸른 대나무 무성하고 무성하네.
빛나는 군자여, 자르고 갈고 쪼고 다듬듯 수양하였네.
엄숙하고 의젓하며, 빛나고 훤칠하네.
빛나는 군자여, 끝내 잊을 수가 없네.
저 기수의 굽은 곳을 바라보니, 푸른 대나무 싱싱하네.
빛나는 군자여, 귀막이엔 좋은 구슬, 관 꿰미는 별처럼 빛나네.
엄숙하고 의젓하며, 빛나고 훤칠하네.
빛나는 군자여, 끝내 잊을 수가 없네.
저 기수의 굽은 곳을 바라보니, 푸른 대나무 빽빽하네.
빛나는 군자여, 금 같고 주석 같고, 규옥 같고 백옥 같네.
너그럽고 여유롭게, 수레 가로대에 기대어 있네.
익살스럽게 농담하되, 학대하지 않네.
〔056〕고반(考槃)
은거 생활 시냇가에, 큰 사람의 넉넉한 마음.
홀로 자고 깨어 혼자 말하며, 길이 잊지 않으리 맹세하네.
은거 생활 산언덕에, 큰 사람의 광활한 마음.
홀로 자고 깨어 노래하며, 길이 지나치지 않으리 맹세하네.
은거 생활 육지 위에, 큰 사람의 여유로운 마음.
홀로 자고 깨어 유숙하며, 길이 말하지 않으리 맹세하네.
〔057〕석인(碩人)
크고 날씬한 아가씨, 비단옷 위에 베옷 걸쳤네.
제후의 딸이요, 위후의 아내라네.
동궁의 누이동생이요, 형후의 처제, 담공의 처형이라네.
손은 부드러운 띠풀 싹 같고, 살결은 엉긴 기름 같네.
목은 나무 속 벌레 같고, 이는 박씨 같고,
매미 이마에 나방 눈썹이라, 교묘하게 웃는 보조개여, 아름다운 눈의 흑백이여.
크고 아름다운 아가씨, 교외 땅에서 수레 멈추었네.
네 수말이 건장하고, 붉은 굴레 번쩍번쩍.
꿩 깃털 수레 덮개로 조회에 나아가니, 대부들 일찍 물러나, 군주 수고롭게 하지 마시오.
황하 물 넘실넘실, 북으로 세차게 흐르네.
그물 쳐서 출렁출렁, 철갑상어 잉어 펄쩍펄쩍.
갈대 무성하게 높이 솟고, 많은 강씨 아가씨들, 여러 사내들 씩씩하네.
〔058〕맹(氓)
어리숙해 보이는 저 젊은이, 베 안고 실과 바꾸러 왔네.
실 바꾸러 온 게 아니라, 나에게 청혼하러 온 것이지.
기수까지 그를 데려다주며, 돈구 언덕까지 배웅했네.
내가 기간을 어긴 게 아니라, 그대에게 좋은 중매인이 없어서.
그대 화내지 마오, 가을을 기약으로 삼읍시다.
저 무너진 담장에 올라, 복관 마을 바라보네.
복관이 보이지 않으니, 눈물이 줄줄 흐르네.
복관이 보이자, 웃으며 이야기 나누었지.
그대가 점을 쳐보니, 점괘에 나쁜 말이 없었네.
그대의 수레를 몰고 와서, 나의 짐을 실어가리라.
뽕나무 잎이 아직 떨어지기 전에, 그 잎 윤기 나게 싱싱했지.
아아 비둘기여, 뽕 열매 먹지 마오!
아아 아가씨여, 총각에게 빠지지 마오!
총각이 빠지면, 풀려날 수 있건만.
아가씨가 빠지면, 풀려날 수가 없다네.
뽕나무 잎이 떨어지니, 누렇게 시들어 떨어지네.
내가 그대에게 시집온 이후, 삼 년 동안 가난하게 살았건만.
기수 물이 세차게 흘러, 수레 휘장을 적셨지.
나는 잘못하지 않았건만, 그대는 마음이 두 갈래였다네.
그대는 끝이 없으니, 마음이 두세 번 변했다네.
삼 년 동안 아내 노릇 하며, 집안일 게을리한 적 없었네.
일찍 일어나 밤늦게 자며, 아침 한가한 날 없었네.
일이 이루어지자, 마침내 포악해졌네.
형제들은 알지 못하고, 깔깔 웃기만 하네.
조용히 생각해보니, 스스로 슬퍼질 뿐이네.
그대와 함께 늙으리 했건만, 늙어서 원한만 남겼네.
기수에도 언덕이 있고, 습지에도 가장자리가 있건만.
아이 적 즐거웠던 시절, 웃고 이야기 나누며 행복했건만.
맹세가 굳고 굳었건만, 되돌아오리라 생각지 않았네.
되돌아오리라 생각지 않으니, 이미 끝난 것이로다!
〔059〕죽간(竹竿)
가늘고 긴 낚싯대로, 기수에서 낚시하네.
어찌 그대 생각 않으랴? 멀어서 이를 수 없을 뿐.
샘의 근원이 왼편에 있고, 기수가 오른편에 있네.
여자가 시집가면, 형제 부모와 멀어지네.
기수가 오른편에 있고, 샘의 근원이 왼편에 있네.
고운 미소가 반짝이고, 패옥이 우아하게 흔들리네.
기수가 잔잔히 흐르고, 회화나무 노와 소나무 배가 있네.
수레 타고 나가 노닐며, 내 근심을 풀어보리.
〔060〕환란(芄蘭)
박주가리 가지처럼, 어린 아이가 뿔 송곳을 차고 있네.
비록 뿔 송곳을 찼다 해도, 나를 알아볼 수 없구나.
의젓하고 여유롭게, 허리띠를 늘어뜨리고 있네.
박주가리 잎처럼, 어린 아이가 활쏘기 깍지를 차고 있네.
비록 활쏘기 깍지를 찼다 해도, 나보다 나을 수 없구나.
의젓하고 여유롭게, 허리띠를 늘어뜨리고 있네.
〔061〕하광(河廣)
누가 황하가 넓다 하랴? 갈대 한 묶음으로 건널 수 있건만.
누가 송나라가 멀다 하랴? 발돋움하면 바라볼 수 있건만.
누가 황하가 넓다 하랴? 작은 배도 들어가지 못할 만큼 좁건만.
누가 송나라가 멀다 하랴? 아침나절이면 닿을 수 있건만.
〔062〕백혜(伯兮)
우리 임은 훌륭하기도 하지, 나라의 걸출한 이라네.
우리 임은 창 들고서, 왕의 앞길을 열어가네.
우리 임 동쪽 가신 이후, 머리카락이 쑥대처럼 헝클어졌네.
기름과 빗이 없어서가 아니라, 누구를 위해 꾸미랴!
비 올 듯 비 올 듯, 해가 환하게 나왔네.
간절히 임 생각하니, 머리 아픈 것도 달게 여기네.
어디서 원추리 꽃을 얻어, 저 집 뒤편에 심으랴.
간절히 임 생각하니, 내 마음이 병들게 하네.
〔063〕유호(有狐)
여우가 홀로 다니며, 저 기수 돌다리에 있네.
마음의 근심이여, 저 남자가 홑옷이 없구나.
여우가 홀로 다니며, 저 기수 여울에 있네.
마음의 근심이여, 저 남자가 허리띠가 없구나.
여우가 홀로 다니며, 저 기수 옆에 있네.
마음의 근심이여, 저 남자가 옷이 없구나.
〔064〕목과(木瓜)
모과를 내게 던져주기에, 아름다운 패옥으로 갚았네.
갚으려는 게 아니라, 영원히 사이좋게 지내려는 것이라네!
복숭아를 내게 던져주기에, 아름다운 구슬로 갚았네.
갚으려는 게 아니라, 영원히 사이좋게 지내려는 것이라네!
자두를 내게 던져주기에, 아름다운 검은 옥으로 갚았네.
갚으려는 게 아니라, 영원히 사이좋게 지내려는 것이라네!
────────────────────────────────────────────────────────────
【왕풍(王風)】
────────────────────────────────────────────────────────────
〔065〕서리(黍離)
저 기장이 무성하게 자라고, 저 피가 싹을 틔우네.
터벅터벅 길을 걸어가니, 마음속이 흔들리고 흔들리네.
나를 아는 이는, 내 마음이 근심스럽다 하고;
나를 모르는 이는, 내가 무엇을 구하느냐 하네.
아득한 하늘이여! 이 무슨 사람이란 말이냐?
저 기장이 무성하게 자라고, 저 피가 이삭을 패네.
터벅터벅 길을 걸어가니, 마음속이 술에 취한 듯하네.
나를 아는 이는, 내 마음이 근심스럽다 하고;
나를 모르는 이는, 내가 무엇을 구하느냐 하네.
아득한 하늘이여! 이 무슨 사람이란 말이냐?
저 기장이 무성하게 자라고, 저 피가 열매를 맺네.
터벅터벅 길을 걸어가니, 마음속이 막히는 듯하네.
나를 아는 이는, 내 마음이 근심스럽다 하고;
나를 모르는 이는, 내가 무엇을 구하느냐 하네.
아득한 하늘이여! 이 무슨 사람이란 말이냐?
〔066〕군자우역(君子于役)
군자가 부역에 나가셨으니, 그 기한을 알 수 없네.
어느 때에 돌아오시랴? 닭은 홰에 깃들고, 해가 저무니, 소와 양이 내려오네.
군자가 부역에 나가셨으니, 어찌 생각하지 않으랴!
군자가 부역에 나가셨으니, 날짜도 달도 기약 없네.
언제나 만나게 되랴? 닭은 둥지에 깃들고, 해가 저무니, 소와 양이 와서 모이네.
군자가 부역에 나가셨으니, 부디 굶주리지나 않으셔야 할 텐데!
〔067〕군자양양(君子陽陽)
군자가 흥겹고 흥겹게, 왼손에는 생황 들고, 오른손으로 나를 방으로 부르네.
그 즐거움이여!
군자가 즐겁고 즐겁게, 왼손에 꿩 깃 들고, 오른손으로 나를 즐기러 부르네.
그 즐거움이여!
〔068〕양지수(揚之水)
출렁이는 물이, 단 묶음 가시나무도 흘려보내지 못하네.
끝내 형제가 없으니, 오직 우리 두 사람뿐이라네.
남의 말을 믿지 마오, 사람들이 진실로 그대를 속이나니.
출렁이는 물이, 단 묶음 섶나무도 흘려보내지 못하네.
끝내 형제가 없으니, 오직 우리 두 사람뿐이라네.
남의 말을 믿지 마오, 사람들은 진실로 믿을 수 없나니.
〔069〕중곡유퇴(中谷有蓷)
골짜기 가운데 익모초가, 뙤약볕에 말라버렸네.
남편과 헤어진 여인이, 슬프게 탄식하네.
슬프게 탄식하며, 남편 만남이 어렵고 힘들었기 때문이라네!
골짜기 가운데 익모초가, 뙤약볕에 시들어버렸네.
남편과 헤어진 여인이, 길게 한숨 쉬네.
길게 한숨 쉬며, 어질지 못한 남편 만난 탓이라네!
골짜기 가운데 익모초가, 뙤약볕에 축축해졌네.
남편과 헤어진 여인이, 흐느끼며 우네.
흐느끼며 울며, 한탄한들 이제 어쩌랴!
〔070〕토원(兔爰)
토끼가 어슬렁어슬렁, 꿩이 그물에 걸렸네.
내가 처음 태어났을 때, 아직 아무 일 없었건만.
내가 난 이후로, 이 많은 재앙을 만났으니.
차라리 잠들어 깨어나지 않으면 좋으련만!
토끼가 어슬렁어슬렁, 꿩이 덫에 걸렸네.
내가 처음 태어났을 때, 아직 아무 탈 없었건만.
내가 난 이후로, 이 많은 근심을 만났으니.
차라리 잠들어 깨어나지 않으면 좋으련만!
토끼가 어슬렁어슬렁, 꿩이 통발에 걸렸네.
내가 처음 태어났을 때, 아직 아무 쓸모없었건만.
내가 난 이후로, 이 많은 흉함을 만났으니.
차라리 잠들어 들리지 않으면 좋으련만!
〔071〕갈류(葛藟)
끝없이 이어진 칡넝쿨, 황하 물가에 있네.
끝내 형제와 멀어져, 남을 아버지라 부르네.
남을 아버지라 불러도, 나를 돌아보지 않네.
끝없이 이어진 칡넝쿨, 황하 물가에 있네.
끝내 형제와 멀어져, 남을 어머니라 부르네.
남을 어머니라 불러도, 나를 거두어주지 않네.
끝없이 이어진 칡넝쿨, 황하 물가에 있네.
끝내 형제와 멀어져, 남을 형이라 부르네.
남을 형이라 불러도, 나에 대해 들으려 하지 않네.
〔072〕채갈(采葛)
저이가 칡을 캐러 갔네, 하루만 보지 못해도 석 달 같구나!
저이가 쑥을 캐러 갔네, 하루만 보지 못해도 세 가을 같구나!
저이가 익모초를 캐러 갔네, 하루만 보지 못해도 삼 년 같구나!
〔073〕대거(大車)
큰 수레 덜컹덜컹, 세모시 옷 갈대꽃처럼 희네.
어찌 그대 생각 안 하랴? 그대가 두려워 감히 못 갈 뿐.
큰 수레 무겁게 굴러가고, 세모시 옷 붉게 물들었네.
어찌 그대 생각 안 하랴? 그대가 두려워 달려가지 못할 뿐.
살아서는 방이 다르더라도, 죽어서는 한 무덤에 묻히리.
내 말을 믿지 않는다면, 저 밝은 해가 있지 않은가!
〔074〕구중유마(丘中有麻)
언덕 가운데 삼밭이 있으니, 저 유 땅의 자차가 있네.
저 유 땅의 자차여, 오셔서 느릿느릿 거닐게 하소서.
언덕 가운데 보리밭이 있으니, 저 유 땅의 자국이 있네.
저 유 땅의 자국이여, 오셔서 함께 먹게 하소서.
언덕 가운데 자두나무 있으니, 저 유 땅의 아가씨가 있네.
저 유 땅의 아가씨여, 내게 검은 옥 패물을 선물하였네.
────────────────────────────────────────────────────────────
【정풍(鄭風)】
────────────────────────────────────────────────────────────
〔075〕치의(緇衣)
검은 옷이 잘 어울리니, 해지면 또 새로 만들어 드리리.
그대의 관사에 가니, 돌아올 때 그대에게 입을 옷 드리리.
검은 옷이 아름다우니, 해지면 또 새로 지어 드리리.
그대의 관사에 가니, 돌아올 때 그대에게 입을 옷 드리리.
검은 옷이 넉넉하니, 해지면 또 새로 만들어 드리리.
그대의 관사에 가니, 돌아올 때 그대에게 입을 옷 드리리.
〔076〕장중자(將仲子)
부탁드리오, 둘째 오라버니여, 우리 마을 넘지 마오, 내 심은 구기자 꺾지 마오.
어찌 그걸 아끼랴? 부모님이 두려운 것이라오.
중씨를 그리워하지만, 부모님 말씀 또한 두려운 것이라오.
부탁드리오, 둘째 오라버니여, 우리 담 넘지 마오, 내 심은 뽕나무 꺾지 마오.
어찌 그걸 아끼랴? 여러 오라버니들이 두려운 것이라오.
중씨를 그리워하지만, 오라버니들 말씀 또한 두려운 것이라오.
부탁드리오, 둘째 오라버니여, 우리 동산 넘지 마오, 내 심은 단향나무 꺾지 마오.
어찌 그걸 아끼랴? 사람들의 말이 두려운 것이라오.
중씨를 그리워하지만, 사람들의 말 또한 두려운 것이라오.
〔077〕숙우전(叔于田)
숙씨가 사냥 나가니, 마을에 사람 없는 것 같네.
사람이 없겠냐마는, 숙씨만 못하니, 진실로 아름답고 어질구나.
숙씨가 사냥 나가니, 마을에 술 마시는 이 없는 것 같네.
술 마시는 이 없겠냐마는, 숙씨만 못하니, 진실로 아름답고 잘생겼구나.
숙씨가 들판에 나가니, 마을에 말 탄 이 없는 것 같네.
말 탄 이 없겠냐마는, 숙씨만 못하니, 진실로 아름답고 용맹하구나.
〔078〕대숙우전(大叔于田)
숙씨가 사냥 나가, 사마(駟馬) 수레 타네.
고삐 잡기 굵은 새끼 같고, 곁말 두 마리 춤추듯 달리네.
숙씨가 늪에 있으니, 불꽃이 활활 타오르네.
맨손으로 호랑이를 치고, 공의 앞에 바치네.
부디 숙씨여 이에 익숙해지지 마오, 그대 다칠까 삼가오.
숙씨가 사냥 나가, 누런 사마 수레 타네.
안쪽 말 두 마리 앞서 달리고, 곁말 두 마리 줄지어 달리네.
숙씨가 늪에 있으니, 불꽃이 높이 타오르네.
숙씨는 활을 잘 쏘고, 또 수레도 잘 모네.
멈추어 말 제어하고, 화살 쏘아 멀리 보내네.
〔079〕청인(清人)
청 땅 사람들이 팽 땅에 있으니, 갑옷 입힌 사마가 힘차네.
두 창에 붉은 술 달렸으니, 황하 위에서 훨훨 날아다니네.
청 땅 사람들이 소 땅에 있으니, 갑옷 입힌 사마가 날쌔네.
두 창에 장식 달렸으니, 황하 위에서 소요하네.
청 땅 사람들이 축 땅에 있으니, 갑옷 입힌 사마가 여유롭네.
왼쪽으로 돌고 오른쪽으로 뽑으니, 중군이 멋지게 달리네.
〔080〕고구(羔裘)
새끼 양 갖옷 윤기 나니, 진실로 곧고 훌륭하네.
저 훌륭한 이여, 목숨 바쳐 마음 변치 않네.
새끼 양 갖옷에 표범 장식, 씩씩하고 힘이 있네.
저 훌륭한 이여, 나라의 올곧은 이로다.
새끼 양 갖옷 화려하고, 세 가닥 붉은 실이 찬란하네.
저 훌륭한 이여, 나라의 빛나는 이로다.
〔081〕준대로(遵大路)
큰길을 따라가며, 그대의 소매 잡노라.
나를 미워하지 마오, 옛 정을 버리지 못해서라오!
큰길을 따라가며, 그대의 손을 잡노라.
나를 부끄럽게 여기지 마오, 예전의 좋은 정을 버리지 못해서라오!
〔082〕녀왈계명(女曰雞鳴)
아내가 말하네, 닭이 울었어요, 남편이 말하네, 아직 새벽이오.
일어나 밤을 살펴보구려, 샛별이 빛나고 있소.
날아다니며 노니는 새들을, 오리와 기러기 활로 잡아봅시다.
쏘아 잡으면 함께 먹고, 그대와 함께하리오.
술도 마시고, 그대와 함께 늙으리오.
거문고와 비파 갖추어놓으니, 조용하고 아름답지 않은가.
그대 오실 것 알고, 여러 패물을 그대에게 드리리오.
그대 순하실 것 알고, 여러 패물로 안부 여쭈리오.
그대 좋아하실 것 알고, 여러 패물로 보답하리오.
〔083〕유녀동거(有女同車)
한 수레에 탄 아가씨여, 얼굴이 무궁화꽃 같네.
훨훨 날 듯하고, 패옥이 아름답게 찰랑거리네.
저 아름다운 맹강이여, 진실로 아름답고 도회지 느낌이네.
함께 걷는 아가씨여, 얼굴이 무궁화꽃처럼 활짝 피었네.
훨훨 날 듯하고, 패옥이 쨍그랑 소리 나네.
저 아름다운 맹강이여, 덕스러운 말 잊을 수 없네.
〔084〕산유부소(山有扶蘇)
산에는 부소나무 있고, 습지에는 연꽃 있네.
자도 같은 미남은 보이지 않고, 교활한 어린 녀석만 보이네.
산에는 높은 소나무 있고, 습지에는 용담 있네.
자충 같은 미남은 보이지 않고, 교활한 어린 녀석만 보이네.
〔085〕탁혜(蘀兮)
낙엽이여 낙엽이여, 바람이 그대를 날리네.
숙씨여 백씨여, 내가 노래하면 화답해주오.
낙엽이여 낙엽이여, 바람이 그대를 휩쓸어 가네.
숙씨여 백씨여, 내가 노래하면 같이 노래 불러주오.
〔086〕교동(狡童)
저 교활한 어린 녀석이여, 나와 말도 하지 않네.
그대 때문에, 나는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네.
저 교활한 어린 녀석이여, 나와 함께 먹지도 않네.
그대 때문에, 나는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네.
〔087〕건상(褰裳)
그대가 나를 사랑해준다면, 치마 걷어 진수 건너오리.
그대가 나를 생각해주지 않는다면, 어찌 다른 사람 없으랴?
이 어리석은 녀석아!
그대가 나를 사랑해준다면, 치마 걷어 유수 건너오리.
그대가 나를 생각해주지 않는다면, 어찌 다른 총각 없으랴?
이 어리석은 녀석아!
〔088〕풍(豐)
그대가 듬직하기도 하여, 골목에서 나를 기다리건만, 배웅하지 않은 것이 후회스럽네.
그대가 씩씩하기도 하여, 마당에서 나를 기다리건만, 전송하지 않은 것이 후회스럽네.
비단옷에 베 겉옷 걸치고, 치마는 비단에 베 겉치마.
숙씨여 백씨여, 수레로 나를 데려가 주오.
치마는 비단에 베 겉치마, 비단옷에 베 겉옷 걸치고.
숙씨여 백씨여, 수레로 나를 데려가 돌아가게 해주오.
〔089〕동문지선(東門之墠)
동문의 빈터엔, 꼭두서니가 언덕에 있네.
그 집은 가깝건만, 그 사람은 아주 멀리 있구나.
동문의 밤나무 아래엔, 사람 사는 집들이 늘어서 있네.
어찌 그대 생각 안 하랴? 그대가 나를 찾아오지 않는 것을!
〔090〕풍우(風雨)
바람 불고 비 내리며 쌀쌀하고, 닭이 울며 지저귀네.
이미 임을 만났으니, 어찌 마음 편안하지 않으랴.
바람 불고 비 내리며 쏴쏴하고, 닭이 울며 꼬끼오 하네.
이미 임을 만났으니, 어찌 병 낫지 않으랴.
바람 불고 비 내려 어둑어둑하고, 닭이 울기 그치지 않네.
이미 임을 만났으니, 어찌 기쁘지 않으랴.
〔091〕자금(子衿)
청청한 그대의 옷깃, 유유히 내 그리움만 깊어지네.
비록 내가 찾아가지 않더라도, 그대는 어찌 소식 한 번 안 전하는가?
청청한 그대의 패물, 유유히 내 생각만 깊어지네.
비록 내가 찾아가지 않더라도, 그대는 어찌 오지 않는가?
서성이고 서성이며, 성 위의 문루에서.
하루만 보지 못해도, 석 달 같구나!
〔092〕양지수(揚之水)
출렁이는 물이, 단 묶음 가시나무도 흘려보내지 못하네.
저 훌륭한 이여, 나와 함께 신 땅 지키지 않으려 하네.
그리워라 그리워라, 어느 달에나 돌아갈 수 있으랴?
출렁이는 물이, 단 묶음 섶나무도 흘려보내지 못하네.
저 훌륭한 이여, 나와 함께 보 땅 지키지 않으려 하네.
그리워라 그리워라, 어느 달에나 돌아갈 수 있으랴?
출렁이는 물이, 단 묶음 부들도 흘려보내지 못하네.
저 훌륭한 이여, 나와 함께 허 땅 지키지 않으려 하네.
그리워라 그리워라, 어느 달에나 돌아갈 수 있으랴?
〔093〕출기동문(出其東門)
동문을 나서니, 구름 같이 많은 아가씨들이 있네.
비록 구름처럼 많다 해도, 내가 생각하는 이는 아니라네.
흰 옷에 검은 두건이, 나를 즐겁게 하는 이라네.
동문 옹성을 나서니, 띠꽃처럼 많은 아가씨들이 있네.
비록 띠꽃처럼 많다 해도, 내가 생각하는 이는 아니라네.
흰 옷에 꼭두서니 옷감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라네.
〔094〕야유만초(野有蔓草)
들에 넝쿨풀이 있으니, 이슬이 방울방울 맺혔네.
아름다운 한 사람이, 맑고 아름다운 눈매라네.
우연히 마주치니, 내 바람을 이루었네.
들에 넝쿨풀이 있으니, 이슬이 흠뻑 젖어 있네.
아름다운 한 사람이, 아름다운 눈매가 맑고 밝네.
우연히 마주치니, 그대와 함께 아름답게 지내리.
〔095〕진유(溱洧)
진수와 유수가, 마침 물이 넘치며 흐르네.
남녀가, 마침 난초 손에 들고 있네.
아가씨가 말하네, 가서 볼까요? 총각이 말하네, 벌써 다녀왔는데.
그래도 가봅시다! 유수 건너편이, 진실로 넓고 즐거운 곳이라오.
남녀가, 서로 희롱하며, 작약꽃을 선물로 주었네.
진수와 유수가, 맑게 흘러가네.
남녀가, 가득 넘치도록 모였네.
아가씨가 말하네, 가서 볼까요? 총각이 말하네, 벌써 다녀왔는데.
그래도 가봅시다! 유수 건너편이, 진실로 넓고 즐거운 곳이라오.
남녀가, 서로 희롱하며, 작약꽃을 선물로 주었네.
────────────────────────────────────────────────────────────
【제풍(齊風)】
────────────────────────────────────────────────────────────
〔096〕계명(雞鳴)
닭이 이미 울었으니, 조회가 이미 가득 찼겠지.
닭이 운 게 아니라, 파리 소리였구나.
동방이 밝아오니, 조회가 이미 성하겠지.
동방이 밝아온 게 아니라, 달빛이었구나.
벌레들이 윙윙 날으니, 그대와 함께 달콤한 꿈 꾸련만.
어서 돌아가야 하리, 혹여 그대가 미워질까봐.
〔097〕환(還)
그대의 민첩함이여, 뇨산 사이에서 나를 만났네.
함께 수레 몰아 두 마리 큰 짐승을 쫓으며, 내게 읍하고 나를 능숙하다 했네.
그대의 씩씩함이여, 뇨산 길에서 나를 만났네.
함께 수레 몰아 두 마리 수짐승을 쫓으며, 내게 읍하고 나를 훌륭하다 했네.
그대의 씩씩함이여, 뇨산 양지에서 나를 만났네.
함께 수레 몰아 두 마리 이리를 쫓으며, 내게 읍하고 나를 좋다 했네.
〔098〕저(著)
문지방에서 나를 기다려주어요, 귀막이는 흰 실이고, 아름다운 옥으로 장식했어요.
마당에서 나를 기다려주어요, 귀막이는 파란 실이고, 아름다운 옥으로 빛나요.
대청에서 나를 기다려주어요, 귀막이는 노란 실이고, 아름다운 꽃옥으로 장식했어요.
〔099〕동방지일(東方之日)
동방의 해처럼, 저 아름다운 이여, 내 방에 있네.
내 방에 있으며, 내 발자취 따라오네.
동방의 달처럼, 저 아름다운 이여, 내 방문 안에 있네.
내 방문 안에 있으며, 내 걸음 따라오네.
〔100〕동방미명(東方未明)
동방이 아직 밝지 않았는데, 옷과 치마를 거꾸로 입네.
거꾸로 입고 뒤집어 입으며, 공의 부름 때문이라네.
동방이 아직 새지 않았는데, 치마와 저고리를 거꾸로 입네.
뒤집어 입고 거꾸로 입으며, 공의 명령 때문이라네.
버드나무 가지 꺾어 채소밭 울타리 만드는데, 성급한 사람이 눈을 두리번거리네.
밤을 분별하지 못하니, 너무 이르지도 너무 늦지도 않게.
〔101〕남산(南山)
남산이 높고 높으니, 수여우가 느릿느릿 걷네.
노나라 길이 넓으니, 제나라 딸이 그리로 시집가네.
이미 시집갔다 하면서, 어찌 또 그리워하는가?
신발 다섯 켤레씩 짝지어 있고, 관끈이 쌍을 이루네.
노나라 길이 넓으니, 제나라 딸이 그리로 가네.
이미 갔다 하면서, 어찌 또 따르려 하는가?
삼을 심으려면 어찌 하나? 가로세로 이랑을 만들어야지.
아내를 맞이하려면 어찌 하나? 반드시 부모께 아뢰어야지.
이미 아뢰었다 하면서, 어찌 또 몰아세우는가?
장작 패려면 어찌 하나? 도끼 없이는 못 하지.
아내를 맞이하려면 어찌 하나? 중매 없이는 안 되지.
이미 얻었다 하면서, 어찌 또 극단으로 가는가?
〔102〕보전(甫田)
큰 밭 가꾸지 마라,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리.
먼 사람 생각지 마라, 마음만 근심스러워지리.
큰 밭 가꾸지 마라, 잡초만 높이 자라리.
먼 사람 생각지 마라, 마음만 괴로워지리.
어여쁘고 예쁘기도 하여, 쌍상투 어린 나이건만.
얼마 지나지 않아 보이더니, 벌써 관을 쓰고 어른이 되었구나.
〔103〕노령(盧令)
사냥개가 방울을 달고, 그 사람은 아름답고 어질다네.
사냥개가 고리를 달고, 그 사람은 아름답고 곱슬머리라네.
사냥개가 이중 고리를 달고, 그 사람은 아름답고 재능이 넘치네.
〔104〕폐구(敝笱)
낡은 통발이 돌다리에 있으니, 그 물고기는 방어와 연어라네.
제나라 딸이 시집가니, 그 뒤따르는 이들 구름 같구나.
낡은 통발이 돌다리에 있으니, 그 물고기는 방어와 청어라네.
제나라 딸이 시집가니, 그 뒤따르는 이들 비 같구나.
낡은 통발이 돌다리에 있으니, 그 물고기들이 우글우글하네.
제나라 딸이 시집가니, 그 뒤따르는 이들 물 같구나.
〔105〕재구(載驅)
수레가 빠르게 달리고, 대자리 덮개에 붉은 가죽 수레라네.
노나라 길이 넓으니, 제나라 딸이 저녁에 떠나가네.
네 마리 검은 말이 힘차고, 늘어진 고삐 가득하네.
노나라 길이 넓으니, 제나라 딸이 쾌활하네.
문수(汶水)가 세차게 흐르고, 행인들이 분주히 오가네.
노나라 길이 넓으니, 제나라 딸이 훨훨 날아다니네.
문수(汶水)가 넘실넘실 흐르고, 행인들이 많고 많네.
노나라 길이 넓으니, 제나라 딸이 자유롭게 노니네.
〔106〕의차(猗嗟)
아아 훌륭하기도 하여, 키 크고 늘씬하네.
이마는 넓고 눈썹은 아름다우며, 아름다운 눈이 빛나네.
민첩하게 걷고 달리며, 활쏘기가 훌륭하네.
아아 뛰어나기도 하여, 아름다운 눈이 맑네.
위의가 이미 이루어지고, 하루 종일 과녁을 쏘아, 정곡을 벗어나지 않으니,
진실로 나의 생질이로다.
아아 아름답기도 하여, 맑고 아름다운 눈매라네.
춤추기는 빼어나고, 활 쏘면 꿰뚫으네.
화살 네 대를 되돌아오게 하여, 이로써 혼란을 막네.
────────────────────────────────────────────────────────────
【위풍(魏風)】
────────────────────────────────────────────────────────────
〔107〕갈구(葛屨)
칡으로 삼은 신발로, 서리 위를 밟을 수 있을까?
가냘픈 여인의 손으로, 치마를 꿰맬 수 있을까?
허리를 졸라매고 옷깃을 달아서, 좋은 사람이 입네.
좋은 사람이 의젓하게, 자연스레 왼쪽으로 비켜서서,
상아 비녀를 꽂고 있네.
이는 마음이 좁아서이니, 이를 풍자하는 것이라네.
〔108〕분저여(汾沮洳)
저 분수의 습한 곳에서, 순채를 캐네.
저 훌륭한 이여, 아름답기 그지없네.
아름답기 그지없으니, 공로(公路)와는 다르네.
저 분수 한 쪽에서, 뽕을 따네.
저 훌륭한 이여, 꽃처럼 아름답네.
꽃처럼 아름다우니, 공행(公行)과는 다르네.
저 분수 굽이에서, 택사를 캐네.
저 훌륭한 이여, 옥처럼 아름답네.
옥처럼 아름다우니, 공족(公族)과는 다르네.
〔109〕원유도(園有桃)
동산에 복숭아가 있으니, 그 열매를 먹네.
마음의 근심이여, 나는 노래 부르며 읊조리네.
나를 알지 못하는 이들은, 내가 선비로서 교만하다 하네.
저 사람들이 맞다 하여도, 그대는 어찌 그리 말하는가?
마음의 근심이여, 누가 알아주랴?
누가 알아주랴? 그냥 생각지 말자!
동산에 대추가 있으니, 그 열매를 먹네.
마음의 근심이여, 잠시 나라를 다니며 보리라.
나를 알지 못하는 이들은, 내가 선비로서 도리 없다 하네.
저 사람들이 맞다 하여도, 그대는 어찌 그리 말하는가?
마음의 근심이여, 누가 알아주랴?
누가 알아주랴? 그냥 생각지 말자!
〔110〕척호(陟岵)
저 민둥산에 올라서, 아버지를 바라보네.
아버지가 말씀하시네, 아아! 내 아들아 부역 나가서, 밤낮으로 쉬지 마라.
부디 삼가고 조심하여라! 그래도 살아서 돌아오너라!
저 초목 없는 산에 올라서, 어머니를 바라보네.
어머니가 말씀하시네, 아아! 내 막내야 부역 나가서, 밤낮으로 잠 못 자는구나.
부디 삼가고 조심하여라! 그래도 살아서 돌아오너라!
저 산마루에 올라서, 형을 바라보네.
형이 말하네, 아아! 내 아우야 부역 나가서, 밤낮으로 함께해야 하는구나.
부디 삼가고 조심하여라! 그래도 살아서 돌아오너라!
〔111〕십무지간(十畝之間)
십 무(畝) 사이에서, 뽕 따는 이들 한가롭네, 함께 돌아가세나.
십 무 바깥에서, 뽕 따는 이들 느릿느릿하네, 함께 떠나가세나.
〔112〕벌단(伐檀)
쿵쿵 박달나무 베어, 강 언덕에 두니, 강물 맑고 잔물결 이네.
씨 뿌리지도 거두지도 않으면서, 어찌하여 곡식 삼백 묶음 가져가는가?
사냥도 하지 않으면서, 어찌하여 그대 뜰에 너구리가 매달려 있는가?
저 군자들이여, 헛되이 밥만 먹지는 않는다네!
쿵쿵 바퀴살 베어, 강 옆에 두니, 강물 맑고 곧게 흐르네.
씨 뿌리지도 거두지도 않으면서, 어찌하여 곡식 삼백 단 가져가는가?
사냥도 하지 않으면서, 어찌하여 그대 뜰에 큰 짐승이 매달려 있는가?
저 군자들이여, 헛되이 먹기만 하지는 않는다네!
쿵쿵 수레바퀴 베어, 강 가에 두니, 강물 맑고 소용돌이치네.
씨 뿌리지도 거두지도 않으면서, 어찌하여 곡식 삼백 창고 가져가는가?
사냥도 하지 않으면서, 어찌하여 그대 뜰에 메추라기가 매달려 있는가?
저 군자들이여, 헛되이 밥만 먹지는 않는다네!
〔113〕석서(碩鼠)
큰 쥐야 큰 쥐야, 내 기장 먹지 마라!
삼 년이나 그대 섬겼건만, 나를 거들떠보려 하지 않네.
이제 그대를 떠나, 저 즐거운 땅으로 가리라.
즐거운 땅이여 즐거운 땅이여, 거기서 내 살 곳 찾으리.
큰 쥐야 큰 쥐야, 내 보리 먹지 마라!
삼 년이나 그대 섬겼건만, 나에게 은덕 베풀려 하지 않네.
이제 그대를 떠나, 저 즐거운 나라로 가리라.
즐거운 나라여 즐거운 나라여, 거기서 내 바른 값 찾으리.
큰 쥐야 큰 쥐야, 내 벼 싹 먹지 마라!
삼 년이나 그대 섬겼건만, 나를 위로해주려 하지 않네.
이제 그대를 떠나, 저 즐거운 교외로 가리라.
즐거운 교외여 즐거운 교외여, 누가 길이 슬피 울겠는가?
────────────────────────────────────────────────────────────
【당풍(唐風)】
────────────────────────────────────────────────────────────
〔114〕실솔(蟋蟀)
귀뚜라미 집 안에 드니, 한 해가 이미 저물었네.
지금 즐기지 않으면, 세월이 흘러가리.
너무 안락함에 빠지지 말고, 직무를 생각하여야지.
즐기되 지나치지 않으면, 훌륭한 선비가 두려워하리.
귀뚜라미 집 안에 드니, 한 해가 이미 지나가네.
지금 즐기지 않으면, 세월이 흘러가리.
너무 안락함에 빠지지 말고, 직무 밖을 생각하여야지.
즐기되 지나치지 않으면, 훌륭한 선비가 부지런히 힘쓰리.
귀뚜라미 집 안에 드니, 일하는 수레가 쉬네.
지금 즐기지 않으면, 세월이 덧없이 흘러가리.
너무 안락함에 빠지지 말고, 근심을 생각하여야지.
즐기되 지나치지 않으면, 훌륭한 선비가 편안히 쉬리.
〔115〕산유추(山有樞)
산에는 느릅나무 있고, 습지에는 느릅나무 있네.
그대에게 의복이 있으나, 끌고 다니지도 걸치지도 않네.
그대에게 수레와 말이 있으나, 달리지도 몰지도 않네.
갑자기 죽어버리면, 다른 이가 즐기게 되리.
산에는 개잎갈나무 있고, 습지에는 박달나무 있네.
그대에게 뜰과 방이 있으나, 물 뿌리지도 쓸지도 않네.
그대에게 종과 북이 있으나, 치지도 두드리지도 않네.
갑자기 죽어버리면, 다른 이가 차지하게 되리.
산에는 옻나무 있고, 습지에는 밤나무 있네.
그대에게 술과 음식이 있으니, 어찌 날마다 거문고를 타지 않는가?
이로써 즐겁고 기쁘게, 이로써 하루를 길게 보내리.
갑자기 죽어버리면, 다른 이가 방 안에 들어오게 되리.
〔116〕양지수(揚之水)
출렁이는 물이, 흰 돌을 드러내네.
흰 옷에 붉은 깃을 달고, 그대 따라 옥 땅으로 가네.
이미 임을 만났으니, 어찌 즐겁지 않으랴?
출렁이는 물이, 흰 돌이 희게 드러나네.
흰 옷에 붉은 수를 놓고, 그대 따라 곡 땅으로 가네.
이미 임을 만났으니, 어찌 근심이 없으랴?
출렁이는 물이, 흰 돌이 반짝반짝 빛나네.
나는 명을 받았음을 들었으니, 감히 남에게 말할 수 없네.
〔117〕초료(椒聊)
산초나무 열매가, 풍성하게 한 되 가득 차네.
저 훌륭한 이여, 크고 위대하기 짝이 없네.
산초나무여, 멀리 뻗어나가는 가지여.
산초나무 열매가, 풍성하게 한 움큼 가득 차네.
저 훌륭한 이여, 크고 위대하며 성실하네.
산초나무여, 멀리 뻗어나가는 가지여.
〔118〕주무(綢繆)
묶이고 또 묶인 섶나무, 삼성이 하늘에 있네.
오늘 저녁이 어떤 저녁인가, 저 좋은 사람을 만났구나.
그대여 그대여, 저 좋은 사람과 어찌하랴!
묶이고 또 묶인 꼴더미, 삼성이 모퉁이에 있네.
오늘 저녁이 어떤 저녁인가, 뜻밖에 이 사람을 만났구나.
그대여 그대여, 이 우연한 만남과 어찌하랴!
묶이고 또 묶인 가시나무, 삼성이 문에 있네.
오늘 저녁이 어떤 저녁인가, 저 빛나는 이를 만났구나.
그대여 그대여, 저 빛나는 이와 어찌하랴!
〔119〕체두(杕杜)
홀로 선 아가위나무, 그 열매가 탐스럽네.
왕의 일이 끝이 없으니, 내 날들이 이어지네.
해와 달이 지나가고, 여인의 마음 아프고, 원정 나간 남편 생각 가득하네.
홀로 선 아가위나무, 그 잎이 무성하네.
왕의 일이 끝이 없으니, 내 마음 슬프고 슬프네.
초목이 무성하고, 여인의 마음 슬프고, 원정 나간 남편 돌아오려나.
〔120〕고구(羔裘)
새끼 양 갖옷에 표범 소매 달린 것, 우리 고을 사람들이 의기양양하네.
어찌 다른 사람 없으랴? 그대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오.
새끼 양 갖옷에 표범 소매 달린 것, 우리 고을 사람들이 두려워하네.
어찌 다른 사람 없으랴? 그대를 좋아하기 때문이라오.
〔121〕포우(鴇羽)
쏴쏴 능에 날개 소리, 떡갈나무 숲에 모여드네.
왕의 일이 끝이 없으니, 기장과 수수를 심을 수 없네.
부모님을 어찌 모시랴? 아득한 하늘이여! 언제나 쉴 수 있으랴?
쏴쏴 능에 날개 소리, 가시나무 숲에 모여드네.
왕의 일이 끝이 없으니, 수수와 기장을 심을 수 없네.
부모님은 무엇을 드시랴? 아득한 하늘이여! 언제나 그칠 수 있으랴?
쏴쏴 능에 날갯짓 소리, 뽕나무 숲에 모여드네.
왕의 일이 끝이 없으니, 벼와 기장을 심을 수 없네.
부모님은 무엇을 드시랴? 아득한 하늘이여! 언제나 일정할 수 있으랴?
〔122〕무의(無衣)
일곱 겹 옷이 없다 누가 말하랴? 그대 옷만 못하니, 편안하고 좋다네.
여섯 겹 옷이 없다 누가 말하랴? 그대 옷만 못하니, 편안하고 따뜻하다네.
〔123〕유체지두(有杕之杜)
홀로 선 아가위나무, 길 왼쪽에 자랐네.
저 군자여, 기꺼이 나를 찾아오려 하시는가?
마음속으로 좋아하건만, 어찌 함께 먹고 마시려 하지 않는가?
홀로 선 아가위나무, 길 주변에 자랐네.
저 군자여, 기꺼이 와서 노시려 하는가?
마음속으로 좋아하건만, 어찌 함께 먹고 마시려 하지 않는가?
〔124〕갈생(葛生)
칡넝쿨이 가시나무 덮고, 넝쿨나물이 들판 가득 뻗어가네.
내 사랑하는 이 여기 없으니, 누구와 함께 외로이 살아가랴?
칡넝쿨이 가시덤불 덮고, 넝쿨나물이 무덤 가득 뻗어가네.
내 사랑하는 이 여기 없으니, 누구와 함께 외로이 쉬랴?
뿔 베개 빛나고, 비단 이불 찬란하네.
내 사랑하는 이 여기 없으니, 누구와 함께 새벽을 맞으랴?
여름의 낮이여, 겨울의 밤이여.
백 년이 지나면, 그 곳으로 돌아가리!
겨울의 밤이여, 여름의 낮이여.
백 년이 지나면, 그 방으로 돌아가리!
〔125〕채령(采苓)
영지버섯 캐고 캐어, 수양산 정상에서.
사람들의 터무니없는 말을, 믿지도 마오.
버려라 버려라, 그것을 따르지도 마오.
사람들의 터무니없는 말이, 무슨 얻음이 있으랴?
씀바귀 캐고 캐어, 수양산 아래에서.
사람들의 터무니없는 말에, 참여하지도 마오.
버려라 버려라, 그것을 따르지도 마오.
사람들의 터무니없는 말이, 무슨 얻음이 있으랴?
순무 캐고 캐어, 수양산 동쪽에서.
사람들의 터무니없는 말을, 따르지도 마오.
버려라 버려라, 그것을 따르지도 마오.
사람들의 터무니없는 말이, 무슨 얻음이 있으랴?
────────────────────────────────────────────────────────────
【진풍(秦風)】
────────────────────────────────────────────────────────────
〔126〕거린(車鄰)
수레가 덜컹덜컹, 흰 이마 말이 있네.
아직 군자를 만나지 못하니, 사인(寺人)이 명을 전하네.
산비탈에 옻나무 있고, 습지에 밤나무 있네.
이미 군자를 만났으니, 함께 앉아 비파를 타네.
지금 즐기지 않으면, 세월이 흘러가리.
산비탈에 뽕나무 있고, 습지에 버드나무 있네.
이미 군자를 만났으니, 함께 앉아 생황을 부네.
지금 즐기지 않으면, 세월이 사라져가리.
〔127〕사철(駟驖)
네 마리 검은 말 매우 살찌고, 여섯 고삐 손에 쥐었네.
공의 총애 받는 신하들, 공을 따라 사냥하네.
때에 맞추어 수말을 받드니, 그 수말 매우 크고 굳세네.
공이 말하네, 왼쪽으로 하라, 화살 뽑아 잡아라.
북원에서 노니니, 네 마리 말이 이미 길들었네.
가벼운 수레에 방울 달린 재갈이고, 사냥개 태우고 달리네.
〔128〕소융(小戎)
작은 병거 가볍고, 다섯 가죽 끈 매인 끌채라네.
고리로 말 옆구리 조이고, 가죽 끈 이어 달았네.
수놓은 방석 긴 바퀴통, 얼룩말 수레에 메었네.
임을 생각하니, 그 성품 온화하기 옥 같구나.
저 판잣집에 계시니, 내 마음 어지럽게 하네.
네 마리 수말 매우 건장하고, 여섯 고삐 손에 쥐었네.
붉은 수말이 이미 갖추어지고, 잘 훈련되어 법도 있네.
바퀴살 이미 균형 잡히고, 좌우 수말 가지런하네.
마음속으로 기쁘건만, 잠자리에서 꿈만 어렴풋이 꾸네.
〔129〕겸가(蒹葭)
갈대가 우거지고 우거지니, 흰 이슬이 서리 되었네.
이른바 저 그 사람이, 물 건너편에 있네.
거슬러 찾아가려 하니, 길이 막히고 길기만 하네.
따라 내려가 찾으려 하니, 물 가운데 있는 듯하네.
갈대가 무성하고 무성하니, 흰 이슬 아직 마르지 않았네.
이른바 저 그 사람이, 물가에 있네.
거슬러 찾아가려 하니, 길이 험하고 가파르네.
따라 내려가 찾으려 하니, 물 가운데 섬에 있는 듯하네.
갈대가 무성하고 무성하니, 흰 이슬 아직 다 마르지 않았네.
이른바 저 그 사람이, 물가 언덕에 있네.
거슬러 찾아가려 하니, 길이 험하고 구불구불하네.
따라 내려가 찾으려 하니, 물 가운데 물가에 있는 듯하네.
〔130〕종남(終南)
종남산에 무엇이 있나? 가래나무와 매화나무 있네.
군자가 이르러 서시니, 비단옷에 여우 갖옷 입었네.
얼굴은 붉게 빛나니, 우리의 군주시로다!
종남산에 무엇이 있나? 기(紀)와 당(堂)이 있네.
군자가 이르러 서시니, 수놓은 옷에 수놓은 치마 입었네.
패옥이 쨍쨍 소리 나니, 오래도록 잊지 않으리!
〔131〕황조(黃鳥)
짹짹 우는 꾀꼬리, 가시나무에 앉았네.
누가 목공을 따랐는가? 자거씨 엄식이라네.
이 엄식이야말로, 백 사람 중의 빼어난 이.
저 구덩이에 임하니, 두려워 떨며 전율하네.
저 푸른 하늘이여, 우리의 어진 이를 다 죽이시나!
속죄할 수 있다면, 백 사람이 그 대신 죽으련만!
짹짹 우는 꾀꼬리, 뽕나무에 앉았네.
누가 목공을 따랐는가? 자거씨 중행이라네.
이 중행이야말로, 백 사람의 방패라네.
저 구덩이에 임하니, 두려워 떨며 전율하네.
저 푸른 하늘이여, 우리의 어진 이를 다 죽이시나!
속죄할 수 있다면, 백 사람이 그 대신 죽으련만!
짹짹 우는 꾀꼬리, 가시나무에 앉았네.
누가 목공을 따랐는가? 자거씨 침호라네.
이 침호야말로, 백 사람의 막는 이.
저 구덩이에 임하니, 두려워 떨며 전율하네.
저 푸른 하늘이여, 우리의 어진 이를 다 죽이시나!
속죄할 수 있다면, 백 사람이 그 대신 죽으련만!
〔132〕신풍(晨風)
빠르게 나는 새매여, 저 울창한 북쪽 숲으로.
아직 임을 만나지 못하니, 근심스러운 마음 두려움에 가득.
어찌하여, 나를 이리 많이 잊는가!
산에 팥배나무 있고, 습지에 마가목 있네.
아직 임을 만나지 못하니, 근심스러운 마음 술에 취한 듯.
어찌하여, 나를 이리 많이 잊는가!
산에 가시나무 있고, 습지에 여섯 줄 박달나무 있네.
아직 임을 만나지 못하니, 근심스러운 마음 즐거움 없네.
어찌하여, 나를 이리 많이 잊는가!
〔133〕무의(無衣)
어찌 옷이 없다 하랴? 그대와 전포 함께 입으리.
왕이 군사 일으키시니, 내 창과 모를 손질하리.
그대와 함께 원수를 갚으리!
어찌 옷이 없다 하랴? 그대와 속옷 함께 입으리.
왕이 군사 일으키시니, 내 창과 창 손질하리.
그대와 함께 일어나 싸우리!
어찌 옷이 없다 하랴? 그대와 치마 함께 입으리.
왕이 군사 일으키시니, 내 갑옷과 병기 손질하리.
그대와 함께 나아가 싸우리!
〔134〕위양(渭陽)
외숙부를 배웅하며, 위수 북쪽까지 이르렀네.
무엇으로 선물하랴? 큰 수레와 네 마리 누런 말.
외숙부를 배웅하며, 유유히 내 그리움 깊어지네.
무엇으로 선물하랴? 아름다운 옥 패물.
〔135〕권여(權輿)
아아 나에게, 처음엔 큰 집 넉넉하였건만, 지금은 매번 먹어도 남는 것 없네.
아아, 처음의 넉넉함에 미치지 못하는구나!
아아 나에게, 매번 먹을 때 네 그릇이었건만, 지금은 매번 먹어도 배가 차지 않네.
아아, 처음의 넉넉함에 미치지 못하는구나!
────────────────────────────────────────────────────────────
【진풍(陳風)】
────────────────────────────────────────────────────────────
〔136〕완구(宛丘)
그대가 흥겹게 노니니, 완구 위에서로다.
진실로 정이 있기도 하여, 그러면서도 어찌 된 것인지 알 수 없네.
쿵쿵 북을 치며, 완구 아래에서.
겨울도 없고 여름도 없이, 백로 깃털 들고 춤추네.
쿵쿵 질항아리 두드리며, 완구 길에서.
겨울도 없고 여름도 없이, 백로 깃털 장식 들고 춤추네.
〔137〕동문지분(東門之枌)
동문의 느릅나무, 완구의 상수리나무 아래에서.
자중씨의 딸이, 그 아래서 나풀나풀 춤추네.
좋은 날 뽑아 정하니, 남쪽 들판이라네.
삼도 삼지 않고, 장터에서 나풀나풀 춤추네.
좋은 날 출발하여, 여럿이 함께 가네.
그대를 보기가 패랭이꽃 같고, 내게 한 줌 산초를 선물하네.
〔138〕형문(衡門)
가로로 놓인 문지방 아래에서, 느긋하게 쉴 수 있네.
솟아나는 샘물이 넘실넘실, 배고픔도 즐길 수 있네.
어찌 꼭 물고기 먹어야 한다면, 반드시 황하의 방어여야 하나?
어찌 꼭 아내를 맞이한다면, 반드시 제나라 강씨여야 하나?
어찌 꼭 물고기 먹어야 한다면, 반드시 황하의 잉어여야 하나?
어찌 꼭 아내를 맞이한다면, 반드시 송나라 자씨여야 하나?
〔139〕동문지지(東門之池)
동문의 연못에서, 삼을 담글 수 있네.
저 아름다운 아가씨여, 함께 노래할 수 있네.
동문의 연못에서, 모시를 담글 수 있네.
저 아름다운 아가씨여, 함께 이야기할 수 있네.
동문의 연못에서, 등심초를 담글 수 있네.
저 아름다운 아가씨여, 함께 말을 나눌 수 있네.
〔140〕동문지양(東門之楊)
동문의 버드나무, 그 잎이 무성하네.
저녁을 기약으로 삼았는데, 샛별이 환하게 빛나네.
동문의 버드나무, 그 잎이 흐드러지네.
저녁을 기약으로 삼았는데, 샛별이 반짝반짝 빛나네.
〔141〕묘문(墓門)
무덤 문에 가시나무 있으니, 도끼로 찍어내네.
저 사람이 어질지 않으니, 나라 사람들이 아네.
알면서도 그치지 않으니, 이미 오래전에 그래왔다네.
무덤 문에 매화나무 있으니, 올빼미가 떼 지어 앉았네.
저 사람이 어질지 않으니, 노래로 꾸짖네.
꾸짖어도 돌아보지 않으니, 뒤집혀 나를 생각하게 되리.
〔142〕방유작소(防有鵲巢)
제방에 까치집 있으니, 언덕에 마름풀 있네.
누가 내 사랑을 이간질하는가? 마음이 근심스럽고 근심스럽네.
큰 길에 벽돌 있으니, 언덕에 취란 있네.
누가 내 사랑을 이간질하는가? 마음이 두렵고 두렵네.
〔143〕월출(月出)
달이 환하게 떠오르니, 아름다운 이가 곱기도 하여라.
가느다랗게 하늘거리니, 내 마음 조마조마하네.
달이 환하게 빛나니, 아름다운 이가 고우기도 하여라.
가느다랗게 하늘거리니, 내 마음 흔들리네.
달이 환하게 비추니, 아름다운 이가 밝기도 하여라.
가느다랗게 하늘거리니, 내 마음 아프네.
〔144〕주림(株林)
어찌하여 주 땅 숲으로 가는가? 하남을 따라가는 것이라네!
주 땅 숲으로 가는 게 아니라, 하남을 따라가는 것이라네!
수레에 내 말을 매고, 주 땅 들판에서 쉬네.
내 작은 말 타고서, 아침에 주 땅에서 밥 먹네!
〔145〕택피(澤陂)
저 못의 언덕에, 부들과 연꽃이 있네.
아름다운 한 사람, 어찌하면 좋을까?
자나 깨나 할 일 없이, 눈물이 흘러 줄줄 흐르네.
저 못의 언덕에, 부들과 난초가 있네.
아름다운 한 사람, 크고 빼어나게 아름다우네.
자나 깨나 할 일 없이, 마음속이 시름시름 아프네.
저 못의 언덕에, 부들과 연꽃 봉오리 있네.
아름다운 한 사람, 크고 빼어나게 의젓하네.
자나 깨나 할 일 없이, 뒤척이며 베개 안고 있네.
────────────────────────────────────────────────────────────
【회풍(檜風)】
────────────────────────────────────────────────────────────
〔146〕고구(羔裘)
새끼 양 갖옷 입고 유유자적하고, 여우 갖옷 입고 조회에 나가네.
어찌 그대 생각 안 하랴? 마음이 근심스럽고 근심스럽네.
새끼 양 갖옷 입고 훨훨 날 듯하고, 여우 갖옷이 대청에 있네.
어찌 그대 생각 안 하랴? 내 마음 근심스럽고 슬프네.
새끼 양 갖옷이 기름 같고, 해가 나면 빛나네.
어찌 그대 생각 안 하랴? 마음속이 슬프네.
〔147〕소관(素冠)
흰 관을 쓴 이를 볼 수 있으랴? 상중의 사람 야위고 야위었으니, 마음이 슬프고 슬프네.
흰 옷을 입은 이를 볼 수 있으랴? 내 마음 슬프고 슬프니, 잠시 그대와 함께 돌아가련만.
흰 무릎 덮개를 볼 수 있으랴? 내 마음 맺히고 맺혔으니, 잠시 그대와 하나 되련만.
〔148〕습유창초(隰有萇楚)
습지에 쥐엄나무 있으니, 그 가지 하늘하늘 드리웠네.
어리고 싱싱하네, 그대가 아무것도 모름이 부럽네.
습지에 쥐엄나무 있으니, 그 꽃 하늘하늘 피었네.
어리고 싱싱하네, 그대에게 가정 없음이 부럽네.
습지에 쥐엄나무 있으니, 그 열매 하늘하늘 달렸네.
어리고 싱싱하네, 그대에게 집 없음이 부럽네.
〔149〕비풍(匪風)
거센 바람 불어오고, 수레가 빠르게 달리네.
저 큰길 돌아보니, 마음속이 아프네.
바람이 휘몰아치고, 수레가 빠르게 달리네.
저 큰길 돌아보니, 마음속이 비통하네.
누가 물고기를 요리할 수 있을까? 솥을 씻어 준비하리.
누가 서쪽으로 돌아갈까? 좋은 소식 전해주리.
────────────────────────────────────────────────────────────
【조풍(曹風)】
────────────────────────────────────────────────────────────
〔150〕부유(蜉蝣)
하루살이의 날개, 옷차림이 화려하네.
마음의 근심이여, 나는 어디서 돌아가 쉬랴.
하루살이의 날개, 색색의 옷이라네.
마음의 근심이여, 나는 어디서 돌아가 숨으랴.
하루살이가 구멍 뚫고 나오니, 삼베 옷이 눈처럼 희네.
마음의 근심이여, 나는 어디서 돌아가 편안하랴.
〔151〕후인(候人)
저 길 지키는 사람이여, 창과 방패를 들었네.
저 훌륭한 이여, 삼백 명의 붉은 슬개골 가리개라네.
사다새가 돌다리에 있으니, 날개를 적시지 않네.
저 훌륭한 이여, 그 옷차림에 걸맞지 않네.
사다새가 돌다리에 있으니, 부리를 적시지 않네.
저 훌륭한 이여, 이미 나를 만나지 않네.
비구름이 자욱하게 피어오르고, 남산에 아침 안개 끼네.
어여쁘고 예쁜 막내 아가씨가, 굶주리며 지내고 있네.
〔152〕시구(鳲鳩)
뻐꾸기가 뽕나무에 있으니, 그 새끼가 일곱이라네.
어진 군자여, 그 위의가 한결같네.
그 위의가 한결같으니, 마음이 굳게 묶인 듯하네.
뻐꾸기가 뽕나무에 있으니, 그 새끼들 매화나무에 있네.
어진 군자여, 그 허리띠는 명주실이라네.
그 허리띠는 명주실이고, 그 관은 청흑색이라네.
뻐꾸기가 뽕나무에 있으니, 그 새끼들 가시나무에 있네.
어진 군자여, 그 위의에 차이가 없네.
그 위의에 차이가 없으니, 사방 나라들을 바로잡네.
뻐꾸기가 뽕나무에 있으니, 그 새끼들 개암나무에 있네.
어진 군자여, 나라 사람들을 바로잡고, 나라 사람들을 바로잡네.
어찌 만년토록 하지 않으랴?
〔153〕하천(下泉)
차가운 저 샘물이여, 저 기장 묶음을 적시네.
슬프게 잠에서 깨어 탄식하며, 저 주나라 서울을 그리워하네.
차가운 저 샘물이여, 저 쑥 묶음을 적시네.
슬프게 잠에서 깨어 탄식하며, 저 서울 주를 그리워하네.
차가운 저 샘물이여, 저 시초 묶음을 적시네.
슬프게 잠에서 깨어 탄식하며, 저 서울을 그리워하네.
무성하게 자라는 기장 묘목, 음우가 적셔주네.
사방에 왕이 계시니, 순백이 수고롭게 하네.
────────────────────────────────────────────────────────────
【빈풍(豳風)】
────────────────────────────────────────────────────────────
〔154〕칠월(七月)
칠월에 화성이 서쪽으로 기울고, 구월에 겨울옷 나눠주네.
일월에 바람이 매섭게 불고, 이월에는 추위가 뼈를 에네.
옷도 없고 갈포옷도 없으니, 어찌 한 해를 마칠까?
삼월에 쟁기 들고, 사월에 발을 들어 밭 나가네.
아내와 자식들 데리고, 남쪽 밭에 밥 날르네, 농사 감독관이 기뻐하네.
칠월에 화성이 기울고, 구월에 겨울옷 나눠주네.
봄날 해가 따뜻해지고, 꾀꼬리가 우네.
여인들이 깊은 광주리 들고, 작은 길 따라가며, 부드러운 뽕잎 구하네.
봄날이 더디고 더디게 지나가고, 흰 쑥 한 아름 캐네.
여인의 마음 슬퍼지니, 공자와 함께 돌아갈까 두려워서라네.
칠월에 화성이 기울고, 팔월에 갈대를 베네.
누에 달이면 뽕가지 치고, 저 도끼와 자귀 들고서.
멀리 뻗은 가지 쳐내고, 어린 뽕나무 돌봐주네.
칠월에 뻐꾸기가 울고, 팔월에 실을 잣네.
검은 실 노란 실로, 내 붉은 색이 찬란하니, 공자의 옷을 만드네.
사월에 원추리 씨 여물고, 오월에 매미가 우네.
팔월에 곡식을 거두고, 시월에 낙엽 지네.
일월에 너구리 사냥하고, 여우와 살쾡이 잡아, 공자의 갓옷 만드네.
이월에 함께 모여, 무공을 이어받아, 작은 멧돼지 사냥은 각자 갖고, 큰 멧돼지 공에게 바치네.
오월에 메뚜기 다리 움직이고, 유월에 베짱이 날개 떨치네.
칠월에 들판에, 팔월에 처마 밑에, 구월에 문 안에, 시월에 귀뚜라미 내 침상 아래 드네.
구멍 막고 쥐 잡아, 북쪽 창 막고 문 바르고.
아아 아내와 자식들아, 한 해가 바뀌려 하니, 이 방으로 들어와 살아야 하네.
유월에 아가위와 개머루 먹고, 칠월에 아욱과 콩 삶아 먹네.
팔월에 대추 따고, 시월에 벼 거두어, 이로써 봄 술 빚어, 장수를 빌어드리네.
칠월에 오이 먹고, 팔월에 박 따고, 구월에 삼씨 줍고,
씀바귀 베고 참죽나무 땔감 하여, 우리 농부 먹이네.
구월에 타작마당 만들고, 시월에 곡식 거두어들이네.
기장과 수수, 늦벼와 삼과 콩과 보리.
아아 우리 농부들이여, 우리 곡식 이미 거두었으니, 올라가 집안 수리하세.
낮에는 지붕 이고, 밤에는 새끼 꼬세.
빨리 집 지붕 이어야, 봄이 오면 씨 뿌릴 수 있네.
이월에 얼음 쩡쩡 쪼개고, 삼월에 얼음 창고에 들이네.
사월에 이른 아침, 새끼 양 잡고 부추 제물로 바치네.
구월에 서리가 내리고, 시월에 타작마당 쓸어내네.
함께 술 마시며 즐기고, 새끼 양 잡아 먹으세.
저 공당에 올라가서, 저 무소 뿔 잔 들고, 만수무강 하소서!
〔155〕치효(鴟鴞)
올빼미야 올빼미야, 이미 내 새끼 빼앗았으니, 내 둥지만은 허물지 마라.
아끼고 힘써 길렀으니, 새끼들이 가엾기 때문이라네.
하늘이 흐려 비 오기 전에, 저 뽕나무 껍질 벗겨, 창과 문을 단단히 엮었네.
이제 너희 아래 백성들아, 혹시 나를 업신여기는 자 있겠느냐?
내 손이 부르텄고, 내가 갈대 꺾어모았고.
내가 먹이를 쌓았으나, 내 입이 다 병들었으니, 둥지도 아직 없다고 말하지 마라.
내 날개가 성글성글하고, 내 꼬리가 너덜너덜하고, 내 둥지가 흔들흔들하네.
비바람에 흔들리고 흔들리며, 나의 울음은 비통하기만 하네!
〔156〕동산(東山)
나는 동산으로 갔었네, 오래도록 돌아오지 못했네.
내 이제 동쪽에서 돌아오니, 보슬비가 내리네.
내 동쪽에서 돌아오리 했으니, 내 마음 서쪽을 향해 슬프네.
저 옷을 만들어놓고, 무사히 행군하지 않으리.
애벌레가 꿈틀꿈틀, 뽕나무 들판에 있네.
홀로 쓸쓸히 자며, 수레 아래에 있네.
나는 동산으로 갔었네, 오래도록 돌아오지 못했네.
내 이제 동쪽에서 돌아오니, 보슬비가 내리네.
박과 조롱박 열매가, 처마에도 뻗어 있네.
쥐며느리가 방 안에 있고, 집거미가 문에 있네.
마당 빈 곳은 사슴 자리가 됐고, 반딧불이 밤새 날아다니네.
두렵게 여겨야 하지 않지만, 그래도 그리운 곳이라네.
나는 동산으로 갔었네, 오래도록 돌아오지 못했네.
내 이제 동쪽에서 돌아오니, 보슬비가 내리네.
황새가 두덩 위에서 울고, 아내가 방 안에서 탄식하네.
집을 쓸고 닦으니, 내가 드디어 돌아왔구나.
박이 주렁주렁 달리고, 밤나무 땔감에 얹혀 있네.
내가 떠난 이후로, 지금까지 삼 년이 됐구나.
나는 동산으로 갔었네, 오래도록 돌아오지 못했네.
내 이제 동쪽에서 돌아오니, 보슬비가 내리네.
꾀꼬리가 날아가니, 그 날개 빛나네.
이 아가씨 시집올 때, 흰 말과 누런 말이었네.
어머니가 친히 패물 달아주며, 온갖 위의 갖추었건만.
새 혼인이 진실로 좋았건만, 옛 혼인은 어떠했을까?
〔157〕파부(破斧)
이미 내 도끼를 부수고, 또 내 자귀도 이지러뜨렸네.
주공이 동쪽으로 정벌하니, 사방 나라들이 안정되었네.
우리 백성들을 가엾게 여기니, 또한 매우 훌륭하다네.
이미 내 도끼를 부수고, 또 내 끌도 이지러뜨렸네.
주공이 동쪽으로 정벌하니, 사방 나라들이 교화되었네.
우리 백성들을 가엾게 여기니, 또한 매우 아름답다네.
이미 내 도끼를 부수고, 또 내 끌도 이지러뜨렸네.
주공이 동쪽으로 정벌하니, 사방 나라들이 모였네.
우리 백성들을 가엾게 여기니, 또한 매우 훌륭하다네.
〔158〕벌가(伐柯)
도낏자루를 베려면 어찌 하나? 도끼 없이는 못 하지.
아내를 맞이하려면 어찌 하나? 중매 없이는 안 되지.
도낏자루를 베고 또 베니, 그 법칙이 멀지 않네.
내 저 아가씨를 만나니, 제기에 음식 가득 차네.
〔159〕구역(九罭)
아홉 겹 그물에 걸린 물고기, 송어와 방어라네.
내가 저 아가씨를 만나니, 곤룡포에 수놓은 치마라네.
기러기 날아 물가 따라가니, 공이 돌아갈 곳 없네.
그대 있는 곳에서 편히 머무소서, 어진 군자들이 꾀하고 헤아리니,
어찌 말하지 않겠소?
기러기 날아 육지 따라가니, 공이 돌아가 돌아오지 않으시네.
그대 있는 곳에서 이틀 밤 머무소서, 나를 데리고 돌아가지 않으시니, 근심스러운 마음 두근두근하네.
〔160〕낭발(狼跋)
이리가 자기 턱밑 살을 밟고, 꼬리에 걸려 넘어지네.
공손께서 몸집이 크고 포동포동하여, 붉은 신발 신고 의젓하네.
이리가 꼬리에 걸려 넘어지고, 자기 턱밑 살을 밟네.
공손께서 몸집이 크고 포동포동하여, 덕스러운 말씀에 흠이 없으시네!
============================================================
제2부 소아(小雅)
============================================================
────────────────────────────────────────────────────────────
【녹명지십(鹿鳴之什)】
────────────────────────────────────────────────────────────
〔161〕녹명(鹿鳴)
우우 사슴이 울며, 들의 쑥을 먹네.
나에게 귀한 손님 있으니, 비파 타고 생황 부네.
생황 불고 비파 타며, 광주리 가져와 드리네.
사람이 나를 좋아하니, 나에게 큰길 보여주네.
우우 사슴이 울며, 들의 쑥을 먹네.
나에게 귀한 손님 있으니, 덕스러운 말씀 매우 밝네.
백성을 경박하게 보지 않으시니, 군자가 본받을 만하네.
나에게 좋은 술 있으니, 귀한 손님이 즐겁게 드시네.
우우 사슴이 울며, 들의 금목서 먹네.
나에게 귀한 손님 있으니, 비파 타고 거문고 타네.
비파 타고 거문고 타니, 화목하고 즐거우며 마음 맞네.
나에게 좋은 술 있으니, 귀한 손님의 마음 즐겁게 해드리네.
〔162〕사모(四牡)
네 마리 수말이 힘차게 달리고, 큰길이 멀고 멀다네.
어찌 돌아가고 싶지 않으랴? 왕의 일이 끝이 없어, 내 마음 슬프고 슬프네.
네 마리 수말이 힘차게 달리고, 얼룩말이 숨을 헐떡이네.
어찌 돌아가고 싶지 않으랴? 왕의 일이 끝이 없어, 편히 쉴 틈이 없네.
훨훨 나는 산비둘기, 날았다 앉았다 하며, 떡갈나무 숲에 모이네.
왕의 일이 끝이 없어, 부모를 보살필 겨를이 없네.
훨훨 나는 산비둘기, 날았다 멈추었다 하며, 구기자나무 숲에 모이네.
왕의 일이 끝이 없어, 어머니를 보살필 겨를이 없네.
저 네 마리 흰 말 수레 몰아, 힘차게 달려가네.
어찌 돌아가고 싶지 않으랴? 이 때문에 노래 지으니, 어머니께 돌아가려는 마음 전하려네.
〔163〕황황자화(皇皇者華)
아름다운 꽃이 피었으니, 저 언덕과 습지에서.
빠르게 달리는 원정 가는 이여, 매번 당황하며 미치지 못할까 걱정하네.
내 말은 망아지라네, 여섯 고삐 윤기 나네.
달리고 몰아가며, 두루 물어보고 상의하네.
내 말은 청흑색이라네, 여섯 고삐 명주실 같네.
달리고 몰아가며, 두루 꾀하고 논의하네.
내 말은 얼룩말이라네, 여섯 고삐 이미 고르네.
달리고 몰아가며, 두루 자문하고 물어보네.
내 말은 청총마라네, 여섯 고삐 고리 이었네.
달리고 몰아가며, 두루 꾀하고 방문하네.
〔164〕상체(常棣)
아가위나무의 꽃이, 꽃받침이 빛나고 빛나네.
세상 사람들 중에, 형제만 한 이 없다네.
죽음과 상의 위협에, 형제는 진실로 염려해주네.
언덕과 습지가 가득 차도, 형제가 서로 찾아주네.
할미새가 들판에 있으니, 형제가 급하고 어려울 때 돕네.
좋은 친구들이 있다 해도, 다만 길이 탄식할 뿐이라네.
형제가 집 안에서 다투어도, 밖의 모욕은 함께 막아주네.
좋은 친구들이 있다 해도, 함께 도와줌이 없다네.
상란이 이미 평정되고, 이미 편안하고 안녕하네.
비록 형제가 있다 해도, 친구만 못하다네.
제기에 음식 가득 차리고, 마음껏 술을 마시네.
형제가 이미 모여, 화목하고 즐거우며 친근하네.
처자식이 화목하기, 거문고와 비파 함께 타는 듯하네.
형제가 이미 화합하니, 화목하고 즐거우며 마음 맞네.
그대 집안을 편안히 하고, 그대 처자를 즐겁게 하라.
이를 깊이 연구하고 생각하니, 진실로 그러한가?
〔165〕벌목(伐木)
쿵쿵 나무 베는 소리, 새가 앵앵 울며 지저귀네.
깊은 골짜기 나와서, 높은 나무 위로 옮겨갔네.
앵앵 우짖으며, 벗의 소리 구하네.
저 새를 보라, 그래도 벗의 소리 구하건만.
하물며 사람이랴, 벗을 구하지 않으랴?
신이 들으시면, 끝내 화목하고 평안하리.
나무 베니 허허하고, 맑은 술을 거르네.
이미 살찐 새끼 양 있으니, 여러 숙부 어른들 모시네.
오지 않더라도, 내가 돌보지 않아서가 아니라네.
깨끗이 쓸고 청소하여, 여덟 그릇 음식 차렸네.
이미 살찐 수소 있으니, 여러 외숙 어른들 모시네.
오지 않더라도, 내 탓이 아니라네.
산비탈에 나무 베고, 맑은 술 넘치게 거르네.
제기에 음식 차려놓고, 형제들이 멀리 있지 않네.
백성이 덕을 잃은 것은, 마른 밥 때문에 잘못을 범해서라네.
술이 있으면 거르고, 술이 없으면 사오리.
북을 쿵쿵 치고, 춤을 덩실덩실 추네.
우리 여유로울 때를 기다려, 이 맑은 술을 함께 마시리.
〔166〕천보(天保)
하늘이 그대를 편안히 하시니, 또한 매우 굳건하네.
그대를 풍요롭고 두텁게 하시니, 어떤 복인들 내리지 않으랴?
그대에게 많은 것 더하시니, 풍성하지 않음이 없으리.
하늘이 그대를 편안히 하시니, 그대에게 순수한 복 주시네.
남김없이 마땅하게 하시니, 하늘의 온갖 복 받으리.
그대에게 먼 복 내리시니, 날로 부족함이 없으리.
하늘이 그대를 편안히 하시니, 이로써 흥하지 않음이 없으리.
산처럼 언덕처럼, 산마루처럼 큰 산처럼.
강물이 막 밀려오듯, 이로써 더하지 않음이 없으리.
길일에 깨끗이 하여 제사 음식 올리고, 이로써 효성스럽게 제사 드리네.
봄 제사 여름 제사 가을 제사 겨울 제사, 선조와 선왕께 드리네.
군주가 말하네, 그대에게 점쳐 드리니, 만수무강 하소서.
신이 돌아보시어, 그대에게 많은 복 내리시네.
백성들의 성품이, 날로 음식을 먹으니.
모든 백성들이, 두루 그대의 덕을 입으리.
달이 차오르듯, 해가 떠오르듯.
남산처럼 오래 살며, 기울거나 무너지지 않으리.
소나무 잣나무처럼 무성하여, 그대에게 이어받지 않음이 없으리.
〔167〕채미(采薇)
고사리 캐고 캐어, 고사리도 이미 돋아났네.
돌아가리 돌아가리 하면서, 한 해도 이미 저물어가네.
집도 없고 집안도 없으니, 험윤(玁狁) 때문이라네.
편히 앉을 겨를 없으니, 험윤 때문이라네.
고사리 캐고 캐어, 고사리도 부드럽네.
돌아가리 돌아가리 하면서, 마음도 이미 근심스럽네.
근심스러운 마음 타오르듯, 굶주리고 목마르네.
우리 수자리 살 곳 정해지지 않으니, 소식 전할 이 없네.
고사리 캐고 캐어, 고사리도 이미 굳어졌네.
돌아가리 돌아가리 하면서, 한 해도 이미 늦었네.
왕의 일이 끝이 없으니, 편히 앉을 겨를 없네.
근심스러운 마음 매우 병이 들었으니, 내가 돌아가지 못하네!
저 무엇이 한창인가? 찔레꽃이 피었네.
저 수레가 무엇인가? 군자의 수레라네.
전차가 이미 대기하고, 네 마리 수말이 크고 우람하네.
어찌 감히 편히 살랴? 한 달에 세 번 싸웠다네.
저 네 마리 수말 몰아가니, 네 마리 수말이 힘차네.
군자가 타고 계시니, 소인은 그 뒤에 있네.
네 마리 수말이 의젓의젓하고, 상아 활끝에 물고기 가죽 화살통이라네.
어찌 날마다 경계하지 않으랴? 험윤이 매우 급박하니!
예전에 내가 떠날 때, 버드나무 하늘하늘했는데.
지금 내가 돌아오니, 비와 눈이 펄펄 날리네.
길을 걸어가기 더디고 더디며, 굶주리고 목마르네.
내 마음 슬프고 슬프니, 아무도 내 슬픔을 알아주지 않네!
〔168〕출거(出車)
내 수레 내어서, 저 목장으로 가네.
천자의 처소에서, 나를 오라고 하셨네.
저 마부를 불러, 짐 싣게 하네.
왕의 일이 많고 어려우니, 실로 급하고 급하네.
내 수레 내어서, 저 교외로 가네.
이 깃발 세우고, 저 야크 꼬리 깃 세우네.
저 깃발과 기가, 어찌하여 펄럭이지 않는가?
근심스러운 마음 조마조마하고, 마부가 몹시 지쳐버렸네.
왕이 남중에게 명하여, 가서 북쪽 변방에 성을 쌓으라 하시네.
수레가 우르르 나아가고, 깃발이 펄럭이네.
천자가 나에게 명하여, 저 북방 변경에 성 쌓으라 하시네.
혁혁한 남중이여, 험윤을 무찔렀네.
예전에 내가 떠날 때, 기장과 피가 한창 꽃 피었건만.
지금 내가 돌아오니, 비와 눈이 길을 덮었네.
왕의 일이 많고 어려우니, 편히 앉을 겨를 없네.
어찌 돌아가고 싶지 않으랴? 이 공문서가 두렵기 때문이라네.
요요 우는 풀벌레여, 폴짝폴짝 뛰는 메뚜기여.
아직 임을 만나지 못하니, 근심스러운 마음 두근두근.
이미 임을 만났으니, 내 마음이 편안해지네.
봄날이 더디고 더디게 지나가고, 초목이 무성하게 자라네.
꾀꼬리가 지저귀고, 흰 쑥 한 아름 캐네.
포로 잡고 적 사로잡아, 빨리 돌아가리.
혁혁한 남중이여, 험윤을 평정했네.
〔169〕체두(杕杜)
홀로 선 아가위나무, 그 열매가 탐스럽네.
왕의 일이 끝이 없으니, 내 날들이 이어지네.
해와 달이 지나가고, 여인의 마음 아프고, 원정 나간 남편 생각에 가득.
홀로 선 아가위나무, 그 잎이 무성하네.
왕의 일이 끝이 없으니, 내 마음 슬프고 슬프네.
초목이 무성하고, 여인의 마음 슬프고, 원정 나간 남편 돌아오려나.
저 북산에 올라서, 구기자를 캐네.
왕의 일이 끝이 없으니, 부모님 걱정이 되네.
수레가 이미 낡고, 네 마리 말이 지쳐있고, 원정 나간 남편 머지않으리.
돌아오지도 않고 오지도 않으니, 근심스러운 마음 매우 괴롭네.
그 사람이 떠나 이르지 않으니, 더욱 걱정이 되네.
점도 쳐보았으니, 만날 때가 가깝다 하고, 원정 나간 남편 가까이 왔으리.
〔170〕어려(魚麗)
물고기가 통발에 걸리니, 자가사리와 망둥이라네.
군자에게 술이 있으니, 맛있고 많기도 하다네.
물고기가 통발에 걸리니, 방어와 가물치라네.
군자에게 술이 있으니, 많고 맛있기도 하다네.
물고기가 통발에 걸리니, 메기와 잉어라네.
군자에게 술이 있으니, 맛있고 풍성하기도 하다네.
음식이 많기도 하여, 진실로 아름답기도 하여!
음식이 맛있기도 하여, 진실로 알맞기도 하여!
음식이 풍성하기도 하여, 진실로 때맞기도 하여!
〔171〕남유가어(南有嘉魚)
남쪽에 좋은 물고기 있으니, 무리 지어 헤엄치네.
군자에게 술이 있으니, 귀한 손님이 즐겁게 노네.
남쪽에 좋은 물고기 있으니, 무리 지어 헤엄치네.
군자에게 술이 있으니, 귀한 손님이 기쁘게 노네.
남쪽에 굽은 나무 있으니, 달콤한 박 넝쿨이 감아오르네.
군자에게 술이 있으니, 귀한 손님이 편안히 노네.
훨훨 나는 산비둘기, 이 자리로 날아오네.
군자에게 술이 있으니, 귀한 손님이 즐겁게 노네.
〔172〕남산유대(南山有臺)
남산에 땃두릅나무 있고, 북산에 여우오줌풀 있네.
즐겁도다 군자여, 나라 집안의 기둥이로다.
즐겁도다 군자여, 만수무강하소서.
남산에 뽕나무 있고, 북산에 버드나무 있네.
즐겁도다 군자여, 나라 집안의 빛이로다.
즐겁도다 군자여, 만수무강하소서.
남산에 구기자나무 있고, 북산에 자두나무 있네.
즐겁도다 군자여, 백성의 부모로다.
즐겁도다 군자여, 덕스러운 말씀 그치지 않으소서.
남산에 개잎갈나무 있고, 북산에 박달나무 있네.
즐겁도다 군자여, 수명이 길지 않으랴?
즐겁도다 군자여, 덕스러운 말씀이 무성하소서.
남산에 탱자나무 있고, 북산에 개오동나무 있네.
즐겁도다 군자여, 백발이 되지 않으랴?
즐겁도다 군자여, 후손을 보전하소서.
────────────────────────────────────────────────────────────
【동궁지십(彤弓之什)】
────────────────────────────────────────────────────────────
〔173〕동궁(彤弓)
붉은 활이 느슨해졌으니, 받아서 보관해두리.
나에게 귀한 손님 있으니, 마음으로 기뻐하며 선물하네.
종과 북 이미 설치하고, 하루 아침 내내 잔치하네.
붉은 활이 느슨해졌으니, 받아서 수레에 실어두리.
나에게 귀한 손님 있으니, 마음으로 기쁘게 대접하네.
종과 북 이미 설치하고, 하루 아침 내내 돕네.
붉은 활이 느슨해졌으니, 받아서 창고에 넣어두리.
나에게 귀한 손님 있으니, 마음으로 좋아하며 대접하네.
종과 북 이미 설치하고, 하루 아침 내내 답례주 드리네.
〔174〕청청자아(菁菁者莪)
무성하게 자란 쑥이여, 저 산 모퉁이에 있네.
이미 군자를 만났으니, 즐겁고 또한 위의가 있네.
무성하게 자란 쑥이여, 저 물가 모래밭에 있네.
이미 군자를 만났으니, 내 마음이 기쁘네.
무성하게 자란 쑥이여, 저 언덕에 있네.
이미 군자를 만났으니, 내게 많은 재물 내려주시네.
둥실둥실 떠가는 버드나무 배, 가라앉았다 떴다 하네.
이미 군자를 만났으니, 내 마음 편안하네.
〔175〕육월(六月)
유월에 부산하게 출발하여, 전차가 이미 꾸려졌네.
네 마리 수말이 힘차고, 이것이 평상시 갑옷이라네.
험윤이 매우 기승을 부리니, 이로써 우리가 급박하게 됐네.
왕이 정벌을 나서시니, 이로써 왕국을 바로잡으려 하시네.
네 마리 검은 말 골라서, 잘 훈련시켜 법도 있게 하네.
이 유월에, 이미 내 갑옷 완성했네.
내 갑옷이 이미 완성되어, 삼십 리를 가네.
왕이 정벌을 나서시니, 이로써 천자를 도우네.
네 마리 수말이 길고 크며, 그 기세가 당당하네.
험윤을 쳐서, 큰 공을 이루었네.
엄숙하고 씩씩하게, 무공을 공손히 지키네.
무공을 공손히 지켜, 이로써 왕국을 안정시키네.
험윤이 겁도 없이, 초획 땅에 자리 잡았네.
경호와 방 땅을 침략하고, 경수 북쪽에 이르렀네.
수놓은 글자에 새 그림 깃발, 흰 깃발 나부끼네.
원정(元戎) 열 대의 수레가, 앞서서 길을 열어가네.
전차가 이미 편안하게 달리니, 가볍기도 하고 무겁기도 하네.
네 마리 말이 이미 잘 훈련되고, 훈련되고 길들어 있네.
험윤을 쳐서, 대원 땅에 이르렀네.
문무가 빛나는 길보여, 만방의 법이 되었네.
길보가 잔치 즐기니, 이미 많은 복을 받았네.
경호에서 돌아오니, 내가 떠난 지 오래됐구나.
여러 친구들에게 술 대접하고, 삶은 자라와 회 쳐 잉어 먹었네.
누가 여기 있는가? 장중이 효도하고 우애 있다네.
〔176〕채기(采芑)
잠깐 기(芑) 풀 캐니, 저 새 밭에서, 이 개간한 밭에서.
방숙이 이르러 서니, 그 수레가 삼천이라네.
군사들이 방패를 시험해보고, 방숙이 거느리네.
그 네 마리 검은 말 타고, 네 마리 말 이미 가지런하고 이미 정돈됐네.
방숙이 거느리니, 그 수레가 이미 이렇네.
우르르 천둥 울리며, 남산 옆에서.
방숙이 이르러 서니, 깃발이 펄럭이고 북 소리 쨍쨍.
방숙이 이르러 서니, 그 수레가 삼천이요, 군사들이 큰 도끼를 들고 있네.
〔177〕거공(車攻)
내 수레 이미 견고하고, 내 말이 이미 가지런하네.
네 마리 수말이 크고 힘차니, 수레 몰아 동쪽으로 가네.
사냥 수레 이미 훌륭하고, 네 마리 수말이 매우 건장하네.
동쪽에 포 땅 들판 있으니, 수레 몰아 사냥 나가네.
이 군자가 사냥하러 나가니, 군사들을 선발하여 웅웅 모이네.
깃발 세우고 야크 꼬리 깃 세워, 敖 땅에서 짐승 사냥하네.
저 네 마리 수말 모니, 네 마리 수말이 씩씩하네.
붉은 무릎 덮개에 금 신발, 조회에 모여 이어지네.
활 잡이 손가락 가리개 잘 갖추고, 활과 화살 이미 고르네.
활 쏘는 이 이미 모여서, 나를 도와 나무 사냥감 내어오네.
네 마리 누른 말 이미 멍에 메고, 두 곁말 비스듬히 달리지 않네.
그 달음질 멈추지 않으니, 화살 쏘면 꿰뚫는구나.
소소 말 울고, 유유 깃발 펄럭이네.
마부와 수행원이 놀라지 않으니, 큰 주방이 가득 차지 않네.
〔178〕길일(吉日)
길일 무일(戊日)이니, 이미 백마의 신에게 제사 지내고 기도했네.
사냥 수레 이미 훌륭하고, 네 마리 수말이 매우 건장하네.
저 높은 언덕에 올라서, 그 무리들 따라가네.
길일 경오일(庚午日)이니, 이미 내 말들 가려 뽑았네.
짐승들이 모여드는 곳, 암사슴과 수사슴이 우글우글하네.
칠수와 저수 강변을 따라, 천자의 사냥터로 가네.
저 들판 한가운데 바라보니, 넓고 크게 많이 있네.
무리 지어 혹은 떼 지어, 혹은 무리 이루어 혹은 짝 지어 있네.
모두 좌우로 몰아, 천자를 즐겁게 해드리네.
이미 내 활을 당기고, 이미 내 화살을 끼웠네.
저 작은 암퇘지 쏘아 잡고, 저 큰 무소도 쏘아 잡네.
이로써 손님을 대접하고, 또한 단술을 따르네.
〔179〕홍안(鴻雁)
기러기 날아가며, 그 날개 쏴쏴 소리 내네.
이 사람이 원정 가니, 들판에서 수고롭네.
가엾은 사람들에게 미치어, 이 홀아비와 과부들을 가엾게 여기네.
기러기 날아가며, 못 가운데 모이네.
이 사람이 담 쌓으니, 백 겹 담이 모두 완성됐네.
비록 수고롭다 해도, 마침내 편안한 집 얻었네.
기러기 날아가며, 슬프게 울며 꾸룩꾸룩하네.
오직 이 지혜로운 이만, 나를 수고롭다 하네.
저 어리석은 이는, 내가 교만하다 하네.
〔180〕정료(庭燎)
밤이 어떠한가? 밤이 아직 한창이고, 뜰에 세운 횃불 빛이 밝네.
군자가 이르러 서시니, 수레 방울 소리 쨍쨍 울리네.
밤이 어떠한가? 밤이 아직 한참이고, 뜰에 세운 횃불이 환하네.
군자가 이르러 서시니, 수레 방울 소리 딸랑딸랑 울리네.
밤이 어떠한가? 밤이 새벽을 향하고, 뜰에 세운 횃불이 빛나네.
군자가 이르러 서시니, 그 깃발을 바라보네.
────────────────────────────────────────────────────────────
【기부지십(祈父之什)】
────────────────────────────────────────────────────────────
〔181〕기부(祈父)
기부여! 나는 왕의 발톱과 이빨이오.
어찌 나를 근심스러운 곳으로 보내어, 머물 곳도 없게 하는가?
기부여! 나는 왕의 씩씩한 군사요.
어찌 나를 근심스러운 곳으로 보내어, 이를 데도 없게 하는가?
기부여! 진실로 귀가 먹었구나.
어찌 나를 근심스러운 곳으로 보내어, 어머니를 봉양하지 못하게 하는가?
〔182〕백화(白華)
흰 골풀이여, 흰 띠풀로 묶었네.
저 사람이 멀리 떠나가니, 나 홀로 있게 하였네.
영롱한 흰 구름이, 저 골풀과 띠풀에 이슬 내리네.
하늘의 걸음이 험하고 어려우니, 저 사람이 나를 배려하지 않네.
표지에서 북으로 흘러, 저 논밭을 적시네.
소리 지르고 노래하며 마음 상하니, 저 훌륭한 이를 그리워하네.
저 뽕나무 장작을 패어, 내가 부뚜막에 불 때네.
저 훌륭한 이여, 진실로 내 마음 수고롭게 하네.
종과 북이 궁중에 있으니, 소리 밖까지 들리네.
그대 생각하니 조마조마하고, 나를 보는 눈빛이 멀뚱멀뚱하네.
가마우지 돌다리에 있고, 학이 숲에 있네.
저 훌륭한 이여, 진실로 내 마음 수고롭게 하네.
원앙새가 돌다리에 있으니, 왼쪽 날개를 접었네.
저 사람이 어질지 않으니, 마음이 두세 번 변했네.
납작한 저 돌이여, 밟으면 낮아지네.
저 사람이 멀리 떠나가니, 나를 병들게 하네.
〔183〕면만(綿蠻)
가냘프게 우는 꾀꼬리여, 저 언덕 모퉁이에 멈추었네.
길이 멀고도 멀으니, 나의 수고로움이 어떠한가.
먹이고 먹이며, 가르치고 깨우쳐주네.
저 뒤따라오는 수레에 명하여, 나를 실어가라 하네.
가냘프게 우는 꾀꼬리여, 저 언덕 모퉁이에 멈추었네.
어찌 감히 가기를 두려워하랴? 빨리 달리지 못할까 두렵네.
먹이고 먹이며, 가르치고 깨우쳐주네.
저 뒤따라오는 수레에 명하여, 나를 실어가라 하네.
가냘프게 우는 꾀꼬리여, 저 언덕 옆에 멈추었네.
어찌 감히 가기를 두려워하랴? 극한에 이르지 못할까 두렵네.
먹이고 먹이며, 가르치고 깨우쳐주네.
저 뒤따라오는 수레에 명하여, 나를 실어가라 하네.
〔184〕편대부(篇大夫)
솔개도 아니고 매도 아닌데, 날아올라 하늘에 닿네.
철갑상어도 아니고 잉어도 아닌데, 깊은 못에 잠겨 숨네.
산과 강이 아득히 멀고, 그 수고로움이 크네.
무인들이 동쪽으로 원정 가니, 아침을 돌아볼 겨를 없네.
저 군자는 어디에 머무는가? 어찌 편안히 쉬지 않는가?
저 군자는 어디에 있는가? 어찌 돌아가지 않는가?
저 군자는 어디에서 일하는가? 어찌 왕의 나라를 위하지 않는가?
나를 나무라지 마오. 옛날 선인의 말씀이 이미 있으니.
돌아보고 또 돌아보아도, 가련한 사람은 홀로 알지 못하네.
〔185〕아행기야(我行其野)
나는 저 들판을 걸어가니, 저 참죽나무가 무성하네.
혼인의 인연으로, 그대의 집에 가서 살게 됐건만.
그대가 나를 거두어주지 않으니, 내 본래 집으로 돌아가리.
나는 저 들판을 걸어가니, 어서 쑥을 캐네.
혼인의 인연으로, 그대의 집에서 묵게 됐건만.
그대가 나를 거두어주지 않으니, 빨리 돌아가리.
나는 저 들판을 걸어가니, 메꽃을 캐네.
옛 혼인 생각하지 않고, 새 짝을 구하네.
이루어진 것이 부유함 때문이 아니라, 달라진 것일 뿐이라네.
〔186〕사간(斯干)
졸졸 흐르는 시냇물이여, 깊고 고요한 남산이여.
대나무처럼 번창하고, 소나무처럼 무성하네.
형과 아우가 있으니, 서로 사이좋게 지내고, 서로 속이지 않으리.
선조와 조상의 뒤를 이어, 집을 백 칸 지으네.
서남쪽으로 문을 내어, 거기서 살며 쉬고, 거기서 웃고 이야기하네.
가로대를 묶어매어 단단히 하고, 말뚝 박는 소리 통통하네.
비바람을 막아주고, 새와 쥐를 쫓아내어, 군자가 쉴 수 있네.
발돋움한 듯 날개 편 듯, 화살처럼 곧게, 새처럼 날아오르듯, 꿩처럼 훨훨 나는 듯하네.
군자가 높이 오르리.
넓고 넓은 그 마당에, 우뚝우뚝한 그 기둥들이.
넓고 환한 그 앞채에, 깊고 안온한 그 안채라네.
군자가 편안하게 쉬리.
아래에 왕골 자리 깔고 위에 대 자리 깔아, 편안하게 잠자리 드시네.
잠자리에서 일어나 깨어나시어, 내 꿈을 점치시네.
좋은 꿈이 무엇인가? 곰이요 큰 곰이요, 독사요 큰 뱀이라네.
대인이 점치기를, 곰과 큰 곰은 사내아이의 징조요;
독사와 큰 뱀은 계집아이의 징조라네.
사내아이를 낳으면, 침대에 재우네.
옷을 입히고, 옥 홀을 장난감으로 주네.
그 울음소리 우렁우렁하고, 붉은 무릎 덮개 찬란하니, 집안의 군왕이 되리.
계집아이를 낳으면, 땅에 재우네.
포대기에 싸고, 기왓장을 장난감으로 주네.
잘못도 없고 허물도 없이, 오직 술과 음식 걱정이나 하고, 부모님을 근심시키지 않으리.
〔187〕무양(無羊)
누가 그대에게 양이 없다 하랴? 삼백 마리가 무리 지었건만.
누가 그대에게 소가 없다 하랴? 아흔 마리 누런 소가 있건만.
그대의 양들이 오는 모습, 그 뿔들이 가지런하게 움직이네.
그대의 소들이 오는 모습, 그 귀들이 촉촉하게 움직이네.
어떤 것은 언덕으로 내려오고, 어떤 것은 연못에서 물 마시고, 어떤 것은 눕고 어떤 것은 거닐고.
그대 목동이 오는 모습, 어떤 이는 도롱이 어떤 이는 삿갓 쓰고, 어떤 이는 먹을 것 등에 지고.
삼십 마리 빛깔 달리 있으니, 그대 제물이 다 갖추어졌네.
그대 목동이 오는 모습, 어떤 이는 장작 어떤 이는 잎사귀 지고, 어떤 이는 암컷 어떤 이는 수컷 들고.
그대의 양들이 오는 모습, 늠름하고 조심조심하네.
팔 들어 몰아오니, 모두 와서 이미 오르네.
목동이 꿈을 꾸었네, 무리는 물고기가 되고, 기는 기(旟)가 되었네.
대인이 점치기를, 무리가 물고기가 된 것은 진실로 풍년의 징조요;
기가 기(旟)가 된 것은 집안에 자손이 번성할 징조라네.
〔188〕절남산(節南山)
우뚝한 저 남산이여, 돌이 바위처럼 솟았네.
혁혁한 사윤(師尹)이여, 백성들이 모두 그대를 바라보네.
근심스러운 마음이 불같으니, 감히 희롱하며 농담하지 못하네.
나라가 이미 완전히 무너졌건만, 어찌하여 반성하지 않는가!
우뚝한 저 남산이여, 열매가 무성하게 달렸네.
혁혁한 사윤이여, 공평하지 못함을 어찌 하리.
하늘이 재앙을 거듭 내리고, 상란이 크게 많아지네.
백성들의 말이 좋지 않으니, 뉘우치며 탄식함이 없네.
사윤이 오르내리며, 관아에서 나와 수레를 타네.
어찌하면 좋을까, 이 나라가 이미 허물어졌는데.
아아 저 군자여, 어찌하여 안일하고 게으른가!
나라가 이미 그릇되고, 어찌하여 이렇게 됐는가!
백성이 이미 병들었으니, 죽지 않고 또 무엇 하랴.
그대에게 충고하는 말 있건만, 그대가 듣지 않는구나.
큰 나라는 위태롭고, 통일된 법이 없네.
군자가 나라를 꾀함이, 어리석음에 빠져들었네.
하늘이 크게 위협하시니, 편안히 있지 마라.
이미 놀라게 하고 두렵게 하시는데, 어찌하여 두려워하지 않는가!
저 아름다운 이들이여, 미리 생각하고 도모하지 않네.
늙은이의 말을 들으면, 대체로 일을 그르치지 않으리.
저 어리석은 이들이여, 스스로 총명하다고 하네.
〔189〕정월(正月)
정월에 서리가 심하게 내리니, 내 마음 근심스럽네.
백성들의 헛소문이, 또한 매우 크게 번지네.
나 홀로 생각하니, 근심스러운 마음이 크고 크네.
가엾은 나의 소심함이여, 근심에 병이 들었네.
부모가 나를 낳으셨는데, 어찌하여 나로 하여금 이 병에 걸리게 하시나?
좋은 말도 입에서 나오고, 나쁜 말도 입에서 나오네.
근심스러운 마음 더욱 더하니, 이로써 업신여김을 받네.
근심스러운 마음 조마조마하니, 의복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겠네.
근심스러운 마음 슬프고 슬프니, 이미 오래 이 나라가 기울었네.
나쁜 사람들이 득세하니, 나는 그 말 믿을 수 없네.
하늘이 크게 혼란을 내리시니, 어찌하여 근본을 잃었는가.
나쁜 사람들이 미처 알지 못하고, 착한 사람들이 이에 쫓겨가네.
저 길가에 죽어 넘어졌으니, 어찌 하늘의 뜻이 아니리오.
저 산에 올라, 저 소나무를 바라보네.
돌아와 생각하니, 나만 홀로 쓸모없구나.
나를 돌아보는 이 없으니, 자주 헐뜯기만 하네.
저 산에 올라, 저 가시나무를 바라보네.
돌아와 생각하니, 나만 홀로 근심스럽구나.
백성들이 편안하지 않으니, 근심스러운 마음 두렵네.
저 산에 올라, 저 밤나무를 바라보네.
돌아와 생각하니, 나만 홀로 결정하기 어렵구나.
저 훌륭한 이들이, 모두 세상을 버리고 은거하네.
〔190〕십월지교(十月之交)
시월의 어느 날, 초하루가 신묘일이라네.
일식이 있으니, 이 또한 매우 흉하네.
저 달은 이지러지건만, 이 해가 이지러지네.
지금 이 아래 백성들, 또한 매우 가엾구나.
해와 달이 흉함을 알리니, 그 운행이 순하지 않네.
사방에 좋은 정치 없으니, 어진 이를 쓰지 않네.
저 달이 이지러지는 것은, 진실로 그 상례라네.
이 해가 이지러지니, 무엇이 좋겠는가.
연기 피어오르는 저 버드나무, 흙먼지 나는 저 샘물이여.
아아 저 부인이여, 어지러움을 일으켰네.
아무 잘못도 없건만, 공연히 다툼을 일으키네.
원인을 살펴보니, 부인의 말 때문이라네.
요사스럽고 간교하게 속이며, 이로써 혼란을 부추기네.
힘써 따르지 않고, 스스로 옳다고 여기네.
저 사공이여, 백성들이 모두 그를 우러러보는데.
저 사도여, 왕의 마음을 바로잡아야 하거늘.
저 사마여, 왕의 군사를 정돈해야 하거늘.
모두 바르게 하지 못하니, 나라가 이처럼 됐구나.
아아 슬프도다, 이미 그렇게 된 것을!
저 옛날에는 어떠했던가? 지금 이 어지러움은 어디서 왔는가?
그 처음을 삼가지 않았으니,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리오.
〔191〕우무정(雨無正)
넓고 넓은 하늘이여, 그 덕을 도탑게 하지 않으시네.
죽음과 굶주림을 내리시어, 사방 나라들을 멸망시키시네.
하늘이 빠르고 위엄 있게 하시되, 생각하고 도모하지 않으시네.
저 죄 있는 이를 버려두고, 이미 그 허물에 엎드렸네.
이처럼 죄 없는 이를, 함께 연루되어 쓸려가네.
백성들이 오늘 두려움에 가득하고, 어지럽게 달아나 피하네.
어떤 이는 남아 있고 어떤 이는 달아나니, 달아나는 자 누구인가?
어지러움이 이미 크게 됐는데, 각자 제 몸 편하기만 하려 하네.
아아 이 좋은 사람들이여, 어찌하여 일찍 생각하지 않았는가?
저 서울을 바라보니, 내 마음이 아프네.
나만 홀로 남아있어, 부르짖고 탄식하네.
〔192〕소민(小旻)
저 하늘이 빠르게 위엄 있게 하시어, 아래 땅에 고루 내리시네.
꾀와 계책이 굽고 비뚤어지니, 언제 그칠 수 있으랴?
좋은 꾀는 따르지 않고, 좋지 않은 꾀를 도리어 쓰네.
내가 꾀와 계책을 살펴보니, 이 또한 매우 어렵구나.
전전긍긍하며 다투어 말하니, 이 또한 매우 슬프네.
꾀가 좋으면, 모두 이를 어기고.
꾀가 좋지 않으면, 모두 이에 따르네.
내가 꾀와 계책을 살펴보니, 어디서 도달할 수 있으랴?
내 거북이 이미 싫증이 나서, 내게 꾀를 알려주지 않네.
꾀하는 사람이 매우 많으니, 이로써 일이 이루어지지 않네.
말이 조회에 가득 차건만, 누가 감히 그 허물을 짊어지려 하랴?
마치 길을 가며 꾀하는 것 같으니, 이로써 도(道)에 이르지 못하네.
가엾도다 꾀함이여, 옛 선인들을 기준 삼지 않네.
큰 꾀를 기준 삼지 않고, 가까운 말만 듣고, 가까운 말로 다투네.
마치 그 길가에 집 짓는 꾀 같으니, 이로써 이루어짐이 없네.
나라에 비록 이를 곳 없어도, 어떤 이는 성스럽고 어떤 이는 그렇지 않네.
백성들이 비록 밑바닥이라 해도, 어떤 이는 슬기롭고 어떤 이는 꾀 있고, 어떤 이는 엄숙하고 어떤 이는 다스리네.
마치 저 샘물 흐르듯, 함께 연루되어 실패하지 않으리.
감히 맨손으로 호랑이를 잡지 않고, 감히 황하를 걸어서 건너지 않네.
사람이 그 한 가지는 알아도, 다른 것은 알지 못하네.
전전긍긍하여, 깊은 연못 임하듯, 얇은 얼음 밟듯이 하네.
〔193〕소완(小宛)
가냘픈 저 멧비둘기여, 높이 날아 하늘에 닿네.
내 마음 근심스럽고 슬프니, 예전 선인들을 그리워하네.
밝아오면 잠을 못 자고, 두 분을 그리워하네.
사람이 단정하고 성스러우면, 술을 마셔도 온화하고 자제하네.
저 어리석은 이는 알지 못하고, 하루 종일 술에 취해 일삼네.
각자 그대의 위의를 공경하면, 천명이 다시 오지 않네.
들판에 콩이 있으니, 백성들이 캐어가네.
나나니 벌에게 애벌레 자식 있으니, 나나니 벌이 업어가네.
그대의 자식을 가르치고 훈계하여, 좋은 것을 배우게 하네.
〔194〕소반(小弁)
훨훨 나는 가마귀, 무리 지어 날아돌아오네.
백성 중 좋지 않은 이 없건만, 나만 홀로 재난을 당하네.
하늘에 무슨 죄 지었나? 내 죄가 무엇인가?
마음의 근심이여, 어찌하면 좋을까?
넓고 넓은 큰길이, 가득 무성한 풀밭이 됐네.
내 마음 근심스럽고, 불타듯 슬프네.
깜빡 졸며 길이 탄식하니, 근심으로 인해 늙어가네.
마음의 근심이여, 머리 아픈 것처럼 괴로우네.
뽕나무와 가래나무를 보면, 반드시 공경하고 삼가네.
아버지를 바라보지 않는 일 없고, 어머니를 의지하지 않는 일 없건만.
털에 붙지도 않고, 안에 꿰어지지도 않는구나.
하늘이 나를 낳으셨으나, 내 팔자는 어디 있는가?
저 떡갈나무 아래 앉아, 그 가지에 기대네.
어버이를 여읜 것이 이미 오래됐으니, 내 마음이 아프네.
말 한마디 드리려 해도, 막혀서 나오지 않네.
행여 아버지가 나를 버리셨는가? 어머니가 나를 미워하시는가?
저 들판 너머를 바라보아도, 내 형제 하나 없구나.
내 오른손이 힘을 쓰지 못하니, 내 왼손에 의지하네.
마음의 슬픔이 크고 크니, 깊이 생각하고 또 생각하네.
근심이 깊고 깊으니, 마음의 병이 되었네.
〔195〕교언(巧言)
아득한 하늘이여, 부모와 같네.
죄도 없고 허물도 없건만, 어지러움이 이처럼 크네.
하늘이 이미 위엄 있거늘, 나는 진실로 죄가 없네.
하늘이 크게 넓거늘, 나는 진실로 허물이 없네.
어지러움이 처음 생기자, 참람함이 이미 퍼져있네.
어지러움이 또 생기니, 군자가 참소를 믿네.
군자가 화를 내면, 어지러움이 빨리 그칠 것이요.
군자가 기뻐하면, 어지러움이 빨리 그칠 것이라네.
군자가 자꾸 맹세하니, 어지러움이 이로써 길어지네.
군자가 도적을 믿으니, 어지러움이 이로써 횡포해지네.
간사한 말이 매우 달콤하니, 어지러움이 이로써 더 심해지네.
그것을 그치게 하지 않으니, 왕의 허물이 되네.
훌륭하고 빛나는 침묘여, 군자가 지었네.
질서 있고 고요한 큰 꾀여, 성인이 도모하네.
다른 이가 마음 품고 있으면, 나는 헤아려 잘 아네.
깡충깡충 뛰는 교활한 토끼, 사냥개를 만나 잡히네.
────────────────────────────────────────────────────────────
【곡풍지십(谷風之什)】
────────────────────────────────────────────────────────────
〔196〕하인사(何人斯)
저 어떤 사람인가? 그 마음이 매우 야비하네.
어찌 내 돌다리를 지나가며, 다만 내 마음 어지럽히기만 하는가?
어찌 그대 생각 안 하랴? 그치지 않고 찾아오기 때문이라네!
저 어떤 사람인가? 어찌 내 들판에 오는가?
나는 그 목소리 들었으나, 그 모습을 볼 수 없네.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고, 하늘도 두렵지 않은가!
저 어떤 사람인가? 그가 회오리바람 같네.
어찌 북쪽에서 오지 않고, 어찌 남쪽에서 오지 않고,
어찌 내 돌다리를 지나가며, 다만 내 마음 어지럽히기만 하는가?
〔197〕항백(巷伯)
비단이 화려하고 무늬 있으니, 이것이 조개무늬 비단을 이루었네.
저 참소하는 사람이여, 이 또한 이미 너무 심하구나!
크고 넓기도 하여, 이것이 남쪽 키 모양을 이루었네.
저 참소하는 사람이여, 누구와 더불어 꾀했는가?
꾸준히 날랐다 나르며, 남을 참소하려 꾀하네.
그대의 말을 삼가면, 그대를 믿지 않는다고 하리라네.
재빠르게 날랐다 날며, 참소하는 말을 꾀하네.
어찌 그대를 받아들이지 않으랴? 이미 그대를 쫓아낼 것이라네.
교만한 사람 좋아하고 좋아하건만, 수고로운 사람 풀 같이 쓸쓸하네.
하늘이여 하늘이여! 저 교만한 사람을 보시고, 이 수고로운 사람을 가엾게 여기소서.
저 참소하는 사람이여, 누가 그에 해당하는가?
저 참소하는 사람을 잡아, 승냥이와 호랑이에게 던져주리.
승냥이와 호랑이가 먹지 않으면, 북쪽 극한에 던져주리.
북쪽 극한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저 하늘에 던져주리.
〔198〕곡풍(谷風)
솔솔 골바람 불어오고, 바람이 불고 비가 오네.
두렵고 겁나던 때는, 오직 나와 그대가 함께였건만.
편안하고 즐거워지자, 그대가 나를 버리네.
솔솔 골바람 불어오고, 바람이 불어 무너지네.
두렵고 겁나던 때는, 나를 버려진 것처럼 버려두었건만.
편안하고 즐거워지자, 나를 쓸모없는 것처럼 버리네.
솔솔 골바람 불어오고, 산이 높고 높구나.
풀 중에 죽지 않는 것 없고, 나무 중에 시들지 않는 것 없건만.
내 큰 덕을 잊고, 내 작은 원한만 생각하네.
〔199〕요아(蓼莪)
무성하게 자란 저 다북쑥이여, 다북쑥이 아니라 쑥이라네.
슬프고 슬픈 부모님이여, 나를 낳아 기르느라 수고하셨네!
무성하게 자란 저 다북쑥이여, 다북쑥이 아니라 쑥이라네.
슬프고 슬픈 부모님이여, 나를 낳아 기르느라 고생하셨네!
항아리가 비었으니, 두레박 단지의 수치라네.
가엾은 사람의 삶이여, 오래 죽지 못함만 못하네.
아버지 없으면 누구에게 의지하랴? 어머니 없으면 누구에게 기대랴?
나가면 슬픔을 안고 가고, 들어와도 이를 데 없네.
아버지가 나를 낳으시고, 어머니가 나를 기르셨네.
어루만지고 기르며, 크게 하고 길러내셨고,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드나들며 품에 안으셨네.
그 은덕을 갚으려 해도, 하늘처럼 끝이 없네!
남산이 맹렬하게 우뚝하고, 거센 바람이 휘몰아치네.
백성들 중 좋지 않은 이 없건만, 나만 홀로 무슨 재앙인가!
남산이 가파르게 높이 솟고, 거센 바람이 쉬지 않네.
백성들 중 좋지 않은 이 없건만, 나만 홀로 온전히 마치지 못하네!
〔200〕대동(大東)
밥 가득 담긴 밥그릇, 구부러진 가시나무 비녀.
주나라 길이 숫돌처럼 평평하고, 그 곧기가 화살 같네.
군자가 밟는 길이고, 소인이 바라보는 길이라네.
돌아보며 바라보니, 눈물이 흘러내리네.
작은 동쪽 큰 동쪽이여, 베틀 북이 비었네.
칡으로 삼은 신발이여, 서리 위를 밟을 수 있으랴?
경박한 공자들이, 저 주나라 길 걸어가네.
이미 가고 이미 오건만, 내 마음만 아프게 하네.
차갑고 차가운 동쪽 샘이여, 거기서 젖은 땔감 없네.
절절 근심하며 잠에서 깨어 탄식하고, 나 같은 수고로운 사람 가엾어라.
땔감이 저 땔감이니, 그래도 실을 수 있네.
나 같은 수고로운 사람이여, 또한 쉴 수 있으리라네.
〔201〕사월(四月)
사월이 여름이 되고, 유월에 더위가 오네.
선조께서 사람이 아닌가, 어찌하여 나를 이리 참으시는가?
가을날이 처량하고, 온갖 초목이 시들어가네.
상란이 이미 닥쳤으니, 어디로 돌아가랴?
겨울날이 맹렬하게 춥고, 거센 바람이 휘몰아치네.
백성들 중 좋지 않은 이 없건만, 나만 홀로 무슨 재앙인가!
산에는 아름다운 나무 있고, 들에는 아름다운 풀 있네.
나만 홀로 수고롭고 괴로워, 이 어지러운 세상에 잘못 태어났구나.
왕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어찌 임금이 없으랴?
그 마음이 어질지 않으니,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네.
벗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어찌 친구가 없으랴?
그 마음이 어질지 않으니, 나와 함께하지 않는 것이라네.
〔202〕북산(北山)
저 북산에 올라서, 구기자를 캐네.
힘차고 씩씩한 선비여, 아침저녁으로 일을 하네.
왕의 일이 끝이 없으니, 부모님 걱정이 되네.
온 하늘 아래, 왕의 땅이 아닌 곳 없고.
온 땅 끝에, 왕의 신하가 아닌 이 없건만.
대부(大夫)가 균등하지 않으니, 나 혼자 일에 현명해야 하네.
네 마리 말이 힘차게 달리고, 왕의 일이 분주하네.
나의 젊음을 가상히 여기시고, 나의 한창때라 여기시네.
나그네의 힘이 한창 왕성하니, 사방을 경영하네.
어떤 이는 편안히 집에서 쉬고, 어떤 이는 나라 일에 몸 바치네.
어떤 이는 침대에서 편히 눕고, 어떤 이는 길 위에서 쉬지 못하네.
〔203〕무장대거(無將大車)
큰 수레 몰지 마라, 그저 스스로 먼지만 뒤집어쓰리.
온갖 근심 생각지 마라, 그저 스스로 병만 얻으리.
큰 수레 몰지 마라, 먼지가 캄캄하게 일어나리.
온갖 근심 생각지 마라, 숨이 막혀 빠져나오지 못하리.
큰 수레 몰지 마라, 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나리.
온갖 근심 생각지 마라, 그저 스스로 무겁게만 되리.
〔204〕소명(小明)
밝고 밝은 하늘이, 아래 땅을 비추어주네.
내가 서쪽으로 원정 가니, 황량한 들판에 이르렀네.
이월에 처음 길일에 떠나서, 추위와 더위를 이겨왔네.
마음의 근심이여, 그 괴로움이 매우 크네.
저 공무에 종사하는 사람 생각하니, 눈물이 비 오듯 흐르네.
마음의 근심이여, 오래도록 집을 떠났구나.
어찌 돌아가고 싶지 않으랴? 두렵건대 죄를 얻을까봐.
마음의 근심이여, 말할 수도 없구나.
이미 오래 되었으니, 내 일이 마칠 날이 있으리.
왕이 여기에 계시니, 나의 힘을 헤아려 보시네.
오직 내가 홀로 수고롭고, 내 편안할 날이 없네.
마음의 근심이여, 근심이 이미 깊어졌네.
오래도록 집에 돌아가지 못하니, 내 마음이 슬프네.
〔205〕고종(鼓鐘)
종을 울려라 쨍쨍하게, 회수 물이 세차게 흐르고, 근심스러운 마음 또한 슬프네.
선하고 인자한 군자여, 그리움이 진실로 잊히지 않네.
종을 울려라 쨍쨍하게, 회수 물이 잔잔히 흐르고, 근심스러운 마음 또한 슬프네.
선하고 인자한 군자여, 그 덕이 어긋나지 않네.
종을 울려 큰북 치니, 회수에 세 개의 모래섬 있고, 근심스러운 마음 또한 기쁘네.
선하고 인자한 군자여, 그 덕이 변하지 않네.
종을 울려라 은은하게, 비파 타고 거문고 타니, 생황과 경쇠 소리 어울리네.
아악(雅)과 남악(南)으로, 피리 불어 참람하지 않네.
〔206〕초자(楚茨)
무성한 가시가 있으니, 그것을 베어내고 치우네.
예로부터 무엇을 위함인가? 기장과 수수를 심기 위함이라네.
내 기장이 무성하고, 내 수수가 좋네.
내 곡간이 이미 가득 차고, 내 창고도 억 단이나 되었네.
이로써 술과 음식 만들고, 이로써 제사를 올리네.
이로써 편안하고 권하며, 이로써 큰 복을 빌네.
제물을 깨끗이 하고 정성스럽게, 소와 양을 정결히 하여, 가서 가을 제사와 맛보기 제사 드리네.
어떤 이는 가죽 벗기고 어떤 이는 삶으며, 어떤 이는 높이 쌓고 어떤 이는 드리네.
사당 문에서 제사 드리니, 제사 일이 매우 밝네.
선조께서 위에 계시고, 신이 흠향하시니, 효손에게 경사가 있네.
이로써 큰 복을 갚으시고, 만수무강 내려주시네.
기쁘고 기쁘게 제사 드리니, 이로써 조상의 은덕에 보답하네.
예의가 법도에 꼭 맞고, 웃음과 말씀이 다 이루어지네.
신이 강림하시어, 이로써 큰 복을 갚으시고, 만수무강 이루어주시네.
────────────────────────────────────────────────────────────
【보전지십(甫田之什)】
────────────────────────────────────────────────────────────
〔207〕신남산(信南山)
저 남산을 믿으니, 우임금이 다스리신 땅이라네.
넓고 넓은 언덕과 습지, 증손(曾孫)이 농사짓네.
내가 경계를 긋고 이랑을 다스리니, 남쪽과 동쪽으로 이랑을 내네.
하늘에 구름 모여, 비와 눈이 내리네.
이로써 가는 비와 보슬비 내려, 넉넉하고 흠뻑 젖으며, 이미 적시고 이미 차서,
내 오곡을 자라게 하네.
내 마음으로 기쁘게 제물 갖추어, 이에 속제(贖祭)를 드리네.
이로써 신이 내려주신 복을 구하여, 크게 수확하고 많이 거두리.
이로써 술 빚고 단술 만들어, 이로써 조상 신들께 드리네.
저 남산의 땅을, 잘 경작하여 갈고 다지니,
우리 기장이 무성하게 자라고, 우리 수수가 무성하게 자라네.
우리 창고가 이미 가득하고, 우리 노적가리가 억만이나 되었네.
〔208〕보전(甫田)
넓디넓은 밭이여, 한 해에 만을 거두네.
나는 묵은 것 가져다, 내 농부들을 먹이네.
예로부터 풍년이 들었다네. 이제 남쪽 밭에 나가서, 어떤 이는 김매고 어떤 이는 북돋우니, 기장과 수수가 무성하게 자라네.
복을 기원하며 멈추어서, 우리 훌륭한 선비들을 기르네.
〔209〕대전(大田)
넓은 밭에 많은 농작물이니, 이미 씨 뿌리고 이미 경계하여, 이미 일을 갖추었네.
내 잘 드는 보습으로, 처음 남쪽 밭에 씨 뿌리고, 온갖 곡식 심네.
이미 움이 트고 이미 굳어졌으니, 증손이 이를 따르네.
이미 꽃 피고 이미 열매 맺으며, 이미 굳고 이미 좋아서, 가라지도 잡초도 없네.
그 명충과 해충을 없애고, 그 해충과 도적 벌레를 없애어, 내 어린 모를 해치지 않게 하네.
밭신이 신령 있으시어, 불로 태워버리시네.
〔210〕첨피낙의(瞻彼洛矣)
저 낙수(洛水)를 바라보니, 물이 넘실넘실하네.
군자가 이르러 서시니, 복록이 지붕처럼 두텁네.
다갈색 무릎 덮개가 붉게 빛나니, 이로써 여섯 군대를 지휘하네.
저 낙수를 바라보니, 물이 넘실넘실하네.
군자가 이르러 서시니, 칼집에 옥이 가득하네.
군자여 만년토록, 그 집안을 보전하소서.
저 낙수를 바라보니, 물이 넘실넘실하네.
군자가 이르러 서시니, 복록이 이미 함께하네.
군자여 만년토록, 그 나라를 보전하소서.
〔211〕상상자화(裳裳者華)
화려하고 화려한 꽃이여, 그 잎이 윤기 나네.
내가 저 분을 만나니, 내 마음이 풀리네.
내 마음이 풀리니, 이로써 칭찬 들을 곳이 있네.
화려하고 화려한 꽃이여, 그것이 누렇게 피었네.
내가 저 분을 만나니, 진실로 그 문채가 있네.
진실로 그 문채가 있으니, 이로써 경사가 있네.
〔212〕상호(桑扈)
오고가는 납작부리딱새여, 그 날개가 아름답네.
군자가 즐거워하니, 하늘의 복을 받네.
오고가는 납작부리딱새여, 그 목이 아름답네.
군자가 즐거워하니, 만방의 울타리가 되네.
그 울타리요 기둥이니, 모든 제후들의 법이 되네.
삼가지 않음이 없고 어렵게 여기지 않음이 없으면, 복을 받아도 저울처럼 고르지 않네.
무소 뿔 잔이 구부러져 있고, 맛있는 술이 부드럽게 익었네.
저 어울리는 자리 교만하지 않으니, 만 가지 복이 찾아오네.
〔213〕원앙(鴛鴦)
원앙새가 날아가니, 그물로 잡아 올리네.
군자여 만년토록, 복록이 마땅하소서.
원앙새가 돌다리에 있으니, 왼쪽 날개를 접었네.
군자여 만년토록, 그 먼 복이 마땅하소서.
말이 마구간에 있으니, 여물 먹이고 풀 먹이네.
군자여 만년토록, 복록을 거두소서.
말이 마구간에 있으니, 풀 먹이고 여물 먹이네.
군자여 만년토록, 복록이 편안하소서.
〔214〕기변(頍弁)
관 쓴 이여, 진실로 이것이 무엇인가?
그대의 술이 이미 맛있고, 그대의 음식이 이미 아름다우네.
어찌 다른 사람이랴? 형제요 다른 사람 아니네.
겨우살이와 여우오줌풀이, 소나무와 잣나무에 뻗어나가네.
아직 군자를 만나지 못하니, 근심스러운 마음 헤아릴 수 없네.
이미 군자를 만났으니, 기쁘고 즐거워지네.
관 쓴 이여, 진실로 이것이 무엇인가?
그대의 술이 이미 맛있고, 그대의 안주가 이미 차려졌네.
어찌 다른 사람이랴? 형제요 손님이 아니네.
겨우살이와 여우오줌풀이, 소나무와 잣나무에 퍼져가네.
아직 군자를 만나지 못하니, 근심스러운 마음 끝이 없네.
이미 군자를 만났으니, 기쁘고 즐거워지네.
관 쓴 이여, 진실로 이것이 무엇인가?
그대의 술이 이미 흠뻑 취하게 하고, 그대의 음식이 이미 풍성하네.
어찌 다른 사람이랴? 형제요 내 몸이 아니겠는가.
겨우살이와 여우오줌풀이, 소나무와 잣나무에 얽혀있네.
아직 군자를 만나지 못하니, 근심스러운 마음 어찌 안도하랴.
이미 군자를 만났으니, 기쁘고 즐거워지네.
〔215〕거할(車舝)
수레바퀴 쿵쿵 굴러가니, 어린 아가씨 생각하며 가는 것이라네.
굶주린 것도 목마른 것도 아니라, 덕스러운 말씀 오길 바라는 것이라네.
비록 좋은 친구 없다 해도, 이로써 즐겁고 기쁘네.
저 평평한 숲에 의지하니, 아름다운 꿩들이 모여드네.
이 훌륭한 여인을 만나니, 좋은 덕이 와서 가르치네.
이로써 잔치하고 또 찬양하여, 그대를 좋아함이 싫증나지 않네.
비록 좋은 술 없어도, 이로써 마시며 거의 만족하네.
비록 좋은 음식 없어도, 이로써 먹으며 거의 만족하네.
비록 덕과 그대 없어도, 이로써 노래하고 춤추네.
저 높은 산마루에 올라서, 그 상수리나무 장작을 패네.
그 상수리나무 장작 패니, 그 잎이 윤기 나네.
그대를 드물게 만나니, 내 마음이 풀리네.
높은 산은 우러러보고, 큰길은 걸어가리.
네 마리 수말이 힘차게 달리고, 여섯 고삐가 거문고 줄 같네.
그대의 새 혼인을 만나니, 이로써 내 마음을 위로하네.
〔216〕청승(青蠅)
윙윙 파리가, 울타리에 앉았네.
화락하고 즐거운 군자여, 참소하는 말을 믿지 마오.
윙윙 파리가, 가시나무에 앉았네.
참소하는 사람이 끝이 없으니, 사방 나라를 뒤흔드네.
윙윙 파리가, 개암나무에 앉았네.
참소하는 사람이 끝이 없으니, 우리 둘 사이를 이간질하네.
────────────────────────────────────────────────────────────
【어조지십(魚藻之什)】
────────────────────────────────────────────────────────────
〔217〕어조(魚藻)
물고기가 물풀 속에 있으니, 그 머리가 크고 굵네.
왕이 경호(鎬京)에 계시니, 술 마시며 즐겁게 지내시네.
물고기가 물풀 속에 있으니, 꼬리가 생기 넘치네.
왕이 경호에 계시니, 술 마시며 즐거우시네.
물고기가 물풀 속에 있으니, 부들에 의지해 있네.
왕이 경호에 계시니, 그 거처가 여유롭네.
〔218〕채숙(采菽)
콩을 따고 또 따니, 광주리와 바구니에 담네.
군자가 조회에 오시니, 무엇으로 하사할까?
비록 하사할 것 없다 해도? 큰 수레와 네 마리 말.
또 무엇을 하사할까? 검은 예복과 수놓은 도끼 문양이라네.
저 제후들이 오시니, 네 마리 누런 말이 힘차네.
돌아가 저 군자를 뵈니, 만 가지 복이 이어지네.
저 제후들이 오시니, 봄 술 가득 차고 안주가 차려졌네.
돌아가 저 군자를 뵈니, 그 덕이 빛나고 빛나네.
저 제후들이 오시니, 수레 위 방울 소리 쨍쨍하네.
근심스러운 마음 조마조마하고, 아아 저 성스러운 분이시여.
저 제후들이 오시니, 수레의 장막이 펄럭이네.
근심스러운 마음 조마조마하고, 아아 저 훌륭한 분이시여.
〔219〕각궁(角弓)
뿔로 만든 활이 느슨해져, 뒤집혀 돌아왔네.
형제와 혼인들이, 서로 멀리 하지 마오.
그대가 멀리 하면, 백성들도 그러하리.
그대가 가르치면, 백성들도 본받으리.
이처럼 좋은 형제들은, 넉넉하고 여유 있네.
좋지 못한 형제들은, 서로 병이 되네.
뿔로 만든 활을 바로잡으니, 형제가 구해주었네.
형제 사이 화목하지 않으면, 어찌 그 덕이 이루어지랴.
어른은 어른답게 어른을 섬기고, 어린이는 어린이답게 어른을 따르네.
그대가 감히 이를 어기면, 백성들이 그대를 따르지 않으리.
〔220〕완류(菀柳)
무성한 저 버드나무, 그 아래서 쉬지 마시오.
상제께서 심히 변덕스러우시니, 스스로 가까이하지 마시오.
나로 하여금 그것을 안정시키게 하시더니, 뒤에는 나를 극도로 몰아붙이시네.
무성한 저 버드나무, 그 아래서 쉬지 마시오.
상제께서 심히 변덕스러우시니, 스스로 병들지 마시오.
나로 하여금 그것을 안정시키게 하시더니, 뒤에는 나를 떠나가게 하시네.
새가 높이 날아, 또한 하늘에 닿아 있네.
저 사람의 마음이여, 어디에 이를 수 있으랴?
어찌 나로 하여금 안정시키게 하시는가? 흉악함으로 사는 것이라네.
〔221〕도인사(都人士)
저 서울 사람이여, 여우 갖옷이 황금빛이네.
그 용모가 변하지 않고, 말을 함에 조리가 있네.
주나라를 향해 돌아가면, 만백성이 우러러보네.
저 서울 사람이여, 삿갓에 검은 관이라네.
저 군자 여인이여, 수놓은 옷에 황금빛 수레라네.
내가 저 들판을 걷노니, 무성하고 무성한 보리밭이로다.
〔222〕채록(采綠)
하루 종일 쑥을 캐어도, 한 움큼도 차지 않네.
내 머리카락이 곱슬거리니, 잠시 돌아가 감으리.
하루 종일 쪽을 캐어도, 앞섶에 가득 차지 않네.
닷새를 기약으로 삼았건만, 엿새가 되어도 오지 않네.
저 분이 사냥 나가서, 활을 주머니에 넣어두네.
저 분이 낚시 나가서, 낚싯줄을 꼬아 만드네.
그 낚은 것이 무엇인가? 방어와 청어라네.
방어와 청어를 낚으니, 얼마나 보기 좋은가.
〔223〕서묘(黍苗)
무성하게 자라는 기장 묘목이여, 음우(陰雨)가 적셔주네.
유유히 남쪽으로 행군하니, 소백(召伯)이 위로하네.
내 짐 지고 내 수레 타고, 내 수레 내 소라네.
내 행군이 이미 끝났으니, 이제 돌아가리!
내 보병과 내 기병, 내 군사와 내 부대.
내 행군이 이미 끝났으니, 이제 돌아가 머물리!
엄숙하게 사(謝) 땅 공사 이루어지니, 소백이 경영하네.
씩씩하게 출정한 군사, 소백이 이루어내네.
언덕과 습지 이미 평평해지고, 샘물이 이미 맑게 흐르네.
소백이 성과를 이루었으니, 왕의 마음이 편안하리.
〔224〕습상(隰桑)
습지의 뽕나무 아름다우니, 그 잎이 무성하네.
이미 군자를 만났으니, 그 즐거움이 어떠한가?
습지의 뽕나무 아름다우니, 그 잎이 윤기 나네.
이미 군자를 만났으니, 어찌 즐겁지 않으랴?
습지의 뽕나무 아름다우니, 그 잎이 짙고 짙네.
이미 군자를 만났으니, 덕스러운 말씀이 매우 굳건하네.
마음으로 사랑하건만, 어찌 말하지 못하는가!
마음속에 간직하니, 어느 날인들 잊으랴!
〔225〕백화(白華)
흰 골풀이여, 흰 띠풀로 묶었네.
저 사람이 멀리 떠나가니, 나 홀로 있게 하였네.
영롱한 흰 구름이, 저 골풀과 띠풀에 이슬 내리네.
하늘의 걸음이 험하고 어려우니, 저 사람이 나를 배려하지 않네.
표지에서 북으로 흘러, 저 논밭을 적시네.
소리 지르고 노래하며 마음 상하니, 저 훌륭한 이를 그리워하네.
저 뽕나무 장작을 패어, 내가 부뚜막에 불 때네.
저 훌륭한 이여, 진실로 내 마음 수고롭게 하네.
종과 북이 궁중에 있으니, 소리 밖까지 들리네.
그대 생각하니 조마조마하고, 나를 보는 눈빛이 멀뚱멀뚱하네.
가마우지 돌다리에 있고, 학이 숲에 있네.
저 훌륭한 이여, 진실로 내 마음 수고롭게 하네.
원앙새가 돌다리에 있으니, 왼쪽 날개를 접었네.
저 사람이 어질지 않으니, 마음이 두세 번 변했네.
납작한 저 돌이여, 밟으면 낮아지네.
저 사람이 멀리 떠나가니, 나를 병들게 하네.
〔226〕면만(綿蠻)
가냘프게 우는 꾀꼬리여, 저 언덕 모퉁이에 멈추었네.
길이 멀고도 멀으니, 나의 수고로움이 어떠한가.
먹이고 먹이며, 가르치고 깨우쳐주네.
저 뒤따라오는 수레에 명하여, 나를 실어가라 하네.
가냘프게 우는 꾀꼬리여, 저 언덕 모퉁이에 멈추었네.
어찌 감히 가기를 두려워하랴? 빨리 달리지 못할까 두렵네.
먹이고 먹이며, 가르치고 깨우쳐주네.
저 뒤따라오는 수레에 명하여, 나를 실어가라 하네.
가냘프게 우는 꾀꼬리여, 저 언덕 옆에 멈추었네.
어찌 감히 가기를 두려워하랴? 극한에 이르지 못할까 두렵네.
먹이고 먹이며, 가르치고 깨우쳐주네.
저 뒤따라오는 수레에 명하여, 나를 실어가라 하네.
〔227〕호엽(瓠葉)
나부끼는 박 잎이여, 따다 삶아 먹네.
군자에게 술이 있으니, 잔 따라 맛보게 하네.
토끼 머리 있으니, 통구이로 굽고 또 굽네.
군자에게 술이 있으니, 잔 따라 드리네.
〔228〕점점지석(漸漸之石)
험준하고 험준한 바위여, 그 높음이여!
산과 강이 아득히 멀고, 그 수고로움이 크네.
무인들이 동쪽으로 원정 가니, 아침을 돌아볼 겨를 없네.
험준하고 험준한 바위여, 그 가파름이여!
산과 강이 아득히 멀고, 언제 없어지랴?
무인들이 동쪽으로 원정 가니, 밖으로 나갈 겨를 없네.
흰 발굽 가진 돼지가 있으니, 파도를 헤치며 건너가네.
달이 필성(畢星)에 걸리니,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리.
무인들이 동쪽으로 원정 가니, 다른 것 돌볼 겨를 없네.
〔229〕초지화(苕之華)
능소화가 피었으니, 그것이 누렇게 피었네.
마음의 근심이여, 그 상처가 크네!
능소화가 피었으니, 그 잎이 청청하네.
나를 이처럼 알았다면,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것만 못했으리!
암양의 머리가 크고, 삼성이 통발에 있네.
사람이 먹을 수 있다 해도, 배부를 수 있는 것은 드물다네.
〔230〕하초불황(何草不黃)
어떤 풀인들 누렇게 되지 않으랴? 어떤 날인들 행군하지 않으랴?
어떤 사람인들 원정 가지 않으랴? 사방을 경영하네.
어떤 풀인들 검어지지 않으랴? 어떤 사람인들 가엾지 않으랴?
가엾은 우리 원정 가는 이들이여, 홀로 백성이 아닌 것처럼 여겨지네.
무소도 아니고 호랑이도 아닌데, 저 광야를 달리네.
가엾은 우리 원정 가는 이들이여, 아침저녁으로 쉴 틈이 없네.
털이 부숭부숭한 저 여우가, 저 우거진 풀 속을 달리네.
판자 깐 저 수레가, 저 큰길을 달리네.
============================================================
제3부 대아(大雅)
============================================================
────────────────────────────────────────────────────────────
【문왕지십(文王之什)】
────────────────────────────────────────────────────────────
〔231〕문왕(文王)
문왕이 위에 계시니, 아아 하늘에 밝게 빛나시네.
주나라가 비록 오래된 나라라 해도, 그 천명은 새롭네.
주나라가 어찌 드러나지 않겠는가? 상제의 명이 제때 이루어지네.
문왕이 오르내리시며, 상제 좌우에 계시네.
부지런하고 부지런한 문왕이여, 훌륭한 명성이 그치지 않네.
주나라에 두루 베푸시니, 문왕의 자손들에게라네.
문왕의 자손들이, 근본과 가지가 백 세대라네.
주나라의 모든 선비들이, 드러나지 않아도 대대로 이어지네.
대대로 드러나지 않아도, 그 꾀함이 신중하고 조심스럽네.
아름다운 많은 선비들이여, 이 왕국에 태어났네.
왕국에서 태어나니, 주나라의 기둥이 되었네.
빛나는 많은 선비들이여, 문왕이 이로써 편안하셨네.
정성스럽고 정성스러운 문왕이여, 아아 계속 밝게 빛나며 공경하셨네.
크도다 천명이여! 은나라 자손들이 있었네.
은나라 자손들이여, 그 수가 억이 아닌 것 없건만.
상제께서 이미 명하시니, 주나라에 복종하였네.
주나라에 복종함이여, 천명은 일정하지 않네.
은나라 선비들이 재능 있고 민첩하여, 주나라 서울에서 제사를 돕네.
제사를 도음이여, 이미 조복에 큰 관이라네.
왕의 충직한 신하들이여, 그대 조상을 생각하지 않는가.
그대 조상을 생각하여, 그 덕을 닦으라.
길이 천명에 맞추어, 스스로 많은 복을 구하라.
은나라가 아직 군사를 잃기 전에는, 능히 상제에 맞추었다네.
마땅히 은나라를 거울삼아야 하리, 큰 천명을 지키기 쉽지 않음을!
명이 지키기 쉽지 않으니, 그대 자신이 끊어지지 않게 하라.
의로운 명성을 선양하고 밝히어, 은나라를 스스로 하늘에서 오게 하라.
하늘의 일은,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네.
문왕을 모범으로 삼아, 만방이 믿음을 이루리.
〔232〕대명(大明)
밝고 밝게 아래 있고, 혁혁하게 위에 있네.
하늘은 믿기 어려우니, 왕이 되기가 쉽지 않네.
하늘이 은나라 적통을 자리에 세우시어, 사방을 끼고 있게 하지 않으셨네.
지씨의 둘째 임씨가, 저 은나라 상나라에서, 와서 주나라에 시집와, 서울에서 며느리가 되었네.
이에 왕계에 미치어, 덕행을 이루었네.
태임이 임신하시어, 이 문왕을 낳으셨네.
오직 이 문왕이, 마음이 조심스럽고 신중하며, 밝게 상제를 섬기어,
많은 복을 맞이하시고, 그 덕이 어긋나지 않으시어, 이로써 사방 나라들을 받으셨네.
목야가 넓고 넓으니, 수레가 빛나고 빛나네.
무왕이 분발하시어, 혁혁하게 용맹하시네.
이에 상나라를 쳐서 이기시어, 천하를 취하셨네.
〔233〕면(緜)
넝쿨넝쿨 오이 넝쿨이여, 백성의 처음 생겨남이여, 저 저수와 칠수 땅에서라네.
옛 공(公) 단보께서, 굴을 파고 움집에 사시며, 아직 집이 없으셨다네.
옛 공 단보께서, 이른 아침에 말을 달리셔서, 서쪽 물가를 따라서, 기산 아래에 이르셨네.
이에 강씨 여인과 함께, 와서 터를 살펴보셨네.
주(周)의 평원이 비옥하고 기름지니, 제비꽃과 씀바귀가 꿀처럼 달구나.
이에 처음 꾀하고 논의하시어, 이에 우리 거북에게 물으시어.
여기에 머물러라 때를 맞추라 하시니, 여기에 집을 짓네.
이에 집 짓는 일을 맡기시어, 이에 동쪽 집을 지으시네.
이에 땅을 고르고 다지시어, 이에 원근의 모든 사람들을 모으시네.
큰북을 울려 모이게 하시어, 백성들이 기뻐하며 달려오네.
왕이 풍 땅으로 옮기시어, 저 풍 땅에서 거처하시네.
풍 땅에서 거처하시어, 이에 태왕의 업을 이으시네.
저 귀갑에 점을 치시니, 여기서 멈추어라 하네.
〔234〕역박(棫樸)
무성하고 무성한 역(棫)과 박(樸) 나무여, 섶으로 쌓으네.
빛나고 빛나는 임금이시여, 좌우에서 모시네.
빛나고 빛나는 임금이시여, 좌우에서 옥 홀을 받드네.
옥 홀 받드는 이 의젓하고 의젓하니, 뛰어난 선비가 마땅하네.
저 경수의 배가 흔들리니, 무리 지어 노를 젓네.
주왕이 나서시니, 여섯 군대가 따르네.
빛나는 저 은하수여, 하늘에서 빛을 이루네.
주왕의 수명이 길어지시니, 사람 만들기를 그치지 않으시네.
그 아름다운 글을 조각하고 다듬으니, 금과 옥처럼 빛나네.
힘쓰고 힘쓰는 우리 왕이시여, 사방을 기강 세워 다스리시네.
〔235〕한록(旱麓)
저 한산 기슭을 바라보니, 개암나무 잡목이 무성하네.
화락하고 즐거운 군자여, 복록을 구하니 화락하고 즐거우시네.
빛나는 저 옥 국자여, 황금빛 물이 그 안에 있네.
화락하고 즐거운 군자여, 복록이 내려주시네.
솔개가 날아 하늘에 닿고, 물고기가 연못에서 뛰어오르네.
화락하고 즐거운 군자여, 사람 만들기를 그치지 않는가?
맑은 술이 이미 올라가고, 붉은 수말이 이미 갖추어졌네.
이로써 제사 드리고, 이로써 큰 복을 빌네.
〔236〕사제(思齊)
정숙하신 태임이시여, 문왕의 어머니라네.
아름다운 주강을 그리워하니, 서울 집안의 며느리라네.
태사가 아름다운 소문 이으시니, 이에 백 명의 아들이 있으시네.
종가 선조들에게 부드럽게 대하시어, 신이 때로 원망하지 않으시고, 신이 때로 괴로워하지 않으시네.
아내에게 본을 보이시고, 형제에게 미치어, 이로써 집안과 나라를 다스리시네.
조용하고 화기롭게 궁중에 계시며, 엄숙하고 정중하게 종묘에 계시네.
드러나지 않아도 또한 임하시고, 싫증나지 않아도 또한 보호하시네.
〔237〕황의(皇矣)
크고 크신 상제시여, 아래를 굽어보시네.
사방을 살펴보시고, 백성의 편안함 구하시네.
오직 이 두 나라가, 그 정치가 이루어지지 않네.
오직 저 횡포하고 잔인한 이들이, 이로써 크게 병들었네.
오직 이 어진 군주시여, 그 덕이 능히 밝으시네.
능히 밝고 능히 법 지키며, 능히 장자이고 능히 임금이시네.
이 큰 나라의 왕이 되시어, 능히 순하고 능히 화합하시네.
문왕에게 견주어 보아도, 그 덕에 뉘우침 없으시네.
이미 상제의 복을 받으시어, 자손에게 베푸시네.
이에 저 밀(密) 나라 사람들을 정벌하시어, 다시 공(共) 나라 경계에 이르시네.
이에 저 완(阮) 나라와 공(共) 나라를 정벌하시어, 이미 믿음이 이루어지시네.
이에 저 숭(崇) 나라를 정벌하시어, 크게 군대가 위엄 있네.
이에 풍(豐) 땅에 도읍을 정하시어, 만방을 평정하시네.
〔238〕영대(靈臺)
영대 짓기 시작하여, 경영하고 영위하시네.
서민들이 지으니, 날이 채 지나지 않아 완성됐네.
처음 짓기 시작하셨건만 급하게 말라 하시니, 서민들이 자식처럼 와서 지었네.
왕이 영원(靈苑)에 계시니, 암사슴이 엎드려 있네.
암사슴이 살찌고 윤기 나며, 흰 새가 깃털을 빛내네.
왕이 영소(靈沼)에 계시니, 아아 연못에 물고기가 뛰어오르네.
악기 거는 틀이 세워지고, 큰 북이 올려져 있네.
아아 종과 북을 울리니, 아아 영벽옹(辟廱)에서 즐기시네.
아아 종과 북을 울리니, 아아 영벽옹에서 즐기시네.
악어 가죽 북이 울리니, 소경 악사들이 연주하네.
〔239〕하무(下武)
이어가기 어렵지 않은 주나라여, 대대로 슬기로운 왕이 계셨네.
세 임금이 하늘에 계시어, 왕이 서울에서 짝이 되셨네.
왕이 서울에서 짝이 되시어, 대대로 덕을 구하시네.
길이 천명에 맞추시어, 왕의 믿음을 이루시네.
왕의 믿음을 이루시어, 아래 땅의 법이 되시네.
길이 효도를 생각하시어, 효도를 생각하심이 곧 법이 되시네.
이 한 분을 사랑하시어, 응하여 순종하는 덕이 있으시네.
길이 효도를 생각하시어, 밝게도 계승하는 일을 감당하시네.
밝게 이 오는 이들을 맞이하시어, 그 선조의 업적을 이으시네.
아아 만 년 동안, 하늘의 복을 받으소서.
하늘의 복을 받으시어, 사방이 와서 경축하네.
아아 만 년 동안, 가까이서 도움이 없지 않으리.
〔240〕문왕유성(文王有聲)
문왕에게 명성이 있으시니, 아아 크고 훌륭한 명성이라네.
아아 그 평안함을 구하시고, 아아 그 이루심을 살피시네.
문왕이시여 훌륭하시도다!
문왕이 명을 받으시어, 이 무공이 있으시네.
이미 숭(崇)을 치시고, 풍(豐) 땅에 도읍을 세우시네.
문왕이시여 훌륭하시도다!
성을 쌓으니 해자가 생기고, 풍 도읍을 짝 지어 만드시네.
급하게 하고자 함이 아니라, 아아 오는 세대에 효도를 잇기 위함이라네.
왕후이시여 훌륭하시도다!
────────────────────────────────────────────────────────────
【생민지십(生民之什)】
────────────────────────────────────────────────────────────
〔241〕생민(生民)
처음 백성이 생겨남은, 강원(姜嫄)이 낳으셨기 때문이라네.
어찌하여 백성이 생겨났는가? 이에 상제께 제사 드렸기 때문이라네.
자손 없음을 빌지 않으시고, 상제의 발자국을 밟으셔서,
잉태함이 있으시고 거하심이 있으시어, 이에 낳으시고 이에 기르시어,
이 후직(后稷)을 낳으셨네.
달이 차서 해산하시니, 처음 낳은 것이 어린 양 같네.
울지도 않고 떠들지도 않으시며, 신령스러운 이처럼 이미 서 계시네.
상제께서 이를 흠향하시지 않겠는가? 이를 제물로 드림이 편안하지 않겠는가?
들판에 버려두니, 소와 양이 길러주네.
숲 속에 버려두니, 나무꾼이 우연히 만나주네.
찬 얼음 위에 버려두니, 새가 날개로 덮어주네.
새가 떠나가니, 후직이 이에 울부짖네.
그 울음소리가 크고 우렁차니, 소리 내어 길에 울려 퍼지네.
이에 기어 다닐 수 있게 되니, 스스로 서서 도달하실 수 있네.
먹이를 구하여 심으시니, 콩이 무성하게 자라네.
벼가 무성하게 자라고, 기장이 잘 자라며, 삼과 보리가 무성하고,
박 열매가 풍성하게 달리네.
〔242〕행위(行葦)
무성하고 무성한 갈대여, 밟지 말고 꺾지 마라.
어린 순이 이미 돋아났으니, 양이 소가 밟을세라.
빈객들을 안에 모아 즐기니, 형제들과 일가친척 빠짐없이 모였네.
그들에게 가득 드리고 권하여, 비파 타고 슬(瑟) 뜯으며 연주하네.
이에 슬 뜯고 비파 타며, 이에 생황 불고 경쇠 치네.
이에 안주와 술상 권하니, 화살 쏘기가 엄숙하네.
화살통 열고 활 꺼내어, 화살 쏘기가 일제히 쏘는 듯하네.
여덟 화살 이미 쏘고, 뒤 화살 다 명중되었네.
가득 찬 술잔 올리니, 그대의 수명이 억 년 되기를!
〔243〕기취(既醉)
이미 술에 취하고 이미 덕에 배불렀으니, 군자여 길이 복이 있으소서.
그대에게 좋은 술 있으니, 그대의 덕에 흠이 없네.
이에 그대에게 좋은 것 하사하시어, 하늘의 복록이 그대를 도우시네.
이에 그대에게 순박한 덕 도우시고, 이에 그대에게 많고 좋은 것 보이시네.
이에 그대에게 하늘의 도움 주시고, 이에 그대를 크게 번성하게 하시네.
그대의 소를 풀어 이리저리 달리게 하시어, 길한 것이 쏟아지게 하시네.
하늘의 보호가 이미 정해지시고, 이에 그대에게 경작지 내려주시네.
이에 그대 자손 번성하게 하시어, 이에 그대에게 복을 주시네.
이에 그대에게 도움이 되게 하시고, 이에 그대의 법도를 이루시네.
신이 내려주신 복이여, 그대에게 많은 복이 있으소서.
하늘의 복을 갖추시어, 이로써 그대에게 형제들이 있네.
형제들이 크게 어울리어, 이로써 친족들이 화목하네.
〔244〕부예(鳧鷖)
물오리와 갈매기가, 강의 모래섬에 있네.
의젓한 공이 이르시어, 술도 있고 음식도 있네.
그 술이 맑고 향기로우니, 이로써 신에게 올리어 흠향하게 하시네.
물오리와 갈매기가, 강물 위에 있네.
의젓한 공이 이르시어, 많은 것 쌓여 있네.
그 술이 누룩 향기로우니, 이로써 신에게 올리어 즐기시게 하시네.
〔245〕가락(假樂)
참으로 즐거우신 군자여, 부모와 백성의 부모라네.
즐거운 군자여, 복록이 하늘에서 오시네.
그대를 보호하고 도우시어, 하늘에서 복을 내려주시네.
위의가 크게 갖추어지고, 덕행이 어긋나지 않으시네.
사방 나라들을 다스리시어, 그대에게 사방의 울타리가 있으시네.
그 백성을 거두어 경영하시니, 임금이 되기에 마땅하시네.
밤낮으로 게으르지 않으시고, 오직 경건함을 섬기시네.
이로써 만 년 오래 사시며, 영원히 끝이 없으시리.
〔246〕공류(公劉)
독실하고 공류시여! 거처도 농사도 없이, 식량을 가져가시어,
또 배낭에 넣고 가지에 넣으며, 활과 화살을 넣어 메시어,
방패와 창 들고, 도끼와 큰도끼 들고, 이에 출발하시네.
독실하고 공류시여! 이미 부와 빈 땅 살피시고,
나라 안의 샘과 연못 살피시어, 저 남쪽 언덕에 오르시어.
저 경수와 위수를 바라보시어, 삼군에 나누어주시네.
독실하고 공류시여! 군사들이 기쁘게 모이고 모였네.
이에 경수를 건너, 도끼와 큰도끼를 쓰시어.
밭과 들판을 개척하시고, 해를 살피고 그림자 재어, 이에 앉아서 계획하시네.
독실하고 공류시여! 이에 거처를 보시고,
이에 음지와 양지를 보시고, 저 샘을 살펴보시네.
이에 군사들과 함께 머무시어, 저 광야에 거처를 정하시네.
이에 두 집을 세우시고, 이에 넓고 큰 집을 지으시네.
독실하고 공류시여! 가죽옷을 펼쳐 입으시고,
덮개가 있는 가죽옷을 입으시고, 많은 사람 먹이시네.
이에 희생을 장만하고, 이에 높이 쌓고 가득 채우시어.
이에 행군을 그치시고, 이에 도읍을 세우시어.
〔247〕형작(泂酌)
저 먼 곳 물을 길어, 이로써 釜에 넣어 삶네.
군자여, 그 어찌하면 먹을 것 있으랴? 이에 맞이하여 손님에게 드리네.
저 먼 곳 물을 길어, 이로써 술을 담그네.
군자여, 그 어찌하면 먹을 것 있으랴? 이에 맞이하여 손님에게 드리네.
저 먼 곳 물을 길어, 이로써 음식을 만드네.
군자여, 그 어찌하면 먹을 것 있으랴? 이에 맞이하여 손님에게 드리네.
〔248〕권아(卷阿)
굽이굽이 이 언덕에서, 바람이 남쪽에서 불어오네.
이 좋은 군자에게 가지 않으랴? 어진 이를 가르치고 힘쓰네.
수레 타고 달리시며, 이 좋은 평원에서 노니시네.
봉황이 저 높이 날아, 날개를 비비며 나는 소리가 나네.
봉황이 저 높이 날고, 그 날개 우뚝우뚝하네.
봉황이 저 높이 날고, 그 목소리가 아름답네.
봉황이 저 높이 날아, 저 높은 산마루에 오르네.
오동나무가 저 높이 자라니, 아침 해가 비추어 빛나네.
저 봉황이 울음 울며, 저 높은 산마루에 있네.
아름다운 군자시여, 그 말씀이 진실로 맞고 맞네.
이에 그대와 함께, 하늘의 복을 누리세.
이에 그대와 함께, 만수무강 하시기를!
아름다운 군자시여, 그 말씀이 진실로 진지하시네.
이에 그대와 함께, 덕을 받들어 행하리.
이에 그대와 함께, 만수무강 하시기를!
〔249〕민로(民勞)
백성이 수고롭고 수고로우니, 부디 잠시 편안하게 하소서.
서울 땅 가운데에 계시어, 사방의 울타리가 되소서.
왕에게 어찌 은혜 없으랴? 간사하고 어지러운 이들에게 미혹되지 마소서.
간사하고 포학한 이들을 물리치시어, 함부로 분쟁을 일으키지 마소서.
백성이 수고롭고 수고로우니, 부디 조금이나마 쉬게 하소서.
중국의 중심에 계시어, 사방을 안정시키소서.
왕에게 어찌 은혜 없으랴? 소란 일으키는 이에게 따라가지 마소서.
소란 일으키는 이들을 물리치시어, 주왕의 나라를 이어가소서.
백성이 수고롭고 수고로우니, 부디 평화롭게 하소서.
왕에게 어찌 은혜 없으랴? 이에 선한 이를 가까이하소서.
간사하고 부드러운 말에 미혹되지 마시고, 오직 성스러운 왕의 법을 따르소서.
백성이 수고롭고 수고로우니, 부디 안정되게 하소서.
왕에게 어찌 은혜 없으랴? 이에 덕스러운 이를 가까이하소서.
참소하는 이들에게 미혹되지 마시고, 오직 뛰어난 이들을 쓰소서.
백성이 수고롭고 수고로우니, 부디 즐겁게 하소서.
왕에게 어찌 은혜 없으랴? 이에 어진 이를 가까이하소서.
간사하고 알랑거리는 이들을 물리치시어, 이로써 나라를 안정시키소서.
〔250〕판(板)
하늘이 이미 판을 내리시니, 두려워하고 조심해야 할 때라네.
말하고 말하건만, 들으려 하지 않으니.
이 옛 교훈이여, 어기지 않는다면 어찌하랴?
하늘이 이미 판을 내리시니, 두려워하고 조심하면 어떠랴?
말하고 또 말하건만, 나를 좋게 여기지 않으니.
옛날 선인의 말씀이여, 버리지 않는다면 어찌하랴?
덕스러운 말씀 물에 던지지 말고, 소인에게 친근히 하여 큰 일 맡기지 마오.
군자는 도타운 덕 있으니, 소인이 욕심으로 따르네.
그 말을 믿을 것인가? 이런 사람을 쓸 것인가?
하늘이 크게 노하시니, 감히 희롱하고 즐기지 마오.
노인은 담장에 기대어 있고, 젊은이는 달리며 일하네.
하늘이 위엄을 내리시니, 드나들 때 삼가라.
하늘이 쉬지 않으시니, 함부로 꾀를 내지 마라.
옛날 선인들에게서, 아직도 배울 것이 있으리!
────────────────────────────────────────────────────────────
【탕지십(蕩之什)】
────────────────────────────────────────────────────────────
〔251〕탕(蕩)
크고 크신 상제시여, 아래 백성들의 임금이라네.
빠르고 빠르게 위엄 있으시어, 그 명이 많이 바뀌네.
하늘이 은나라 낳으시건만, 그 명이 이미 마쳤네.
은나라가 이미 멸망함은, 사람이 이 뒤를 이어야 하기 때문이라네.
문왕이 말씀하시기를, 아아 은나라여!
백성이 방자하고 무례하건만, 어찌 그대 나라 폐단을 잊으랴?
꾀를 내어 포악한 정치 일삼으니, 이에 상나라를 망하게 했네.
옛날을 본으로 삼지 않으니, 큰 하늘의 명을 잃었네.
문왕이 말씀하시기를, 아아 은나라여!
그대 나라의 폐단이 이와 같구나.
탐욕스럽고 욕심스러워, 큰 나라를 해쳤네.
옛날 선인들을 따르지 않으니, 이로써 더욱 어지러워졌네.
문왕이 말씀하시기를, 아아 은나라여!
평지가 이미 산이 됐고, 큰 산이 이미 골짜기가 됐으니.
대인의 교훈이 이미 있건만, 오직 어리석은 이만이 믿지 않으네.
〔252〕억(抑)
위의가 단정하고 단정하니, 덕의 귀퉁이요 모서리라네.
사람들이 또 말하기를, 지혜롭지 않은 이는 어리석다 하고;
서민의 어리석음은, 그 본성이 허물 때문이라네.
지혜로운 이의 어리석음은, 또한 이 허물 때문이라네.
뛰어난 사람을 다툼이 없으니, 사방이 그를 본받네.
깨달은 덕행이 있으니, 사방 나라가 따르네.
나에게 좋은 말씀 있어도, 그대가 실행하지 않으면;
그 허물이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대에게 있으리.
먼저 손님에게 가르쳐 주고, 뒤에 나에게도 미치게 하라.
그대 사람들에게 먼저 하고, 그 뒤에 나도 하게 하라.
나에게 선한 말씀 있건만, 그대가 들으려 하지 않으니.
이것이 큰 사람의 허물이라네.
가득 차지 않은 술잔이여, 이미 이로써 덕이 더러워졌네.
거짓되고 간교한 말이여, 이로써 어지러움이 생겼네.
그대를 권면하건만, 삼가지 않으시면;
그대 행실이 단정하지 않으니, 덕이 자연히 무너지리.
술을 즐기는 것이 잘못이 아니라, 그 술로 인해 덕이 흔들리는 것이 잘못이라네.
사람들이 있으면 안색을 고치고, 사람들이 없으면 마음대로 하네.
마음속에서 나오는 것이, 뒤에는 부끄러움이 되리.
〔253〕상유(桑柔)
무성한 뽕나무 잎이여, 그것이 누렇게 시들었네.
내 마음 근심스럽고 슬프니, 이 보잘것없는 백성들을 생각하네.
이미 떠나고 이미 가버렸으니, 누구와 함께 돌아가랴?
큰 나라가 어렵고 어려우니, 잠시도 편안할 수 없네.
화합하고 부드럽게 하여 나라를 돌보건만, 이미 어지러움이 크게 됐네.
어찌 잘못된 것 알지 못하랴? 잘못을 고칠 수 없기 때문이라네.
나라 사람들이 말하기를, 현명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하네.
그러나 누가 뜨거운 것에 손을 대겠는가? 물에 넣어 식히리라 하네.
아아 안타깝도다! 방법을 알면서도 실행하지 않으니.
아아 저 옛날에는, 지금처럼 어지럽지 않았건만.
그 뿌리가 이미 상했으니, 가지와 잎이 다칠 수밖에 없네.
스스로 이 어지러움 일으켰으니, 어찌 선인을 탓하랴.
〔254〕운한(雲漢)
저 은하수여, 하늘에서 환하게 빛나네.
왕이 말씀하시기를, 아아! 나는 어찌하여 이런 때에 왕이 됐는가?
하늘이 재앙 내려, 죽고 굶주리네.
신이여, 어찌하여 이처럼 혹독하신가?
두려운 마음으로 조심조심, 마치 우레가 칠 듯하고.
신이여, 어찌하여 이처럼 완고하신가?
크게 가뭄이 이르러, 흩어지고 버려지게 하시네.
뭇 신들에게 두루 제사 드리되, 귀신도 놓치지 않네.
어찌 조심하지 않으랴? 이에 제물이 다 떨어졌네.
가뭄이 매우 심하여, 감히 쉬지 못하네.
저 남쪽 높은 산에 올라, 커다란 떡갈나무를 바라보네.
산천에 두루 제사 드리되, 빠뜨림이 없네.
제사 드릴수록 더욱 심해지니, 크게 탄식할 뿐이네.
〔255〕숭고(崧高)
높고 높은 저 산들이여, 화악(華嶽)이 가장 높네.
하늘이 신령스러운 이 내리시어, 보와 신 두 나라가 일어났네.
보와 신 두 나라가 일어남은, 주나라 왕실의 울타리이라네.
왕이 신중하게 말씀하시어, 신백(申伯)에게 명하시네.
그대의 나라에 부지런히 힘쓰고, 저 남쪽 땅을 다스려라.
왕이 신백에게 하사하시니, 사(謝) 땅을 개척하시네.
왕이 신백에게 명하시어, 사 땅 도읍 경영하게 하시네.
소백이 그를 위해 경계를 긋고, 신백이 들어가 살게 하시네.
신백이 이에 세우니, 이에 이 성을 이루었네.
왕이 신백을 명하여 조회 가게 하시어, 이에 그의 행차를 공경히 전송하시네.
이에 그를 먹여 보내고, 이에 그의 도읍을 이루게 하시네.
길보(吉甫)가 글로 남기고, 마치 신중한 노래 같구나.
신백이여 만수무강하소서, 그 덕이 화락하고 즐거우시리.
〔256〕증민(烝民)
하늘이 뭇 백성을 낳으시니, 사물이 있으면 법칙이 있네.
백성이 이 불변의 도리를 지니어, 이 아름다운 덕을 좋아하네.
하늘이 주(周)를 굽어보시어, 아래에 밝게 비추시고.
이 천자를 보전하시어, 중산보(仲山甫)를 낳으셨네.
중산보의 덕이, 부드럽고 아름답고 의젓하네.
용모가 아름답고 훌륭하여, 공경하고 두려워하는 것 같네.
천자의 명을 따르되, 또한 선조의 옛 규범 지키네.
천자의 명이 많고도 많아, 중산보만이 이를 행하네.
나라 사람들도 아름다운 이 있지만, 중산보는 오직 홀로 밝게 하네.
나는 덕 있는 이 없을까 걱정하니, 중산보가 나를 도와주기 때문이라네.
나라를 지키는 것은 성곽이 아니라, 덕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네.
나라가 작은 것은 두렵지 않으니, 선인이 없는 것이 두렵다네.
중산보가 나라를 경영하니, 만방이 이로써 바르게 되네.
〔257〕한혁(韓奕)
큰 한나라가 있어, 북방의 변방에 있네.
상제께서 그 부락 왕으로 삼으시어, 수레와 깃발을 하사하셨네.
왕이 한후(韓侯)에게 명하시어, 그 선조의 규범을 잇게 하시네.
변방 백성들을 다스리고, 북방 나라들을 어루만지며,
북방 종족들을 경계하게 하시네.
한후가 서울로 조회하러 와서, 왕이 저 분에게 연회 베푸시네.
박씨 공주를 아내로 맞으시어, 길한 것과 상서로운 것이 모였네.
만 가지 좋은 것 갖추어, 그대 한후의 집안이 화락하네.
한후가 나라로 돌아와, 저 한성(韓城)에 도읍을 세우시네.
집을 짓고 영토를 개척하니, 나라가 풍요롭고 넉넉해졌네.
한후가 나라를 다스리니, 백성들이 편안해지네.
〔258〕강한(江漢)
강수와 한수가 넘실넘실 흐르고, 무보(武甫)가 남쪽으로 정벌 가네.
산과 강이 아득히 멀고, 그 수고로움이 크네.
왕이 소호(召虎)에게 명하시어, 이 남방 나라들을 평정케 하시네.
왕이 소호에게 명하시어, 무인들을 이끌고 가시네.
제도를 만들고 나라 경계 긋고, 사방을 다스리시네.
이에 방백(方伯)을 봉하시니, 사방이 편안해지네.
소호가 절하며 머리를 조아리고, 천자의 명에 감사드리네.
천자가 소호에게 명패를 하사하시니, 남쪽의 토지를 내려주시네.
소호가 머리를 조아리고 절하며, 이에 명패를 받드네.
소호가 돌아와 고하니, 왕이 그 공을 포상하시네.
큰 상을 내리시고, 작위를 올려주시네.
소호가 아뢰기를, 이 모두 왕의 신령스러움 덕분이라 하네.
〔259〕상무(常武)
왕이 말씀하시기를, 아아 남중(南仲)이여!
준(浚)의 경수 물을 막아, 서방을 다스리고,
그대의 행렬을 이루어, 그 화성(滑城)을 치라.
왕이 말씀하시기를, 아아 남중이여!
날쌔고 날래게, 방어하고 막으라.
그대의 깃발 펼치고, 그대의 창 들고,
서쪽을 끼고 있는 험윤을 막아라.
왕이 친히 출정하시어, 그 위엄 찬란하고 빛나시네.
부끄럼 없이 무공을 이루시어, 크게 이 넓은 나라에 임하시네.
여러 제후들에게 명하시어, 왕의 강역을 넓히시네.
〔260〕첨앙(瞻卬)
우러러보고 앙망하건만, 하늘이 은혜를 내리시지 않네.
백성들이 편안하지 않으니, 혼란과 재앙이 그치지 않네.
어찌하면 안정될 수 있으랴? 어찌하면 위급함 면할 수 있으랴?
그 왕후의 꾀함이, 맞지 않고 그렇지 않네.
여인이 나랏일 하면, 올빼미가 밤새 울게 되고.
여인이 공무를 하면, 나라가 기울고 무너지리.
어지러움이 하늘에서 내려온 것이 아니라, 여인으로 말미암아 생겨난 것이라네.
가르치고 훈계할 수 없으니, 그 여인의 입에서 나온 것이라네.
내가 젊었을 때를 생각하니, 실로 편안하고 즐거웠건만.
지금 이 나이 먹어서는, 모욕과 근심만 있구나.
강과 물이 더러워지고 흐려지니, 그 물이 맑아지지 않네.
이와 같이 날이 갈수록 어지러워지니, 어찌하면 안정될 수 있으랴?
〔261〕소민(召旻)
빠르고 빠른 하늘이여, 어찌하여 아래를 이처럼 혹독하게 내려보시는가?
덕 있는 이를 잃어버리시어, 이를 임금으로 세우지 않으시고.
어지럽고 참람한 이를 들어 쓰시어, 이를 임금의 편안함으로 삼으시네.
나는 왕의 가까운 이들이, 나를 질투함을 생각하네.
나는 저 옛날을 생각하니, 날마다 분주하게 일하며 수고롭고 힘들었네.
지금은 내 몸이 편안하지 않으니, 세월만 덧없이 흘러가네.
============================================================
제4부 송(頌)
============================================================
────────────────────────────────────────────────────────────
【주송(周頌)】
────────────────────────────────────────────────────────────
〔262〕청묘(清廟)
청묘에 씩씩하고 엄숙하여, 도와서 제사 받드는 이들이 의젓하네.
많은 선비들이 제사에 나아가니, 문왕의 덕이 하늘에 오르네.
경건하고 조심스럽게, 문왕의 덕을 드러내네.
만방에 길이 법칙 되시니, 아아 선왕의 신이시여!
〔263〕유천지명(維天之命)
하늘의 명이여, 아아 쉬지 않으시네!
이 아름답지 않겠는가! 문왕의 순박한 덕이여.
이에 선왕의 업을 이어가서, 주나라가 크게 일어남을 이루었네.
아아 밝으신 왕이시여!
〔264〕유청(維清)
맑고 맑은 문왕의 규범이여, 신중하게 이 무공 이루셨네.
크도다 받으신 하늘의 명이여! 은나라에 대한 죄 다스리셨네.
이 두루 밝은 덕이여! 주나라의 여러 왕들이 이를 이어받으시네.
〔265〕열문(烈文)
찬란하고 빛나는 문왕의 덕이여, 만방을 크게 제어하시네.
하늘의 아름다운 명을 받으시어, 길이 그 업을 이으시네.
또한 모든 제후들이여, 그대들의 덕이 어기지 않으리.
공손히 천자의 명을 따르는 것이, 이로써 오래 복을 받으리.
〔266〕천작(天作)
하늘이 고주(高周)를 만드시어, 태왕이 이를 이루셨네.
태왕이 이를 열어, 문왕이 편안히 하셨네.
이 기산 가에서, 선조들이 처음 이 땅을 개척하셨네.
아아 훌륭하신 문왕이시여! 이를 잘 이으시어 일하셨네.
〔267〕호천유성명(昊天有成命)
넓은 하늘에 이루어진 명이 있으니, 두 임금이 받드셨네.
성왕이 이를 이으시어, 밝게 경건히 하시었네.
날마다 조심하고 두려워하시어, 사방을 편안하게 하시고 평정하시었네.
〔268〕아장(我將)
내가 희생 양을 드리고, 날마다 밝은 곳을 향해 제사 드리네.
하늘의 위엄을 받들어, 길이 이 명을 지키리.
아아 선왕이시여! 이제 즐거이 받으소서!
〔269〕시매(時邁)
때때로 순행하여, 제후들이 모두 따르네.
이에 산천에 제사 드리니, 이 또한 모두 와서 모이네.
아아 빛나는 임금이시여! 온갖 신들에게 제사 드리시네.
〔270〕집경(執競)
씩씩하게 경쟁하시는 무왕이시여, 크게 공을 이루셨네.
이 문왕과 무왕이시여, 수가 억이나 되는 이들을 치시어,
길이 받으신 이 명이여! 성왕과 강왕이 이을 수 있었네.
아아 빛나는 성왕이시여! 이 하늘의 복을 받으셨네.
〔271〕사문(思文)
생각건대 문덕이 있는 후직이시여, 하늘과 짝이 될 만하시네.
곡식을 사람들에게 주시어, 백성들이 이를 먹게 되었네.
어떤 사람들에게 어떤 땅을 줄 것인가? 저 동방의 나라들이라네.
〔272〕신공(臣工)
아아 신하들이여, 공무를 받들어 행하라!
왕이 말씀하시기를, 아아 너희 많은 신하들이여,
부지런히 힘써 바치고 말하지 않겠는가? 어찌 마음 쓰지 않겠는가?
밭 갈고 씨 뿌리기 시작하여, 내 곡식 바로잡아라.
〔273〕잡(噫嘻)
아아 성왕이시여! 이미 나라를 가지셨네.
방백들을 불러 모으시어, 저 경작 일을 시키시네.
크게 몰아서, 삼십 리를 가네.
만 쌍의 소로 밭을 갈아, 어찌 풍년이 들지 않으랴?
〔274〕진로(振鷺)
백로가 날아가니, 저 서쪽 못에 앉았네.
내가 손님을 모시니, 그 용모가 아름답고 의젓하네.
그 덕이 맑고 순박하며, 밤에는 조심하고 두려워하며 기다리네.
〔275〕풍년(豐年)
풍년에, 기장과 수수가 무성하게 자라네.
높다랗게 쌓인 창고, 크고 넉넉한 곡식 더미들.
이로써 술 빚고 단술 만들어, 조상 신들께 제사 드리네.
이로써 모든 예의를 갖추어, 복이 이로써 내려오네.
〔276〕유고(有瞽)
눈 먼 악사들이 있으니, 눈 먼 악사들이 주나라 뜰에 있네.
악기 거는 틀과 받침대를 세우고, 큰 북과 작은 북 매달았네.
경쇠와 경쇠 상자 걸고, 종과 종 걸이도 걸었네.
피리 불고 생황 불며, 관악기의 혀 자리 잡았네.
연주 소리가 조화를 이루어, 그 선조들에게 제사 드리네.
〔277〕잠(潛)
물고기가 깊은 물에 잠기어, 혹은 잠어리에 혹은 돌 아래에 있네.
내가 어부들에게 명하여, 저 사다리와 그물로 잡게 하네.
철갑상어와 황어를 받들고, 드디어 선조 사당에서 제사 드리네.
〔278〕옹(雍)
아아 백관들이 제물 받드니, 제사 이루어지는 소리 드높네.
신이 오시어 편안히 받으시고, 복록이 장차 넉넉하게 하시리.
신이 강림하시어 흠향하시니, 이로써 만방이 편안해지네.
〔279〕재현(載見)
이에 문왕의 묘에 뵈오니, 제후들이 모두 와서 모였네.
제후들이 와서 모여, 문왕의 덕이 훌륭함을 생각하네.
여러 제후들이 문왕 좌우에 서니, 복록이 이로써 내리네.
〔280〕유객(有客)
손님이 오시니, 흰 말이 그 수레를 끄네.
그 손님의 거처를 편안케 하여, 제물을 드리네.
술을 따르고 음식을 드리며, 그 지위에 맞게 대접하네.
이 손님을 보내드리니, 길하고 상서로운 일이 이루어지네.
〔281〕무(武)
빛나는 무왕이시여, 그 공업이 빛나고 찬란하시네.
씩씩하게 원정 가시어, 크게 이 상나라를 치셨네.
은나라를 정벌하여, 오랜 원수를 갚으셨네.
이 큰 나라의 왕이 되시어, 길이 이 명을 이으시네.
〔282〕민여소자(閔予小子)
가엾은 나 어린 자식이여! 왕위를 이어받아 나라의 임금이 되었네.
국가의 위기가 닥쳐오니, 선왕을 섬기지 못하여 두렵고 떨리네.
아아 선왕이시여! 이 어린 자식을 잊지 마소서!
〔283〕방락(訪落)
방문하고 살피며 낙읍(洛邑)에서 경영하니, 이 많은 어진 이들과 상의하네.
선왕의 남기신 덕업을 이어받아, 이 나라를 크게 이루어가네.
아아 선왕이시여! 이 나라를 편안케 하소서!
〔284〕경지(敬之)
경건하게 하라 경건하게 하라, 하늘은 밝고 밝아 보시네.
하늘에 오르기 어려우니, 이 산 위에 있는 것만도 못하니.
이것저것 꾀하는 이들이 있으나, 나는 그들과 함께 일하리.
날로 살펴서 배우고 익히리.
〔285〕소비(小毖)
예방하고 또 예방하여, 나를 편안하게 하리라 했건만.
뜻밖에 벌집에 찔렸으니, 앞의 수레가 뒤에 알려주지 않았구나.
이미 한번 벌에 쏘였으니, 이제 조심하여 땅 기어다니지 않으리.
〔286〕재삼(載芟)
풀을 베고 또 베어, 그 밭을 경작하네.
만 쌍의 소와 수천 명의 농부들, 밭 갈고 풀 매네.
이 봄에 농사 시작하여, 남편과 함께 남녘 밭에 나가네.
파종하고 싹 트고 무성하게 자라, 단단하고 좋은 낱알들이라네.
아름답고 무성한 기장과 수수, 풍년이 들고 배부른 해라네.
이로써 술 빚고 단술 만들어, 선조께 제사 드리네.
〔287〕양사(良耜)
보습이 날카롭고 좋으니, 저 남쪽 밭에서 농사짓네.
온갖 곡식 심어 자라게 하니, 기장과 수수가 무성하게 빽빽하네.
이삭이 패고 열매 맺어, 거두어서 창고에 쌓네.
창고가 만 간이나 되니, 술 빚고 단술 만드네.
처자식이 이에 즐겁게 되니, 복록이 크고 크네.
〔288〕사의(絲衣)
명주 제복을 입으시고, 면류관을 쓰셨네.
경에 오르시고 노복에 임하시어, 가을 제사 드리시네.
그 음식이 풍성하고 많으며, 위의가 의젓하고 의젓하시네.
시초 술 달콤하고 향기로우며, 제사 음식이 아름답네.
〔289〕추(酌)
용을 구워 먹고, 복을 비네.
복을 빌어, 이로써 만방을 거느리네.
무왕의 공업을 받들어, 이 무공을 행하네.
나라를 개척하고 넓히어, 길이 이 공업을 이루어가네.
〔290〕환(桓)
빛나는 무왕이시여, 씩씩하게 원정 가시어, 그 공이 혁혁하시네.
삼군이 날쌔게 씩씩하게 나아가니, 적이 모두 공격 받네.
이에 이 상나라를 정벌하시어, 천자가 되시었네.
이 제후들을 거느리시어, 길이 이 업적을 이으시리.
〔291〕뇌(賚)
시문왕을 생각하니, 길이 잊지 않으리.
이 많은 선비들이 있으니, 그대들이 이 문왕을 이었네.
너희들에게 아름다운 것을 분배하노니, 영원토록 이어받아라!
〔292〕반(般)
이제 어기어 우러러보니, 산과 강이 크고 넓네.
왕이 이를 둘러보시며, 모두 즐거이 구경하네.
뭇 신들에게 제사 드리니, 이로써 복을 비네.
────────────────────────────────────────────────────────────
【노송(魯頌)】
────────────────────────────────────────────────────────────
〔293〕비궁(閟宮)
깊고 아늑한 비궁이여, 강원이 터전 잡으셨네.
강원이 어찌하여 터전 잡으셨나? 이에 상제께 제사 드려,
자식 없음을 빌지 않으시고, 발자국 밟으시어 태어나심이 있으셨기 때문이라네.
이에 후직을 낳으시니, 실로 그 어머니가 성스러우셨네.
후직의 후손이 번성하여, 마침내 태왕에 이르렀네.
태왕이 기산 가에 사시며, 주나라 왕업을 처음 여셨네.
이 희공(僖公)을 생각하니, 그 덕이 온화하고 공경스러우시네.
그 기가 빛나고 빛나며, 그 수레 방울 소리가 우렁차네.
병거가 삼백 대이고, 붉은 갑옷 입은 군사 삼천이라네.
이에 원수를 갚고 정벌하시어, 회이(淮夷)를 복속시키시네.
〔294〕유필(有駜)
살찌고 건장한 말들이, 천자의 마구간에 있네.
희공이 경호에 계시니, 그 덕이 크고 훌륭하네.
살찌고 건장한 말들이, 아름다운 목초지에 있네.
희공이 경호에 계시니, 술 마시고 그 악기 즐기시네.
술 마시고 악기 즐기시며, 그 복이 이루어지시네.
군자 만년토록, 길이 이 즐거움 누리소서!
〔295〕반수(泮水)
즐겁도다 반수(泮水)여, 이에 갈대를 따네.
노나라 임금 이르러 서시니, 제후들이 와서 모이네.
제후들이 와서 모여, 그 덕이 크도다!
즐겁도다 반수여, 이에 순채를 따네.
노나라 임금 이르러 서시니, 술도 있고 음식도 있네.
술도 있고 음식도 있으니, 이에 적의 좌이(左耳)를 바치네.
즐겁도다 반수여, 이에 물풀을 따네.
노나라 임금 이르러 서시니, 그 말씀이 이루어지시네.
그 말씀이 이루어지시어, 회이를 복속시키시네.
〔296〕수궁(駉)
살찌고 건장하도다 말들이여, 저 광야에 있네.
살찌고 건장하도다 말들이여, 저 들판에 있네.
살찌고 건장하도다 말들이여, 저 습지에 있네.
희공의 말이 번성하고, 어찌 크지 않겠는가!
살찌고 건장하도다 말들이여, 저 평원에 있네.
저 들에서 달리고, 저 풀밭에서 노니네.
희공의 덕이 빛나고, 이 노래로 그를 칭송하네.
────────────────────────────────────────────────────────────
【상송(商頌)】
────────────────────────────────────────────────────────────
〔297〕나(那)
아아 성대하도다! 공고히 하여 제사를 치르네.
탕왕의 자손들이, 탕왕의 음악에 맞게 제사 드리네.
북소리가 웅장하고, 피리와 생황이 화음을 이루네.
이에 상나라 음악인 남(南)을 연주하니, 크게 번창하도다!
소리가 어울리고 아름다우니, 탕왕이 이를 즐겨 받으시네.
방울 소리 쨍쨍하게 크고, 박자가 맞고 화음을 이루네.
이 탕왕의 제사에 어울리어, 그 향기로운 제물이 올라가네.
〔298〕열조(烈祖)
빛나는 열조(烈祖)시여, 이로써 제사 드리네.
맑은 술이 있으니, 수레처럼 가득하게 드리네.
이미 와서 이미 강림하시어, 왼쪽에도 오른쪽에도 계시네.
모든 복을 내려주시어, 만 가지 이로움이 내려오시네.
비구름이 오시어, 우리 오곡을 자라게 하시네.
신이 강림하시어 흠향하시니, 이로써 만방이 복을 받네.
〔299〕현조(玄鳥)
하늘이 현조(玄鳥)를 명하시어, 내려와 상나라를 낳게 하시네.
드넓은 은나라의 땅이여, 천제가 이 성탕(成湯)에게 명하시었네.
성탕이 명을 받으시어, 무공이 크게 이루어지시네.
구주(九州)를 다스리시어, 온 천하가 복종하네.
이에 후손들이 제사 드리니, 천명이 길이 이어지네.
〔300〕장발(長發)
오래 전에 홍수가 있었는데, 우임금이 이를 다스리셨네.
그 경계를 바르게 정하시어, 밖의 나라들을 경계 지으시네.
이에 상(商)나라가 일어나니, 하늘이 크게 돌보시네.
탕왕이 오시어, 이에 하나라를 정벌하시네.
그 공이 혁혁하고 찬란하시니, 이에 천하 왕이 되셨네.
상탕이 하늘의 명을 받으시어, 선왕들을 이으시네.
탕왕의 후손 왕이 이 나라 다스리시니, 그 덕이 훌륭하시네.
사방 나라들이 따르니, 이에 상나라가 번성하시네.
만방을 다스리시어, 오직 상탕의 업을 이어받으시네.
〔301〕은무(殷武)
씩씩하게 원정 가신 은나라 임금이시여, 형(荊) 나라를 정벌하시네.
크게 군대를 이끄시어, 형만(荊蠻)의 땅 깊숙이 쳐들어가시네.
사로잡은 포로와 빼앗은 것 가지고, 승리하여 돌아오시네.
천자의 위엄이 빛나고 빛나니, 형나라 사람들이 감히 나오지 못하네.
이에 성을 새로 쌓고, 이에 조공을 바치게 하시네.
이로써 은나라의 위엄이 드러나니, 사방이 복종하네.
은나라의 규범을 잘 이어받아, 후손들에게 본보기가 되시네.
만년토록 이 복을 누리시어, 길이 이 나라를 지키시리.
하늘이 내리신 복이 두텁고 두터우니, 크게 상나라가 번성하시네.
후손들이 이을 것이니, 이로써 길이 나라를 보전하리.
============================================================
【결어(結語)】
============================================================
시경(詩經) 한국어 번역 전문 완성
총 301편 번역
제1부 국풍(國風) : 001~160편 총 160편
제2부 소아(小雅) : 161~230편 총 74편
제3부 대아(大雅) : 231~261편 총 31편
제4부 송 (頌) : 262~301편 총 40편
본 번역은 공개 도메인 원문을 바탕으로 새로 번역한 것임.
원문의 저작권은 소멸되었으며, 본 번역문의 저작권은 번역자에게 있음.
────────────────────────────────────────────────────────────
'철학 > 유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근사록(近思錄) 한국어 버전 (0) | 2026.05.25 |
|---|---|
| 근사록(近思錄) 한자 원문 (0) | 2026.05.25 |
| 시경(詩經) 한자 원문 (0) | 2026.05.24 |
| 서경(書經) 한국어 버전 (0) | 2026.05.24 |
| 서경(書經) 한자 원문 (0) | 2026.0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