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유교

맹자(孟子) 한국어 버전

분류쟁이 2026. 5. 1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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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다른 언어 버전은 아래 블로그에 있습니다.
한자 원문: https://classzangi.tistory.com/285

맹자 한글 텍스트 파일입니다.

맹자-한국어.txt
0.21MB


맹자 한글 텍스트 입니다.

 

≪ 孟 子 ≫ 한국어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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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孟子≫ 梁惠王章句 上(양혜왕장구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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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맹자께서 양혜왕을 알현하셨다. 왕이 말하였다. "노인장께서 천 리를 멀다 않고 오셨으니, 장차 우리나라를 이롭게 할 방책이 있으십니까?"
2.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왕께서는 하필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오직 인(仁)과 의(義)가 있을 뿐입니다. 왕이 '어떻게 하면 내 나라를 이롭게 할까?' 하고 말씀하시면, 대부는 '어떻게 하면 내 집안을 이롭게 할까?' 하고, 사서인은 '어떻게 하면 내 몸을 이롭게 할까?' 할 것입니다. 위아래가 서로 이익을 다투면 나라가 위태로워집니다. 만승의 나라에서 그 임금을 시해하는 자는 반드시 천승의 가문이요, 천승의 나라에서 그 임금을 시해하는 자는 반드시 백승의 가문입니다. 만에서 천을 취하고, 천에서 백을 취하는 것이 적지 않건만, 진실로 의를 뒤로 하고 이를 앞세우면 빼앗지 않고는 만족하지 못합니다. 인한 사람으로서 그 어버이를 버리는 자는 없으며, 의로운 사람으로서 그 임금을 뒤로 하는 자는 없습니다. 왕께서는 인의를 말씀하시면 될 것이니, 하필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3. 맹자께서 양혜왕을 알현하시니, 왕이 연못가에 서서 기러기와 사슴을 돌아보며 말하였다. "현명한 사람도 이런 것을 즐깁니까?"
4.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현명한 자가 된 뒤에야 이를 즐길 수 있으며, 현명하지 못한 자는 이런 것이 있어도 즐기지 못합니다. 《시경》에 이르기를, '영대를 경영하니 경영하고 도모하매, 백성들이 힘을 써서 하루도 안 되어 이루었네. 경영함에 급히 하지 말라 하였건만, 백성들이 자식처럼 달려왔네. 왕이 영유에 계시니 암사슴이 엎드려 쉬고, 암사슴은 윤기 흐르고 백조는 희고 희네. 왕이 영소에 계시니 물고기가 가득 뛰어오르네.' 하였습니다. 문왕이 백성의 힘으로 대와 못을 만들었건만 백성들이 기뻐하며 그 대를 영대라 하고, 그 못을 영소라 하며, 사슴과 물고기가 있음을 즐거워하였습니다. 옛 사람은 백성과 더불어 함께 즐겼으므로 능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탕서》에 이르기를, '이 해는 언제 없어지려나? 내 너와 함께 망하리라.' 하였으니, 백성들이 그와 함께 망하기를 원하였으니, 비록 대와 못과 새와 짐승이 있다 한들 어찌 홀로 즐길 수 있겠습니까?"
5. 양혜왕이 말하였다. "과인은 나라에 있어서 마음을 다할 뿐입니다. 하내에 흉년이 들면 그 백성을 하동으로 옮기고, 곡식을 하내로 옮깁니다. 하동에 흉년이 들어도 또한 그렇게 합니다. 이웃 나라의 정사를 살펴보아도 과인처럼 마음을 쓰는 자가 없는데, 이웃 나라의 백성이 더 줄지 않고 과인의 백성이 더 늘지 않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6.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왕께서 전쟁을 좋아하시니, 청컨대 전쟁으로 비유하겠습니다. 둥둥 북을 치며 진격하여 병기가 서로 맞부딪쳤을 때, 갑옷을 버리고 병기를 끌며 도망하는 자가 있어, 어떤 자는 백 보를 달려 멈추고 어떤 자는 오십 보를 달려 멈추었습니다. 오십 보 도망한 자가 백 보 도망한 자를 비웃는다면 어떻겠습니까?"
7. 왕이 말하였다. "옳지 않습니다. 다만 백 보가 아닐 뿐이지, 이 또한 도망친 것입니다."
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왕께서 이를 아신다면, 백성이 이웃 나라보다 많아지기를 바라지 마십시오. 농사철을 어기지 않으면 곡식을 다 먹을 수 없을 만큼 많아지고, 촘촘한 그물을 연못에 넣지 않으면 물고기와 자라를 다 먹을 수 없을 만큼 많아지며, 도끼를 제때에 산림에 넣으면 재목을 다 쓸 수 없을 만큼 많아집니다. 곡식과 물고기와 자라를 다 먹을 수 없고 재목을 다 쓸 수 없게 되면, 이는 백성들로 하여금 산 자를 봉양하고 죽은 자를 장사 지내는 데 유감이 없게 하는 것입니다. 산 자를 봉양하고 죽은 자를 장사 지내는 데 유감이 없는 것이 왕도의 시작입니다. 다섯 묘의 집에 뽕나무를 심으면 오십 세 된 자가 비단옷을 입을 수 있고, 닭·돼지·개·돼지의 가축을 기르는 데 때를 놓치지 않으면 칠십 세 된 자가 고기를 먹을 수 있으며, 백 묘의 밭에서 농사철을 빼앗지 않으면 여러 식구의 가족이 굶주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상서(庠序)의 가르침을 삼가 효도와 공경의 의리로써 거듭 가르치면, 반백의 노인이 길에서 짐을 지거나 이지 않게 됩니다. 칠십 세 된 자가 비단옷을 입고 고기를 먹으며, 백성들이 굶주리거나 춥지 않게 되는데도 왕 노릇을 못 하는 자는 있지 않습니다.
9. 개나 돼지가 사람이 먹을 것을 먹어도 거두어들일 줄 모르고, 길에 굶어 죽은 시체가 있어도 창고를 열 줄 모르며, 사람이 죽으면 '내 탓이 아니라 흉년 탓이다'라고 합니다. 이것이 사람을 찔러 죽이고 나서 '내 탓이 아니라 병기 탓이다'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왕께서 흉년을 탓하지 않으신다면, 천하의 백성들이 모여들 것입니다."
10. 양혜왕이 말하였다. "과인은 기꺼이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1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몽둥이로 사람을 죽이는 것과 칼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 다릅니까?"
12. 왕이 말하였다. "다르지 않습니다."
13. "칼로 죽이는 것과 정사로 죽이는 것이 다릅니까?"
14. 왕이 말하였다. "다르지 않습니다."
1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부엌에는 살진 고기가 있고 마구간에는 살진 말이 있는데, 백성들은 굶주린 기색이 있고 들판에는 굶어 죽은 시체가 있습니다. 이는 짐승을 몰아 사람을 먹게 하는 것입니다. 짐승끼리 서로 잡아먹어도 사람들이 미워하거늘, 백성의 부모가 되어 정사를 하면서 짐승을 몰아 사람을 먹게 하는 데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어디에 백성의 부모 됨이 있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처음 나무 인형을 만든 자는 후손이 없을 것이다!' 하셨으니, 사람을 본떠 만들어 썼기 때문입니다. 어찌하여 이 백성들을 굶주려 죽게 하시겠습니까?"
16. 양혜왕이 말하였다. "진나라가 천하에서 가장 강하다는 것은 노인장도 아시는 바입니다. 그런데 과인의 대에 이르러, 동쪽으로는 제나라에게 패하여 장자가 거기서 죽었고, 서쪽으로는 진나라에게 칠백 리 땅을 잃었으며, 남쪽으로는 초나라에게 욕을 당하였습니다. 과인은 이를 부끄럽게 여겨, 죽은 자들을 위해 한번 설욕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17.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사방 백 리의 땅으로도 왕 노릇을 할 수 있습니다. 왕께서 만약 백성에게 인정을 베풀어 형벌을 줄이고 세금을 가볍게 하며, 밭을 깊이 갈고 김을 잘 매게 하고, 장정들이 한가한 날에 효도·공경·충성·신의를 닦아 집에서는 부형을 섬기고 밖에서는 어른과 윗사람을 섬기게 한다면, 몽둥이를 만들어서도 진나라와 초나라의 견고한 갑옷과 날카로운 병기를 이길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저들은 백성의 농사철을 빼앗아 밭을 갈고 김을 매어 부모를 봉양하지 못하게 하니, 부모는 얼어 굶주리고 형제와 처자는 뿔뿔이 흩어집니다. 저들이 그 백성을 도탄에 빠뜨리고 있으니, 왕께서 가서 정벌하신다면 누가 왕과 대적하겠습니까? 그러므로 '인자(仁者)는 적이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왕께서는 의심하지 마십시오!"
18. 맹자께서 양양왕을 알현하시고 나와서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바라봄에 임금답지 않고, 가까이함에 두려운 바가 없었다. 갑자기 묻기를, '천하가 어떻게 하면 안정되겠습니까?' 하기에, 내가 대답하기를, '하나로 통일되면 안정됩니다.' 하였다.
19. '누가 하나로 통일할 수 있습니까?' 하기에, 대답하기를, '사람 죽이기를 좋아하지 않는 자가 통일할 수 있습니다.' 하였다.
20. '누가 그에게 따르겠습니까?' 하기에, 대답하기를, '천하에 따르지 않는 자가 없을 것입니다. 왕께서는 저 곡식의 싹을 아십니까? 칠팔월 사이에 가뭄이 들면 싹이 마릅니다. 하늘이 뭉게뭉게 구름을 일으켜 쏟아지듯 비를 내리면 싹이 발딱 일어납니다. 이와 같다면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지금 천하의 임금 가운데 사람 죽이기를 좋아하지 않는 자가 없으니, 만약 사람 죽이기를 좋아하지 않는 자가 있다면, 천하의 백성들이 모두 목을 빼고 그를 바라볼 것입니다. 진실로 이와 같다면, 백성들이 그에게 돌아오는 것이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 같아서, 콸콸 흘러내리니 누가 능히 막겠습니까?' 하였다."
21. 제선왕이 물었다. "제환공과 진문공의 일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
22.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공자의 문도들 중에 환공과 문공의 일을 말한 자가 없었으므로 후세에 전해지지 않아, 저는 듣지 못하였습니다. 그만둘 수 없다면 왕도를 말씀드릴까요?"
23. 왕이 말하였다. "덕이 어떠해야 왕 노릇을 할 수 있습니까?"
2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백성을 편안히 보호하며 왕 노릇을 하면 능히 막을 자가 없습니다."
25. 왕이 말하였다. "과인 같은 자도 백성을 보호할 수 있겠습니까?"
2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할 수 있습니다."
27. 왕이 말하였다. "무엇으로 제가 할 수 있음을 아십니까?"
2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신이 호흘에게 듣기를, 왕께서 당 위에 앉아 계실 때 소를 끌고 당 아래를 지나가는 자가 있어, 왕께서 보시고 '소가 어디로 가느냐?' 물으시니, '흔종(釁鐘)에 쓰려 합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왕께서 '놓아주어라! 나는 그것이 벌벌 떠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으니, 죄 없이 사지(死地)로 나아가는 것과 같다' 하시니, '그렇다면 흔종을 그만둡니까?' 라고 하였습니다. '어찌 그만둘 수 있겠느냐? 양으로 바꾸어라!' 하셨다고 하였는데, 이런 일이 있었습니까?"
29. 왕이 말하였다. "있었습니다."
3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이 마음이면 족히 왕 노릇을 할 수 있습니다. 백성들이 모두 왕을 인색하다고 여기지만, 신은 진실로 왕께서 차마 하지 못하셨음을 압니다."
31. 왕이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실로 그런 백성들이 있었습니다. 제나라가 비록 좁고 작으나, 내 어찌 소 한 마리를 아끼겠습니까? 다만 그것이 벌벌 떠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어, 죄 없이 사지로 나아가는 것 같기에 양으로 바꾼 것입니다."
3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왕께서는 백성들이 왕을 인색하다고 여기는 것을 이상히 여기지 마십시오. 작은 것으로 큰 것을 바꾸었으니 저들이 어찌 그 뜻을 알겠습니까? 왕께서 만약 그것이 죄 없이 사지로 나아가는 것을 불쌍히 여기셨다면, 소와 양을 어찌 가리시겠습니까?"
33. 왕이 웃으며 말하였다. "이것이 참으로 어떤 마음이었겠습니까? 나는 그 재물이 아까워서 양으로 바꾼 것이 아닌데, 백성들이 나를 인색하다고 하는 것도 당연하겠습니다."
3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괜찮습니다. 이것이 바로 인술(仁術)이니, 소는 보았고 양은 보지 못한 것입니다. 군자는 금수에 대하여, 살아 있는 것을 보고는 차마 죽는 것을 보지 못하며, 그 소리를 듣고는 차마 그 고기를 먹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군자는 푸줏간을 멀리 하는 것입니다."
35. 왕이 기뻐하며 말하였다. "《시경》에 이르기를, '남이 마음 먹은 것을 내가 헤아린다' 하였는데, 이는 바로 선생님을 두고 한 말입니다. 내가 행하고도 돌이켜 구해보면 내 마음을 알지 못하겠더니,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니 내 마음에 감동되는 바가 있습니다. 이 마음이 왕도에 합치되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3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왕께 아뢰는 자가 '내 힘은 백 균을 들 수 있으나 깃털 하나를 들기에는 부족하고, 내 시력은 가는 털의 끝을 살필 수 있으나 수레에 가득 찬 장작을 보지 못한다'고 한다면, 왕께서는 그것을 허락하시겠습니까?"
37. 왕이 말하였다. "아닙니다."
3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은혜가 금수에는 미치면서도 공이 백성에게 이르지 않는 것은 유독 어째서입니까? 그렇다면 깃털 하나를 들지 못하는 것은 힘을 쓰지 않아서이고, 수레에 가득 찬 장작을 보지 못하는 것은 시력을 쓰지 않아서이며, 백성이 보호받지 못하는 것은 은혜를 쓰지 않아서입니다. 그러므로 왕께서 왕 노릇을 못 하시는 것은 하지 않는 것이지, 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39. 왕이 말하였다. "하지 않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의 모양이 어떻게 다릅니까?"
4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태산을 옆구리에 끼고 북해를 뛰어넘는 것을 사람들에게 '나는 할 수 없다'고 하면, 이것은 참으로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어른을 위해 나뭇가지를 꺾는 것을 사람들에게 '나는 할 수 없다'고 하면, 이것은 하지 않는 것이지 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왕께서 왕 노릇을 못 하시는 것은 태산을 끼고 북해를 뛰어넘는 유(類)가 아니요, 왕께서 왕 노릇을 못 하시는 것은 나뭇가지를 꺾는 유입니다. 내 노인을 노인으로 섬겨 남의 노인에게까지 미치고, 내 어린이를 어린이로 사랑해 남의 어린이에게까지 미치면, 천하를 손바닥 위에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시경》에 이르기를, '자기 아내에게 모범을 보이고 형제에게 미쳐서, 집안과 나라를 다스린다' 하였으니, 이 마음을 들어 저기에 더할 뿐임을 말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은혜를 미루면 사해를 보호하기에 족하고, 은혜를 미루지 않으면 처자도 보호하기에 부족합니다. 옛 사람이 남보다 크게 뛰어난 까닭은 다른 것이 없으니, 그 하는 바를 잘 미루었을 뿐입니다. 지금 은혜가 금수에는 미치면서도 공이 백성에게 이르지 못하는 것은 유독 어째서입니까? 저울질한 뒤에야 가볍고 무거움을 알고, 자로 잰 뒤에야 길고 짧음을 압니다. 사물이 다 그러하지만 마음은 더욱 그러합니다. 왕께서는 헤아려 보십시오! 아니면 왕께서 갑병(甲兵)을 일으켜 사졸과 신하를 위태롭게 하고 제후들과 원한을 맺은 뒤에야 마음이 시원하시겠습니까?"
41. 왕이 말하였다. "아닙니다. 내 어찌 그것을 시원하게 여기겠습니까? 장차 내가 크게 원하는 바를 구하려는 것입니다."
4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왕의 크게 원하시는 바를 들을 수 있겠습니까?" 왕이 웃으며 말하지 않으셨다.
4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살찌고 단 것이 입에 부족하기 때문입니까? 가볍고 따뜻한 것이 몸에 부족하기 때문입니까? 아니면 채색이 눈으로 보기에 부족하기 때문입니까? 음악이 귀로 듣기에 부족하기 때문입니까? 총애하는 신하들이 앞에서 부리기에 부족하기 때문입니까? 왕의 여러 신하들이 모두 이를 공급하기에 충분한데, 왕께서 어찌 그 때문이겠습니까?"
44. 왕이 말하였다. "아닙니다. 나는 그 때문이 아닙니다."
4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왕의 크게 원하시는 바를 알 수 있습니다. 토지를 넓히고, 진나라와 초나라를 조회하게 하고, 중국에 군림하여 사방 오랑캐를 어루만지고자 하시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하면서 이와 같은 것을 구하는 것은, 마치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46. 왕이 말하였다. "그렇게까지 심합니까?"
4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아마 더 심할 것입니다.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하면 비록 물고기를 얻지 못하더라도 뒤에 재앙이 없습니다. 이와 같이 하면서 이와 같은 것을 구하면, 마음과 힘을 다해 해도 뒤에 반드시 재앙이 있을 것입니다."
48. 왕이 말하였다. "들을 수 있겠습니까?"
4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추나라 사람과 초나라 사람이 싸운다면 왕께서는 누가 이길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50. 왕이 말하였다. "초나라 사람이 이길 것입니다."
5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작은 것은 큰 것을 대적할 수 없고, 적은 것은 많은 것을 대적할 수 없으며, 약한 것은 강한 것을 대적할 수 없습니다. 해내에 사방 천 리 되는 것이 아홉인데, 제나라는 그 하나를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하나로 여덟을 복종시키는 것이 추나라가 초나라를 대적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또한 근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지금 왕께서 인정을 베푸시면, 천하의 벼슬하는 자들이 모두 왕의 조정에 서기를 원하고, 농사짓는 자들이 모두 왕의 들에서 농사짓기를 원하며, 장사하는 자들이 모두 왕의 저자에 물건을 쌓기를 원하고, 행려하는 자들이 모두 왕의 길로 다니기를 원하며, 천하에서 그 임금을 미워하는 자들이 모두 왕에게 달려와 호소하기를 원할 것입니다. 이와 같다면 누가 능히 막겠습니까?"
52. 왕이 말하였다. "과인이 어둡고 총명하지 못하여 이에 나아가지 못합니다. 원컨대 선생님께서 과인의 뜻을 도와 밝게 가르쳐 주십시오. 제가 비록 민첩하지 못하나 한번 시험해 보겠습니다."
5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항산(恒産)이 없어도 항심(恒心)이 있는 자는 오직 선비만이 능합니다. 백성의 경우는 항산이 없으면 항심이 없습니다. 항심이 없으면 방탕하고 편벽되며 사악하고 사치스러워 못 하는 짓이 없습니다. 죄에 빠진 뒤에 따라가서 형벌을 가하는 것은 백성을 그물질하는 것입니다. 어찌 인자(仁者)가 위에 있으면서 백성을 그물질하는 짓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현명한 임금은 백성의 산업을 제정하여 반드시 위로는 부모를 섬기기에 충분하고 아래로는 처자를 기르기에 충분하게 하며, 풍년에는 종신토록 배부르고 흉년에는 죽음을 면하게 합니다. 그런 뒤에 선으로 몰아가므로 백성이 따르기가 쉽습니다. 지금 백성의 산업을 제정하되, 위로는 부모를 섬기기에 부족하고 아래로는 처자를 기르기에 부족하며, 풍년에도 종신토록 고생하고 흉년에는 죽음을 면하지 못합니다. 이렇게 하면 오직 죽음을 구하기에도 부족할까 두려운데, 어느 겨를에 예의를 다스리겠습니까? 왕께서 이를 행하고자 하신다면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다섯 묘의 집에 뽕나무를 심으면 오십 세 된 자가 비단옷을 입을 수 있고, 닭·돼지·개·돼지의 가축을 기르는 데 때를 놓치지 않으면 칠십 세 된 자가 고기를 먹을 수 있으며, 백 묘의 밭에서 농사철을 빼앗지 않으면 여덟 식구의 가족이 굶주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상서(庠序)의 가르침을 삼가 효도와 공경의 의리로써 거듭 가르치면, 반백의 노인이 길에서 짐을 지거나 이지 않을 것입니다. 노인이 비단옷을 입고 고기를 먹으며, 백성들이 굶주리거나 춥지 않은데도 왕 노릇을 못 하는 자는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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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孟子≫ 梁惠王章句 下(양혜왕장구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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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포가 맹자를 뵙고 말하였다. "저는 왕을 뵈었는데, 왕이 저에게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대답할 말이 없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것이 어떠합니까?"
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왕께서 음악을 매우 좋아하신다면 제나라는 거의 잘 다스려질 것입니다!"
3. 다른 날 왕을 뵙고 말씀하셨다. "왕께서 장포에게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씀하셨다 하던데,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4. 왕이 안색이 변하여 말하였다. "과인은 선왕의 음악을 좋아할 수 없고, 다만 세속의 음악을 좋아할 뿐입니다."
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왕께서 음악을 매우 좋아하신다면 제나라는 거의 잘 다스려질 것입니다! 지금의 음악은 옛날의 음악과 같습니다.
6. 왕이 말하였다. "들을 수 있겠습니까?"
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혼자 즐기는 것과 남과 더불어 즐기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즐겁습니까?"
8. 왕이 말하였다. "남과 더불어 즐기는 것만 못합니다."
9. "몇 사람과 즐기는 것과 많은 사람과 즐기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즐겁습니까?"
10. 왕이 말하였다. "많은 사람과 즐기는 것만 못합니다."
11. "신이 왕을 위해 음악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왕이 여기서 음악을 연주하면 백성들이 왕의 종과 북 소리, 피리와 관악기 소리를 듣고서 모두 머리를 아프게 여기고 이마를 찌푸리며 서로 말하기를, '우리 왕이 음악 연주하기를 좋아하는데 어째서 우리를 이 극한 처지에 이르게 하는가? 부자가 서로 만나지 못하고 형제와 처자가 뿔뿔이 흩어진다' 할 것입니다. 지금 왕이 여기서 사냥을 하면, 백성들이 왕의 수레와 말 소리를 듣고 깃발의 아름다운 것을 보고서 모두 머리를 아프게 여기고 이마를 찌푸리며 서로 말하기를, '우리 왕이 사냥하기를 좋아하는데 어째서 우리를 이 극한 처지에 이르게 하는가? 부자가 서로 만나지 못하고 형제와 처자가 뿔뿔이 흩어진다' 할 것입니다. 이것은 다름이 아니라 백성과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 왕이 여기서 음악을 연주하면 백성들이 왕의 종과 북 소리, 피리와 관악기 소리를 듣고서 모두 흔연히 기뻐하는 기색을 띠며 서로 말하기를, '우리 왕이 질병이 없으신가 보다. 어찌 음악을 연주할 수 있겠는가' 할 것입니다. 지금 왕이 여기서 사냥을 하면 백성들이 왕의 수레와 말 소리를 듣고 깃발의 아름다운 것을 보고서 모두 흔연히 기뻐하는 기색을 띠며 서로 말하기를, '우리 왕이 질병이 없으신가 보다. 어찌 사냥을 할 수 있겠는가' 할 것입니다. 이것은 다름이 아니라 백성과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왕이 백성과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하신다면 왕 노릇을 하실 수 있습니다."
12. 제선왕이 물었다. "문왕의 동산이 사방 칠십 리라 하던데,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13.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전해오는 글에 그런 말이 있습니다."
14. "그렇게 컸습니까?"
15. "백성들이 오히려 작다고 여겼습니다."
16. "과인의 동산은 사방 사십 리인데 백성들이 오히려 크다고 여기니, 어째서입니까?"
1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문왕의 동산 사방 칠십 리는 풀 베는 자와 땔나무 하는 자가 거기에 드나들고, 꿩과 토끼를 잡는 자가 거기에 드나들어 백성과 함께하였습니다. 백성들이 작다고 여긴 것이 또한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신이 처음 국경에 이르러 나라의 큰 금령이 무엇인지를 물어본 뒤에야 감히 들어왔습니다. 신이 듣기에 교외 관문 안에 사방 사십 리의 동산이 있는데, 그 안의 사슴을 죽이면 살인죄와 같다 하니, 이것은 나라 안에 사방 사십 리의 함정을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백성들이 크다고 여기는 것이 또한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18. 제선왕이 물었다. "이웃 나라와 사귀는 데 도가 있습니까?"
19.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있습니다. 오직 인자(仁者)라야 큰 나라로서 작은 나라를 섬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탕왕은 갈나라를 섬겼고, 문왕은 곤이를 섬겼습니다. 오직 지자(智者)라야 작은 나라로서 큰 나라를 섬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태왕은 훈육을 섬겼고, 구천은 오나라를 섬겼습니다. 큰 나라로서 작은 나라를 섬기는 자는 하늘을 즐거워하는 자요, 작은 나라로서 큰 나라를 섬기는 자는 하늘을 두려워하는 자입니다. 하늘을 즐거워하는 자는 천하를 보전하고, 하늘을 두려워하는 자는 자기 나라를 보전합니다. 《시경》에 이르기를, '하늘의 위엄을 두려워하여 이에 보전함이 있다' 하였습니다."
20. 왕이 말하였다. "훌륭한 말씀입니다! 그런데 과인에게는 병이 있으니, 과인은 용맹을 좋아합니다."
2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왕께서는 소용맹을 좋아하지 마십시오. 칼을 어루만지고 눈을 부릅떠 '저가 어찌 감히 나를 당하겠는가'라고 하는 것은 필부의 용맹으로 한 사람을 대적하는 것입니다. 왕께서는 대용맹을 가지십시오. 《시경》에 이르기를, '왕이 혁연히 노하시어 이에 그 군사를 정비하시고, 이에 거나라 침범함을 막아 주나라의 복을 두텁게 하시어 천하에 보답하셨다' 하였습니다. 이것이 문왕의 용맹입니다. 문왕이 한번 노하시어 천하의 백성을 편안하게 하셨습니다. 《서경》에 이르기를, '하늘이 백성을 내리시어 임금을 세우고 스승을 세우셨으니, 오직 상제를 도와 사방에 사랑을 베풀라 하셨다. 죄 있는 자와 죄 없는 자를 내가 어찌 치우치게 하겠는가? 천하에 뜻이 있는 자는 오직 나 한 사람에게 달려 있다' 하였습니다. 천하에 한 사람이라도 제자리를 잃은 자가 있으면 무왕은 이를 자기의 잘못으로 여겼습니다. 이것이 무왕의 용맹입니다. 무왕도 한번 노하시어 천하의 백성을 편안하게 하셨습니다. 지금 왕께서도 한번 노하시어 천하의 백성을 편안하게 하신다면, 백성들이 왕께서 용맹을 좋아하지 않으실까 두려워할 것입니다."
22. 제선왕이 맹자를 설궁에서 만났다. 왕이 말하였다. "현자도 이런 것을 즐깁니까?"
23.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있습니다. 사람들이 얻지 못하면 윗사람을 비난합니다. 얻지 못한다 하여 윗사람을 비난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백성의 윗사람이 되어 백성과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하지 않는 것도 또한 잘못입니다. 백성의 즐거움을 즐거워하는 자는 백성도 그의 즐거움을 즐거워하고, 백성의 근심을 근심하는 자는 백성도 그의 근심을 근심합니다. 천하로써 즐거워하고 천하로써 근심하면서도 왕 노릇을 못 하는 자는 있지 않습니다."
24. 제선왕이 물었다. "사람들이 모두 나더러 명당을 헐라고 하는데, 헐까요? 말까요?"
25.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명당은 왕자의 당입니다. 왕께서 왕정을 행하시려면 헐지 마십시오."
26. 왕이 말하였다. "왕정에 대해 들을 수 있겠습니까?"
27.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옛날 문왕이 기를 다스릴 때에, 경자(耕者)에게는 구분의 일로 세금을 거두고, 벼슬하는 자에게는 대대로 녹을 주었으며, 관문과 저자에서는 살피되 세금을 거두지 않고, 못에서는 금하지 않았으며, 죄인은 처자에게 연좌하지 않았습니다. 늙어서 아내 없는 자를 환(鰥)이라 하고, 늙어서 남편 없는 자를 과(寡)라 하고, 늙어서 자식 없는 자를 독(獨)이라 하고, 어려서 아비 없는 자를 고(孤)라 합니다.
28. 이 네 부류는 천하의 곤궁한 백성으로 하소연할 데가 없는 자들입니다. 문왕이 정사를 베풀고 인을 시행함에 반드시 이 네 부류를 먼저 하였습니다. 《시경》에 이르기를, '부유한 자는 괜찮거니와 이 외롭고 불쌍한 자들이 가련하다' 하였습니다."
29. 왕이 말하였다. "훌륭한 말씀입니다!"
3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왕께서 훌륭하다고 하시면서 어째서 행하지 않으십니까?"
31. 왕이 말하였다. "과인에게는 병이 있으니, 과인은 재물을 좋아합니다."
32.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옛날 공류가 재물을 좋아하였습니다. 《시경》에 이르기를, '창고에 쌓아두고 전대에 넣어두며, 양식을 싸고 곡식을 담아, 영예를 빛내려 하네. 활과 화살을 손질하고 방패와 창을 갈고 닦으며 도끼를 갈고 닦아, 이에 길을 떠났네'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집에 남은 자는 쌓아둔 것이 있고 길 떠나는 자는 싼 것이 있은 뒤에야 길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왕께서 재물을 좋아하신다면 백성과 함께하십시오. 왕 노릇 하는 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33. 왕이 말하였다. "과인에게는 병이 있으니, 과인은 여색을 좋아합니다."
34.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옛날 태왕이 여색을 좋아하여 그 비를 사랑하였습니다. 《시경》에 이르기를, '고공단보가 아침에 말을 달려 서쪽 수변을 따라 기산 아래에 이르러 강녀와 함께 와서 거처를 살폈다' 하였습니다. 이 때 안으로는 시집을 못 간 여자가 없었고, 밖으로는 장가를 못 간 남자가 없었습니다. 왕께서 여색을 좋아하신다면 백성과 함께하십시오. 왕 노릇 하는 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35. 맹자께서 제선왕에게 말씀하셨다. "왕의 신하 중에 그 처자를 친구에게 맡기고 초나라에 유람하러 간 자가 있는데, 돌아올 때 그 처자가 굶주리고 얼었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36. 왕이 말하였다. "절교합니다."
37. "사사(士師)가 그 관속을 다스리지 못하면 어떻게 합니까?"
38. 왕이 말하였다. "파면합니다."
39. "사방의 경내가 잘 다스려지지 않으면 어떻게 합니까?"
40. 왕이 좌우를 돌아보며 딴 말을 하였다.
41. 맹자께서 제선왕에게 말씀하셨다. "이른바 고국(故國)이라는 것은 교목(喬木)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세신(世臣)이 있다는 것입니다. 왕께서는 친신(親臣)이 없으십니다. 예전에 진출시킨 자들이 오늘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십니다."
42. 왕이 말하였다. "내가 어떻게 그 재주 없음을 알아서 버리겠습니까?"
4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라의 임금이 어진 자를 진출시킴에,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미천한 자를 귀한 자 위로 올리고 소원한 자를 친한 자 위로 올리는 것이니, 삼가지 않겠습니까? 좌우의 신하들이 모두 훌륭하다고 해도 아직 안 되며, 대부들이 모두 훌륭하다고 해도 아직 안 되며, 나라 사람들이 모두 훌륭하다고 한 뒤에 살펴보아 훌륭한 것을 보거든 그를 진출시키십시오. 좌우의 신하들이 모두 안 된다고 해도 듣지 말며, 대부들이 모두 안 된다고 해도 듣지 말며, 나라 사람들이 모두 안 된다고 한 뒤에 살펴보아 안 되는 것을 보거든 그를 물러나게 하십시오. 좌우의 신하들이 모두 죽일 만하다고 해도 듣지 말며, 대부들이 모두 죽일 만하다고 해도 듣지 말며, 나라 사람들이 모두 죽일 만하다고 한 뒤에 살펴보아 죽일 만한 것을 보거든 그를 죽이십시오. 그러므로 나라 사람들이 그를 죽였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한 뒤에야 백성의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44. 제선왕이 물었다. "탕왕이 걸을 추방하고 무왕이 주를 정벌하였다 하던데,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45.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전해오는 글에 그런 말이 있습니다."
46. "신하가 그 임금을 시해해도 됩니까?"
4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인을 해치는 자를 적(賊)이라 하고, 의를 해치는 자를 잔(殘)이라 합니다. 잔적(殘賊)한 사람을 일부(一夫)라 합니다. 일부인 주를 처형하였다는 말은 들었으나, 임금을 시해하였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습니다."
48. 맹자께서 제나라 서울에 가서 경추씨의 집에서 관사로 머물었다. 제나라 경추씨가 말하였다. "안으로 부자 사이가 있고 밖으로 군신 사이가 있으니, 이것이 인의 큰 윤리입니다. 부자 사이에는 은혜를 주로 하고 군신 사이에는 공경을 주로 합니다. 저는 왕이 선생님을 공경하는 것은 보았으나, 선생님이 왕을 공경하는 것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4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제나라 사람들 중에는 왕에게 인의로써 말하는 자가 없으니, 어찌 인의가 아름답지 않다고 여겨서이겠습니까? 마음속으로 '이 왕에게 인의로써 말해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불경이 이보다 클 수 없습니다. 나는 요순의 도가 아니면 감히 왕 앞에 진술하지 않으니, 그러므로 제나라 사람들이 나처럼 왕을 공경하는 자가 없습니다."
50. 경추씨가 말하였다. "아닙니다. 제가 말한 것은 그것이 아닙니다. 《예기》에 이르기를, '아버지가 부르시면 낙을 기다리지 않고, 임금이 명하시면 말을 멈추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선생님이 왕을 만나러 가려다가 왕의 명을 듣고 가지 않으셨으니, 아마 《예기》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5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찌 그렇겠습니까! 증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진나라와 초나라의 부유함은 내가 미칠 수 없다. 그러나 저들은 부유함으로 하고 나는 나의 인으로 하며, 저들은 작위로 하고 나는 나의 의로 하니, 내가 어찌 부족하겠는가?' 하셨습니다. 증자께서 이것이 의롭지 않다면 어찌 말씀하지 않으셨겠습니까? 증자의 말씀이 있을 뿐입니다. 천하에 달존(達尊)이 셋이 있으니, 작위가 하나요, 나이가 하나요, 덕이 하나입니다. 조정에서는 작위만 한 것이 없고, 향당에서는 나이만 한 것이 없고, 세상을 돕고 백성을 기르는 데는 덕만 한 것이 없습니다. 어찌 그 하나를 가지고 나머지 둘을 무시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큰일을 할 군주라면 반드시 함부로 부를 수 없는 신하가 있으니, 모의할 일이 있으면 그에게 가는 것입니다. 덕을 존중하고 도를 즐거워함이 이와 같지 않으면 더불어 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탕왕과 이윤의 관계는, 탕왕이 먼저 이윤에게 배우고 그 뒤에 그를 신하로 삼았으므로, 수고롭지 않게 왕이 될 수 있었습니다. 환공과 관중의 관계는, 환공이 먼저 관중에게 배우고 그 뒤에 그를 신하로 삼았으므로, 수고롭지 않게 패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천하의 나라들이 땅도 서로 비슷하고 덕도 서로 비슷한데, 한 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뛰어나지 못한 것은 다름이 아니라, 자기가 가르칠 수 있는 자를 신하로 삼기를 좋아하고 자기를 가르칠 수 있는 자를 신하로 삼기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탕왕은 이윤에 대해, 환공은 관중에 대해 감히 부르지 못하였습니다. 관중도 오히려 부를 수 없거늘, 하물며 관중을 하지 않으려는 자이겠습니까?"
52. 진진이 물었다. "지난번에 제나라에서 왕이 황금 백 일(鎰)을 보냈으나 받지 않으시고, 송나라에서 칠십 일을 보내자 받으셨으며, 설나라에서 오십 일을 보내자 받으셨습니다. 지난번에 받지 않은 것이 옳다면 지금 받은 것이 잘못이고, 지금 받은 것이 옳다면 지난번에 받지 않은 것이 잘못입니다. 선생님은 반드시 이 중 하나를 취하실 것입니다."
5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모두 옳다. 송나라에 있을 때는 장차 먼 길을 떠나게 되어 있었는데, 먼 길 떠나는 자에게는 반드시 예물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노자로 드립니다' 한 것을 받은 것이다. 설나라에 있을 때는 경계를 경비하는 군사가 있었으므로, '경비 군사 드린다는 말을 들었다' 하기에 받은 것입니다. 제나라에서는 명분이 없었습니다. 명분 없이 주는 것은 사람을 돈으로 사는 것입니다. 어찌 군자가 금품으로 살 수 있겠습니까?"
54. 맹자께서 평륙으로 가시어 그 대부에게 말씀하셨다. "그대의 창졸이 하루에 세 번 대오를 이탈한다면 내쫓겠습니까? 말겠습니까?"
55. 대부가 말하였다. "세 번을 기다리지 않겠습니다."
5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그대도 대오를 이탈한 것이 많습니다. 흉년과 기근에 그대의 백성 중 노약자가 구렁텅이에 굴러떨어지고 장정들이 사방으로 흩어진 자가 수천 명입니다."
57. 대부가 말하였다. "이것은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5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남의 소와 양을 맡아 기르는 자가 있다면 반드시 목장과 꼴을 구해야 할 것인데, 목장과 꼴을 구하지 못한다면 그것을 그 주인에게 돌려보내야 합니까, 아니면 서서 그것이 죽는 것을 지켜보아야 합니까?"
59. 대부가 말하였다. "이것은 저의 잘못입니다."
60. 다른 날 맹자께서 왕을 뵙고 말씀하셨다. "왕의 고을 다스리는 자 중에 신이 아는 자가 다섯 사람입니다. 자기의 잘못을 아는 자는 공거심 한 사람뿐입니다." 왕을 위해 그 내막을 아뢰었다.
61. 왕이 말하였다. "이것은 과인의 잘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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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孟子≫ 公孫丑章句 上(공손추장구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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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손추가 물었다. "선생님께서 제나라에서 경(卿)의 지위에 오르신다면 관중이나 안자의 공업을 다시 볼 수 있겠습니까?"
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참으로 제나라 사람이로구나. 관중과 안자만 알고 있다. 어떤 사람이 증서에게 묻기를 '선생님과 자로 중 누가 더 어집니까?' 하니, 증서가 불편해하며 말하기를 '자로는 나의 선조께서 경외하시던 분이시다' 하였다. '그렇다면 관중과 안자 중 어느 분이 더 어집니까?' 하니, 증서가 불쾌히 여기며 '그대는 어째서 나를 관중과 비교하는가? 관중은 임금의 신임을 오로지 받아 오래도록 정사를 맡았건만 공업은 그렇게도 하열하였으니, 그대는 어째서 나를 그와 비교하는가?' 하였다. 관중도 오히려 비교를 달가워하지 않았으니, 그대는 어찌 나더러 관중처럼 되라고 하는가?"
3. 공손추가 말하였다. "관중은 그 임금을 패자로 만들었고, 안자는 그 임금을 현명하게 하였습니다. 관중과 안자는 오히려 부족합니까?"
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제나라로 왕 노릇 하는 것은 손바닥을 뒤집는 것과 같이 쉽습니다."
5. 공손추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학생의 미혹됨이 더욱 심합니다. 문왕과 같은 덕을 지니신 분도 백 년이 지나서야 돌아가셨으나 오히려 천하에 미치지 못하였고, 무왕과 주공이 잇고 나서야 비로소 크게 행해졌습니다. 지금 왕 노릇이 쉽다고 말씀하시니, 문왕도 본받기에 부족합니까?"
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찌 문왕과 견줄 수 있겠습니까? 탕왕으로부터 무정에 이르기까지 현명하고 성스러운 임금이 여섯이나 일어나서, 천하가 은나라에 귀의한 지 오래되었으니 오래됨은 변하기 어렵습니다. 무정은 제후들을 조회하게 하여 천하를 손안에 쥐고 다스리기를, 마치 움직이는 것이 손바닥 위에 있는 것처럼 하였습니다. 주는 무정에게서 멀지 않아서 무정의 훌륭한 유풍과 선한 정사가 남아 있었고, 미자·미중·왕자 비간·기자·교격 같은 이들이 있어 모두 현인들이었으므로 함께 주를 보필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오래도록 한 뒤에야 나라를 잃었으니, 한 자도 주의 땅이 아닌 것이 없었고, 한 사람도 주의 신하가 아닌 자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문왕이 일어남에 사방 백 리에서 시작하였으니, 그러므로 어려웠던 것입니다. 제나라 사람들이 말하기를 '비록 지혜가 있어도 형세를 타는 것만 못하고, 비록 호미가 있어도 때를 기다리는 것만 못하다' 합니다. 지금 제나라의 형세는 쉽습니다. 하·은·주 삼대의 성왕도 제나라의 토지와 백성을 갖지 못하였습니다. 명성이 이웃 나라에 닿고 어려운 백성들에게 어질다는 소문이 들린다면, 인정을 행하기도 전에 천하를 통일하지 못할 자가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왕도 정치에 있어서 지금이 가장 쉬운 때이니, 왕 노릇 하는 것이 손바닥을 뒤집는 것처럼 쉽다고 하는 것입니다."
7. 공손추가 물었다. "그렇다면 선생님께서 왕도를 행하신다면 동요하지 않으시겠습니까?"
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아닙니다. 나는 사십 세에 마음이 동요하지 않았습니다."
9. 공손추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선생님은 맹분(孟賁)보다 훨씬 뛰어나십니다."
1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고자는 나보다 먼저 부동심을 얻었습니다."
11. 공손추가 말하였다. "부동심에 도가 있습니까?"
1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있습니다. 북궁유의 용기를 기르는 방법은 피부를 찌르지 않고, 눈을 부릅떠 피하지 않고, 한 터럭만큼도 남에게 모욕을 당하는 것을 마치 시장이나 조정에서 매를 맞는 것처럼 여기며, 갈포 옷을 걸친 천한 자에게도 모욕을 받지 않고 만승의 임금에게도 모욕을 받지 않아서, 만승의 임금을 칼로 찌르는 것을 갈포 옷을 걸친 천한 자를 찌르는 것처럼 여겨, 제후를 두려워하지 않고 나쁜 소리가 들리면 반드시 갚았습니다. 맹시사의 용기를 기르는 방법은 이기지 못하는 것을 이기는 것처럼 여기는 것이니, 적을 헤아린 뒤에 나아가고 승리를 계산한 뒤에 싸운다면 이는 삼군을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내가 어찌 반드시 이길 수 있겠습니까? 다만 두려움이 없을 뿐입니다. 맹시사는 증자와 비슷하고 북궁유는 자하와 비슷하니, 이 두 사람의 용기 중 누가 낫고 못한지는 모르지만, 맹시사는 요점을 지키는 것입니다. 옛날 증자가 자양에게 말하기를, '그대는 용기를 좋아합니까? 내 공자께 대용을 들었으니, 스스로 돌이켜 굽으면 비록 갈포 옷을 걸친 천한 자에게라도 두렵지 않겠으나, 스스로 돌이켜 곧지 못하면 비록 천만 명이라도 나는 가겠다' 하였습니다. 맹시사가 기를 지키는 것은 오히려 증자가 요점을 지키는 것만 못합니다."
13. 공손추가 말하였다. "감히 묻건대 선생님의 부동심과 고자의 부동심에 대해 들을 수 있겠습니까?"
1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고자는 말하기를, '말에서 얻지 못하면 마음에서 구하지 말고, 마음에서 얻지 못하면 기(氣)에서 구하지 말라' 하였습니다. 마음에서 얻지 못하면 기에서 구하지 말라는 것은 옳지만, 말에서 얻지 못하면 마음에서 구하지 말라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뜻은 기의 장수요, 기는 몸에 가득 찬 것입니다. 뜻이 이르는 곳에 기가 따라가니, 그러므로 말하기를 뜻을 잡고 기를 움직이지 말라 하는 것입니다."
15. 공손추가 말하였다. "뜻이 이르는 곳에 기가 따라간다고 하시고, 또 뜻을 잡고 기를 움직이지 말라 하시니, 어째서입니까?"
1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뜻이 한결같으면 기를 움직이고, 기가 한결같으면 뜻을 움직입니다. 지금 달리고 넘어지는 것은 기이지만 도리어 그 마음을 움직입니다."
17. 공손추가 말하였다. "감히 묻건대 선생님은 어디에 뛰어나십니까?"
1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말을 알고, 나는 내 호연지기를 잘 기릅니다."
19. 공손추가 말하였다. "감히 묻건대 무엇을 호연지기라 합니까?"
2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 기됨이 지극히 크고 지극히 굳세니, 곧음으로써 기르고 해침이 없으면 천지 사이에 가득 찹니다. 그 기됨이 의와 도에 짝하니, 이것이 없으면 굶주립니다. 이것은 의를 모아 생기는 것이지, 의가 갑자기 덮쳐서 얻는 것이 아닙니다. 행하여 마음에 흡족하지 않은 것이 있으면 굶주립니다. 내가 그러므로 고자는 일찍이 의를 알지 못하였다고 하는 것이니, 의를 밖에 있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일삼아야 하되 효과를 기약하지 말고, 마음에 잊지 말되 자라도록 억지로 도와주지 마십시오. 송나라 사람처럼 하지 마십시오. 송나라 사람 중에 싹이 자라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하여 그 싹을 뽑아 올린 자가 있었는데, 지쳐서 돌아와 집안 식구들에게 말하기를 '오늘은 피곤하다. 내가 싹이 자라도록 도와주었다' 하였습니다. 그 아들이 달려가 보니 싹이 이미 말라 있었습니다. 천하에 싹이 자라도록 도와주지 않는 자가 드물으니, 무익하다 하여 버려두는 자는 싹을 김매지 않는 자요, 자라도록 억지로 도와주는 자는 싹을 뽑아 올리는 자입니다. 비단 무익할 뿐 아니라 도리어 해칩니다."
21. 공손추가 말하였다. "말을 안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2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치우친 말에서는 그 가려진 바를 알고, 방탕한 말에서는 그 빠진 바를 알고, 사악한 말에서는 그 사물(邪物)에서 떠난 바를 알고, 모면하는 말에서는 그 궁한 바를 압니다. 마음에서 생겨 정사에 해를 끼치고, 정사에서 행해져 일에 해를 끼칩니다. 성인이 다시 나오신다 하더라도 반드시 내 말을 따를 것입니다."
23. 공손추가 말하였다. "재아와 자공은 말 잘하는 것을 잘하였고, 염우·민자·안연은 덕행을 잘 말하였습니다. 공자께서는 이 두 가지를 겸하셨으나, '나는 말을 잘하지 못한다'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선생님은 이미 성인이십니까?"
2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아이구,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옛날 자공이 공자께 묻기를 '선생님은 성인이십니까?' 하니, 공자께서 '성인은 내가 능하지 못하니, 나는 배움에 싫증내지 않고 가르침에 게으르지 않을 뿐이다' 하셨습니다. 자공이 말하기를 '배움에 싫증내지 않는 것은 지혜요, 가르침에 게으르지 않는 것은 인입니다. 인하고 또 지혜로우시니 선생님은 이미 성인이십니다' 하였습니다. 성인도 공자께서 자처하지 않으셨으니, 이것이 어찌 말이겠습니까!"
25. 공손추가 말하였다. "전에 듣기로 자하·자유·자장은 성인의 한 부분을 지니고 있고, 염우·민자·안연은 성인을 갖추었으나 조그마하다 하였습니다. 감히 묻건대 어떻게 처신하시렵니까?"
2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그만두고 얘기하십시다."
27. 공손추가 말하였다. "백이와 이윤은 어떻습니까?"
2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도가 같지 않습니다. 자기 임금이 아니면 섬기지 않고, 자기 백성이 아니면 부리지 않으며, 다스려지면 나아가고 어지러우면 물러난 것이 백이입니다. '누구를 섬기든 임금이 아니겠으며 누구를 부리든 백성이 아니겠는가?' 하여 다스려져도 나아가고 어지러워도 나아간 것이 이윤입니다. 나아갈 만하면 나아가고, 그만둘 만하면 그만두며, 오래 머물 만하면 오래 머물고, 빨리 떠날 만하면 빨리 떠난 것이 공자입니다. 이 모두 옛 성인들이시니, 나는 아직 그것을 행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바는 공자를 배우는 것입니다."
29. 공손추가 말하였다. "백이와 이윤은 공자와 나란히 할 수 있습니까?"
3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아닙니다. 사람이 생겨난 이래로 공자 같은 분이 없었습니다."
31. 공손추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같은 점이 있습니까?"
3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있습니다. 사방 백 리의 땅을 얻어 임금 노릇을 하면 모두 제후들을 조회하게 하고 천하를 취할 수 있었습니다. 불의한 일 하나를 행하거나 죄 없는 사람 하나를 죽이고 천하를 얻는 일은 모두 하지 않으셨습니다. 이런 점은 같습니다."
33. 공손추가 말하였다. "감히 묻건대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3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재아와 자공과 유약은 족히 성인을 알 만하니, 비천하다 해도 그 좋아하는 자를 위해 아첨하는 자가 아닙니다. 재아가 말하기를 '내가 보기에 선생님은 요순보다 훨씬 뛰어나십니다' 하였고, 자공이 말하기를 '예를 보면 그 정치를 알고, 음악을 들으면 그 덕을 압니다. 백 대가 지난 뒤에 백 대의 왕들을 평가하더라도 아무도 이 기준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사람이 생겨난 이래로 선생님 같은 분은 없었습니다' 하였고, 유약이 말하기를 '어찌 사람에게만 그렇겠습니까? 기린은 짐승 중에, 봉황은 새 중에, 태산은 구릉 중에, 하해(河海)는 웅덩이 중에, 성인은 사람 중에 그러합니다. 같은 종류에서 나오나 그 종류보다 뛰어나고, 같은 무리에서 나왔으나 그 무리보다 빼어납니다. 사람이 생겨난 이래로 공자보다 성대하신 분은 없었습니다' 하였습니다."
3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인으로써 불인을 다스리는 것은 마치 물로써 불을 끄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 인을 행하는 자는 한 잔의 물로써 수레 한 수레의 섶이 타는 것을 끄려는 것 같으니, 꺼지지 않으면 곧 물이 불을 끄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또한 불인(不仁)한 자를 크게 도와주는 것이니, 마침내는 반드시 없어질 것입니다."
3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인이 불인을 이기는 것은 물이 불을 이기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 인을 행하는 자는 마치 한 잔의 물로 수레 한 수레의 불을 끄려는 것 같아서, 꺼지지 않으면 물이 불을 이기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또한 심히 불인을 돕는 것이니, 마침내는 반드시 그것도 없어지고 말 것입니다."
3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오곡은 씨앗 중에 아름다운 것이나, 익지 않으면 돌피만 못합니다. 인도 역시 익히는 데 달려 있을 뿐입니다."
3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예가 사람을 가르칠 때에 반드시 활을 당기는 자세가 바른 뒤에 활을 쏘려 합니다. 배우는 자도 반드시 자세가 바른 뒤에 활을 쏘려 합니다. 큰 장인은 서투른 일꾼을 위해 먹줄을 고치거나 없애지 않습니다. 예는 서투른 활잡이를 위해 과녁을 고치거나 없애지 않습니다."
3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자로는 사람이 그의 잘못을 알려주면 기뻐하였습니다."
4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우왕은 맛 좋은 술을 싫어하고 충언을 좋아하셨습니다. 탕왕은 중도를 잡는 데 게을리하지 않으시고, 선을 보면 자신에게서 찾지 않는 것이 없으셨습니다. 우왕·탕왕·문왕·무왕·주공은 선을 함께하신 분들이십니다. 선을 함께한다는 것이 멀리 이르게 합니다. 그러므로 천하를 얻은 것입니다."
4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백이는 눈으로 나쁜 색을 보지 않고, 귀로 나쁜 소리를 듣지 않았습니다. 자기 임금이 아니면 섬기지 않고, 자기 백성이 아니면 부리지 않았습니다. 다스려지면 나아가고 어지러우면 물러났으며, 포악한 정치가 행해지는 나라와 포악한 백성이 있는 곳에서는 살지 못하였습니다. 사람됨이 나쁜 자와 함께 있는 것을, 마치 조복과 조관을 착용하고 진흙 가운데 앉아 있는 것처럼 생각하였습니다. 주나라의 악정 때에는 북해 바닷가에 거처하며 천하가 맑아지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므로 백이의 풍모를 들은 자는 탐욕스러운 사람이 청렴해지고 나약한 사람이 뜻을 세울 수 있게 됩니다. 이윤은 '어느 임금을 섬기든 내 임금이 아니겠으며, 어느 백성을 부리든 내 백성이 아니겠는가' 하여, 다스려져도 나아가고 어지러워도 나아갔습니다. 말하기를 '하늘이 이 백성을 낼 때에 앞에 아는 자로 하여금 뒤에 아는 자를 깨우치게 하고, 앞에 깨달은 자로 하여금 뒤에 깨달은 자를 깨우치게 하였다. 나는 하늘이 낸 백성 중에 앞에 깨달은 자이니, 내가 장차 이 도로써 이 백성을 깨우치리라' 하였습니다. 천하의 백성 중에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요순의 혜택을 입지 못한 자가 있으면, 마치 자기가 그를 도랑에 밀어 넣은 것처럼 여겼습니다. 이것이 그가 천하의 무거운 짐을 자임한 것입니다. 공자께서는 나아갈 만하면 나아가시고 물러날 만하면 물러나시며, 오래 머물 만하면 오래 머무시고 빨리 떠날 만하면 빨리 떠나셨습니다. 이 세 분은 성인이시니, 나는 아직 행하지 못합니다. 원하는 바는 공자를 배우는 것입니다."
4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이윤이 탕왕을 섬겨 조리사의 일을 하였다는 것은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이윤은 탕왕을 설득하려고 요리를 내세웠다는 것도 있지만, 이윤은 유신의 들에서 농사지으며 요순의 도를 즐겼다고 합니다. 의롭지 않고 도에 맞지 않으면 천하를 준다 해도 돌아보지 않으며, 말 사천 필을 매어두어도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4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선한 일을 남과 함께하고 사사로움을 버리고 공을 따른 것은 순임금에게서 큰 것을 볼 수 있으니, 성인을 본받아 다른 사람의 좋은 말과 좋은 행실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자기 것으로 삼으셨습니다. 농사짓고 고기 잡고 도기 굽던 때부터 천자가 되기까지 남에게서 취하지 않음이 없었습니다. 남에게서 취하여 선을 행하는 것은 남이 선을 행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군자는 남이 선을 행하도록 돕는 것보다 큰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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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孟子≫ 公孫丑章句 下(공손추장구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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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맹자께서 장차 왕을 알현하러 가려 하실 때, 왕이 사람을 보내어 말하였다. "과인이 가서 만나뵈어야 하겠지만 한기가 있어 바람을 쐴 수가 없습니다. 내일 아침 조회를 볼 예정인데, 과인이 선생님을 만나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불행히도 병이 있어 조정에 나아갈 수 없습니다."

3. 다음 날 맹자께서 나가 동곽씨 집에 조문을 가셨다. 공손추가 말하였다. "어제는 병을 핑계로 사양하시고 오늘 조문을 가시니 혹 안 되지 않겠습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제는 병이 있었고 오늘은 나으셨으니 어찌 조문하지 않겠느냐?"

4. 왕이 사람을 보내 문병하고 의원을 보냈다. 맹중자가 대답하였다. "어제는 왕명이 계셨는데 나무를 하다 병이 나서 조정에 나아가지 못하셨습니다. 지금은 병이 조금 나으시어 조정으로 달려가셨는데 제가 도착하셨는지는 모릅니다." 맹중자가 여러 사람을 보내 길목을 지키며 말하였다. "반드시 집으로 돌아오지 마시고 조정으로 가십시오."

5. 맹자께서 부득이하여 경추씨 집에 가서 묵으셨다. 경자가 말하였다. "안으로는 부자 사이가 있고 밖으로는 군신 사이가 있으니, 이것이 인의 큰 윤리입니다. 부자 사이에는 은혜를 주로 하고 군신 사이에는 공경을 주로 합니다. 저는 왕이 선생님을 공경하는 것은 보았으나, 선생님이 왕을 공경하는 것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이게 무슨 말씀입니까! 제나라 사람들 가운데 왕에게 인의로써 말하는 자가 없으니, 어찌 인의가 아름답지 않다고 여겨서이겠습니까? 마음속으로 '이 왕에게 인의로써 말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불경이 이보다 클 수 없습니다. 나는 요순의 도가 아니면 감히 왕 앞에 진술하지 않으니, 그러므로 제나라 사람들 가운데 나처럼 왕을 공경하는 자가 없습니다."

7. 경자가 말하였다. "아닙니다. 제가 말한 것은 그것이 아닙니다. 《예기》에 이르기를 '아버지가 부르시면 낙을 기다리지 않고, 임금이 명하시면 말을 멈추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선생님이 왕을 만나러 가려다가 왕의 명을 듣고 가지 않으셨으니, 아마 《예기》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찌 그렇겠습니까! 증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진나라와 초나라의 부유함은 내가 미칠 수 없다. 그러나 저들은 부유함으로 하고 나는 나의 인으로 하며, 저들은 작위로 하고 나는 나의 의로 하니, 내가 어찌 부족하겠는가?' 하셨습니다. 이것이 의롭지 않다면 증자께서 어찌 말씀하지 않으셨겠습니까? 천하에 달존(達尊)이 셋이 있으니, 작위가 하나요, 나이가 하나요, 덕이 하나입니다. 조정에서는 작위만 한 것이 없고, 향당에서는 나이만 한 것이 없고, 세상을 돕고 백성을 기르는 데는 덕만 한 것이 없습니다. 어찌 그 하나를 가지고 나머지 둘을 무시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큰일을 할 군주라면 반드시 함부로 부를 수 없는 신하가 있으니, 모의할 일이 있으면 그에게 가는 것입니다. 덕을 높이고 도를 즐거워함이 이와 같지 않으면 더불어 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탕왕은 이윤에게, 환공은 관중에게 먼저 배우고 그 뒤에 신하로 삼았으므로 수고롭지 않게 왕과 패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지금 천하의 나라들이 땅도 비슷하고 덕도 비슷한데 서로 뛰어나지 못한 것은, 자기가 가르칠 수 있는 자를 신하로 삼기를 좋아하고 자기를 가르칠 수 있는 자를 신하로 삼기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탕왕은 이윤에 대해, 환공은 관중에 대해 감히 부르지 못하였습니다. 관중도 오히려 부를 수 없거늘, 하물며 관중을 하지 않으려는 자이겠습니까?"

9. 진진이 물었다. "전날 제나라에서 왕이 황금 백 일(鎰)을 보냈으나 받지 않으시고, 송나라에서 칠십 일을 보내자 받으셨으며, 설나라에서 오십 일을 보내자 받으셨습니다. 전날 받지 않은 것이 옳다면 지금 받은 것이 잘못이고, 지금 받은 것이 옳다면 전날 받지 않은 것이 잘못입니다. 선생님은 반드시 이 중 하나를 취하실 것입니다."

1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모두 옳다. 송나라에 있을 때는 장차 먼 길을 떠나게 되어 있었는데, 먼 길 떠나는 자에게는 반드시 노자가 있어야 합니다. '노자로 드립니다' 하였으므로 받은 것이다. 설나라에 있을 때는 경비할 일이 있었는데, '경비 군사 드린다는 말을 들었다' 하기에 받은 것입니다. 제나라에서는 명분이 없었습니다. 명분 없이 주는 것은 사람을 돈으로 사는 것입니다. 어찌 군자가 금품으로 살 수 있겠습니까?"

11. 맹자께서 평륙으로 가시어 그 대부에게 말씀하셨다. "그대의 창졸이 하루에 세 번 대오를 이탈한다면 내쫓겠습니까? 말겠습니까?"

12. 대부가 말하였다. "세 번을 기다리지 않겠습니다."

1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그대도 대오를 이탈한 것이 많습니다. 흉년과 기근에 그대의 백성 중 노약자가 구렁텅이에 굴러떨어지고 장정들이 사방으로 흩어진 자가 수천 명입니다."

14. 대부가 말하였다. "이것은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1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남의 소와 양을 맡아 기르는 자가 있다면 반드시 목장과 꼴을 구해야 할 것인데, 목장과 꼴을 구하지 못한다면 그것을 그 주인에게 돌려보내야 합니까, 아니면 서서 그것이 죽는 것을 지켜보아야 합니까?"

16. 대부가 말하였다. "이것은 저의 잘못입니다."

16. 대부가 말하였다. "이것은 저의 잘못입니다."

17. 다른 날 맹자께서 왕을 뵙고 말씀하셨다. "왕의 고을 다스리는 자 중에 신이 아는 자가 다섯 사람입니다. 자기의 잘못을 아는 자는 공거심 한 사람뿐입니다." 왕을 위해 그 내막을 아뢰었다. 왕이 말하였다. "이것은 과인의 잘못입니다."

18. 맹자께서 치와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영구의 벼슬을 사양하고 사사(士師)를 청한 것은 그럴 듯합니다.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미 수개월이 되었는데 아직 말하지 않은 것입니까?"

19. 치와가 왕에게 간언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벼슬을 내놓고 떠났다. 제나라 사람들이 말하였다. "치와를 위해서는 잘 한 것이지만,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어떤지 모르겠다."

20. 공도자가 이를 아뢰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내 듣기에 관직을 맡은 자는 그 직분을 다하지 못하면 떠나고, 간언할 책임이 있는 자는 그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떠난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관직도 없고 간언할 책임도 없으니, 내가 나아가고 물러남이 어찌 느긋하지 않겠습니까?"

21. 맹자께서 제나라에서 경(卿)이 되어 등나라에 조문을 가실 때, 왕이 개 대부 왕환을 보좌관으로 삼았다. 왕환이 아침저녁으로 만났으나 제나라와 등나라를 왕복하는 길에서 행사(行事)에 대해 일찍이 더불어 말한 적이 없었다.

22. 공손추가 말하였다. "제나라 경의 지위가 작지 않고, 제나라와 등나라의 길이 가깝지 않은데, 왕복하면서 일찍이 더불어 행사에 대해 말하지 않으신 것은 어째서입니까?"

2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이미 그가 처리하고 있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하겠느냐?"

24. 맹자께서 제나라에서 노나라에 장사 지내러 가셨다가 제나라로 돌아오시는 길에 영에서 머무셨다.

25. 충우가 청하여 말하였다. "전날 충우의 불초함을 모르시고 저로 하여금 목수 일을 감독하게 하셨습니다. 엄숙하여 감히 여쭙지 못하였습니다. 지금은 삼가 여쭙고 싶습니다. 목재가 너무 좋은 것 같았습니다."

2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옛날에는 관곽의 규격이 없었고, 중고에는 관이 일곱 치요 곽은 이에 맞추었으니 천자로부터 서인에 이르기까지 동일하였습니다. 다만 아름다움을 보이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래야 사람의 마음을 다하는 것입니다. 법도에 맞지 않으면 기쁘지 않고, 재물이 없어도 기쁘지 않습니다. 법도에 맞고 재물이 있으면 옛 사람들이 모두 그렇게 하였으니, 내 어찌 홀로 그렇게 하지 않겠습니까? 또 죽은 자에게 흙이 피부에 닿지 않게 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에 홀로 흡족하지 않겠습니까? 내 들은 바로는 군자는 천하를 위해서도 그 어버이에게 검약하게 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27. 심동이 사사로이 물었다. "연나라를 정벌할 수 있습니까?"

2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가능합니다. 자쾌는 연나라를 남에게 줄 수 없고, 자지는 자쾌에게 연나라를 받을 수 없습니다. 여기에 벼슬하는 자가 있어 그대가 그를 좋아하여 왕에게 아뢰지 않고 사사로이 그에게 그대의 녹봉과 작위를 주고, 그 선비도 왕명 없이 사사로이 그대에게서 받는다면 옳겠습니까? 이와 무엇이 다릅니까?"

29. 제나라 사람이 연나라를 정벌하였다. 어떤 사람이 물었다. "제나라에게 연나라를 정벌하도록 권하셨습니까?"

3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아닙니다. 심동이 '연나라를 정벌할 수 있습니까?' 하기에 내가 '가능합니다' 하였더니, 그가 그렇다고 여기고 정벌한 것입니다. 그가 만약 '누가 정벌할 수 있습니까?' 하였다면 내가 대답하기를 '천자의 관리가 되어야 정벌할 수 있습니다' 하였을 것입니다. 지금 여기에 살인자가 있어 어떤 사람이 '사람을 죽일 수 있습니까?' 하면 내가 '가능합니다' 할 것입니다. 그가 만약 '누가 죽일 수 있습니까?' 하면 내가 '사사(士師)가 되어야 죽일 수 있습니다' 할 것입니다. 지금 연나라로써 연나라를 정벌하는 것인데 내가 어찌 권하겠습니까?"

31. 연나라 사람이 반란을 일으켰다. 왕이 말하였다. "나는 맹자에게 매우 부끄럽다."

32. 진가가 말하였다. "왕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왕께서는 스스로 주공과 비교하여 인과 지혜가 누가 더 낫다고 생각하십니까?"

33. 왕이 말하였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34. 진가가 말하였다. "주공이 관숙으로 하여금 은나라를 감시하게 하였는데 관숙이 은나라와 함께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알면서 그를 시킨 것은 불인이요, 모르고 시킨 것은 불지입니다. 인과 지혜도 주공이 다하지 못하였거늘, 하물며 왕이겠습니까? 제가 청컨대 가서 맹자를 만나 해명하겠습니다."

35. 진가가 맹자를 만나 물었다. "주공은 어떤 사람입니까?"

3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옛날의 성인입니다."

37. "관숙으로 하여금 은나라를 감시하게 하였는데 관숙이 은나라와 함께 반란을 일으켰다 하던데,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3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습니다."

39. "주공이 그가 장차 반란을 일으킬 것을 알면서 그를 시켰습니까?"

4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몰랐습니다."

41. "그렇다면 성인도 또한 잘못이 있습니까?"

4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주공은 아우이고 관숙은 형입니다. 주공의 잘못이 또한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또 옛날의 군자는 잘못이 있으면 고쳤고, 지금의 군자는 잘못이 있으면 그대로 따릅니다. 옛날의 군자가 잘못하는 것은 일식과 월식과 같아서 백성들이 모두 보았고, 고치면 백성들이 모두 우러러보았습니다. 지금의 군자는 그저 그대로 따를 뿐 아니라 또 그것을 변호하는 말까지 만들어냅니다."

43. 맹자께서 벼슬을 내놓고 돌아가시려 하였다. 왕이 와서 맹자를 만나 말하였다. "전에 선생님을 만나보고 싶었으나 이루지 못하였는데, 함께 조정에서 지내게 되어 매우 기뻤습니다. 지금 또 과인을 버리고 돌아가시니 앞으로도 계속 만나볼 수 있겠습니까?"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감히 청하지는 못하겠으나 진실로 원하는 바입니다."

44. 다른 날 왕이 시자에게 말하였다. "나는 도성 한가운데에 맹자에게 집을 마련해 주고 만 종으로 그 제자들을 기르고 싶으니, 대부와 나라 사람들이 모두 본받고 우러르게 하려 합니다. 선생님은 어찌하여 그렇게 하지 않으십니까?"

45. 시자가 진진을 통해 맹자에게 알렸다. 진진이 그 말을 맹자께 아뢰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겠느냐? 시자가 어찌 그것이 불가함을 알겠느냐? 내가 부유하기를 원한다면 십만 종을 사양하고 만 종을 받겠느냐? 계손씨가 말하기를 '이상하다, 자숙의가! 정사를 맡겨도 행하지 않고, 그만두어도 그만두지 않으면서, 스스로 경대부의 삼 세에 걸쳐 자손을 거느리고 있으니, 선비됨이 어찌 그렇게도 하찮은가?' 하였다. 자숙의는 계손씨보다 못하다는 것을 모르겠느냐? 시자는 나를 관직을 위해 잡아두려 하는가? 그게 정말 나를 위해서라면, 그것이 어찌 관직을 위해서이겠느냐?"

46. 맹자께서 제나라를 떠나 주에서 묵으셨다. 왕을 위해 머물려는 자가 있어 앉아서 말하였는데 맹자께서 대답하지 않으시고 안석에 기대어 누우셨다.

47. 그 사람이 불쾌히 여겨 말하였다. "저는 목욕재계하고 자고 난 뒤에 감히 여쭈었는데, 선생님은 누워서 듣지 않으시니, 다시는 감히 여쭙지 않겠습니다."

4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앉으시오. 내 그대에게 분명히 말하겠습니다. 옛날 노나라 목공이 자사 곁에 사람을 두지 않았다면 자사를 편안하게 하지 못하였을 것이고, 설류와 신상이 목공 곁에 있지 않았다면 그들을 편안하게 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그대가 나를 위해 노심하는 것이 목공이 자사를 대한 것처럼 하지 않으면, 그대는 나를 거절하는 것입니까? 그대가 나를 위해 노심하는 것입니까?"

49. 맹자께서 제나라를 떠나셨다. 윤사가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왕이 탕왕·무왕과 같이 될 수 없음을 알지 못하였다면 이것은 밝지 못한 것이요, 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오셨다면 이것은 녹봉을 구한 것입니다. 천 리를 걸어 왕을 만났다가 뜻이 맞지 않아 떠났는데 사흘이 지난 뒤에 주를 떠나셨으니, 어찌 그렇게 오래 머무셨습니까? 저는 이것이 불쾌합니다."

50. 고자가 이를 아뢰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윤사가 어찌 나를 알겠습니까? 천 리를 걸어 왕을 만난 것은 내가 원했던 바입니다. 뜻이 맞지 않아 떠난 것이 어찌 내가 원하겠습니까? 부득이한 것입니다. 내가 사흘이 지난 뒤에 주를 떠난 것은 내 마음에 오히려 너무 빨랐습니다. 왕이 장차 마음을 바꾸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왕이 마음을 바꾸시면 반드시 나를 돌아오게 하실 것입니다. 주를 떠나셨는데 왕이 사람을 보내 뒤를 쫓지 않으시니, 그때서야 떠날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런데도 내가 어찌 왕을 버렸겠습니까? 왕은 아직 선을 행하실 수 있습니다. 왕이 나를 쓰신다면 어찌 제나라 백성만 편안하겠습니까? 천하의 백성들이 편안하게 될 것입니다. 왕이 마음을 바꾸시기를 날마다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 어찌 소인처럼 임금에게 간언하여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성내며 얼굴에 노기를 띠고 떠나 하루 종일 힘껏 달려가겠습니까?"

51. 윤사가 이를 듣고 말하였다. "나는 참으로 소인이로다."

52. 맹자께서 제나라를 떠나실 때 충우가 길에서 물었다. "선생님 안색이 좋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전날 제가 선생님께 듣기로 '군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 하셨습니다."

5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다. 오백 년마다 반드시 왕자가 일어나고, 그 사이에는 반드시 세상에 이름난 자가 있습니다. 주나라로부터 지금까지 칠백여 년이 되었습니다. 연수로 말하면 이미 지났고, 때를 살펴보면 그럴 만합니다. 하늘이 아직 천하를 평안히 하려 하지 않는 것입니다. 천하를 평안히 하려 하신다면, 지금 세상에서 나를 제외하고 누가 있겠습니까? 나 어찌 즐겁지 않겠습니까?"

54. 맹자께서 제나라를 떠나 휴에서 거처하셨다.

55. 공손추가 물었다. "벼슬을 하면서 녹봉을 받지 않는 것이 옛날의 도입니까?"

5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아닙니다. 숭에서 왕을 만나보고 물러나서 제나라를 떠나려는 마음이 있었으므로 오래 머물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러므로 녹봉을 받지 않은 것입니다. 내가 오래 머무는 것이 마땅하지 않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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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孟子≫ 滕文公章句 上(등문공장구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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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등문공이 세자로 있을 때 초나라에 가다가 송나라를 지나면서 맹자를 만났다. 맹자께서 성선(性善)을 말씀하시며 반드시 요순을 일컬으셨다.
2. 세자가 초나라에서 돌아오다가 다시 맹자를 만났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세자는 내 말을 의심하십니까? 도는 하나일 뿐입니다. 성간이 제경공에게 말하기를 '저 사람도 장부요 나도 장부인데 내가 어찌 그를 두려워하겠습니까?' 하였고, 안연은 말하기를 '순임금은 어떤 사람이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 행하는 자는 또한 이와 같을 것이다' 하였습니다. 공명의가 말하기를 '문왕은 나의 스승이시니, 주공이 어찌 나를 속이겠는가' 하였습니다. 지금 등나라의 땅을 헤아려보면 길게 이으면 거의 사방 오십 리는 될 것입니다. 오히려 선한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서경》에 이르기를 '약이 쓰지 않으면 그 병이 낫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3. 등나라 정공이 돌아가시자, 세자가 연유에게 말하였다. "옛날에 맹자께서 나에게 훌륭하게 말씀해 주셨는데 나는 항상 마음에 두고 있습니다. 이제 불행하게도 대사를 당하였으니, 맹자에게 가서 물어본 뒤에 일을 처리하고 싶습니다."
4. 연유가 추나라로 가서 맹자에게 물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도다! 부모의 상(喪)은 진실로 이것을 다해야 합니다. 증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살아계실 적에는 예로써 섬기고, 돌아가시면 예로써 장사 지내고 예로써 제사 지내면, 효성스럽다고 할 수 있다' 하였습니다. 제후의 예는 내가 배우지 못하였으나, 그런데도 일찍이 들은 것이 있습니다. 삼 년 동안 상복을 입고, 거친 베옷에 죽을 먹는 것은 천자로부터 서인에 이르기까지 하·은·주 삼대가 공통으로 하였습니다."
5. 연유가 돌아가서 복명하였다. 삼 년 상을 행하기로 하였는데, 부형과 백관들이 모두 원하지 않아서 말하기를 "우리나라의 종주국인 노나라의 선군들도 이것을 행하지 않았고 우리 선군들도 이것을 행하지 않았으니, 그대의 대에 와서 이것을 바꾸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또 전해오는 글에 이르기를 '상제(喪祭)는 선조를 따른다' 하였으니, 어딘가에서 전해받은 것이 있습니다" 하였다.
6. 다시 연유에게 말하였다. "나는 예전에 배운 적도 없고 달리기와 말 달리기를 좋아하여, 부형과 백관이 나를 족히 여기지 않습니다. 나는 저들이 일을 제대로 못 할까 두려우니, 선생님께 물어봐 주십시오."
7. 연유가 다시 추나라로 가서 맹자에게 물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다른 데서 구할 것이 없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임금이 돌아가시면 모든 정사를 총재에게 맡기고, 죽을 먹으며, 얼굴빛이 검어지고, 자리에 나아가 곡하면 대부와 백관들 중에 감히 슬퍼하지 않는 자가 없습니다. 이는 윗사람이 앞장서 행하기 때문입니다' 하셨습니다. 윗사람이 좋아하면 아랫사람은 반드시 더 심하게 좋아합니다. 군자의 덕은 바람이요 소인의 덕은 풀이니, 풀 위에 바람이 불면 풀이 반드시 쓰러집니다. 이것은 세자에게 달려 있습니다."
8. 연유가 돌아가서 복명하였다. 세자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이것은 진실로 나에게 달려 있습니다." 다섯 달 동안 여막에 거처하며 어떠한 호령이나 금지도 내리지 않았다. 관리들과 종족들이 훌륭하다고 하여 제사를 지낼 만하다고 하였다. 장사를 지낼 때는 사방에서 와서 보는 자들이 안색의 슬픔과 곡하고 우는 것을 보고 크게 기뻐하였다.
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백성을 거느리는 자로서 어진 정치를 행하지 않는 자는 없습니다. 그러나 진실로 어진 것을 기꺼이 행하지 않는 자가 있으니, 나무를 심고 5년 뒤에야 열매를 먹고, 우물을 파고 나서 그 물을 먹는 것은 부족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시작하여 반드시 이루어야 합니다."
10. 맹자께서 등문공에게 말씀하셨다. "세자께서는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저를 만나러 오셨으니, 저는 반드시 그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인정은 반드시 경계로부터 시작합니다. 《시경》에 이르기를 '너희 공밭을 먼저 다스리고 그 다음에 나의 밭을 다스린다' 하였습니다. 이것은 오직 정전(井田)에서만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청컨대 원하는 것은 경계를 바로잡는 것입니다."
11. 허행이라는 자가 초나라에서 왔는데, 등문공에게 말하기를 "먼 곳에서 듣기로 임금께서 인정을 행하신다 하여, 원컨대 집을 얻어 백성이 되고 싶습니다" 하였다. 문공이 거처를 주었다. 그 무리가 수십 명으로 모두 갈포 옷을 입고 짚신을 삼고 자리를 짜서 먹고 살았다.
12. 진량의 제자 진상이 그 아우 진신과 함께 가래와 쟁기를 지고 송나라에서 왔는데, 말하기를 "임금께서 성왕의 정치를 행하신다고 들었으니, 이분이야말로 성인이십니다. 원컨대 성인의 백성이 되고 싶습니다" 하였다.
13. 진상이 허행을 만나고 크게 기뻐하여, 전에 배운 것을 완전히 버리고 허행에게 배웠다. 진상이 맹자를 만나 허행의 말을 전하였다. "등나라 임금은 참으로 어진 임금입니다. 그러나 아직 도를 듣지 못하였습니다. 현명한 자는 백성과 함께 밭 갈아 먹고 스스로 밥을 지어 먹으면서 나라를 다스립니다. 지금 등나라에는 곡식 창고와 재물 창고가 있으니, 이것은 백성들의 힘을 빼앗아 자신을 봉양하는 것이니, 어찌 어질 수 있겠습니까?"
1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허 선생은 반드시 몸소 곡식을 심어 먹습니까?"
15. 진상이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16. "허 선생은 반드시 몸소 베를 짜서 옷을 입습니까?"
17. 진상이 말하였다. "아닙니다. 허 선생은 갈포를 입습니다."
18. "허 선생은 갓을 씁니까?"
19. "씁니다."
20. "무슨 갓을 씁니까?"
21. "소박한 갓을 씁니다."
22. "몸소 그것을 짭니까?"
23. "아닙니다. 곡식으로 바꿉니다."
24. "허 선생은 어째서 몸소 짜지 않습니까?"
25. "농사일에 방해가 됩니다."
26. "허 선생은 솥과 시루로 밥을 짓고 쇠로 만든 농기구로 밭을 갑니까?"
27. "그렇습니다."
28. "몸소 만듭니까?"
29. "아닙니다. 곡식으로 바꿉니다."
3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곡식으로 여러 가지 물건을 바꾸는 것은 도공과 대장장이에게 해가 되지 않으며, 도공과 대장장이도 또한 그들의 물건으로 곡식을 바꾸는데, 어찌 반드시 몸소 만들어야 합니까? 어째서 허 선생은 도공과 대장장이의 일도 겸하여 집에서 가져다 씁니까? 어째서 많은 장인들과 번거롭게 교환합니까?"
31. 진상이 말하였다. "여러 장인들의 일은 본래 농사일과 함께할 수 없습니다."
3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천하를 다스리는 것만이 유독 농사일과 함께할 수 있단 말입니까? 대인의 일이 있고 소인의 일이 있습니다. 또 한 사람의 몸에 백 가지 장인의 물건이 갖추어져 있어야 합니다. 만약 반드시 몸소 만들고서야 쓴다면 이는 천하 사람들을 이끌어 길을 분주히 다니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어떤 이는 마음을 수고롭게 하고 어떤 이는 힘을 수고롭게 한다고 하니, 마음을 수고롭게 하는 자는 남을 다스리고 힘을 수고롭게 하는 자는 남에게 다스림을 받으며, 남에게 다스림을 받는 자는 남을 먹이고 남을 다스리는 자는 남에게 먹힘을 받습니다. 이것이 천하의 공통된 의리입니다."
3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요순의 도는 효제일 뿐입니다. 그대가 요의 옷을 입고 요의 말을 하고 요의 행실을 하면 그게 요입니다. 그대가 걸의 옷을 입고 걸의 말을 하고 걸의 행실을 하면 그게 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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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孟子≫ 滕文公章句 下(등문공장구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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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대가 말하였다. "제후를 만나보지 않으시니, 작은 것 같습니다. 지금 한번 만나보시면 크게는 왕을 이루고 작게는 패를 이룰 수 있습니다. 또 전해오는 글에 '한 자를 굽혀서 여덟 자를 편다'고 하였으니, 해볼 만한 것 같습니다."
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옛날 제경공이 사냥하면서 깃발로 우인을 불렀는데 오지 않자 죽이려 하였습니다. 뜻이 있는 선비는 구렁텅이에 빠지는 것을 잊지 않고, 용맹 있는 선비는 목이 잘리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공자는 어찌하여 그를 취하였겠습니까? 그 부름이 올바르지 않으면 가지 않은 것입니다. 하물며 올바름이 없이 부른 것에 가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한 자를 굽혀 여덟 자를 편다고 하는 것은 이익으로 말한 것입니다. 만약 이익으로 한다면 여덟 자를 굽혀서 한 자를 펴도 이익이 된다면 또한 하겠습니까? 옛날 조간자가 왕량을 혜의 총희를 위해 마부로 삼으니, 하루에 새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혜의 총희가 보고하기를 '천하에서 가장 말을 못 모는 사람이다' 하였습니다. 어떤 사람이 이것을 왕량에게 알려주니, 왕량이 다시 한번 부탁하여 하루에 열 마리를 잡았습니다. 보고하기를 '천하에서 가장 잘 모는 사람이다' 하였습니다. 조간자가 그에게 항상 마부를 시키려 하니, 왕량이 허락하지 않으며 말하기를 '내가 그를 위해 법도대로 몰았더니 하루 종일 한 마리도 못 잡았고, 그를 위해 부정하게 몰았더니 하루에 열 마리를 잡았습니다. 《시경》에 이르기를 「법도를 잃지 않으니 화살이 가서 꽂히는 것 같네」 하였습니다. 나는 소인의 마부가 익숙하지 않습니다' 하였습니다. 마부도 오히려 부정한 사냥꾼과 함께하기를 부끄러워하는데, 비록 이익이 심하다 하더라도 함께하면 어찌 나쁘지 않겠습니까? 굽히는 것은 잘못입니다."
3. 경춘이 말하였다. "공손연과 장의는 참으로 대장부가 아닙니까? 한번 노하면 제후들이 두려워하고 편안히 거처하면 천하가 불꽃이 꺼진 것처럼 잠잠합니다."
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이 어찌 대장부이겠습니까? 그대는 예를 배우지 않았습니까? 남자가 관례를 올릴 때 아버지가 명하고, 여자가 시집갈 때 어머니가 명하여 문에서 전송하며 훈계하기를 '너의 집으로 가거든 반드시 공경하고 반드시 경계하여 남편을 거스르지 말라' 합니다. 순종으로써 바름을 삼는 것은 아내와 첩의 도리입니다. 천하에 넓은 집에 거처하고, 천하의 바른 위치에 서고, 천하의 대도를 행하여, 뜻을 얻으면 백성과 함께 그 도를 행하고, 뜻을 얻지 못하면 홀로 그 도를 행하여, 부귀도 마음을 방탕하게 하지 못하고, 빈천도 뜻을 바꾸게 하지 못하며, 위세와 무력도 굽히게 하지 못하는 것, 이것을 대장부라 합니다."
5. 주소가 물었다. "옛날의 군자는 벼슬을 하였습니까?"
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하였습니다. 전해오는 글에 이르기를 '공자께서 석 달 동안 임금이 없으면 안타까워하셨으며, 나라의 경계를 떠날 때는 반드시 먼저 폐백을 싣고 갔다' 하였습니다. 공명의가 말하기를 '옛날 사람들은 석 달 동안 임금이 없으면 조상하였다' 하였습니다."
7. 주소가 말하였다. "석 달 동안 임금이 없으면 조상하는 것은 너무 급하지 않습니까?"
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선비가 지위를 잃는 것은 제후가 나라를 잃는 것과 같습니다. 《예기》에 이르기를 '제후는 친히 밭 갈아 제사에 올릴 곡식을 마련하고, 부인은 친히 누에를 쳐서 제사에 올릴 옷을 마련한다' 하였습니다. 희생이 갖추어지지 않고 제기가 갖추어지지 않고 제복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감히 제사를 지내지 못합니다. 선비가 밭이 없으면 제사를 지내지 못합니다. 희생과 제기와 제복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감히 제사를 지내지 못하니, 또한 조상할 만합니다."
9. 주소가 물었다. "나라의 경계를 떠날 때 반드시 폐백을 싣고 가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1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선비가 벼슬하는 것은 농부가 밭 가는 것과 같습니다. 농부가 어찌 나라의 경계를 떠난다고 해서 그 농기구를 버리겠습니까?"
11. 주소가 말하였다. "진나라도 벼슬할 만한 나라인데, 벼슬하기 어렵다는 것은 아직 듣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반드시 폐백을 싣고 간다' 한 것은 너무 빠르지 않습니까?"
1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공자께서 나라를 떠나실 때 '천천히 가리라' 하시며 부모의 나라를 떠나는 도리로써 하셨습니다. 나라를 떠나실 때 '빨리 가리라' 하시며 빨리 떠나셨습니다. 공자께서 다른 제후의 나라에 머무르실 때 임금이 부르시면 수레가 갖추어지기를 기다리지 않고 가셨습니다."
1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순임금은 밭 가운데서 일어나셨고, 부열은 판축하는 곳에서 등용되셨으며, 교격은 생선과 소금 파는 데서 등용되셨고, 관이오는 사사로이 갇혀 있는 데서 등용되셨으며, 손숙오는 바닷가에서 등용되셨고, 백리해는 저자에서 등용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늘이 장차 이 사람에게 큰 임무를 맡기려 할 때에는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뜻을 괴롭히고, 그 근골을 수고롭게 하고, 그 몸과 피부를 굶주리고 피폐하게 하고, 그 몸을 궁핍하게 하여, 행하는 바에 뜻과 어긋나게 합니다. 마음을 분발시키고 성질을 참게 하여, 그가 할 수 없었던 것을 능히 더 할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1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은 항상 잘못한 뒤에야 능히 고칩니다. 마음에 곤궁하고 사려에 막힌 뒤에야 분발하며, 안색에 나타나고 소리에 드러난 뒤에야 깨닫습니다. 들어오면 법도를 따르는 집안과 선비가 없고, 나가면 적국과 외로운 처지가 없으면, 나라가 항상 망합니다. 이것으로 알 수 있으니, 근심과 재난 속에서 살고 안락함 속에서 죽습니다."
1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가르치는 것도 여러 가지입니다. 내가 가르치기를 달가워하지 않는 것도 가르치는 한 방법입니다."
16. 공도자가 말하였다. "밖에서 선생님은 가르치기를 거절하신다고 합니다. 감히 묻건대 어떠하십니까?"
1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묻는다면 가르칩니다. 그러나 먼저 구하지 않는 것은 나무라는 것입니다. 학생은 와서 배우기를 정성껏 하지 않고, 내 도를 듣고 묻는 척하면서 배우려는 것이 없습니다. 나는 가르치기를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1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을 잘하는 자는 어떤 것도 말로 해결합니다. 정부가 어찌하여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말이 필요한 것은 실질이 없기 때문입니다."
1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어찌 예악을 알겠습니까? 무릇 배우기를 진심으로 하지 않으면, 예가 어찌 제대로 행해지겠습니까?"
2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인자의 가르침은 마치 시기적절하게 내리는 비와 같습니다."
21. 공도자가 말하였다. "호생불해가 선생님은 변론하기를 좋아하신다고 합니다. 감히 묻건대 어떠하십니까?"
2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어찌 변론하기를 좋아하겠습니까? 나는 부득이 하는 것입니다. 세상이 생긴 지 오래되었는데, 한번 다스려지면 한번 어지러워집니다. 요순 이후로 하나라가 쇠약해지고 폭군이 나왔습니다. 탕왕이 일어나 구하셨습니다. 탕왕 이후로 은나라의 제도가 무너지자 무왕이 나와 주를 정벌하셨습니다. 공자께서 돌아가신 이후로 성인의 도가 무너지고, 이단학설이 멋대로 일어났습니다. 양주와 묵적의 말이 천하에 가득 차서, 천하의 말이 양주에게 돌아가지 않으면 묵적에게 돌아갑니다. 양주는 자신만을 위하는 것이니 임금이 없는 것이요, 묵적은 모두 사랑하는 것이니 아버지가 없는 것입니다. 아버지가 없고 임금이 없으면 이것은 짐승입니다. 나는 두렵습니다. 성인의 도를 지키고 양묵을 막아서, 음탕한 말을 몰아내어 이단이 행해지지 못하게 하려 합니다. 이단이 마음에서 생기면 일에 해를 끼치고, 일에서 생기면 정사에 해를 끼칩니다. 성인이 다시 나오셔도 내 말을 고치지 않으실 것입니다."
2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어리석지 않은 자는 밝은 임금 아래에서만 나옵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리석어집니다."
24. 팽경이 물었다. "뒤에 수레 수십 대를 따르게 하고 따르는 자가 수백 명인데, 제후에게서 제후로 옮겨 다니며 먹는 것은 너무 많지 않습니까?"
2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도가 아니면 한 가지 먹을 것도 남에게서 받아서는 안 됩니다. 도가 있으면 순임금이 요에게서 천하를 받으신 것도 지나치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그대는 지나치다고 여깁니까?"
26. 팽경이 말하였다. "아닙니다. 선비가 공이 없으면서 받는 것이 옳지 않습니다."
2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말과 공을 교환하지 않고, 재화를 서로 주고받지 않으면, 농부가 남은 곡식을 내어도 취하지 않겠습니까? 그대는 무슨 공이 있어 먹습니까?"
28. 팽경이 말하였다. "선비는 공이 없어도 먹습니다."
2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뜻을 통하게 하고 도를 행하여 바르게 하려는 것이 공이 없다고 합니까? 목수와 수레 만드는 자는 그대의 집에서 먹는데, 그대에게 공이 있기 때문입니까?"
30. 팽경이 말하였다. "목수와 수레 만드는 자는 공이 있고 선비는 공이 없습니다."
3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왕자를 도와 위태로운 나라를 안정시키고 어지러운 나라를 바르게 하려는 것이 공이 없다고 합니까? 그렇다면 자기 나라 사람이 굶주리면 먹이지 않겠습니까?"
32. 팽경이 말하였다. "선비가 공이 없이 받는 것은 탐이 됩니다."
3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진실로 뜻을 통하게 하여 재화로 공과 교환하는 것이 없이 안으로는 말을 잘하고 밖으로는 무리를 만들어 부귀를 구한다면 그것이 진실로 탐입니다. 그대가 나라가 위태로울 때 말하고 나라가 어지러울 때 바로잡으면, 천하 사람들 중에 공을 드리지 않는 자가 없을 것입니다."
3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선비는 큰 공을 세워야 합니다. 기술이 없으면 공이 없습니다."
3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인자에게 어찌 이기지 못하겠습니까? 인자는 이기지 않을 수 없으니, 어찌 인자가 전쟁을 잘하는 것이 있겠습니까?"
3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무로 잘 조각하면 규구(規矩)가 필요하고 성인이 덕을 지극히 하면 예법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선생이 필요하고 기준이 필요합니다. 임금이 현자를 존중하지 않는 것은 큰 실수입니다."
3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규구(規矩)는 사각과 원의 극치요, 성인은 인륜의 극치입니다. 임금이 되려면 임금의 도를 극진히 해야 하고, 신하가 되려면 신하의 도를 극진히 해야 합니다. 두 가지 모두 요순을 본받을 뿐입니다. 순임금이 요임금을 섬기던 방법으로 자기 임금을 섬기지 않으면 그 임금을 공경하지 않는 것이요, 요임금이 백성을 다스리던 방법으로 자기 백성을 다스리지 않으면 그 백성을 해치는 것입니다."
3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도가 두 가지가 있으니 인과 불인일 뿐이다' 하셨습니다."
3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임금이 어지럽게 하고 임금이 망하게 하는 것은 일이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4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이후에 남의 어버이를 죽이는 자의 무거움을 알 것입니다. 그 아버지를 죽이면 그도 그 아버지가 죽임을 당하고, 그 형을 죽이면 그도 그 형이 죽임을 당합니다. 그렇다면 자기가 직접 죽이는 것이 아닙니다만, 결과는 간발의 차이일 뿐입니다."
4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옛날 관문을 설치한 것은 포악함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 관문을 설치하는 것은 포악함을 행하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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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孟子≫ 離婁章句 上(이루장구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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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이루의 밝은 눈과 공수자의 솜씨로도 콤파스와 자가 없으면 능히 사각과 원을 만들지 못하고, 사광의 총명함으로도 육률이 없으면 능히 오음을 바로잡지 못하며, 요순의 도로도 인정이 없으면 능히 천하를 평안히 다스리지 못합니다. 지금 인심을 지니고 인문을 듣고 있으면서 백성이 그 혜택을 입지 못하고 후세에 법도가 되지 못하는 것은 선왕의 도를 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선함만으로는 정치를 하기에 부족하고, 법만으로는 스스로 행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시경》에 이르기를 '잘못하지 않고 잊지 않으며 옛 법도를 따른다' 하였습니다. 선왕의 법도를 따르다가 과실을 범한 자는 없습니다. 성인이 이미 눈의 능력을 다하고 나서 콤파스와 자와 수준기와 먹줄로 이를 계속하여 사각형과 원형과 평평한 것과 곧은 것을 만드는 것이니, 쓸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미 귀의 능력을 다하고 나서 육률로 이를 계속하여 오음을 바로잡으니, 쓸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미 마음의 능력을 다하고 나서 차마 하지 못하는 정치로 행하니, 인이 천하에 덮입니다."
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세 가지 불효 중에 후사 없음이 가장 큽니다. 순임금이 부모에게 고하지 않고 장가드신 것은 후사가 없을까 두려워해서이니, 군자는 고한 것과 같이 여깁니다."
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인의 실질은 어버이를 섬기는 것이요, 의의 실질은 형을 따르는 것입니다. 지의 실질은 이 두 가지를 알아서 버리지 않는 것이요, 예의 실질은 이 두 가지를 절도 있게 꾸미는 것이요, 악의 실질은 이 두 가지를 즐기는 것이니, 즐기면 생겨나고 생겨나면 어찌 그칠 수 있겠습니까? 어찌 그칠 수 없으면 자기도 모르게 발이 춤추고 손이 춤추게 됩니다."
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천하가 크게 기뻐하며 자기에게 귀의할 것입니다. 천하가 크게 기뻐하며 자기에게 귀의하는 것을 보면서 임금 노릇을 못 하는 것은 아직 있지 않습니다. 지금 천하의 임금 노릇 하기를 원하는 자는 마치 칠 년 된 병에 삼 년 묵은 약쑥을 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진실로 쌓아두지 않으면 평생토록 얻지 못합니다. 진실로 인에 뜻을 두지 않으면 평생토록 근심과 욕됨이 있다가 사망에 이릅니다. 《시경》에 이르기를 '어찌 선함을 가질 수 있겠는가? 오직 함께 빠질 뿐이다' 하였으니, 이것을 말한 것입니다."
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자기를 해치는 자와는 더불어 말할 수 없고, 자기를 버리는 자와는 더불어 일할 수 없습니다. 말하면서 예의를 비방하는 것을 자기를 해친다고 합니다. 나는 인에 거할 수 없고 의를 행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을 자기를 버린다고 합니다. 인은 사람의 편안한 집이요, 의는 사람의 바른 길입니다. 편안한 집을 비워두고 거처하지 않으며, 바른 길을 버려두고 행하지 않으니, 슬프도다!"
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도는 가까운 데 있는데 먼 데서 구하고, 일은 쉬운 데 있는데 어려운 데서 구합니다. 사람마다 자기 어버이를 친애하고 자기 어른을 공경하면 천하가 태평합니다."
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아랫자리에 있으면서 윗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백성을 다스릴 수 없습니다. 윗사람의 마음을 얻는 데 도가 있으니, 벗에게 믿음을 얻지 못하면 윗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합니다. 벗에게 믿음을 얻는 데 도가 있으니, 어버이를 섬겨 기쁘게 하지 못하면 벗에게 믿음을 얻지 못합니다. 어버이를 기쁘게 하는 데 도가 있으니, 자기에게 돌이켜 성실하지 못하면 어버이를 기쁘게 하지 못합니다. 자기에게 성실하게 하는 도가 있으니, 선이 무엇인지 밝게 알지 못하면 자기에게 성실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성(誠)은 하늘의 도요, 성을 생각하는 것은 사람의 도입니다. 지극히 성실하면서 감동시키지 못하는 자는 있지 않으며, 성실하지 않으면서 능히 감동시키는 자는 있지 않습니다."
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백이는 주나라의 포악함을 피해 북해 바닷가에 거처하며 문왕이 일어나심을 듣고 분발하여 말하기를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 내 듣기에 서백(西伯)은 노인을 잘 봉양한다' 하였습니다. 태공은 주나라의 포악함을 피해 동해 바닷가에 거처하며 문왕이 일어나심을 듣고 분발하여 말하기를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 내 듣기에 서백은 노인을 잘 봉양한다' 하였습니다. 이 두 분은 천하의 큰 노인들이었는데 문왕에게 돌아오셨습니다. 이것은 천하의 아버지들이 돌아온 것이니, 천하의 아버지들이 돌아오면 그 자식들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제후들 중에 문왕의 정치를 행하는 자가 있으면 칠 년 이내에 반드시 천하에 정치를 행할 것입니다."
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관중은 환공의 국내 정치를 하지 않는 것이 없었지만, 천하를 기울어지게 하고 포악함을 부추겼습니다. 그러므로 천하의 선비들 중에 관중을 칭찬하는 자가 있습니다. 말하기를 '관중은 어진 사람이 아닙니까?' 하니, '제나라에 있을 때는 관중을 어진 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1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에게는 빠져나올 수 없는 것이 있으니, 나라를 얻고 나라를 잃는 이치도 있으며, 집을 얻고 집을 잃는 이치도 있습니다. 귀함이 없이 귀해지고 천함이 없이 천해지는 것은 운명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군자는 운명을 말하지 않습니다."
1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랑을 구하는 데도 방법이 있고, 선을 이루는 데도 방법이 있습니다. 각각의 도가 있으니 그것을 얻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를 오래 하면 자연히 얻습니다."
1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선한 것처럼 하면서 선하지 않으면 어찌 자신을 속이지 않겠습니까?"
1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걸과 주가 천하를 잃은 것은 백성을 잃었기 때문이요, 백성을 잃은 것은 백성의 마음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천하를 얻는 데 도가 있으니, 그 백성을 얻으면 천하를 얻습니다. 백성을 얻는 데 도가 있으니, 그 마음을 얻으면 백성을 얻습니다. 마음을 얻는 데 도가 있으니, 원하는 것은 그들을 위해 모아주고 싫어하는 것은 베풀지 않는 것입니다. 백성이 인에게로 돌아오는 것은 물이 아래로 흐르고 짐승이 벌판으로 달리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깊은 물에서 물고기를 모는 것은 수달이요, 숲으로 새를 모는 것은 새매이며, 탕왕과 무왕에게로 백성을 몰아준 것은 걸과 주입니다. 지금 천하에서 인을 좋아하는 자가 있으면 제후들이 모두 그를 위해 백성을 몰아줄 것입니다. 비록 왕 노릇 하기를 원하지 않더라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지금 왕 노릇 하기를 원하는 자는 마치 칠 년 된 병에 삼 년 묵은 쑥을 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진실로 축적하지 않으면 평생 얻지 못할 것입니다. 인에 뜻을 두지 않으면 평생 근심과 욕됨이 있다가 죽음에 이르고 맙니다."
1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자기가 스스로 공경하지 않으면 남이 반드시 그를 공경하지 않고, 자기 집안을 손상시키면 남이 반드시 그 집안을 손상시키며, 나라를 해치면 남이 반드시 그 나라를 해칩니다. 《서경》의 탕서(湯誓)에 이르기를 '하늘이 재앙을 내리심에 오히려 피할 수 있지만, 스스로 지은 재앙은 살 수 없다' 하였으니, 이것을 말한 것입니다."
1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걸과 주의 천하 잃음은 그 백성을 잃음이요, 그 백성을 잃음은 그 마음을 잃음입니다."
1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자기를 공경하면 남이 반드시 그를 공경합니다."
1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진 자는 명예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어진 자에게는 반드시 명예가 있습니다."
1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어버이 섬기는 것으로 바탕을 삼고, 형 섬기는 것으로 드러냄을 삼아야 합니다."
1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덕을 닦고 학문을 익히는 것은 복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니, 좋게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2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세상에서 반드시 말하는 것이 '천하와 국가'입니다. 천하의 근본은 나라에 있고, 나라의 근본은 집안에 있으며, 집안의 근본은 몸에 있습니다."
2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정치를 하는 것이 어렵지 않으니, 대가(大家)에게 미움을 받지 않으면 됩니다. 대가가 흠모하면 한 나라가 흠모하고, 한 나라가 흠모하면 천하가 흠모합니다. 그러므로 덕교(德敎)가 사해에 넘칩니다."
2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천하에 도가 있으면 덕이 작은 자가 덕이 큰 자를 섬기고, 지혜가 작은 자가 지혜가 큰 자를 섬깁니다. 천하에 도가 없으면 작은 것이 큰 것을 섬기고,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섬깁니다. 이 두 가지는 하늘의 뜻이니, 하늘의 뜻을 따르는 자는 보존되고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자는 망합니다."
2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제후들의 보배가 세 가지이니, 토지와 백성과 정사입니다. 주옥을 보배로 여기는 자는 재앙이 반드시 그 몸에 미칩니다."
2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분수를 어기고 윗사람을 모욕하는 것은 해가 극심합니다."
2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성인은 백 대의 스승이니, 백이와 유하혜가 그러합니다. 그러므로 백이의 풍모를 들으면 탐욕스러운 사람이 청렴해지고 나약한 사람이 뜻을 세우며, 유하혜의 풍모를 들으면 각박한 사람이 너그러워지고 편협한 사람이 너그러워집니다. 백 대 전에 일어나 백 대 후에 듣는 자 중에 분발하지 않는 자가 없으니, 성인이 아니면 어찌 이와 같을 수 있겠습니까? 하물며 친히 그 가르침을 받은 자이겠습니까?"
2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인은 사람입니다. 합해서 말하면 도입니다."
2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공자께서 노나라를 떠나실 때 '더디게 가리라, 더디게 가리라' 하셨으니, 부모의 나라를 떠나는 도리입니다. 제나라를 떠나실 때 씻어둔 쌀을 건져 가지고 떠나셨으니, 다른 나라를 떠나는 도리입니다."
2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진나라와 채나라의 사이에서 고초를 당하신 것은 위아래로 교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29. 맥계가 말하였다. "선생님에 대한 비방이 심합니다."
3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무방합니다. 선비는 비방이 많지 않으면 안 됩니다. 《시경》에 이르기를 '근심하고 또 근심하며 뭇 사람들의 원망을 받는다' 하였으니, 공자를 말한 것입니다. 그 덕을 쌓고 이루셨으나 이처럼 되셨습니다. 왕이 또한 이와 같습니다."
3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진 자는 어버이에 대해서는 그 과실을 말하지 않고 죽어도 모른 척합니다. 그 의를 알고 있어도 그것을 지키는 것을 말합니다."
3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옛날 어진 임금은 선을 좋아하고 세력을 잊었으니, 옛날 어진 선비가 어찌 홀로 그렇지 않겠습니까? 자기의 도를 즐거워하여 남의 세력을 잊었습니다. 그러므로 왕공이 공경하고 예의 바르게 하지 않으면 자주 만나지 못합니다. 만나는 것도 오히려 자주 할 수 없는데 하물며 신하로 삼을 수 있겠습니까?"
33. 맹자께서 송구천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유세하기를 좋아합니까? 내 그대에게 유세에 대해 말하겠습니다. 남이 알아주어도 유유자적하고,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유유자적하십시오."
34. 송구천이 말하였다. "어떻게 하면 유유자적할 수 있습니까?"
3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덕을 높이고 의를 즐기면 유유자적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선비는 곤궁해도 의를 잃지 않고, 득의해도 도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곤궁해도 의를 잃지 않으므로 선비는 자기를 얻고, 득의해도 도에서 벗어나지 않으므로 백성들이 그에게서 실망하지 않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뜻을 이루면 은택이 백성에게 더해지고, 뜻을 이루지 못하면 몸을 닦아 세상에 드러냈습니다. 곤궁하면 홀로 그 몸을 선하게 하고, 득의하면 겸하여 천하를 선하게 합니다."
3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문왕을 기다린 뒤에 분발한 것은 보통 백성입니다. 걸출한 선비는 문왕이 없어도 분발합니다."
3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진자가 왕에게 자기 집을 내어 드리지 않는 것이 잘못입니까? 진자가 학교를 세우지 않고 세금을 내는 것도 잘못입니까?"
3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선비로서 예를 지키지 않는 자가 있는데, 그 원인을 추구하면 어버이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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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孟子≫ 離婁章句 下(이루장구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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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순임금은 제풍에서 나셔서 부하로 옮기시고 명조에서 돌아가셨으니, 동쪽 오랑캐 사람이십니다. 문왕은 기주에서 나셔서 필영에서 돌아가셨으니, 서쪽 오랑캐 사람이십니다. 땅이 서로 천여 리나 되고, 세대가 서로 천여 년이나 되지만, 뜻을 이루어 중국에서 행하신 것이 마치 부절을 합친 것과 같습니다. 앞의 성인과 뒤의 성인, 그 법도가 하나입니다."
2. 자산이 정나라의 정치를 하면서 자기 수레로 사람들을 진수에서 태워 건네주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은혜롭되 정치를 모릅니다. 십일월에 걸어 다니는 다리를 만들고 십이월에 수레 다리를 만들면 백성들이 건너는 것을 걱정하지 않습니다. 군자가 정치를 평평하게 하면 길을 갈 때 사람들을 비켜서게 해도 됩니다. 어찌 한 사람씩 태워 건네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정치하는 자가 각 사람을 기쁘게 하면 날이 부족합니다."
3. 맹자께서 왕자에게 말씀하셨다. "거처를 달리하면 잘못이 없습니다. 벼슬을 위해 거처하면 잘못이 있습니다."
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에서 현명함과 불초함이 나뉩니다. 현명한 사람의 경우, 백성들의 좋아하고 싫어함을 자기 것으로 삼습니다. 불초한 사람의 경우, 자기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백성들에게 강요합니다."
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예가 아닌 예와 의가 아닌 의를 대인은 행하지 않습니다."
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중도를 지니고 재능이 없는 자를 기르는 것은 중도를 지니고 재능이 없는 자를 버리는 것입니다."
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이 규범에 맞지 않으면 말하지 않습니다."
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에게 선함이 있으면 사람들이 모두 좋아하고, 악함이 있으면 사람들이 모두 미워합니다."
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우왕과 후직은 태평성대에 세 번 문 앞을 지나면서도 들어가지 않으셨으니, 공자께서 어질다고 하셨습니다. 안자는 난세에 누추한 골목에 거처하시며 한 대그릇의 밥과 한 표주박의 물로 지내셨으니, 사람들은 그 근심을 견디지 못하지만 안자는 그 즐거움을 고치지 않으셨으니, 공자께서 어질다고 하셨습니다."
1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우왕과 후직과 안회는 같은 도입니다. 우왕은 천하에 빠진 자가 있으면 마치 자기가 빠뜨린 것처럼 여기셨고, 후직은 천하에 굶주린 자가 있으면 마치 자기가 굶긴 것처럼 여기셨습니다. 그러므로 이처럼 급하게 하신 것입니다. 우왕과 후직과 안회가 처지를 바꾸었다면 모두 그렇게 하셨을 것입니다."
11. 공도자가 물었다. "광장은 제나라 전체에서 불효자로 일컬어집니다. 선생님께서는 그와 교유하시고 또 예우하시니, 감히 묻건대 어째서입니까?"
1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세속에서 이른바 불효라 하는 것이 다섯 가지인데, 사지를 게을리하여 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것이 첫 번째 불효요, 도박하고 바둑 두기를 좋아하며 술 마시기를 좋아하여 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것이 두 번째 불효요, 재물을 좋아하고 아내와 자식만을 사사로이 하여 부모를 봉양하지 않는 것이 세 번째 불효요, 귀와 눈의 욕심을 따라 부모를 욕되게 하는 것이 네 번째 불효요, 용맹을 좋아하고 싸우기를 좋아하여 부모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 다섯 번째 불효입니다. 장자에게 이 중 하나라도 있습니까? 장자는 아버지와 자식이 선함을 책망하다가 틈이 벌어진 것입니다. 선함을 책망하는 것은 벗 사이의 도리이고, 아버지와 자식 사이에 선함을 책망하는 것은 은혜를 크게 해칩니다. 장자가 어찌 부자 사이의 정리를 끊고 싶겠습니까? 다만 어쩔 수 없었던 것입니다."
1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순임금이 밭 갈던 때부터 천자가 될 때까지, 어버이에 대해 빠진 것이 없으셨습니다."
14. 공손추가 물었다. "시에 이르기를 '먹을 것이 없어도 처자에게는 미치지 않는다' 하였는데, 군자가 자식의 선생이 되어 가르치지 않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1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은 형세가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르침은 반드시 바름으로 해야 하는데, 바름으로 행하지 않으면 뒤에 화냄이 있습니다. 화내면 도리어 상합니다. '아버지가 바름으로 가르쳐 주시지만 바름으로 행하지 않으신다'고 하면, 이것은 서로 상함입니다. 아버지와 자식이 서로 상함은 나쁜 것입니다. 옛날 사람들이 자식을 바꾸어 가르친 것은 이 때문입니다. 아버지와 자식 사이에는 선함을 책망하지 않습니다. 선함을 책망하면 어버이와 멀어지니, 어버이와 멀어지는 것은 가장 나쁜 것입니다."
1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섬기는 것 중에 어느 것이 큽니까? 어버이 섬기는 것이 큽니다. 지키는 것 중에 어느 것이 큽니까? 자기 몸을 지키는 것이 큽니다. 자기 몸을 잃지 않고 능히 어버이를 섬긴 자는 들었습니다만, 자기 몸을 잃고 능히 어버이를 섬긴 자는 아직 듣지 못하였습니다. 섬기는 것 중에 어느 것이 크지 않겠습니까만, 어버이 섬기는 것이 근본입니다. 지키는 것 중에 어느 것이 크지 않겠습니까만, 자기 몸을 지키는 것이 근본입니다. 증자가 아버지 증석을 봉양할 때 반드시 술과 고기를 갖추었고, 장만하고 치울 때 반드시 사람에게 나누어 주기를 청하였으며, 남은 것이 있느냐 물으면 반드시 있다고 하였습니다. 증석이 돌아가시고 증원이 증자를 봉양할 때에도 반드시 술과 고기를 갖추었지만, 장만하고 치울 때 나누어 주기를 청하지 않았고, 남은 것이 있느냐 물으면 없다고 하였으니, 장차 다시 올리려 해서였습니다. 이것이 이른바 입과 몸을 봉양하는 것입니다. 증자처럼 하는 것이 뜻을 봉양하는 것이라 이를 만합니다. 어버이를 섬기는 것은 증자를 본받아야 합니다."
1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남아 있는 것은 눈과 눈썹이 아닙니다. 가슴속에 품은 것이 남아 있는 것입니다. 눈동자는 그 악을 숨기지 못합니다. 가슴속이 바르면 눈동자가 맑고, 가슴속이 바르지 못하면 눈동자가 흐립니다. 그 말을 듣고 그 눈동자를 보면 사람이 어찌 숨기겠습니까?"
1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공경하면서 예가 없는 것은 군자가 구속당하지 않는 것입니다. 어진 자는 사람을 사랑하고, 예 있는 자는 사람을 공경합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자는 사람이 항상 그를 사랑하고, 사람을 공경하는 자는 사람이 항상 그를 공경합니다. 여기에 사람이 있는데 무례하게 나를 대한다면, 군자는 반드시 자기에게 돌이켜 '나는 반드시 불인하였고 반드시 무례하였을 것이다. 어찌 이런 일이 있겠는가?' 하고 반성합니다. 자기에게 돌이켜 인하고 자기에게 돌이켜 예가 있어도 그 사람이 무례함이 여전하면, 군자는 반드시 자기에게 돌이켜 '나는 반드시 성실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합니다. 자기에게 돌이켜 성실한데도 무례함이 여전하면, 군자는 '이 사람은 또한 망자일 뿐이다. 이와 같다면 짐승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짐승에게 어찌 따지겠는가?' 합니다. 그러므로 군자는 평생토록 근심하는 것이 있어도 하루의 걱정은 없습니다. 근심은 있으니 이런 것입니다. 순임금은 사람이고 나도 사람인데, 순임금은 천하의 법이 되어 후세에 전할 만하지만 나는 오히려 보통 사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이것이 근심할 만한 것입니다. 근심하면 어찌해야 합니까? 순임금처럼 할 뿐입니다. 군자가 걱정할 것이 없으니, 인이 아닌 것은 하지 않고 의가 아닌 것은 행하지 않습니다. 하루의 걱정이 생겨도 군자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1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우왕과 탕왕은 자기에게 돌이켜 반성하며 도에 의뢰하셨고, 환공과 문공은 자기에게 돌이켜 반성하며 신하에게 의뢰하셨습니다. 패도로써 왕도인 척하는 것은 부끄럽습니다."
20. 공손추가 말하였다. "이윤이 말하기를 '나는 의롭지 않은 것에 익숙하지 못하다' 하고 태갑을 동에 내쫓았는데, 백성들이 크게 기뻐하였습니다. 태갑이 어질어지자 이윤이 다시 돌아오게 하였는데, 백성들이 크게 기뻐하였습니다. 어진 자가 신하 노릇을 할 때 그 임금이 어질지 못하면 내쫓을 수 있습니까?"
2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이윤의 뜻이 있으면 할 수 있고, 이윤의 뜻이 없으면 찬탈입니다."
22. 공손추가 물었다. "《시경》에 이르기를 '먹을 것이 없어도 처자에게는 미치지 않는다' 하였는데, 이것은 주공을 말한 것입니까?"
2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아닙니다. 주공의 형의 아들이 관숙과 채숙이니, 주공이 그들을 정벌하였습니다."
2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진 자가 백대에 걸쳐 그 성인을 흠모하는 것은 어진 자에게 있어서는 인정이요, 남보다 뛰어나지 않은 자에게 있어서도 또한 흠모하는 것입니다. 백 대의 임금들도 이것을 법도로 삼는 것입니다."
2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인자는 불인자를 사랑하는 것이니, 인자는 불인자를 가르칩니다."
2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여자는 시집갈 때 부모가 반드시 훈계합니다. 문에서 전송하며 훈계하기를 '네가 가거든 반드시 공경하고 반드시 경계하여 남편을 거스르지 말라' 합니다. 순종으로써 바름을 삼는 것은 아내의 도입니다."
2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순임금이 어찌 도에 통달하지 않았겠습니까? 순임금은 선한 것을 즐기고 세력을 잊으셨습니다."
2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의 큰 윤리는 다섯 가지이니,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는 친함이 있고,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의로움이 있고, 남편과 아내 사이에는 분별이 있고,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는 차례가 있고, 벗과 벗 사이에는 믿음이 있습니다."
2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우왕은 맛 좋은 술을 싫어하고 충언을 좋아하셨습니다."
3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오패는 삼왕의 죄인이요, 지금의 제후들은 오패의 죄인이요, 지금의 대부들은 지금의 제후들의 죄인입니다."
3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성인만이 백성의 식욕과 성욕의 욕구를 다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3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삼대의 먹이는 방법은 모두 학교 교육에 있었습니다. 학(學)은 이것을 기른다는 것입니다. 은나라는 서(序)라 하였고, 주나라는 상(庠)이라 하였으며, 학(學)은 삼대가 공통으로 쓴 명칭이니, 인륜을 밝히기 위해서였습니다. 인륜이 위에서 밝혀지면 소민이 아래에서 친해집니다."
3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우왕이 치수 사업을 하실 때 물이 흐르는 대로 따르셨습니다. 그러므로 우왕은 사해를 도랑으로 삼으셨습니다."
3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맛 좋은 음식을 좋아하는 것은 군자가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지만,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그것이 아닙니다."
3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배우지 않고도 능한 것은 양능(良能)이요, 생각하지 않고도 아는 것은 양지(良知)입니다. 어린아이가 그 어버이를 사랑할 줄 모르는 자가 없고, 자라서는 그 형을 공경할 줄 모르는 자가 없습니다. 어버이를 친애하는 것은 인이요, 어른을 공경하는 것은 의입니다. 다른 것이 없으니 이것을 천하에 통하게 하는 것입니다."
3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순임금이 깊은 산 속에 거처하실 때는 나무와 돌과 함께 살고 사슴과 멧돼지와 함께 놀아, 깊은 산속의 야인과 다른 점이 드물었습니다. 한 마디 선한 말을 듣고 한 가지 선한 행실을 보시면 강물이 터진 것처럼 행하시어 아무도 막을 수 없었습니다."
3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하지 않는 것이 있은 뒤에야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3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남에게 인을 행하는 말은 소리가 깊고 좋지만, 남을 금하는 법은 소리가 깊고 좋습니다."
3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선한 말은 선한 일만 못하여 백성의 마음을 얻습니다. 선한 정치는 선한 가르침만 못하여 백성의 마음을 얻습니다. 선한 정치는 백성이 두려워하고, 선한 가르침은 백성이 사랑합니다. 선한 정치는 백성의 재물을 얻고, 선한 가르침은 백성의 마음을 얻습니다."
4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능히 하는 것은 그 쉬운 것이요, 능히 하지 못하는 것은 그 어려운 것입니다."
4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요구하고 자기가 싫어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베풀지 않는 것, 이것이 혈구지도(絜矩之道)입니다."
4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이 가까우면서 뜻이 먼 것이 선한 말입니다."
4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몸으로 행하고 도에 있는 것은 깊고 멀어 마치 시작이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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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孟子≫ 萬章章句 上(만장장구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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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만장이 물었다. "순임금이 밭에서 울며 호천(昊天)에 부르짖으셨다 하는데, 어찌하여 부르짖으셨습니까?"
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원망하고 그리워하셨기 때문입니다."
3. 만장이 물었다. "부모가 사랑하면 기뻐하되 잊지 않고, 부모가 미워하면 수고로워도 원망하지 않는다 하였는데, 그렇다면 순임금이 원망하셨습니까?"
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장식이 공명고에게 물어 말하기를 '순임금이 밭에서 부르짖은 것은 내가 이미 들었는데, 昊天이나 부모에게 부르짖은 것은 모르겠습니다' 하니, 공명고가 말하기를 '이것은 그대가 알 수 없는 것입니다' 하였습니다. 공명고는 효자의 마음은 이렇게 근심 없을 수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나는 힘을 다하여 밭을 갈아 자식의 직분을 다할 뿐이고, 부모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 나의 무슨 잘못인가' 하였습니다. 요임금이 자기 아홉 아들과 두 딸로 하여금 백관과 소와 양과 창고를 갖추어 순임금을 밭 가운데서 섬기게 하니, 천하의 선비들이 순임금에게 귀의하는 자가 많았습니다. 요임금이 장차 천하를 드리려 하시어 순임금이 부모를 기쁘게 하지 못하는 것이 마치 곤궁한 사람이 갈 곳이 없는 것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천하의 선비들이 기뻐하는 것은 사람의 욕구이지만 그것으로도 근심을 풀기에 부족하였고, 아름다운 여인은 사람의 욕구이지만 요임금의 두 딸을 아내로 맞이하고도 근심을 풀기에 부족하였고, 부유함은 사람의 욕구이지만 천하를 부유함으로 삼고도 근심을 풀기에 부족하였고, 귀함은 사람의 욕구이지만 천자의 귀함으로도 근심을 풀기에 부족하였습니다. 사람이 기뻐하고 아름다운 여인, 부유함과 귀함으로도 근심을 풀기에 족하지 않으니, 오직 부모를 기쁘게 해야 근심을 풀 수 있습니다. 사람이 어렸을 적에는 부모를 사모하다가, 아름다운 여인을 좋아하게 되면 젊은 여인을 사모하고, 처자가 생기면 처자를 사모하고, 벼슬을 하면 임금을 사모하여 임금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마음을 태웁니다. 큰 효자는 평생 부모를 사모합니다. 오십 세까지도 사모한 것을 순임금에게서 볼 수 있습니다."
5. 만장이 물었다. "《시경》에 이르기를 '처를 취함에 어찌하리오? 반드시 부모에게 고한다' 하였는데, 이 말을 진심으로 믿는다면 순임금처럼 해야 합니다. 순임금이 부모에게 고하지 않고 취한 것은 어째서입니까?"
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고하면 취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남자와 여자가 거처를 함께하는 것은 사람의 큰 인륜입니다. 고했다면 이 큰 인륜을 폐하고 부모를 원망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고하지 않은 것입니다."
7. 만장이 물었다. "순임금이 고하지 않고 취한 것에 대해서는 이미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딸을 시집보내신 것도 또한 고하지 않은 것은 어째서입니까?"
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요임금도 역시 고하면 시집보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9. 만장이 물었다. "부모가 순임금에게 창고를 수리하게 하고 사다리를 치워버렸으며, 고수가 창고에 불을 질렀습니다. 또 우물을 파게 하고 순임금이 나오자 흙을 덮어 버렸습니다. 상이 말하기를 '도성을 쌓는 계략은 나의 공이다. 소와 양은 부모에게, 창고는 부모에게, 방패와 창은 나에게, 거문고는 나에게, 활은 나에게, 두 형수는 내 침소를 청소하게 하겠다' 하였습니다. 상이 순임금의 집에 가니 순임금이 평상에 앉아 거문고를 타고 있었습니다. 상이 당황하여 '도성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하였습니다. 순임금이 말하기를 '이 신하들에게는 그대가 다스려주어라' 하였습니다. 모르겠습니다만, 순임금이 상이 자기를 죽이려 했다는 것을 몰랐습니까?"
1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찌 몰랐겠습니까? 상이 근심하면 순임금도 또한 근심하고, 상이 기뻐하면 순임금도 또한 기뻐하였습니다."
11. 만장이 물었다. "그렇다면 순임금이 거짓으로 기뻐한 것입니까?"
1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아닙니다. 옛날에 정나라 사람이 자산에게 산 물고기를 드렸는데, 자산이 연못지기에게 연못에 길러두게 하였습니다. 연못지기가 그것을 삶아 먹고 돌아와서 고하기를 '처음에는 풀어주었더니 느리게 움직이다가, 얼마 있다가 활발하게 움직이며 멀리 사라졌습니다' 하였습니다. 자산이 말하기를 '제 자리를 얻었구나, 제 자리를 얻었구나' 하였습니다. 연못지기가 나와서 말하기를 '누가 자산을 지혜롭다 하는가? 내가 이미 삶아 먹었는데 제 자리를 얻었다, 제 자리를 얻었다 하는구나'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군자는 그럴 듯한 방법으로 속일 수 있지만, 도에 어긋나는 방법으로는 속일 수 없습니다. 상이 형을 사랑하는 도로써 왔으니, 그러므로 순임금이 진심으로 믿고 기뻐하였습니다. 어찌 거짓이겠습니까?"
13. 만장이 물었다. "상이 날마다 순임금을 죽이려 하였는데, 순임금이 천자가 되고 나서 상을 내쫓기만 한 것은 어째서입니까?"
1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유비(有庳)에 봉하였으니, 어떤 사람들은 내쫓았다고 합니다."
15. 만장이 물었다. "순임금이 공공은 유주로 내쫓고, 환도는 숭산으로 귀양 보내고, 삼묘는 삼위에서 죽이고, 곤은 우산에 내쫓아 이 네 가지 죄를 범한 사람을 처벌하였는데, 천하 사람들이 모두 복종하였습니다. 불인한 자를 처벌하였기 때문입니다. 상은 지극히 불인한 자인데 유비에 봉하였습니다. 천하의 어진 자들이 무엇을 어긴 것입니까? 어진 자가 남을 위해서도 그렇게 하겠습니까, 친척을 위해서도 그렇게 하겠습니까?"
1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진 자는 친척을 위해 노여움을 품지 않고 원망을 쌓지 않으며, 오직 친애하고 공경할 뿐입니다. 친애하는 것은 귀하게 하려는 것이요, 공경하는 것은 봉양하려는 것입니다. 순임금이 상을 유비에 봉한 것은 천자가 제후를 봉한 것입니다. 어찌 내쫓았다 하겠습니까?"
17. 만장이 물었다. "감히 묻건대 어떤 사람들이 추방하였다고 합니까?"
1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상이 그 나라를 다스릴 수 없어서, 천자가 관리를 보내어 그 정사를 다스리고 그 조세를 거두어 드렸습니다. 그러므로 추방하였다고 합니다. 어찌 상이 그 백성을 어지럽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순임금은 그와 자주 만나기를 원하였으므로, 끊임없이 조회하러 오게 하였으니, 이른바 '천자가 제도를 기다리지 않고 유비 제후가 자주 들어온다'는 것입니다."
19. 만장이 물었다. "이윤이 '나는 의롭지 않은 것에 익숙하지 못하다' 하고 탕왕에게 가서 신하가 된 것은, 믿을 수 있습니까?"
2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이윤은 유신의 들에서 밭을 갈며 요순의 도를 즐겼습니다. 의롭지 않고 도에 맞지 않으면 천하를 준다 해도 돌아보지 않으며, 말 사천 필을 매어두어도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의롭지 않고 도에 맞지 않으면 추호도 남에게 주지 않고 추호도 남에게서 취하지 않았습니다. 탕왕이 사람을 보내어 폐백으로 그를 맞이하니, 태연자약하게 '내가 탕왕의 폐백을 어디에 쓰겠는가? 어찌 들판에서 요순의 도를 즐기는 것만 하겠는가?' 하였습니다. 탕왕이 세 번 사람을 보낸 뒤에야 드디어 의연히 마음을 바꾸어 말하기를 '내가 들판에서 요순의 도를 즐기는 것과, 이 임금을 요순 같은 임금으로 만들어 드리는 것이 어찌 같겠는가? 내가 이 백성에게 직접 요순의 도를 행하는 것이 어찌 같겠는가? 내가 이 세상의 백성을 안정시킴에 그를 도와 요순의 도를 행하는 것만 하겠는가? 하늘이 이 백성을 내실 때 먼저 아는 자로 하여금 뒤에 아는 자를 깨우치고 먼저 깨달은 자로 하여금 뒤에 깨달을 자를 깨우치게 하셨으니, 나는 하늘이 낸 백성 중에 먼저 깨달은 자이니, 내가 이 도로써 이 백성을 깨우쳐야 하겠다. 내가 깨우치지 않으면 누가 깨우치겠는가?' 하였습니다. 천하의 백성 가운데 요순의 혜택을 입지 못한 남자와 여자가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마치 자기가 그를 도랑에 밀어 넣은 것처럼 여겼으니, 이처럼 천하를 자임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탕왕에게 가서 하나라 백성을 구제하도록 설득하셨습니다. 내 이윤이 탕왕에게 구함을 스스로 했다거나 처음에는 요리사로 있다가 탕왕의 신하가 되었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습니다."
21. 만장이 물었다. "어떤 사람들이 공자께서 위나라에서 옹저에게 의지하셨다, 제나라에서 척환에게 의지하셨다고 하는데,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2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호사자가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위나라에서는 안수유에게 의지하셨습니다. 미자의 아내와 자로의 아내는 형제입니다. 미자가 자로에게 말하기를 '공자께서 우리 집에 의지하신다면 위나라의 경(卿)을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였습니다. 자로가 이를 아뢰니 공자께서 '명이 있다' 하시고 진퇴를 예에 의하고 나아가고 물러나기를 의에 의하시어 경을 얻으시고도 얻지 못하셨다고 하셨으니, 옹저와 척환에게 의지하심은 공자께서 부끄러이 여기셨을 것입니다."
23. 만장이 물었다. "이전에 공자의 행동에 대해 물어 '명이 있다'고 하셨으니, 믿을 만합니다. 어찌하여 공자께서 척환에게 의지하셨다고 합니까?"
2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공자께서 위나라에서 정치를 하시려다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자 이를 위해 사신의 일을 잠시 맡으셨습니다. 그때 공자께서는 예법에 맞으면 나아가고 예법에 맞지 않으면 물러나셨으니, 척환에게 의지하신 것도 아니고 또 그에게 잘 보인 것도 아니었습니다."
25. 만장이 물었다. "공자께서 제나라를 떠나실 때 씻어둔 쌀을 건져 가지고 가셨으니, 이것은 제나라를 빨리 떠나시는 도리입니다. 노나라를 떠나실 때 '더디게 가리라, 더디게 가리라'고 하셨으니, 이것은 부모의 나라를 떠나는 도리입니다. 빨리 떠나야 할 때는 빨리 떠나시고 오래 머물러야 할 때는 오래 머무시며 처신해야 할 때는 처신하시고 벼슬해야 할 때는 벼슬하셨으니, 이것이 공자이십니다."
2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공자는 성인의 무리에서 시의에 맞으신 분이십니다."
27. 만장이 물었다. "감히 묻건대 서로 사귀는 도리는 어떠합니까?"
2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나이를 자랑하지 않고 귀함을 자랑하지 않고 형제를 자랑하지 않습니다. 사귐이란 그 덕을 사귀는 것이니, 자랑하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맹헌자는 사방 백 승의 집안 사람으로 다섯 사람의 친구가 있었는데, 악정구와 목중과 나머지 세 사람은 이름을 잊었습니다. 헌자가 이 다섯 사람과 사귐은 헌자의 집안 부를 의식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 다섯 사람도 헌자의 집안 부를 의식하였다면 사귀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방 백 승의 집안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작은 나라의 임금도 또한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비혜공이 말하기를 '나는 자사를 스승으로 섬기고 안반을 벗으로 삼으며 왕순과 장식은 나를 섬기는 사람들이다' 하였습니다. 작은 나라의 임금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큰 나라의 임금도 또한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진평공이 해당에 대해서 들어오라 하면 들어가고, 앉으라 하면 앉고, 먹으라 하면 먹었습니다. 비록 거친 밥과 나물국이라도 일찍이 배불리 먹지 않은 적이 없었으니, 감히 배불리 먹지 않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것뿐입니다. 그와 함께 임금의 위치에 자리하지 않았고, 그와 함께 임금의 녹봉을 먹지 않았고, 임금이 함께 예우함도 없었으니, 이것은 선비로서 귀한 자를 높인 것이지, 왕공이 현자를 높인 것이 아닙니다. 순임금이 요임금을 알현하러 올라가자 요임금이 사위를 딴 관에 머물게 하고 또 향응을 베풀었으며, 서로 번갈아 주인과 손님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천자가 필부를 벗으로 삼은 것입니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공경하는 것을 귀한 자를 귀하게 여긴다고 하고,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공경하는 것을 어진 자를 귀하게 여긴다고 합니다. 귀한 자를 귀하게 여기는 것과 어진 자를 귀하게 여기는 것은 그 의의가 하나입니다."
29. 만장이 물었다. "감히 묻건대 제후를 뵙지 않는 것은 어떤 뜻입니까?"
3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도성에 있는 자를 시정(市井)의 신하라 하고, 들에 있는 자를 초망(草莽)의 신하라 합니다. 이 모두는 서인(庶人)으로서 아직 예물을 드리고 신하가 된 것이 아닙니다. 서인으로서 감히 제후를 뵙지 않는 것은 예입니다."
31. 만장이 물었다. "서인이 일을 시키면 가서 일합니다. 임금이 만나보려 한다면 가서 만나봅니까?"
3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가서 일하는 것은 의로운 것이고, 만나보러 가는 것은 의롭지 않은 것입니다. 또한 임금이 만나보려 하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33. 만장이 물었다. "지혜를 넓히기 위해서입니다."
3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임금의 큰 임무가 아닙니다. 임금의 임무는 인재를 얻는 것이니, 구지어(句地於)에게 우경을 만들게 하여, 백리해를 오백 리 땅을 얻어서 재상을 삼는 것처럼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구하지 않고 얻는 것은 없습니다."
35. 만장이 물었다. "어떤 사람들이 공자께서 위나라에서 옹저와 제나라에서 척환에게 의지하셨다 하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공자는 옳지 않습니다."
3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은 호사가가 만들어낸 것입니다."
37. 만장이 물었다. "그렇다면 그런 말이 있게 된 까닭은 무엇입니까?"
3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공자께서 위나라에 계실 때 진중이 위나라의 정치를 주관하고 있었는데, 공자께서 예를 갖추어 찾아가셨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공자를 잘못 전한 것입니다."
39. 만장이 물었다. "공자께서 가셨을 때 이미 행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아셨는데 어찌 가셨습니까?"
4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당시에 임금을 만나 진언을 올리셨고 당시 상황에 따라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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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孟子≫ 萬章章句 下(만장장구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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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백이는 눈으로 나쁜 색을 보지 않고 귀로 나쁜 소리를 듣지 않았습니다. 자기 임금이 아니면 섬기지 않고 자기 백성이 아니면 부리지 않았습니다. 다스려지면 나아가고 어지러우면 물러났습니다. 포악한 정치가 나오는 곳과 포악한 백성이 있는 곳에는 거처하지 않았습니다. 사악한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을 마치 조복을 입고 진흙 속에 앉아있는 것처럼 여겼습니다. 주나라의 악정 때에는 북해 바닷가에 거처하며 천하가 맑아지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므로 백이의 풍모를 들은 자는 완고한 사람이 청렴해지고 나약한 사람이 뜻을 세웁니다."

2. "이윤은 '어느 임금을 섬기든 내 임금이고 어느 백성을 부리든 내 백성이다'라고 하여, 다스려져도 나아가고 어지러워도 나아갔습니다. '하늘이 이 백성을 낼 때에 앞에 아는 자로 하여금 뒤에 아는 자를 깨우치게 하고, 앞에 깨달은 자로 하여금 뒤에 깨달은 자를 깨우치게 하였다. 나는 하늘이 낸 백성 중에 앞에 깨달은 자이니, 이 도로써 이 백성을 깨우치리라' 하였습니다. 천하의 백성 중에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요순의 혜택을 입지 못한 자가 있으면, 마치 자기가 그를 도랑에 밀어 넣은 것처럼 여겼습니다. 이것이 그가 천하의 무거운 짐을 자임한 것입니다."

3. "유하혜는 더러운 임금 섬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낮은 벼슬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나아가서는 어진 것을 숨기지 않아 반드시 그 도를 행하였고, 버림을 받아도 원망하지 않았으며, 곤궁해도 근심하지 않았습니다. 사악한 사람과 함께 있어도 태연히 스스로를 잃지 않았습니다.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이니, 비록 내 곁에서 알몸을 드러낸들 네가 어찌 나를 더럽히겠는가?'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유하혜의 풍모를 들은 자는 각박한 사람이 너그러워지고 편협한 사람이 너그러워집니다."

4. "공자께서는 제나라를 떠나실 때 씻어놓은 쌀을 건져 가지고 떠나셨고, 노나라를 떠나실 때는 '더디게 가리라, 더디게 가리라'고 하셨으니, 이것이 부모의 나라를 떠나는 도리입니다. 빨리 떠나야 할 때는 빨리 떠나시고, 오래 있어야 할 때는 오래 계시며, 처신해야 할 때는 처신하시고, 벼슬해야 할 때는 벼슬하셨으니, 이것이 공자이십니다."

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백이는 성인 중의 청결한 분이요, 이윤은 성인 중의 책임지는 분이요, 유하혜는 성인 중의 온화한 분이요, 공자는 성인 중의 시의에 맞으신 분이십니다. 공자는 금(金)의 소리와 옥(玉)의 울림이라 이를 만합니다. 금 소리는 음악의 시작이요 옥 울림은 음악의 끝입니다. 음악의 시작은 지혜에 속하고 음악의 끝은 성(聖)에 속합니다. 지혜는 활 쏘는 것에 비유하면 솜씨 있음이고, 성(聖)은 활 쏘는 것에 비유하면 힘 있음입니다."

6. 북궁기가 물었다. "주나라 왕실의 작위와 녹봉 제도는 어떠하였습니까?"

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 자세한 것은 들을 수 없습니다. 제후들이 자기에게 해롭다 하여 그 전적을 없애버렸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 대략은 들었습니다. 천자는 한 등급이요, 공(公)은 한 등급이요, 후(侯)는 한 등급이요, 백(伯)은 한 등급이요, 자(子)와 남(男)은 같은 한 등급이니 모두 다섯 등급입니다. 임금은 한 등급이요, 경(卿)은 한 등급이요, 대부는 한 등급이요, 상사(上士)는 한 등급이요, 중사(中士)는 한 등급이요, 하사(下士)는 한 등급이니 모두 여섯 등급입니다."

8. "천자의 제도에서 땅은 사방 천 리요, 공과 후는 각각 사방 백 리요, 백은 사방 칠십 리요, 자와 남은 각각 사방 오십 리이니 모두 네 등급입니다. 오십 리도 되지 못하면 천자에게 직접 이어지지 못하고 제후에게 부속되니, 부용(附庸)이라 합니다. 천자의 경은 후의 녹을 받고, 후의 경은 백의 녹을 받으며, 백의 경은 사방 사십 리를 받고, 자와 남의 경은 사방 삼십 리를 받습니다."

9. "대국은 사방 백 리이니, 임금의 녹은 경의 열 배이고, 경의 녹은 대부의 네 배이며, 대부는 상사의 두 배이고, 상사는 중사의 두 배이며, 중사는 하사의 두 배이고, 하사와 관직에 있는 서인은 녹이 같으니, 그 녹이 밭 가는 것을 대신하기에 족합니다. 차국은 사방 칠십 리이니, 임금의 녹은 경의 열 배이고, 경의 녹은 대부의 세 배이며, 대부는 상사의 두 배이고, 상사는 중사의 두 배이며, 중사는 하사의 두 배이고, 하사와 관직에 있는 서인은 녹이 같으니, 그 녹이 밭 가는 것을 대신하기에 족합니다. 소국은 사방 오십 리이니, 임금의 녹은 경의 열 배이고, 경의 녹은 대부의 두 배이며, 대부는 상사의 두 배이고, 상사는 중사의 두 배이며, 중사는 하사의 두 배이고, 하사와 관직에 있는 서인은 녹이 같으니, 그 녹이 밭 가는 것을 대신하기에 족합니다."

10. 만장이 물었다. "감히 사귐에 대해 묻겠습니다."

1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나이를 자랑하지 않고 귀함을 자랑하지 않고 형제를 자랑하지 않습니다. 사귐이란 그 덕을 사귀는 것이니, 자랑하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맹헌자는 사방 백 승의 집안 사람으로 다섯 사람의 친구가 있었는데, 악정구와 목중과 나머지 세 사람은 이름을 잊었습니다. 헌자가 이 다섯 사람과 사귐은 헌자의 집안 부를 의식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 다섯 사람도 헌자의 집안 부를 의식하였다면 사귀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방 백 승의 집안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작은 나라의 임금도 또한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비혜공이 말하기를 '나는 자사를 스승으로 섬기고 안반을 벗으로 삼으며 왕순과 장식은 나를 섬기는 사람들이다' 하였습니다. 작은 나라의 임금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큰 나라의 임금도 또한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진평공이 해당에 대해서 들어오라 하면 들어가고, 앉으라 하면 앉고, 먹으라 하면 먹었습니다. 비록 거친 밥과 나물국이라도 일찍이 배불리 먹지 않은 적이 없었으니, 감히 배불리 먹지 않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것뿐입니다. 그와 함께 임금의 위치에 자리하지 않았고, 그와 함께 임금의 녹봉을 먹지 않았고, 임금이 함께 예우함도 없었으니, 이것은 선비로서 귀한 자를 높인 것이지, 왕공이 현자를 높인 것이 아닙니다. 순임금이 요임금을 알현하러 올라가자 요임금이 사위를 딴 관에 머물게 하고 또 향응을 베풀었으며, 서로 번갈아 주인과 손님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천자가 필부를 벗으로 삼은 것입니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공경하는 것을 귀한 자를 귀하게 여긴다고 하고,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공경하는 것을 어진 자를 귀하게 여긴다고 합니다. 귀한 자를 귀하게 여기는 것과 어진 자를 귀하게 여기는 것은 그 의의가 하나입니다."

12. 만장이 물었다. "감히 묻건대 사귐에 있어서 예물의 예를 어찌 해야 합니까?"

1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공경하는 것으로 합니다."

14. 만장이 물었다. "한번 거절하고 또 거절하는 것은 공경하지 않는 것이라 합니까?"

1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귀한 사람이 줄 때 '이것이 의로운가 의롭지 않은가'를 생각하고 나서 받습니다. 이것은 공경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거절하지 않는 것입니다."

16. 만장이 물었다. "분명히 거절하지 않고 마음으로 거절한다 하면, 말하기를 '이것은 백성에게서 거두어들인 것이다'라고 하여 이것으로 거절하면 어떻습니까?"

1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 도가 합하면 공자도 받으셨을 것이며, 그 도가 합하지 않으면 공자도 받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18. 만장이 물었다. "지금 나라의 경계에서 사람을 죽이고 빼앗아 재물을 얻은 자가 있는데, 그 도가 매우 두껍게 사귀어 예물을 주면 받겠습니까?"

1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아닙니다. 《강고》에 이르기를 '죽이고 빼앗아 재물을 탐하는 자는 뭇사람들이 원수로 여기니, 형벌이 없어도 반드시 죽인다' 하였습니다. 이것은 주나라에서 계승한 것이니 받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 천하에 두루 있으니 어찌 받지 않겠습니까?"

20. 만장이 물었다. "지금 제후들이 백성에게서 거두어들이는 것은 빼앗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그 예물을 두텁게 하면 군자가 받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2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왕자가 일어나면 지금의 제후들을 모두 죽일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가르치다가 고치지 않으면 그때 죽이는 것입니다. 지금의 제후들에게서 받는 것은 받는 도리가 있습니다. 만약 도리에 맞는 것이라면 공자도 또한 받으셨을 것입니다."

22. 만장이 물었다. "그렇다면 공자가 위나라에서 벼슬하실 때 위나라 임금에게서 녹을 받으셨는데, 위나라 임금은 도가 있었습니까?"

2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있었습니다."

24. "도가 있었다면 어찌하여 공자께서 벼슬하셨습니까?"

2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공자께서는 먼저 제사 도구를 갖추어 군자를 섬기는 것이 옳다고 하셨습니다. 어찌하여 나라에서 벼슬하지 않으셨겠습니까?"

26. "공자께서 나라에서 벼슬하실 때 그것은 공자의 도를 행하려는 것이 아니었습니까?"

2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먼저 시험해보고 행해지지 않으면 나아가지 않으셨습니다. 행해질 것 같으면 나아가셨다가 행해지지 않으면 떠나셨습니다. 그러므로 공자께서 어떤 나라에도 삼 년을 채우신 적이 없었습니다. 공자께서는 벼슬할 만하면 벼슬하시고, 그만둘 만하면 그만두시고, 오래 머물 만하면 오래 머무시고, 빨리 떠날 만하면 빨리 떠나셨습니다. 이것이 공자이십니다."

2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벼슬은 가난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닌데 때로는 가난 때문에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를 맞이하는 것은 봉양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닌데 때로는 봉양 때문에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난 때문에 벼슬하는 자는 높은 자리를 사양하고 낮은 자리에 처하며, 부유함을 사양하고 가난하게 처합니다. 높은 자리를 사양하고 낮은 자리에 처하며 부유함을 사양하고 가난하게 처하는 것이 어디에 알맞겠습니까? 관문을 지키고 경비를 도는 일입니다. 공자께서 일찍이 위리(委吏)가 되셨을 때 '계산이 맞아야 할 뿐이다' 하셨습니다. 사직리(司職吏)가 되셨을 때 '소와 양이 잘 자라야 할 뿐이다' 하셨습니다."

29. 만장이 물었다. "선비가 제후에게 의탁하지 않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3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감히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제후가 나라를 잃은 뒤에 제후에게 의탁하는 것은 예이고, 선비가 제후에게 의탁하는 것은 예가 아닙니다."

31. 만장이 물었다. "임금이 곡식을 보내면 받습니까?"

3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받습니다."

33. "받는 것은 어떤 의의입니까?"

3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임금이 백성에 대하여 진실로 도와줍니다."

35. "도와주면 받고, 하사하면 받지 않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3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감히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37. "감히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3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관문을 지키고 경비를 도는 자들은 모두 일정한 직분이 있어 윗사람에게 먹힘을 받습니다. 일정한 직분이 없으면서 윗사람에게 하사를 받는 것은 공경하지 않는 것으로 여깁니다."

39. 만장이 물었다. "임금이 보내면 받는데, 계속하여 보낼 수 있습니까?"

4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목공이 자사에 대하여 자주 문안하고 자주 솥에 끓인 고기를 보냈는데, 자사가 기뻐하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심부름꾼을 큰 문 밖으로 내보내고 북쪽을 향해 이마를 조아려 두 번 절하고 받지 않으며 말하기를 '이제부터 임금이 나를 개나 말처럼 기르는 것을 알겠습니다' 하였습니다. 이로부터 심부름꾼을 보내어 고기를 주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41. 만장이 물었다. "나라의 임금이 군자를 기르고자 하면 어떻게 해야 기른다고 할 수 있습니까?"

4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임금의 명으로 보내면 두 번 절하고 이마를 조아려 받습니다. 그 뒤에 창고지기가 계속 곡식을 보내고 부엌지기가 계속 고기를 보내되 임금의 명으로 보내지 않으면, 자사는 솥에 끓인 고기 때문에 자기가 번거롭게 자주 절하는 것이 군자를 기르는 도리가 아니라 생각하였습니다. 요임금이 순임금에 대하여 아홉 아들로 하여금 섬기게 하고 두 딸을 시집보내며, 백관과 소와 양과 창고를 갖추어 밭 가운데서 섬기게 하고 뒤에 천자의 자리에 오르게 하셨습니다. 이것이 왕공이 현자를 높이는 것입니다."

43. 만장이 물었다. "감히 묻건대 제후를 뵙지 않는 것은 어떤 의의입니까?"

4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도성에 있는 자를 시정(市井)의 신하라 하고, 들에 있는 자를 초망(草莽)의 신하라 합니다. 이 모두는 서인(庶人)으로서 아직 예물을 드리고 신하가 된 것이 아닙니다. 서인으로서 감히 제후를 뵙지 않는 것은 예입니다."

45. 만장이 물었다. "서인이 일을 시키면 가서 일합니다. 임금이 만나보려 한다면 가서 만나봅니까?"

4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가서 일하는 것은 의로운 것이고, 만나보러 가는 것은 의롭지 않은 것입니다. 또한 임금이 만나보려 하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47. "지혜를 넓히기 위해서입니다."

4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많이 아는 것을 위해서라면 천자도 스승을 부르지 않는데, 하물며 제후이겠습니까? 현명한 자를 만나보려 하면서 부른다는 말은 아직 듣지 못하였습니다. 목공이 자사에게 자주 찾아가 말하기를 '옛날에 천 승의 나라로 선비를 벗으로 삼는다 함이 어떻습니까?' 하니, 자사가 기뻐하지 않으며 말하기를 '옛 사람이 말하기를 섬긴다고 하였지, 어찌 벗으로 삼는다고 하였겠습니까?' 하였습니다. 자사가 기뻐하지 않은 것은 '지위로 말하면 그대는 임금이요 나는 신하이니 어찌 감히 임금과 벗이 되겠는가, 덕으로 말하면 그대가 나를 섬겨야 하는데 어찌 나와 벗이 될 수 있겠는가' 함이 아니겠습니까? 천 승의 임금도 벗이 될 수 없거늘, 하물며 부를 수 있겠습니까?"

49. "감히 묻건대 우인(虞人)을 부르는 것은 무엇으로 합니까?"

5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가죽 갓으로 합니다. 서인은 정으로, 선비는 기(旂)로, 대부는 정(旌)으로 부릅니다. 대부의 기인 정으로 우인을 부르면 우인은 죽어도 감히 가지 않습니다. 선비의 기로 서인을 부르면 서인이 어찌 감히 가겠습니까? 하물며 현자가 아닌 사람의 방식으로 현자를 부르는 것이겠습니까? 현자를 만나보고자 하면서 그 도에 따르지 않는 것은, 마치 들어오기를 원하면서 문을 닫는 것과 같습니다. 의는 길이요 예는 문입니다. 오직 군자라야 이 길로 걸을 수 있고 이 문으로 나들 수 있습니다."

51. 만장이 물었다. "공자께서는 임금이 명하여 부르시면 수레가 갖추어지기를 기다리지 않고 가셨습니다. 그렇다면 공자는 잘못하신 것입니까?"

5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공자께서는 벼슬에 있었고 관직이 있어서 그 관직으로 부른 것입니다."

53. 맹자께서 만장에게 말씀하셨다. "한 고을의 훌륭한 선비는 한 고을의 훌륭한 선비를 벗으로 삼고, 한 나라의 훌륭한 선비는 한 나라의 훌륭한 선비를 벗으로 삼으며, 천하의 훌륭한 선비는 천하의 훌륭한 선비를 벗으로 삼습니다. 천하의 훌륭한 선비를 벗으로 삼는 것으로도 부족하다고 여겨, 또 위로 옛 사람을 논합니다. 그 시를 읊고 그 글을 읽으면서 그 사람을 알지 못하면 되겠습니까? 그러므로 그 세상을 논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위로 옛 사람과 벗하는 것입니다."

54. 제선왕이 경(卿)에 대해 물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왕은 어떤 경을 물으시는 것입니까?"

55. 왕이 말하였다. "경이 다릅니까?"

5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다릅니다. 귀척의 경이 있고 이성(異姓)의 경이 있습니다."

57. 왕이 말하였다. "귀척의 경에 대해 묻겠습니다."

5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임금이 큰 허물이 있으면 간언하고, 간언해도 듣지 않으면 왕위를 바꿉니다."

59. 왕이 갑자기 안색이 변하였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왕은 이상히 여기지 마십시오. 왕이 신에게 물으시므로 신이 감히 바른 대로 대답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60. 왕이 안색이 안정된 뒤에 이성의 경에 대해 물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임금이 허물이 있으면 간언하고, 반복하여 간언해도 듣지 않으면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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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孟子≫ 告子章句 上(고자장구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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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자가 말하였다. "성(性)은 버들과 같고 의(義)는 술잔과 같습니다. 사람의 성으로 인의를 만드는 것은 버들로 술잔을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버들의 성을 따라 술잔을 만듭니까? 장차 버들의 성을 거슬러 술잔을 만들 것입니까? 버들의 성을 거슬러 술잔을 만든다면, 또한 사람의 성을 거슬러 인의를 만드는 것입니까? 천하 사람들을 이끌어 인의를 해치는 것은 반드시 그대의 말일 것입니다."
3. 고자가 말하였다. "성은 물과 같습니다. 동쪽에 터주면 동쪽으로 흐르고, 서쪽에 터주면 서쪽으로 흐릅니다. 사람의 성이 선함과 불선함의 구분이 없는 것은 물이 동서의 구분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물은 진실로 동서의 구분이 없지만, 상하의 구분도 없습니까? 사람의 성이 선한 것은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에게 선하지 않은 것이 없고 물에 아래로 흐르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지금 물을 두드려 튀어오르게 하면 이마를 지나치게 할 수 있고, 막고 끌어 올리면 산에도 있게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어찌 물의 성이겠습니까? 형세가 그렇게 된 것입니다. 사람도 불선하게 할 수 있는 것은 그 성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5. 고자가 말하였다. "태어난 것을 성이라 합니다."
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태어난 것을 성이라 함은 흰 것을 희다고 함과 같습니까?"
7. 고자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8. "흰 깃털의 희음이 흰 눈의 희음과 같고, 흰 눈의 희음이 흰 옥의 희음과 같습니까?"
9. 고자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10. "그렇다면 개의 성이 소의 성과 같고, 소의 성이 사람의 성과 같습니까?"
11. 고자가 말하였다. "식욕과 성욕은 성입니다. 인은 안에 있는 것이지 밖에 있는 것이 아니요, 의는 밖에 있는 것이지 안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1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째서 인은 안에 있고 의는 밖에 있다고 합니까?"
13. 고자가 말하였다. "그가 어른이므로 내가 그를 어른으로 대합니다. 어른다움이 내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 희므로 내가 그것을 희다고 합니다. 그 흰 것을 밖에서 따르는 것이니, 그러므로 밖에 있다고 합니다."
1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흰 말의 희음과 흰 사람의 희음은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늙은 말을 어른으로 대하는 것과 늙은 사람을 어른으로 대하는 것이 다르지 않겠습니까? 또 의는 어른다운 자에게 있는 것입니까? 어른으로 대하는 사람에게 있는 것입니까?"
15. 고자가 말하였다. "내 아우는 사랑하고 진나라 사람의 아우는 사랑하지 않으니, 이것은 나를 기준으로 기쁜 것이므로 안에 있다고 합니다. 초나라 어른을 어른으로 대하고 내 어른도 어른으로 대하니, 이것은 어른을 기준으로 기쁜 것이므로 밖에 있다고 합니다."
1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진나라 사람이 구운 고기를 먹기 좋아하는 것과 내가 구운 고기를 먹기 좋아하는 것이 다르지 않으니, 사물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그렇다면 구운 고기 좋아함도 밖에 있습니까?"
17. 공도자가 말하였다. "고자는 성에 선불선이 없다고 하고, 어떤 이는 성은 선하게 될 수도 있고 불선하게 될 수도 있다고 하니 그러므로 문왕과 무왕이 일어나면 백성들이 선을 좋아하고 유왕과 여왕이 일어나면 백성들이 포악함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또 어떤 이는 성이 선한 자도 있고 성이 불선한 자도 있다고 하니, 그러므로 요임금을 임금으로 두고서도 상(象)과 같은 자가 있고, 고수를 아버지로 두고서도 순임금과 같은 자가 있으며, 주왕을 조카이자 임금으로 두고서도 미자계와 왕자 비간과 같은 자가 있다고 합니다. 지금 선생님은 성은 선하다고 하시니, 그렇다면 저들은 모두 틀린 것입니까?"
1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 정(情)으로 말하면 선하게 될 수 있으니 이것이 내가 선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불선하게 되는 것은 재질의 죄가 아닙니다. 측은지심은 사람이면 누구나 있고, 수오지심은 사람이면 누구나 있으며, 공경지심은 사람이면 누구나 있고, 시비지심은 사람이면 누구나 있습니다. 측은지심은 인이요, 수오지심은 의요, 공경지심은 예요, 시비지심은 지입니다. 인의예지는 밖에서 녹아드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본래 있는 것인데, 다만 생각하지 않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구하면 얻고 버리면 잃습니다. 서로 배로 차이 나고 어떤 경우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나는 것은, 그 재질을 다 발휘하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시경》에 이르기를 '하늘이 여러 백성을 내시니, 사물이 있으면 법칙이 있다. 백성들이 이 법칙을 잡으니, 이 아름다운 덕을 좋아한다' 하였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이 시를 지은 자는 도를 아는구나! 그러므로 사물이 있으면 반드시 법칙이 있고, 백성들이 이 법칙을 잡으므로 이 아름다운 덕을 좋아하는 것이다' 하셨습니다."
1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풍년에는 자제들이 대부분 선하고 흉년에는 자제들이 대부분 포악합니다. 하늘이 내리시는 재질이 이처럼 다른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을 빠뜨리고 빠져나가게 하는 것이 그렇게 만드는 것입니다."
2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보리를 파종하고 땅을 덮어주면, 토질이 같고 파종 시기가 같으면 무럭무럭 자라서 하지(夏至)에 이르면 다 익습니다. 비록 차이가 있더라도 이것은 토질이 비옥하고 척박함과 비와 이슬의 양육과 사람의 일이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같은 종류의 것들은 대부분 서로 비슷합니다. 어찌 홀로 사람에게만 의심하겠습니까? 성인은 나와 같은 종류입니다. 그러므로 용자가 말하기를 '발에 맞게 짚신을 삼지 않아도 광주리를 삼지는 않을 것을 안다' 하였습니다. 짚신이 서로 비슷한 것은 천하의 발이 같기 때문입니다. 입맛이 음식에 있어서는 같은 기호가 있으니, 역아는 내 입맛의 먼저 아는 자입니다. 만약 입맛이 사람마다 개, 말과 같이 그 종류가 우리와 다르다면 어찌 천하 사람들이 다 역아의 맛을 따르겠습니까? 입맛이 천하가 역아를 따르는 것은 천하 사람들의 입맛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귀도 또한 그러하니, 소리에 있어서는 사광보다 앞선 이가 없습니다. 눈도 또한 그러하니, 형색에 있어서는 천하에 자도의 아름다움을 알지 못하는 자가 없습니다. 자도를 아름답다 하지 않는 자는 눈이 없는 자입니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입맛이 같은 기호가 있고, 소리가 같은 귀가 있고, 색이 같은 아름다움이 있다고 합니다. 마음에 이르러서만 유독 같은 것이 없겠습니까? 마음이 같은 것은 무엇입니까? 이(理)요 의(義)입니다. 성인은 내 마음의 같은 것을 먼저 아신 분입니다. 그러므로 이와 의가 내 마음을 기쁘게 하는 것이 마치 소고기와 돼지고기와 양고기가 내 입을 기쁘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2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우산의 나무가 일찍이 아름다웠는데, 큰 나라의 교외에 있어 도끼와 자귀로 벌목을 하니 아름다울 수 있겠습니까? 밤낮으로 자라나고 비와 이슬이 적시어 새싹이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니지만, 소와 양이 뒤따라 먹어치우므로 저처럼 민둥산이 된 것입니다. 사람들이 그 민둥함을 보고 일찍이 목재가 없었다고 여기니, 이것이 어찌 산의 성이겠습니까? 사람에게 보존된 것이 어찌 인의의 마음이 없겠습니까? 그 양심을 방탕하게 잃는 것이 또한 도끼와 자귀로 나무를 날마다 벌목하는 것과 같으니, 아름다울 수 있겠습니까? 밤낮으로 자라나고 평단의 기운이 있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사람과 서로 가까운 것이 드물지 않으나, 낮에 하는 것이 그것을 묶고 없애버립니다. 묶고 없애기를 반복하면 밤의 기운이 보존하기에 부족하고, 밤의 기운이 보존하기에 부족하면 금수와의 거리가 멀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그 금수 같음을 보고 일찍이 재질이 없었다고 여기니, 이것이 어찌 사람의 실정이겠습니까? 그러므로 진실로 기름지게 하는 것을 얻으면 자라지 않는 것이 없고, 진실로 기름지게 하는 것을 잃으면 없어지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2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왕의 지혜는 불명하지 않지만, 만물이 자라는 것은 모두 햇빛과 비가 필요하니, 그 다름이 있습니다."
2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혁추는 온 나라에서 바둑 잘 두는 사람입니다. 혁추로 하여금 두 사람에게 바둑을 가르치게 한다면, 한 사람은 오로지 마음을 써서 오직 혁추의 말만 듣고, 또 한 사람은 비록 그 말을 듣는 것 같지만 마음속으로는 기러기와 고니가 날아오면 활과 화살로 쏘려 한다면, 비록 함께 배우더라도 그와 같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그 지혜가 못해서입니까? 말하기를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2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생선도 좋아하고 곰 발바닥도 좋아합니다. 두 가지를 겸하여 얻을 수 없다면 생선을 버리고 곰 발바닥을 취하겠습니다. 나는 삶도 원하고 의도 원합니다. 두 가지를 겸하여 얻을 수 없다면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하겠습니다. 삶도 내가 원하는 것이지만 원하는 것이 삶보다 더한 것이 있으므로 구차하게 살려 하지 않습니다. 죽음도 내가 싫어하는 것이지만 싫어하는 것이 죽음보다 더한 것이 있으므로 환난을 피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약 사람이 원하는 것 중에 삶보다 더한 것이 없다면, 삶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어찌 쓰지 않겠습니까? 만약 사람이 싫어하는 것 중에 죽음보다 더한 것이 없다면, 환난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어찌 하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하면 살 수 있는데도 하지 않는 것이 있고, 이렇게 하면 환난을 피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원하는 것이 삶보다 더한 것이 있고 싫어하는 것이 죽음보다 더한 것이 있으니, 오직 어진 자만이 이 마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데, 어진 자는 능히 잃지 않을 뿐입니다. 한 광주리 밥과 한 그릇 국을 얻으면 살고 얻지 못하면 죽는데, 호통을 치면서 주면 길 가는 사람도 받지 않고, 발로 차면서 주면 거지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만 종의 녹봉은 예의를 분별하지 않고 받으니, 만 종이 나에게 무엇을 더해줍니까? 궁실의 아름다움을 위해서입니까? 처첩의 봉양을 위해서입니까? 내가 아는 궁핍한 자가 나에게 은혜를 입게 하기 위해서입니까? 예전에는 죽어도 받지 않더니, 지금은 궁실의 아름다움을 위해 받습니까? 예전에는 죽어도 받지 않더니, 지금은 처첩의 봉양을 위해 받습니까? 예전에는 죽어도 받지 않더니, 지금은 내가 아는 궁핍한 자가 은혜 입게 하기 위해 받습니까? 이것 또한 그만두지 못하는 것입니까? 이것을 이르러 본심을 잃었다고 합니다."
2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인은 사람의 마음이요, 의는 사람의 길입니다. 그 길을 버리고 따르지 않으며, 그 마음을 잃어버리고 찾을 줄 모르니 슬프도다! 사람들은 닭이나 개를 잃으면 찾을 줄 알면서, 마음을 잃어버리고는 찾을 줄 모릅니다. 학문하는 것은 다른 것이 없으니, 그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것일 뿐입니다."
2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약지가 굽어서 펴지지 않는데 아프지도 않고 일에 방해가 되지도 않는데, 만약 이를 펴줄 수 있는 자가 있다면 진나라와 초나라가 멀다 해도 가기를 싫어하지 않습니다. 손가락이 남만 못하면 싫어할 줄 알면서, 마음이 남만 못하면 싫어할 줄 모르니, 이것을 종류를 모른다고 합니다."
2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오동나무와 가래나무가 한두 뼘만 되어도 가꾸는 방법을 아는 자가 있으면서, 자기 몸에 이르러서는 가꾸는 방법을 모릅니다. 어찌 자기 몸을 사랑하는 것이 오동나무와 가래나무만 못합니까? 생각하지 않음이 심한 것입니다."
2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들이 자기 몸을 사랑하는 것이 어느 것인들 고루 사랑하지 않겠습니까? 고루 사랑하므로 잘 기르는 것이 고루 합니다. 한 자 한 치의 피부라도 사랑하지 않는 것이 없으므로 한 자 한 치라도 기르지 않음이 없습니다. 잘 기르는지 잘못 기르는지를 살피는 데 다른 방법이 있겠습니까? 자기에게 구하는 것일 뿐입니다. 몸에는 귀한 것과 천한 것이 있고 큰 것과 작은 것이 있습니다. 작은 것으로 큰 것을 해치지 말고, 천한 것으로 귀한 것을 해치지 마십시오. 작은 것을 기르는 자는 소인이 되고 큰 것을 기르는 자는 대인이 됩니다."
2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손가락 하나에서 어깨까지 선택이 있다면 반드시 어깨를 선택할 것입니다. 귀한 것과 천한 것 중에서 선택이 있다면 반드시 귀한 것을 선택할 것입니다."
3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음식을 탐하는 자는 사람들이 천하게 여기니, 작은 것을 기르느라 큰 것을 잃기 때문입니다. 음식을 탐하는 자도 만약 잃지 않는다면 입과 배가 어찌 한 자 한 치의 피부에 불과하겠습니까?"
3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공도자가 말하기를 '다 같은 사람인데 어떤 사람은 대인이 되고 어떤 사람은 소인이 되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시기를 '큰 것을 따르면 대인이 되고 작은 것을 따르면 소인이 됩니다.' '다 같은 사람인데 어떤 사람은 큰 것을 따르고 어떤 사람은 작은 것을 따르는 것은 어째서입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귀와 눈의 관능은 생각하지 못하므로 사물에 가려집니다. 사물이 와서 가리면 끌려갑니다. 마음의 관능은 생각합니다. 생각하면 얻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지 못합니다. 이것은 하늘이 나에게 주신 것이니, 먼저 그 큰 것을 세우면 작은 것이 빼앗지 못합니다. 이것이 대인이 될 뿐입니다.'"
3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천작(天爵)이 있고 인작(人爵)이 있습니다. 인의충신하여 선을 좋아하고 싫증내지 않는 것은 천작입니다. 공경대부는 인작입니다. 옛날 사람들은 천작을 닦아 인작이 따라왔습니다. 지금 사람들은 천작을 닦아 인작을 구하고, 인작을 얻고 나면 천작을 버리니, 미혹됨이 심합니다. 마침내 반드시 또한 잃습니다."
3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귀함을 원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이 같습니다. 사람마다 자기에게 귀한 것이 있는데 다만 생각하지 않을 뿐입니다. 남이 귀하게 해주는 귀함은 진정한 귀함이 아닙니다. 조맹이 귀하게 해준 것은 조맹이 또한 천하게 할 수 있습니다."
3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인이 불인을 이기는 것은 물이 불을 이기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 인을 행하는 자는 마치 한 잔의 물로 수레 한 수레의 섶이 타는 것을 끄려는 것 같아서, 꺼지지 않으면 물이 불을 이기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또한 불인을 크게 도와주는 것이니, 마침내 반드시 또한 없어질 것입니다."
3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오곡은 씨앗 중에 아름다운 것이지만, 익지 않으면 돌피만 못합니다. 인도 또한 익히는 데 달려 있을 뿐입니다."
3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예가 사람을 가르칠 때에는 반드시 활 당기는 자세가 바른 뒤에 활을 쏘려 합니다. 배우는 자도 반드시 자세가 바른 뒤에 활을 쏘려 합니다. 큰 장인은 서투른 일꾼을 위해 먹줄을 고치거나 없애지 않습니다. 예는 서투른 활잡이를 위해 과녁을 고치거나 없애지 않습니다."
3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자로는 사람이 그의 잘못을 알려주면 기뻐하였습니다."
3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우왕은 맛 좋은 술을 싫어하고 충언을 좋아하셨습니다."
3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탕왕은 중도를 잡는 데 게을리하지 않으시고, 선을 보면 자신에게서 찾지 않는 것이 없으셨습니다."
4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자연히 좋게 된다는 것은 선을 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굳이 이루려고 해야 선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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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孟子≫ 告子章句 下(고자장구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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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임인이 물었다. "나라의 임금이 군자와 소인을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찌 비교하겠습니까? 한 이랑의 땅에 양식과 재목을 함께 심겠습니까?"
3. 임인이 말하였다. "양식과 재목을 같이 심을 수는 없습니다."
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군자와 소인을 또한 어찌 비교하겠습니까?"
5. 노나라가 신자를 장수로 삼으려 하였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가르치지 않고 백성을 쓰는 것은 백성을 해치는 것입니다. 백성을 해치는 것은 요순 시대에도 용납되지 않았습니다. 한번 싸워 제나라를 이기고 남양을 취한다 해도 그것을 해서는 안 됩니다."
6. 신자가 불쾌히 여겨 말하였다. "이것은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내 그대에게 분명히 말하겠습니다. 천자의 땅은 사방 천 리이니, 천 리가 아니면 제후를 접대하기에 부족합니다. 제후의 땅은 사방 백 리이니, 백 리가 아니면 종묘의 전적을 지키기에 부족합니다. 주공이 노나라에 봉해질 때 사방 백 리였으니, 땅이 부족하지 않았는데 백 리로 제한하였습니다. 태공이 제나라에 봉해질 때도 사방 백 리였으니, 땅이 부족하지 않았는데 백 리로 제한하였습니다. 지금 노나라는 사방 오백 리이니, 그대는 왕자가 일어나면 노나라의 땅이 줄겠습니까 늘겠습니까? 진실로 어진 자라면 그 땅을 주는 것도 어질지 않다고 여기는데, 하물며 취하는 것이겠습니까?"
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제후들의 전쟁에서 다섯 가지 패도의 잘못을 크게 범하고 있습니다."
9. 계손이 말하였다. "맹자가 군자에게 이롭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이상합니다."
1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에게 이롭지 않다고 하는 것은, 군자가 의를 행하는 데 반드시 자신을 희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기를 희생해야만 의를 행할 수 있는데 어찌 이롭다고 하겠습니까?"
11. 교가 물었다. "사람이면 모두 요순이 될 수 있다고 하셨는데, 그런 말이 있습니까?"
1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습니다."
13. 교가 물었다. "제가 듣기로 문왕은 십 척이었고 탕왕은 구 척이었습니다. 지금 저는 구 척 사 촌인데 먹는 것 밖에 모릅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1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이 무슨 어려움입니까? 또한 행할 뿐입니다. 여기 한 사람이 있어 힘이 새끼 오리 한 마리도 들지 못한다면 힘없는 사람입니다. 지금 백 균을 든다면 힘있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오획이 든 것을 드는 자는 오획입니다. 사람이 이기지 못함을 근심하겠습니까? 행하지 않음을 근심해야 합니다."
15. 교가 말하였다. "제가 추나라 임금을 만나보려다가 빌려 살 집을 구하고 싶습니다. 임금 곁에 머물고 싶습니다."
1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도는 마치 큰 길과 같으니 어찌 알기 어렵겠습니까? 다만 사람들이 구하지 않는 것이 병입니다. 그대는 돌아가서 구하십시오. 스승이 있을 것입니다."
17. 공손추가 물었다. "고자가 말하기를 '소반은 소인의 시다' 라 하였습니다."
1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째서 그렇게 합니까?"
19. 공손추가 말하였다. "원망합니다."
2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고자가 시를 해석하는 것이 참으로 고집스럽습니다. 여기에 사람이 있어 월나라 사람이 활을 당겨 쏜다면 내가 태연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다름이 아니라 그 사람이 소원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형이 활을 당겨 쏜다면 울면서 이야기할 것이니, 이는 다름이 아니라 그 사람이 친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소반이 원망하는 것은 어버이를 친애하기 때문입니다. 어버이를 친애하는 것이 인입니다. 고자의 해석이 참으로 고집스럽습니다."
21. 공손추가 물었다. "개풍은 어찌하여 원망하지 않습니까?"
2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개풍은 어버이의 허물이 작고, 소반은 어버이의 허물이 큽니다. 어버이의 허물이 크면서 원망하지 않는다면 더욱 소원해지는 것이요, 어버이의 허물이 작은데 원망한다면 불가한 것입니다. 더욱 소원해지는 것은 불효요, 불가한 것도 불효입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순임금은 지극한 효자이시니 오십 세까지도 어버이를 사모하셨다' 하셨습니다."
23. 송경이 초나라로 가려 하였다. 맹자께서 석구에서 만나 물으셨다. "선생님은 어디로 가십니까?"
24. 송경이 말하였다. "제나라와 초나라가 싸운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나는 초나라 왕을 만나서 설득하여 싸움을 그만두게 하려 합니다. 초나라 왕이 기뻐하지 않으면 제나라 왕을 만나서 설득하여 그만두게 하려 합니다. 두 왕 중에서 나와 뜻이 맞는 자가 있을 것입니다."
2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세세하게는 묻지 않겠습니다. 대략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선생님이 초나라 왕을 설득하여 기뻐하게 하고 제나라 왕을 설득하여 기뻐하게 할 때 어떤 말로 하십니까?"
26. 송경이 말하였다. "전쟁이 이롭지 않다고 말하겠습니다."
2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선생님의 뜻은 크지만 선생님의 명칭은 옳지 않습니다. 선생님이 이익으로 제나라 왕과 초나라 왕을 설득하면, 제나라 왕과 초나라 왕이 이익을 기뻐하여 삼군의 군사를 그치게 할 것이니, 삼군의 군사가 그치는 것을 기뻐하고 이익을 즐길 것입니다. 신하 된 자는 이익을 생각하여 그 임금을 섬기고, 자식 된 자는 이익을 생각하여 그 아버지를 섬기고, 아우 된 자는 이익을 생각하여 그 형을 섬길 것이니, 이것은 임금과 신하, 아버지와 자식, 형과 아우가 마침내 인의를 버리고 이익을 품고 서로 대하는 것이니 이렇게 해서 망하지 않은 자는 없었습니다. 선생님이 인의로 제나라 왕과 초나라 왕을 설득하면, 제나라 왕과 초나라 왕이 인의를 기뻐하여 삼군의 군사를 그치게 할 것이니, 삼군의 군사가 그치는 것을 기뻐하고 인의를 즐길 것입니다. 신하 된 자는 인의를 생각하여 그 임금을 섬기고, 자식 된 자는 인의를 생각하여 그 아버지를 섬기고, 아우 된 자는 인의를 생각하여 그 형을 섬길 것이니, 이것은 임금과 신하, 아버지와 자식, 형과 아우가 이익을 버리고 인의를 품고 서로 대하는 것이니, 이렇게 해서 왕 노릇을 못 한 자는 없었습니다. 어찌 반드시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2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산이 그윽하고 험하며 나무가 무성한 것을 좋아하면 실은 인이 아닙니다. 무도한 임금을 섬기는 것을 공이라 하는 자는 실은 의가 아닙니다. 이런 류의 사람들은 자기를 기만하는 것입니다."
2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잘못이 없으면 스승에게서 배웁니다. 만약 잘못이 있으면 자기를 탓합니다."
3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이 쉽지 않음은 그것이 무거운 것이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3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다음 세 가지를 즐깁니다. 왕 노릇 하는 것은 여기에 들어있지 않습니다. 부모가 모두 살아계시고 형제에게 우환이 없는 것이 첫 번째 즐거움이요, 우러러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요,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이 세 번째 즐거움입니다.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 중에 왕 노릇 하는 것은 들어있지 않습니다."
3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넓은 토지와 많은 백성은 군자가 원하는 것이지만 즐거움은 여기에 있지 않습니다. 천하의 한가운데 서서 사해의 백성을 안정시키는 것은 군자가 즐거워하는 것이지만 성(性)은 여기에 있지 않습니다. 군자의 성은 비록 크게 행해져도 더해지지 않고, 비록 궁하게 처해도 줄어들지 않으니, 분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군자의 성은 인의예지가 마음에 뿌리를 두고 있으니, 그 색에 나타나는 것이 순수하게 얼굴과 등과 사지에 드러나서 사지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3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백이는 주나라를 피하여 북해 바닷가에 거처하다가 문왕이 일어남을 듣고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 내 듣기에 서백은 노인을 잘 봉양한다' 하였습니다. 태공은 주나라를 피하여 동해 바닷가에 거처하다가 문왕이 일어남을 듣고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 내 듣기에 서백은 노인을 잘 봉양한다' 하였습니다. 이 두 노인은 천하의 큰 노인들로 문왕에게 돌아갔습니다. 이것은 천하의 아버지들이 돌아온 것입니다. 그 아버지들이 돌아오면 그 자식들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3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구정의 세금을 거두는 것이 그 나라에서 오래된 법입니다. 군자는 백성이 토지를 고르게 받도록 정해주는 것을 중히 여깁니다."
3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임금이 어질면 어질지 않음이 없습니다."
3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예가 아닌 예와 의가 아닌 의를 대인은 행하지 않습니다."
3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중도를 지니면서 재능이 없는 자를 기르는 것은, 중도를 지니면서 재능이 없는 자를 버리는 것입니다."
3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가르치지 않고도 하는 것이 있습니다."
3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순임금의 무리는 오직 선한 것을 행하는 것이었습니다. 후직은 오곡을 심어 오곡이 익어 백성들이 먹게 되었습니다."
4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자포(自暴)하는 자와는 더불어 말할 수 없고, 자기(自棄)하는 자와는 더불어 일할 수 없습니다. 말하면서 예의를 비방하는 것을 자포라 하고, 나는 인에 거할 수 없고 의를 행할 수 없다는 것을 자기라 합니다."
4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도는 가까운 데 있는데 먼 데서 구하고, 일은 쉬운 데 있는데 어려운 데서 구합니다. 사람마다 자기 어버이를 친애하고 자기 어른을 공경하면 천하가 태평합니다."
4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아랫자리에 있으면서 윗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백성을 다스릴 수 없습니다."
4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성(誠)은 하늘의 도요, 성을 생각하는 것은 사람의 도입니다."
4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규구(規矩)는 방원(方圓)의 극치요, 성인은 인륜의 극치입니다."
4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성인이 이미 눈의 능력을 다하고 나서 콤파스와 자와 수준기와 먹줄로 계속하여 사각형과 원형과 평평한 것과 곧은 것을 만드니 쓸 수 없을 정도입니다."
4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순임금이 군신의 의를 밝히고 나서 백성들이 인을 행하였습니다."
4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에게 아직 배우지 않고도 능한 것이 있으니 양능입니다. 생각하지 않고도 아는 것이 있으니 양지입니다."
4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순임금이 깊은 산속에 계실 때는 나무와 돌 사이에 거처하시고 사슴과 멧돼지와 함께 다니셨으니, 깊은 산속의 야인과 다른 것이 드물었습니다. 한 마디 선한 말을 듣고 한 가지 선한 행실을 보시면 강물이 터진 것처럼 행하시어 아무도 막을 수 없었습니다."
4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하지 않는 것이 있은 뒤에야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5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들이 서로를 달리 여기는 것은 어른의 경우입니다."
5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을 잘하지 않는 자를 강제로 말하게 하는 것은 죄입니다."
5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들이 덕과 지술로 박해를 당하는 것은 어진 것이 박해를 당하는 것입니다."
5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들이 왕도를 행하지 않는 것은 왕도를 행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닙니다."
5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성(誠)으로 감동시키지 못하는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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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孟子≫ 盡心章句 上(진심장구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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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 마음을 다하는 자는 그 성(性)을 알고, 그 성을 알면 하늘을 압니다. 그 마음을 보존하고 그 성을 기르는 것이 하늘을 섬기는 방법입니다. 단명과 장수를 두 가지로 여기지 않고 몸을 닦아 기다리는 것이 운명을 세우는 방법입니다."
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구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없지만, 구해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니, 구함이 얻는 데 무익한 것은 밖에 있는 것을 구하기 때문입니다. 구하면 얻고 버리면 잃으니, 이것은 구함이 얻는 데 유익한 것으로 안에 있는 것을 구하기 때문입니다."
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만물이 모두 나에게 갖추어져 있습니다. 자기에게 돌이켜 성실하면 즐거움이 이보다 큰 것이 없고, 서(恕)를 힘써 행하면 인을 구하는 것이 이보다 가까운 것이 없습니다."
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행하면서도 깨닫지 못하고, 익숙하면서도 살피지 못하여 평생토록 그 도를 따르면서도 알지 못하는 자가 많습니다."
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부끄러움이 사람에게 있어서 크게 됩니다. 기교를 부리는 자는 부끄러움을 쓸 데가 없습니다.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음이 사람과 다른 것이 어찌 멀겠습니까?"
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옛날 어진 임금은 선을 좋아하고 세력을 잊었으니, 옛날 어진 선비가 어찌 홀로 그렇지 않겠습니까? 자기의 도를 즐거워하여 남의 세력을 잊었습니다. 그러므로 왕공이 공경하고 예의 바르게 하지 않으면 자주 만나지 못합니다. 만나는 것도 오히려 자주 할 수 없는데 하물며 신하로 삼을 수 있겠습니까?"
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인을 얻겠는가, 인을 얻겠는가' 하셨으니, 어찌 멀리서 구하겠습니까? 도를 어기면 인을 잃습니다."
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인하지 않은 말은 하지 마십시오. 인하지 않은 행실은 하지 마십시오."
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도덕과 인의는 어찌 남들이 알아주는 것을 기다리겠습니까?"
1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왕자가 되고자 하면 무엇을 주저합니까? 다만 행하지 않을 뿐입니다."
1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들은 닭이나 개가 도망가면 찾을 줄 알면서, 마음을 잃어버리고는 찾을 줄 모릅니다. 학문하는 길은 다른 것이 없으니, 그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것일 뿐입니다."
1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약지가 굽어서 펴지지 않는데, 아프지도 않고 일에 방해도 되지 않지만, 만약 이를 펴줄 수 있는 자가 있다면 진나라와 초나라가 멀다 해도 가기를 싫어하지 않을 것입니다. 손가락이 남만 못하면 싫어할 줄 알면서, 마음이 남만 못하면 싫어할 줄 모르니, 이를 종류를 모른다고 합니다."
1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오동나무와 가래나무가 한두 뼘만 되어도 기르는 방법을 아는 자가 있는데 자기 몸에 이르러서는 기르는 방법을 모릅니다. 어찌 자기 몸을 사랑하는 것이 오동나무와 가래나무만 못합니까? 생각하지 않음이 심한 것입니다."
1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들이 자기 몸을 사랑하는 것이 어느 것인들 고루 사랑하지 않겠습니까? 고루 사랑하므로 잘 기르는 것이 고루 합니다. 한 자 한 치의 피부라도 사랑하지 않는 것이 없으므로 한 자 한 치라도 기르지 않음이 없습니다. 잘 기르는지 잘못 기르는지를 살피는 데 다른 방법이 있겠습니까? 자기에게 구하는 것일 뿐입니다."
1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공자께서 동산에 올라 노나라가 작다 하시고, 태산에 올라 천하가 작다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바다를 본 자는 웬만한 물을 물로 여기기 어렵고, 성인의 문하에서 노닌 자는 웬만한 말을 말로 여기기 어렵습니다."
1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인을 알고자 합니까? 먼저 귀함을 구하십시오. 자기에게 귀한 것이 있으니 다만 생각하지 않을 뿐입니다."
1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인의예지는 밖에서 나에게 녹아드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본래 있는 것인데, 다만 생각하지 않을 뿐입니다."
1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풍년에는 자제들이 대부분 선하고 흉년에는 자제들이 대부분 포악합니다. 하늘이 내리시는 재질이 이처럼 다른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을 빠뜨리고 빠져나가게 하는 것이 그렇게 만드는 것입니다."
1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우왕과 후직은 평탄한 세상을 만나 세 번 자기 집 문을 지나면서도 들어가지 않으셨으니, 공자께서 어질다 하셨습니다. 안자는 혼란한 세상을 만나 누추한 골목에 사시며 한 대그릇의 밥과 한 표주박의 물로 지내셨으니, 다른 사람들은 그 근심을 견디지 못하지만 안자는 그 즐거움을 고치지 않으셨으니, 공자께서 어질다 하셨습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우왕, 후직, 안회는 같은 도입니다."
2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자기 어버이를 섬기지 않고 남의 어버이를 섬기는 것은 이를 어지러운 덕이라 합니다."
2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묵자는 겸애를 가르쳐 정수리에서 발뒤꿈치까지 닳도록 해도 천하를 이롭게 할 수 있다면 하였을 것입니다. 자막은 중도를 지켰습니다. 중도를 지키는 것이 도에 가깝지만 중도를 지키면서 저울 없이 하면 한 것을 고집하는 것과 같습니다. 내가 한 것을 고집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하나를 붙들면 백을 해치기 때문입니다.'"
2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굶주린 자는 먹는 것이 달고, 목마른 자는 마시는 것이 달다고 합니다. 이것은 먹고 마시는 것의 올바른 맛을 알지 못하는 것이니, 굶주림과 목마름이 그것을 해쳤기 때문입니다. 어찌 입과 배만이 굶주림과 목마름의 해가 있겠습니까? 사람의 마음도 또한 해가 있습니다. 사람이 굶주림과 목마름의 해로 마음에 해를 받지 않는다면, 남만 못할 것을 근심하지 않습니다."
2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유하혜는 삼공이 되는 것으로 자기의 지조를 바꾸지 않았습니다."
2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공을 위해 힘쓰는 자는 반드시 일이 있고, 밭을 가는 자는 반드시 종자가 있으니, 군자가 도를 행하는 것이 이와 같습니다."
2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에게 가르치기 쉬운 자가 있습니다."
2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공자께서 노나라를 떠나실 때 '더디게 가리라, 더디게 가리라'고 하셨습니다. 부모의 나라를 떠나는 도리입니다. 제나라를 떠나실 때 씻어놓은 쌀을 건져 가지고 가셨으니, 다른 나라를 떠나는 도리입니다."
2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어려움을 당한 것은 어찌 이상합니까?"
2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순임금이 어찌 도에 통달하지 않았겠습니까? 순임금은 선한 것을 즐기고 세력을 잊으셨습니다."
2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높은 산에서 내려다보면 천하가 작고 작은 못에서 내려다보면 물이 크지 않습니다."
3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자기 소유가 아닌 것을 취하는 것은 의가 아닙니다."
3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공자께서는 도를 얻으셨습니까? 도를 얻으셨습니다."
3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재주가 있는 자는 반드시 가르침을 받는 자입니다."
3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으니, 그것을 알고 하지 않는 것이 의입니다."
3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이 가까우면서 뜻이 먼 것이 선한 말입니다."
3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덕을 쌓은 자는 이유 없이 화를 내지 않고 이유 없이 원망하지 않습니다. 덕을 쌓지 않은 자는 눈 한번 흘기면 이를 풀지 못합니다."
3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성인은 백 대의 스승입니다. 백이와 유하혜가 그러합니다."
3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인은 사람의 마음이요, 의는 사람의 길입니다."
3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자로는 사람이 잘못을 알려주면 기뻐하였습니다."
3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우왕은 맛 좋은 술을 싫어하고 충언을 좋아하셨습니다."
4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탕왕은 중도를 잡는 데 게을리하지 않으시고 선을 보면 자신에게서 찾지 않는 것이 없으셨습니다."
4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양혜왕이 토지 때문에 백성들을 전쟁터에 몰아 죽였으니, 들판이 가득하였습니다. 성을 다투어 싸움하면서 성은 가득 찬 시체로 가득하였습니다. 이것이 이른바 토지로 사람의 고기를 먹게 한다는 것입니다. 죄는 죽어도 용서받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자는 최상의 형벌을 받아야 하고, 제후를 연합시키는 자는 그 다음 형벌을 받아야 하며, 거친 땅을 개간하여 밭을 갈게 하는 자는 또 그 다음 형벌을 받아야 합니다."
4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仁言은 仁聲만 못하여 백성의 마음에 깊이 들어갑니다. 선한 정치는 선한 가르침만 못하여 백성의 마음을 얻습니다. 선한 정치는 백성이 두려워하고, 선한 가르침은 백성이 사랑합니다. 선한 정치는 백성의 재물을 얻고, 선한 가르침은 백성의 마음을 얻습니다."
4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배우지 않고도 능한 것은 양능이요, 생각하지 않고도 아는 것은 양지입니다. 어린아이가 그 어버이를 사랑할 줄 모르는 자가 없고, 자라서는 그 형을 공경할 줄 모르는 자가 없습니다. 어버이를 친애하는 것은 인이요, 어른을 공경하는 것은 의입니다. 다른 것이 없으니 이것을 천하에 통하게 하는 것입니다."
4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순임금이 깊은 산속에 계실 때는 나무와 돌 사이에 거처하시고 사슴과 멧돼지와 함께 다니셨으니, 깊은 산속의 야인과 다른 것이 드물었습니다. 한 마디 선한 말을 듣고 한 가지 선한 행실을 보시면 강물이 터진 것처럼 행하시어 아무도 막을 수 없었습니다."
4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하지 않는 것이 있은 뒤에야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4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도를 지극히 하는 것이 성인의 일입니다."
4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은혜를 넓히면 사해를 보전할 수 있고, 은혜를 넓히지 못하면 처자도 보전하지 못합니다."
4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이 규범에 맞지 않으면 말하지 않습니다. 의가 아니면 행하지 않습니다."
4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이 쉽지 않음은 그 언어가 무겁기 때문입니다."
5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세 가지를 즐깁니다. 왕 노릇 하는 것은 여기에 들어있지 않습니다. 부모가 모두 살아계시고 형제에게 우환이 없는 것이 첫 번째 즐거움이요, 우러러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두 번째 즐거움이요,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이 세 번째 즐거움입니다."
5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넓은 토지와 많은 백성은 군자가 원하는 것이지만 즐거움은 여기에 있지 않습니다."
5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의 성(性)은 비록 크게 행해져도 더해지지 않고, 비록 궁하게 처해도 줄어들지 않으니, 분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5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임금을 섬기기를 좋아하는 자는 임금을 섬겨서 기쁘게 하기를 즐깁니다."
5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천하에 도가 있으면 도로써 몸을 따르게 하고, 천하에 도가 없으면 몸으로써 도를 따르게 합니다. 도를 가지고 남을 따른다는 것은 아직 듣지 못하였습니다."
55. 공도자가 말하였다. "등경이 선생님의 제자인데 예를 갖추지 않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어째서 그에게도 예를 갖추어 대하십니까?"
5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귀함을 믿는 자와 더불어 말하지 않고, 어른임을 믿는 자와 더불어 말하지 않으며, 형제 있음을 믿는 자와 더불어 말하지 않습니다. 등경은 이 중 두 가지를 믿는 것입니다."
5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말리지 않아도 가는 자가 있고, 말려도 가지 않는 자가 있습니다."
5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행하는 것과 행하지 않는 것이 있으니, 자세히 구별해야 합니다."
5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에게 예를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이 없습니다."
6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대인은 말이 반드시 신의 있지 않아도 되고, 행실이 반드시 과단성 있지 않아도 됩니다. 오직 의만 따릅니다."
6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대인은 어린아이의 마음을 잃지 않는 사람입니다."
6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부모를 기르는 것은 큰 일이요, 죽은 뒤에 제사 지내는 것은 지나치면 해칩니다."
6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깊이 도로써 가르칩니다. 스스로 얻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얻으면 편안히 거처하고, 편안히 거처하면 깊이 취하고, 깊이 취하면 좌우에서 얻습니다. 그러므로 군자는 스스로 얻기를 원합니다."
6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넓게 배우고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장차 돌이켜 요점을 말하기 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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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孟子≫ 盡心章句 下(진심장구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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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불인하도다, 양혜왕이여! 인자는 자기가 사랑하는 것으로 사랑하지 않는 것에 미치고, 인하지 않은 자는 자기가 사랑하지 않는 것으로 사랑하는 것에 미칩니다."
2. 공손추가 물었다. "어째서 그렇습니까?"
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양혜왕이 토지 때문에 백성들을 전쟁터에 몰아 죽였으니 들판이 가득하였습니다. 성을 다투어 싸우면서 성은 가득 찬 시체로 가득하였습니다. 이것이 이른바 토지로 사람의 고기를 먹게 한다는 것입니다. 죄는 죽어도 용서받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전쟁을 잘하는 자는 최상의 형벌을 받아야 하고, 제후를 연합시키는 자는 그 다음 형벌을 받아야 하며, 거친 땅을 개간하여 밭을 갈게 하는 자는 또 그 다음 형벌을 받아야 합니다."
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仁言은 仁聲만 못하여 백성의 마음에 깊이 들어갑니다. 선한 정치는 선한 가르침만 못하여 백성의 마음을 얻습니다. 선한 정치는 백성이 두려워하고, 선한 가르침은 백성이 사랑합니다. 선한 정치는 백성의 재물을 얻고, 선한 가르침은 백성의 마음을 얻습니다."
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배우지 않고도 능한 것은 양능이요, 생각하지 않고도 아는 것은 양지입니다. 어린아이가 그 어버이를 사랑할 줄 모르는 자가 없고, 자라서는 그 형을 공경할 줄 모르는 자가 없습니다. 어버이를 친애하는 것은 인이요, 어른을 공경하는 것은 의입니다. 다른 것이 없으니 이것을 천하에 통하게 하는 것입니다."
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순임금이 깊은 산속에 계실 때 나무와 돌 사이에 거처하시고 사슴과 멧돼지와 함께 다니셨으니, 깊은 산속의 야인과 다른 것이 드물었습니다. 한 마디 선한 말을 듣고 한 가지 선한 행실을 보시면 강물이 터진 것처럼 행하시어 아무도 막을 수 없었습니다."
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하지 않는 것이 있은 뒤에야 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이 가까우면서 뜻이 먼 것이 선한 말입니다."
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덕을 지닌 자는 그 도에 따라 행하지 아무도 막을 수 없습니다."
1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요임금과 순임금은 성(性)으로써 하셨고, 탕왕과 무왕은 몸으로써 돌아오셨으며, 오패는 빌린 것입니다. 오래 빌리고 돌려주지 않으면 어찌 그것이 자기 것이 아님을 알겠습니까?"
11. 공손추가 물었다. "이윤이 말하기를 나는 의롭지 않은 것에 익숙하지 못하다 하고 탕왕을 내쫓았습니다. 이런 일이 있었습니까?"
1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이런 뜻이 있으면 가능합니다. 이윤의 뜻이 있으면 가능하고, 이윤의 뜻이 없으면 찬탈입니다."
13. 공손추가 물었다. "진나라와 초나라의 부유함은 따를 수 없습니다. 저들은 부유함으로 하고 나는 인으로 하며, 저들은 작위로 하고 나는 의로 합니다. 내가 어찌 부족합니까?"
1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증자의 말씀입니다."
1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천하에 달존이 셋이 있으니, 작위가 하나요, 나이가 하나요, 덕이 하나입니다. 조정에서는 작위만 한 것이 없고, 향당에서는 나이만 한 것이 없고, 세상을 돕고 백성을 기르는 데는 덕만 한 것이 없습니다. 어찌 그 하나를 가지고 나머지 둘을 무시할 수 있겠습니까?"
1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현자를 씀에 있어서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미천한 자를 귀한 자 위에 올리고 소원한 자를 친한 자 위에 올리는 것이니 삼가지 않겠습니까?"
1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왕도는 어렵지 않습니다. 대가에게 미움을 받지 않으면 됩니다."
1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선하지 않은 명성이 있으면 선하지 않은 실질이 배로 있는 것입니다."
1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이 쉽지 않음은 그것이 무거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2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의 병은 남의 선생이 되기를 좋아하는 데 있습니다."
21. 악정자가 자오를 따라 제나라에 갔다. 악정자가 맹자를 뵈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도 또한 나를 만나러 왔습니까?"
22. 악정자가 말하였다. "선생님은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2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여기에 온 지 며칠이 되었습니까?"
24. 악정자가 말하였다. "어제 왔습니다."
2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제 왔으니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또한 당연하지 않습니까?"
26. 악정자가 말하였다. "먼저 거처할 곳을 정하지 못하였습니다."
2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거처할 곳을 정한 뒤에 장로를 만나는 것이라 들었습니까?"
28. 악정자가 말하였다. "제가 잘못하였습니다."
29. 맹자께서 자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악정자를 데려왔습니까?"
30. 자오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3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악정자가 그대를 따라온 지 며칠이 되었습니까?"
32. 자오가 말하였다. "오래되었습니다."
3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게 오래되었는데도 아직 나를 만나보게 하지 않은 것이 그대의 잘못이 아닙니까?"
34. 자오가 말하였다. "저는 그것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3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어찌 모를 수 있습니까?"
3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항산이 없으면서도 항심이 있는 자는 오직 선비만이 능합니다. 백성에게 항산이 없으면 항심이 없습니다."
3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유자가 말하기를 예가 아니면 보지 않고 예가 아니면 듣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3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도를 행하는 자는 홀로 선하고, 도를 행하지 않는 자는 홀로 나쁩니다."
3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자기 몸을 공경하지 않으면 남이 반드시 그를 공경하지 않습니다."
4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음식이 사람의 성을 기르지 못하는 것은 성이 음식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4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공자가 노나라를 떠나신 것은 더디게 가신 것입니다. 이것이 부모의 나라를 떠나는 도리입니다."
4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곤궁할 때에 믿는 것은 의입니다."
4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낮은 덕으로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을 천자도 어찌 하지 못합니다."
4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백성을 가르치는 데 예를 쓰지 않고 전쟁하는 것은 재앙으로 백성을 버리는 것입니다."
4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문왕의 정치를 행하면 오 년이면 반드시 천하를 얻습니다."
4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이윤이 탕왕을 섬긴 것처럼 임금을 섬기지 않으면 그 임금을 공경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윤이 백성을 다스린 것처럼 백성을 다스리지 않으면 그 백성을 해치는 것입니다."
4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공자가 도를 닦은 것이 백 대를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은 성인이기 때문입니다."
4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인을 실천하는 것이 가까이 있는데 먼 데서 구합니다."
4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천하에 진실로 선이 있으면 내가 기꺼이 그것을 따르겠습니다."
5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패자의 백성은 즐거워하고 왕자의 백성은 순수하게 좋아합니다. 죽여도 원망하지 않고 이롭게 해줘도 공으로 돌리지 않으니, 백성이 날마다 선으로 옮겨가면서도 누가 그렇게 하는지를 모릅니다. 군자가 지나는 곳에 교화가 이루어지고 거처하는 곳에 신령스러움이 있어서, 위아래로 하늘과 땅과 함께 흐르니 어찌 작다고 하겠습니까?"
5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인한 말은 인한 소리만 못하여 백성들의 마음에 깊이 들어갑니다."
52.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요순의 도는 효제일 뿐입니다."
5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천하에 있는 것을 다스리는 것은 쉽습니다. 어진 자를 진출시키고 불초한 자를 물러나게 하는 데에 있습니다."
5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남을 사랑하되 그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자기의 인을 돌이켜보고, 남을 다스리되 다스려지지 않으면 자기의 지혜를 돌이켜보고, 남에게 예를 베풀되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자기의 공경함을 돌이켜봅니다. 행하고도 얻지 못하는 것이 있으면 모두 자기에게서 구하니, 자기가 바르면 천하가 그에게 돌아옵니다."
55.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항상 하는 말에 천하와 국가를 말합니다. 천하의 근본은 나라에 있고, 나라의 근본은 집안에 있으며, 집안의 근본은 몸에 있습니다."
56.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정치가 어렵지 않습니다. 대가에게 미움을 받지 않으면 됩니다."
57.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이득이 되는 것으로 인을 해치면 반드시 구차함이 있습니다."
58.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성인은 나와 같은 종류입니다."
59.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맛있는 음식은 입을 기쁘게 하고, 아름다운 소리는 귀를 기쁘게 하며, 아름다운 색은 눈을 기쁘게 합니다. 이것들은 다 자기에게 갖추어진 것이 있으니, 성인이 천하에 베풀어도 오히려 부족함이 없습니다."
60.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곡식을 심는 것도 때가 있고, 누에를 치는 것도 때가 있습니다. 왕도 정치도 또한 때가 있습니다."
61.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가르치는 방법이 다섯 가지입니다. 때맞추어 내리는 비처럼 덕을 길러주는 것이 있고, 덕을 완성해주는 것이 있고, 재능을 통달하게 해주는 것이 있고, 질문에 답하여 주는 것이 있고, 홀로 선을 닦도록 해주는 것이 있습니다. 이 다섯 가지가 군자가 가르치는 방법입니다."
62. 공손추가 물었다. "도는 높고 아름답습니다. 하늘에 오르는 것 같아서 오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어찌 능히 미칠 수 있는 것처럼 하여 날마다 힘쓰게 하지 않으십니까?"
63.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대장장이는 서투른 일꾼을 위해 먹줄 쓰는 것을 고치거나 없애지 않습니다. 예는 활 잘 쏘는 자를 위해 과녁을 고치거나 없애지 않습니다. 군자는 활 당기고 쏘지는 않으면서 뛰어오를 듯이 하니, 중도에 서 있습니다. 능한 자가 따릅니다."
64.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천하에 도가 있으면 도로써 몸을 따르게 하고, 천하에 도가 없으면 몸으로써 도를 따르게 합니다. 도를 가지고 남을 따른다는 것은 아직 듣지 못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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